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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 초판 한정 양장, 사인인쇄본 (사인 3종 랜덤),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11건 | 판매지수 115,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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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08g | 134*195*20mm
ISBN13 9791160406504
ISBN10 1160406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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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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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확장하는 김초엽의 세계] 김초엽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 책에 실린 일곱 편의 소설에는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자’가 된 이들, 안주하는 대신 변화를 꿈꾸며 탈피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중심에 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고의 경계를 허물고 상상과 이해의 영역을 넓히며, 다시 또 한걸음 서로의 우주에 가까워진다. -소설MD 박형욱

사랑의 입자들을 타고 낯선 세계를 떠도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우주 저편의 이야기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두 번째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 작가의 소설이다. 20만 부가 판매되었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2년여 만에 나오는 두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인지 공간」과 2021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오래된 협약」을 포함해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섬세한 문장과 꿋꿋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낸다. 첫 소설집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 또한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온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섬세한 문장과 꿋꿋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낸다. 첫 소설집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 또한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온다. 김초엽이 그리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살아가지만, 사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참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어떤 사회적인 전복을 꿈꾼다. 진짜 내가 되기 위해 동생에게서 도망치고(「캐빈 방정식」),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연인에게 통보하며(「로라」),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정상인들에게 테러를 일으킨다(「마리의 춤」).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장애에 대한 은유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드러난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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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가끔 눈을 감으면 셀을 만난다. 그는 무너져 내리는 도시를 지키며 소리 내어 웃고 있다. 파편들이 셀의 위로 떨어진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지만 그 풍경 속에는, 내가 아닌 라이오니가 있다. 죽어가는 셀의 곁에서 라이오니는 셀의 손을 잡는다. 둘은 멸망을 맞이하고 있지만 불행하지 않다. --- p.54, 「최후의 라이오니」

마리는 여전히 목각인형처럼 춤을 출 것이다. 동작들은 허공에 계산된 궤적만을 긋고 사라질 것이다. 아름다움은 표면 아래에 머물 것이다. 보여지는 것은 이제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 p.100, 「마리의 춤」

로라는 말했다.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고. 진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어 긴 취재를 시작했다. 로라의 어떤 부분 이 완전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는 것, 그리고 로라가 진에게 그것을 설명할 생각조차 없다는 것은 진을 슬프게 했다. 진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로라와 비슷한, 그러나 정확히 같지는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진을 경계했고, 때로는 반겼고, 가끔은 거부했지만, 진은 그들에게서 각자 다른 진실한 내면 일부를 발견했다. 그래서 한순간 진은 자신이 로라를 거의 이해했다고, 로라의 복잡한 내면에 거의 가 닿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 p.105, 「로라」

로라를 이해하는 단 한 사람, 진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 p.125, 「로라」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이 행성의 시간을 잠시 빌려온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 p.226, 「오래된 협약」

나는 고개를 돌려 내가 멀어져 온 격자 구조물을 보았다. 자정이 되어 서기관이 인지 공간의 조명을 세 번 깜빡였다. 조명이 완전히 꺼졌을 때 나는 처음으로 어둠에 잠긴 격자 구조물을 마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인지 공간이었다. 공동의 기억이었다. 한때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내가 떠나온 세계이기도 했다.
--- p.272, 「인지 공간」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두 번째 소설집
-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인지 공간〉,
2021 올해의 문제소설 〈오래된 협약〉 등 소설 7편 수록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 _본문 중에서

