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0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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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2쪽 | 440g | 140*210*20mm |
ISBN13 | 9788931022377 |
ISBN10 | 8931022379 |
출간일 | 2021년 10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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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2쪽 | 440g | 140*210*20mm |
ISBN13 | 9788931022377 |
ISBN10 | 8931022379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정아은 신작 장편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된 독특한 소설 실험, 그 첫 번째 이야기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정아은이 『모던하트』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에 이어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소설을 냈다. 전작들에서 헤드헌터, 교육을 좇는 학부모, 드라마 작가 지망생, 성형외과 의사 등 우리네 현실에 밀접한 인물들을 꼼꼼하게 그려내 ‘도시 세태의 관찰자’라 불린 작가가, 이번에는 ‘젠더’를 주제로 특유의 관찰자적이면서도 몰입도 높은 서사를 풀어놓는다.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된 독특한 형식의 소설로, 전자는 문학평론가이자 정치평론가인 김지성의 입장에서, 후자는 남편과 딸 둘을 둔 주부 이화이의 입장에서 전개된다. 지성과 화이는 하나의 사건을 다르게 보고 각자 자기만의 서사를 펼쳐나가는데, 두 남녀는 상대가 주인공인 소설에 다시 ‘조연’으로 등장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데 역할을 한다. 두 소설은 그 형식이 남성과 여성, 즉 ‘젠더’를 주제로 한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한국 문학에서 흔치 않은 흥미로운 시도를 완성해낸다. 젠더라는 주제를 미투, 여성의 몸, 성적 주체성, 모성, 인터섹스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해 서사에 녹여내면서, 소설적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다. 독자는 두 소설 중 한 권만 읽어도 좋고, 두 권을 함께 읽어도 좋다. 다만 두 권을 모두 읽을 경우, 작가와 편집자는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를 먼저,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나중에 읽기를 권한다. |
1부 2부 |
비밀이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비상식적인 언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한다. 애초에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모르거나 ‘실수’라고 가볍게 여길 여지도 있다. 결과적으로 그에 따른 처벌이 법적으로 미비하다 생각되면 사회적 매장 수순으로 넘어간다. 보통사람보다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공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법적 용어가 ‘무고죄’인 걸 보면 저자의 의도는 매우 현실적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직설적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며, 설사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한 번 달린 꼬리표 떼기는 결코 용이하지 않다.
문학평론가인 지성은 근래 정치평론을 하면서부터 문화평론가로 불리고 시간강사이지만 교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신조차 정체성이 모호한 와중에 갑자기 ‘기억의 오류’가 난무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정권의 부정부패를 역설하며 친구에게 쓴소리 하다가 배신자로 찍혀 안팎으로 심란한데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낯선 여자와 함께 있다. 오랜 동료이자 후배인 시인 민주는 하룻밤 지성과 보낸 후 고백을 하지만 지성이 거절하자 제 삼자를 통한 ‘미투’ 고발을 하고 얼마 뒤 죽음에 이른다. 순식간에 별거상태인 아내의 상습구타범이 되고 함께 일했던 편집자와 작가지망생에게서 미투선언이 연달아 올라오면서 모든 사회적 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지성이 그 모든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가능한 한 많이 고소하십시오.”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하는 지성은 당당함 반, 체념 반의 심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이 없고 이제껏 누릴 만큼 누렸다는 자포자기에 그래도 누명은 벗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반전의 반전이 있는 결과 역시 진실 반, 거짓 반이다. 허울뿐인 겉모습만으로 어떻게 타인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한다면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게끔 말하고 행동했어야 하는 것이다. 지레짐작이 무고를 양산하는 듯하다.
지성도 마찬가지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혼자 있는 것보다는 좋으니 전혀 모르는 여자와 함께 생활하고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민주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자신이 오해할만한 행동을 먼저 해 놓고 유야무야 하니 상대방은 상처받고 혼자 아파한다. 오랫동안.