지금까지의 김초엽이 SF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가였다면, 지금의 김초엽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어야 하는 작가가 되었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세계가 1인치쯤 더 확장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제11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김초엽의 소설은 여느 SF가 그렇듯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다른 진실과, 다른 감정, 처음 마주하게 되는 아득한 경이의 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 작가의 소설이다. 20만 부가 판매되었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2년여 만에 나오는 두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인지 공간〉과 2021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오래된 협약〉을 포함해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섬세한 문장과 꿋꿋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낸다. 첫 소설집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 또한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온다. 김초엽이 그리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살아가지만, 사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참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어떤 사회적인 전복을 꿈꾼다. 진짜 내가 되기 위해 동생에게서 도망치고(〈캐빈 방정식〉),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연인에게 통보하며(〈로라〉),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정상인들에게 테러를 일으킨다(〈마리의 춤〉).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장애에 대한 은유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드러난다. 〈최후의 라이오니〉의 ‘나’는 결함이 있는 복제 인간이며, 〈마리의 춤〉의 ‘마리’는 태어날 때부터 시지각 이상증을 겪어야 하는 ‘모그’다. 〈로라〉의 ‘로라’는 정신과 몸의 불일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번째 팔을 이식받고 트랜스휴먼이 되길 선택하며, 〈캐빈 방정식〉의 ‘언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대를 살아가게 된다. 〈오래된 협약〉의 ‘노아’는 겨우 서른 살밖에 살지 못한 채 일종의 정신병을 앓다 죽게 될 운명이며, 〈인지 공간〉의 ‘이브’는 작고 연약해서 ‘인지 공간’에 들어가지 못한다. 〈숨그림자〉의 ‘단희’는 발성기관이 퇴화되어버린 존재다. 하지만, 그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김초엽이 그리는 세계는 결코 차갑지 않다. 《방금 떠나온 세계》의 소외되고 배제된 인물들은 사회의 모순에 맞서며, 사회에 대한 의문을 그치지 않은 채로 지금의 세계를 떠나 더 위대한 세계로 나아간다. 사랑과 이해와 위로가 아닌, 사랑의 힘과 이해의 힘과, 위로의 힘을 보여준다. 방금 떠나온 세계를 잊지 않은 채로, 무한한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유튜브 ‘겨울서점’의 김겨울 작가는 《방금 떠나온 세계》의 추천사에서 “살면서 종종 이 소설집의 어떤 장면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가 이 시대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고도.

사랑의 입자들을 타고 낯선 세계를 떠도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우주 저편의 이야기들


“우주에는 두 종류의 멸망이 있다. 가치 있는 멸망과 가치 없는 멸망.” _〈최후의 라이오니〉
단독 임무를 부여받아 행성 3420ED를 탐사하게 된 ‘나’와 기계들의 리더인 ‘셀’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나’는 ‘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에게 있던 태생적 결함이 사실은 결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다.
-
멸망한 행성에 가서 그곳에 남은 자원과 정보를 회수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는 용감하고 대담한 종족인 ‘로몬’의 일원인 ‘나’는 행성 시스템의 의뢰로 탐사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받은 행성 3420ED로 향한다. 하지만 탐사 도중 3420ED를 지배하고 있던 기계들에게 붙잡힌다. 기계들의 리더인 ‘셀’은 ‘나’를 자꾸만 ‘라이오니’라고 부르면서, “라이오니, 드디어 돌아왔구나”라는 이상한 말을 반복하는데…….

“빛은 얼마나 상대적인 것일까?” _〈마리의 춤〉
태어날 때부터 모그였던 ‘마리’와 모그 학생은 처음 가르쳐보는 ‘나’의 이상하고 은밀한 무용 수업 이야기.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모그들은 춤을 추기는커녕 감상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나’에게, ‘마리’는 모그도 춤을 출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이 세계에 맞추려고 노력한 건 우리 모그들이에요. 당신들이 아니고요.” 타자화되고 대상화된 존재인 ‘마리’의 말과 행동의 이유를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마리의 저항을 단순히 테러로만 볼 것인지, 아름다움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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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각 이상증을 겪고 있는 ‘마리’는 플루이드라는 보조 기계를 통해서만 타인의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다. 친구의 부탁으로 ‘마리’에게 춤을 가르치게 된 ‘나’는 태생적 모그인 ‘마리’가 과연 춤을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무용 수업을 시작한다. 레슨을 한 지 두 달이 되던 날, ‘마리’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나’에게 선언한다. ‘나’는 ‘마리’의 권유로 ‘플루이드’를 체험하게 되고 ‘마리’가 춤을 배우려고 했던 진짜 이유를 알게 되는데…….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 진은 그것에 동의할 수 없어 긴 취재를 시작했다.” _〈로라〉
세 번째 팔을 이식하고 싶어 하는 ‘로라’와 그런 ‘로라’를 이해하고 싶어서 긴 취재 여행을 떠나는 ‘진’의 이야기. 우리는 ‘로라’와 ‘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를 기쁘게 하지만, 나 자신이 되는 일이야말로 인생 전체를 건 모험이라는 것도. 하지만 여전히 삶에는 사랑과 이해 모두 필요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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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 감각이 어긋나버린 ‘로라’는 어느 날, ‘진’에게 뇌의 잘못된 지도와 몸의 불일치를 치료하기 위해 세 번째 팔을 이식받겠다고 통보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내린 결정 앞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진’은 ‘로라’를 이해하기 위해 긴 취재 여행을 떠나게 되고, ‘트랜스휴먼 연합의 회장’과 ‘과잉 사지 연구자’ 등을 만나는데…….

“아니, 난 여기 속하지 않아.” _〈숨그림자〉
발성기관이 퇴하하여 호흡으로 대화를 하는 숨그림자 사람 ‘단희’와 부서진 우주선과 함께 얼음 밑에서 깨어난 원형 인류 ‘조안’의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소통, 사랑, 이별의 이야기. 지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단희’와 ‘조안’의 불완전한 대화를 통해 언어로는 결코 포착할 수 없고, 언어로는 절대 옮길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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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극지방을 조사하러 간 탐사대에 의해 얼음 아래 있던 수백 개의 캐빈이 발견된다. 손상되지 않은 캐빈은 단 한 대였고, ‘조안’이라는 소녀만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연구원들은 원형 인류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조안’을 유전자 보관소 격리실에 가둔다. ‘단희’는 연구소에 출근한 첫날, 격리되어 있던 ‘조안’을 만나게 되고 의미 통역기를 통해 첫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게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둘의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이중 통역이라는 장벽이 있었다. 발성기관이 퇴화한 숨그림자 사람 ‘단희’와 숨그림자 사람들의 입자 언어를 배우는 게 불가능한 원형 인류 ‘조안’은 숱한 장애물 속에서 소통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어느 날, ‘단희’는 ‘조안’을 돕기 위해 의미 합성 기계를 만들어내지만, ‘조안’은 행성 밖으로 나가기 위한 우주선 복원 프로젝트에 ‘단희’ 모르게 참여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이 행성의 시간을 잠시 빌려 온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_〈오래된 협약〉
‘벨라타’ 행성의 사제인 ‘노아’가 ‘벨라타’를 탐사하고 떠난 지구인 ‘이정’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이야기. ‘노아’는 ‘이정’이 떠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오브’와 ‘벨라타인들’ 사이에 존재해온 ‘오래된 협약’에 대해 고백한다. 소설은 금기시되고 기피되는 이상한 생물인 ‘오브’를 통해 과학지상주의로 가득한 지구인으로서는 결코 알아차릴 수도 이해할 수 없는 ‘대안적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과는 다르게 더없이 긴 시간을 살아가는 ‘오브’의 모습에서 우리는 ‘공존’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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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타’의 사제인 노아는 지구에서 온 탐사대원 ‘이정’을 맞아 벨라타의 이곳저곳을 소개한다. 특히, 오브의 들판에 들러 누구도 ‘오브’라는 생물을 만지거나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한편, ‘이정’은 지속적인 탐사 끝에 벨라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스물다섯 해를 넘기지 못하는 비밀을 알아낸다. 바로, ‘오브’가 뿜어내는 루티닐이라는 물질이 벨라타인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 ‘이정’은 노아를 찾아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오브’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노아는 절대 금기를 깰 수 없다고 말하는데…….

“가야 해요. 이브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예요.” _〈인지 공간〉
‘인지 공간’의 관리자인 ‘나’와 작고 약한 몸으로 태어나 ‘인지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브’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이야기. ‘이브’의 죽음을 통해 ‘나’는 결국 인류의 모든 지식이 담겨 있다고 여겨지는 ‘인지 공간’을 떠나기로 한다. 그건 이브가 말하던 ‘우리의 기원’을 찾는 일이었고, ‘이브’를 기억해내는 일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브’를 통해 ‘인지 공간’, 즉 완전하고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지금의 세계가 차마 다 담지 못하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기억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잊었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서 잊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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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공간’은 유기체 뇌의 한계를 넘어 지식이 영구 보관되도록 돕는 큐빅 시스템이자 공동 지식 구역, 또는 격자 구조물을 뜻한다. ‘인지 공간’에는 정교한 자연의 이치와 세계의 놀라운 구조, 세계의 모든 아름다움이 담겨 있고, 신화들이 대를 이어 전승된다. 오직 ‘인지 공간’을 통해서만 지식은 전승되고 남겨진다. 하지만, 또한 공동 지식은 어린 시절 간직했던 차이와, 서로의 다른 기억을 잊게 만들며, 행성 밖으로는 나갈 수 없게 막는 존재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작고 연약해서 ‘인지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브’는 끊임없이 인류의 기원이 행성 밖에 있다고 믿으며, 인지 공간 밖을 탐험하던 중에 들짐승에 의해 죽고 만다. 반년 뒤, 이브의 집을 찾게 된 ‘나’는 이브의 방에서 ‘스피어’라는 휴대가 가능한 작은 인지 공간을 발견하는데…….

“우리 우주는 수많은 주머니 우주를 가지고 있다.” _〈캐빈 방정식〉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다른 시간을 살아가게 된 자매, 언니 ‘현화’와 동생 ‘현지’의 이야기.
둘은 함께 관람차에 오른다. 현지는 관람차를 타러 가면서 다시는 동일해질 수 없는 언니와 자신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낀다. 그러나 정상에 다다른 캐빈 안에서 ‘주머니 우주’를 발견하는 순간, 마침내 둘의 시간이 평행하다는 걸 이해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자매가 함께 관람차에 올라 ‘주머니 우주’를 목격하는 이야기는, 사랑과 이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의 개념을 확장케 하는 열쇠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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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적 시간 거품’을 연구하는 전도유망한 물리학자였던 ‘언니 현화’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간지각 능력을 잃고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게 살아가게 된다. 치료 도중 ‘고마워. 사랑해. 더 견딜 수 없었어’라는 메시지만을 남긴 채 사라진 ‘현화’는 몇 년이 지나서야 ‘동생 현지’에게 편지를 보내 울산의 한 낡은 공중 관람차의 조사를 부탁하는데…….

무수한 세계를 여행할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며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지만, 거의 항상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웹진 〈비유〉에 소설 〈로라〉를 실으며 남긴 김초엽 작가의 말이다.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거의 항상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집은 분명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가 평생을 달려도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어떤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 소설집에는 우리의 우주가 있고 또한 그들의 우주도 있다는 다정하면서도 고독한 선언이 담겨 있다. 하나의 세계가 되기보다는, 사랑과 이해로 두 개의 세계로 남는 것의 아름다움도. 《방금 떠나온 세계》를 읽고 있으면 사랑은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없는 우리의 친구와 가족, 연인들이 생각나고, 소설의 끝에 다다라서 우리는 그들이 있는 세계를 떠나 무수한 세계를 여행할 용기를 얻게 된다. 남겨진 그들과 떠나온 우리의 무수한 행운을 기원하면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초엽의 눈부신 데뷔 이후로 줄곧 그의 두 번째 소설집을 기다려왔다. 그에게서 한결같은 모습을 기대한 것도 같고 새로운 시도를 기대한 것도 같다. 그리고 그의 충실한 독자로서, 《방금 떠나온 세계》는 그 두 가지 모두를 성취했다고 느낀다.
이 책은 꿋꿋하게 나아가는 인물을 중심으로 회상을 통해 현재를 소환하는 김초엽의 일관된 궤도 위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를 한 발짝 끌어온다. 소설 속에서 ‘보통’과 다른 존재들, 그래서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은 ‘평범한’ 이들이 도달하지 못할 특별한 곳에 도달한다. 그것이 단순한 극복의 서사로 멈추지 않은 것은 김초엽의 세심한 관찰과 자신의 경험에 대한 깊은 사유 덕일 것이다.
다 읽고 돌아서면 그가 그린 세계가 자꾸 마음을 붙잡는다. 예감컨대 살면서 마주하는 사회의 단면들 속에서 이 소설은 불쑥 떠오를 것이다. 씁쓸한 현실과 과학적 상상과 단단한 마음을 김초엽의 방식으로 너끈히 꿰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 시대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 그의 글은 내 어설픈 마음의 영토를 넓혀주는 깃발이다. 앞으로도 그의 성실한 독자가 될 것이라는, 그리고 다른 많은 독자들이 그럴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김겨울(작가)

회원리뷰 (11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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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방금 떠나온 세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토**7 | 2021.11.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님의 <방금 떠나온 세계> 리뷰입니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이시라 매번 신간이 보이면 구매하고있어요ㅎㅎ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인데 신간도 금방금방 나오고있는것 같아서 좋아요~ SF소설을 이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또 재밌게 읽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내용들도 단순히 재밌었다 하고 끝나는 게 아;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님의 <방금 떠나온 세계> 리뷰입니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이시라 매번 신간이 보이면 구매하고있어요ㅎㅎ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인데 신간도 금방금방 나오고있는것 같아서 좋아요~

SF소설을 이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또 재밌게 읽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내용들도 단순히 재밌었다 하고 끝나는 게 아니고 여운이 남아서 여러번 곱씹어보게 되더라구요.

이번권도 재미있게 잘 읽었구요 작가님 다른 작품들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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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방금 떠나온 세계_ 어쩌면 우리는 저마다의 주머니 우주를 가지고 태어난 건 아닐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2****a | 2021.11.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초엽, is 뭔들”은 아무래도 계속 될 것 같다!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에 발화하는 그 모든 에너지를 민감하게 품어보는 것. 그건 아주 중요한 거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소형 컴퓨터, 우주 정거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고속 레일… 초등학생 시절,;
리뷰제목


 

 

 

 

 

김초엽, is 뭔들은 아무래도 계속 될 것 같다!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에 발화하는 그 모든 에너지를 민감하게 품어보는 것. 그건 아주 중요한 거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소형 컴퓨터, 우주 정거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고속 레일초등학생 시절, 이따금 상상하곤 했던 미래의 모습 속에는 분명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도 있었다. 피부색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심지어 인간과는 너무도 다른 외형을 가진 그들이지만 그림 속에서 나는 그들과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웃고 있었다. 거기엔 우리가 철저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종이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했을 거라는 생각 따윈 없었다. 그래, 이 넓고 넓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고 있었던 건 아닌 거야. 이 단 하나의 믿음 앞에서 나는 우리의 우주가 보다 넓어지는 상상을 했다. 아마도 김초엽이 보여준 세계 역시 이런 그림을 상상했던 게 아닐까. ‘안녕, 하고 여기서 손을 흔들 때 저쪽에서 안녕, 인사가 되돌아오는 몇 안 되는 순간들. 그럼으로써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되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살아가게 하는 교차점들. 그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그려내는 일이, 나에게는 그토록 중요한 일이었다던 작가의 말처럼 완전히 하나로 포개어질 수는 없어도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에 발화하는 그 모든 에너지를 민감하게 품어보는 것. 그러함으로써 불가능해 보이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어떤 힘을 믿었던 게 아닐까.

 

 

 

살아간다는 건, 저마다의 우주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

 

 

  인류의 이기로 인해 초래된 지구 위기, 낯설지 않은 미래의 현실을 생생하게 구현해낸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이후에 만난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아주 작아 보이는 것들이 일으키는 파동을, 여린 온기가 불어넣은 생명의 힘을 희망으로 엮어낸 전작의 전율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서 만난 작품이라 더 특별하고 반갑다. 방금 떠나온 세계에는 최후의 라이오니를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작이 수록되어 있다. 전작이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기와 극복의 희망 연대기를 그려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우주 밖으로까지 외연을 확장시켜 거대하고 초월된 시공간적 세계관을 완성해나간다. 다른 시대, 다른 환경, 다른 신체 능력을 지닌 이들, 다시 말해 어울릴 수 없는 이질적인 것들이 빚어내는 마찰음에 촉각을 드리우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서로로 하여금 각자의 세계를 보다 넓혀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한 편 한 편에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유능한 유품정리사이자 멸망의 단서를 탐색하는 1급 수사관 로몬’(<최후의 라이오니>),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모그’(<마리의 춤>), 신체를 변형하고 개조하는 것에 매우 적극적인 트랜스휴먼’(<로라>), 음성 언어를 이용하지 않고 호흡 즉, 공기 중에 섞여 있는 입자를 통해 의미를 인식하는 숨그림자 사람들’(<숨그림자>), 거대한 격자 구조의 인지 공간에 자신의 기억과 정보를 저장하고 공동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인지 공간>),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대를 살아가는 언니(<캐빈 방정식>) 등이 그러하다.

 

 

 

그날 사건 현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모그들이 언제부터 그 일을 기획했는지. 마리는 어떻게 그 일의 주축이 되었는지. 사람들은 사라진 마리가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지, 다음 테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2의 마리’ ‘3의 마리가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아니, 우려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마리가 돌아오기를, 또 다른 마리가 등장하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기대하는 듯하다. / <마리의 춤중에서 59p

 

 

인간은 고유의 신체 지도를 가진다. 팔과 다리를 의식하지 않을 때도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 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긋난 고유수용 감각을 가진다. 다시 말해, ‘잘못된 지도를 가진다. / <로라중에서 106p

 

 

조안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단희는 이제 조안의 음성 언어 일부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단희를 제외한 사람들은 대개 조안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를 원치 않았다. 발성기관이 퇴화한 사람들에게 목소리는 낯설고 당혹스러운 진동일 뿐이었다. 반대로 조안이 입자 언어를 배우는 것도 불가능했다. 조안은 외형이 유사할 뿐, 후각 수용체와 언어 회로는 숨그림자 사람들과 공통점이 전혀 없었다. 다른 종이나 마찬가지였다. / <숨그림자중에서 170p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 / <숨그림자중에서 182p

 

 

 

  그들은 우리가 흔히 정상인이라고 간주하는 일반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모그들은 자신들이 결핍된 존재들이 아니라 변화이자 진보일 수 있음을 피력하며 정상인들에게 테러를 일으키고(<마리의 춤>), 진의 만류에도 로라는 기존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더 나은 신체 기능을 얻기 위해 세 번째 팔을 갖는다(<로라>). 이브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 공동체 사람들의 공간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고(<인지 공간>), 뇌에서 시간을 인지하는 회로에 문제가 생긴 언니는 자신의 감각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매달리기를 요구하는 동생으로부터 떠나기도 한다(<캐빈 방정식>).

 

 

 




 

 

 

 

  때문에 이들의 행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배제되어야 마땅한 것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그들을 껴안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돌아오겠다는 인간 라이오니의 약속을 기다리며 멸망이 지연시키고 있던 기계 문명의 리더 셀의 곁에서 라이오니인 척하며 떠나지 않는 가 있고(<최후의 라이오니)>, 몸 정체성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쫓으며 그들과의 이해를 시도하는 진이 있다(<로라>). 또 과거로부터 온 조안이 숨그림자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돕는 단희가 있으며(<숨그림자>), 언니를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나 관람차에 올라타 보기도 하는 동생이 있다(<캐빈 방정식>).

 

 

 

  이렇듯 각각의 소설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일으키는 갈등과 간극 속에서 어떻게 하면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인지 끊임없이 가능성을 모색하며 더 위대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소설 인지공간에서 저 밤하늘에는 별이 너무 많아서 우리의 인지 공간은 저 별들을 모두 담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저 별들을 나누어 담는다면 총체적인 우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마침내 이 행성 바깥의 우주를 온전히 상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그곳을 향해 갈 수도 있을 것이라던 문장처럼, 각자의 소우주를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더 큰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라이오니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라이오니는 우리의 두려움에 공감하는 유일한 복제였죠. 기계들에게도 소멸의 공포가 있다는 것을, 다른 복제들은 이해하지 못했지요. 라이오니는 남아서 기계들을 터널 밖으로 안전하게 데려갈 방법을 찾으려고 했어요. 불멸인들의 기술 라이브러리에 복제의 권한으로 접근해 보호 설계 방법을 찾겠다고 했지요.” / <최후의 라이오니중에서 43p

 

 

그러나 이제 단희에게도 입자들은 의미라기보다는 냄새에 가까워졌다. 둔감해진 후각기관은 한때 조안이 했던 것처럼, 공기 중에서 어떤 기억과 감정을 읽었다. 입자들이 단희를 그 시절로 데려갔다. 의미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것들에게로, 추상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너무 구체적이어서, 언어로 옮길 수 없는 장면으로, 조안이 말했던 그 공간들로. / <숨그림자중에서 188p

 

 

먼 우주에서 온 탐사선이 이 행성에 도착했을 때, 오브들은 탐사선에서 내린 작은 생물들을 면밀히 관찰했어요. 그리고 오브들은 곧 알아차렸습니다. 이 개체들은 다른 환경에 취약하고 지극히 생태 의존적인 생물이며, 심지어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모두 자아를 가지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존재들이라고요. 오브들에게 우리는 불청객이었지요. 그들은 우리가 단지 죽어가도록, 절망하도록, 흔적도 없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연민할 줄 아는 존재였으니까요. / <오래된 협약중에서 222p

 

 

 




 

 

 

 

  이제 김초엽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확실히 한국 문단 내에서 김초엽은 점점 확고부동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창작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가 있다는 것이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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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소설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현*맘 | 2021.11.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나, 난 너처럼 인지 공간을 돌아다닐 수 없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아. 아무런 지식도 소유하지 못했다고 해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건 아니야." (254쪽 '인지 공간' 중)[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이보그가 되다], [지구 끝의 온실]을 모두 소장만 하고 있을 뿐 읽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방금 떠나온 세계]를 먼저 만났습니다. '최후의 라이오니'부터 '캐빈 방;
리뷰제목
"제나, 난 너처럼 인지 공간을 돌아다닐 수 없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알아. 아무런 지식도 소유하지 못했다고 해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건 아니야." (254쪽 '인지 공간' 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이보그가 되다], [지구 끝의 온실]을 모두 소장만 하고 있을 뿐 읽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방금 떠나온 세계]를 먼저 만났습니다. '최후의 라이오니'부터 '캐빈 방정식'까지 모두 일곱 편의 소설을 엮은 책 [방금 떠나온 세계]는 지구가 배경인 소설도 있고, 우주 저너머 미지의 세계가 배경인 소설도 존재합니다.

인류가 멸망하고 인간들이 설치해둔 기계들만이 빈 공간에 남아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존재하는 지구의 어느 곳, 로몬인들은 '3420ED 거주구'라고 부르는 그곳에서 시각을 잃은 로봇 셀은 "라이오니, 넌 라이오니다"라며 불멸인의 복제였던 '라이오니'가 드디어 돌아왔다고, 불멸인의 결함까지 복제 함으로써 결국 불멸인들이 멸망을 초래한 존재이자 다시 돌아올 것을 예언한 '나'를 기다린 기계들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과연 불멸인을 멸망시킨 결함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건 아마도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는 자만, 자신들과 같은 존재를 창조할 수 있다는 착각이 그 시초가 아니었을까 자문자답을 해 봅니다.

소설 '마리의 춤'에 등장하는 모그들은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이들로 광범위한 해양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테트라마이드라는 약품이 바다를 거쳐 한 세대 전반에 시지각 이상증 아이들을 만들어 그들은 시각능력을 잃고 '모그'라는 별도의 종족처럼 호칭 되고 모그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플라이드 공간에 접속하여 온전히 동화되면 이세상에서 사라진다는 마치 영화 '메트릭스'를 떠올리게 만들어 가상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합니다.

소설 '로라'에 등장하는 존재하지 않는 수족(팔,다리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지 되어 그 불일치로 인한 고통에 가지고 있는 모든 수족을 잘라내어 그 불일치를 일치시키려는 이들, '숨그림자'에 등장하는 호흡과 유기 분자들의 합성으로 상호 작용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발상, 울산의 명물 공중관람차를 통해 시공간 차원의 거품을 감지하는 인간이 등장하는 소설 '캐빈 방정식'까지 만나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인지하고 생각하는 세계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의 정말 모래알 한 알일 뿐이구나 싶어집니다. 언어도, 의사소통도, 사는 모습도, 존재의 이유도, 너무 다른 존재들을 만들어내는 그 무한한 가능성이 사실은 [방금 떠나온 세계]에 있고 독자는 그 세계를 그리워 하고 있는 또다른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열린 결말로 풀이 해 봅니다.

SF소설인 듯, 판타지 소설인 듯 보이면서도 사회소설이며 시대를 앞선 비평적 소설입니다. 또한 편견과 장애, 차별과 구별, 그리고 오염된 세상에 대한 작가 김초엽의 조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그린 세상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뿐 입니다.

#방금떠나온세계 #김초엽 #소설집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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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5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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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님 글은 정말 다 좋아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5 |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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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차이가 만드는 틈. 홀로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는 인물. 미끄러지는 관계. 아련함.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k**e |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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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올해의 책으로 뽑았어요. 따뜻한 시선 앞으로도 많이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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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당 |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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