전문작가인 저자가 자신이 체험한 작가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어떤 이슈 단 한 가지는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구경꾼이 될 수도 있고 토론자도 될 수 있으니 항상 깨어있는 시각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아리송한 제목도 한몫했지만 그와 더불어 '정아은'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한편도 읽어보지 못했다는 호기심에 동해 잡게 된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한국 사회 기저에 깔려있는,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지성은 젊은 시절 운동권에 있었고 그런 전력을 담아 현재는 진보진영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시간 강사는 물론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라디오 진행을 진행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며 시간강사에서 정직 교수가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자각할 정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더라도 여러 매체를 통해 그의 입지를 다져온 인물이지만 소설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여성이 한 침대에서 나체로 잠든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지성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술김이나 완력으로 여자를 범할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한 침대에 잠들어있는 나체의 여인 채리는 그가 지금껏 지켜온 지성인에 반하는 혼란을 주었고 당장 집을 나가라는 지성의 말에도 지성의 집에 눌러앉아 함께 동거하게 된 채리와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좀체 마주하기 힘든 묘함을 던져준다.
자신의 쌓아온 지성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인 나채리는 오십 대인 자신보다 한참 어린 30대 중반의 여인이고 남편까지 있지만 집으로는 돌아가지 않으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는 인물이다. 기괴한 면도 있지만 통통 튀는 발랄함으로 순간 지성의 허를 찔러 유쾌함을 이끌어내는 인물인데 평상시의 그라면 절대 엮이지 않았을 법한 인물인 나채리와의 동거는 다른 남자와의 동거로 일 년 넘게 별거 중인 아내와 최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대통령 라인에 일침을 가해 실시간 검색을 오르내리며 그간 자신이 기고하던 칼럼이나 교수직 자리에서 위태롭게 된 경위, 더불어 25년간 문단에서 일하며 가까이 지냈던 이민주 시인이 자신을 겨냥한 미투 발언과 죽음으로 연결되며 지성에게 나채리라는 인물이 주는 관점은 다양하게 변화한다.
작가는 한국에 불고 있는 미투를 통해 남성들의 입장을 지성과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그들의 대처 방법들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여지를 보여주고 여성의 인권과 그동안 묵인되었던 성인지 감수성을 놓고 벌이는 토론에서는 진심으로 고민하고 변화하려는 생각에서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일까라는, 순수하게만 볼 수 없는 의도의 발언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파장도, 그것을 악용하며 편승하려는 부류도, 미투 고발에 모든 걸 잃고 전락하게 되는 지성도, 왜 작가는 채리라는 인물을 등장시켰을까란 의문에 대해서도, 읽다 보면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는데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가 지성의 이야기라면 이어진 두 번째 소설인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채리라고 불리었던 화이라는 여자의 이야기가 그려져 두 번째 소설은 어떤 이야기와 의미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낯선 여인이 내 옆에 누워있다.
이름이 '나채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자기 집에 왔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황당한 사건이 일어난다.
술을 마시고 지난 날의 기억을 잊어버린 사람은 아내와 별거 중인 문학평론가 '김지성'이다.
잘 생기고 매력적인 모습을 가진 것을 강점으로 대학강사, 시사 평론과 라디오 방송 출연 등으로 활약해 왔다.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으로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한다.
동료들과 술을 마시면서 동창인 교육부장관을 비난한 내용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술김에 솔직하게 입밖으로 내보낸 것이다.
이때까지 외부에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한순간 잃어버린다.
진보가 아닌 보수 경향의 칼럼 의뢰를 받고 고민하기도 하는 생활인이다.
또한 친한 동료로 지내며 눈에 띄는 외모의 소유자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이민주가 지성과 하룻밤을 지냈다는 것을 알리며 미투의 가해자로 몰려 위기에 처한다.
술로 인해 만취 상태로 필름이 끊어져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완력으로 민주를 취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름이 알려진만큼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막다른 길에 들어서게 된다.
암울한 현실에서 지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민주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더욱 나락으로 떨어진다.
죽은 민주의 여동생이 찾아오면서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린다.
모든 의혹이 풀릴 줄 알았지만 사람들의 잣대는 다르게 나타난다.
다양한 의견과 논리에 암담한 마음으로 변호사에게 의뢰를 하고 고소를 진행하기로 한다.
지성은 자신이 예전에 연인으로 발전했던 또다른 기억의 인물을 만나고 진실을 기억하게 된다.
기득권인 남성으로서 잊어버리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치게 되며 다시 반전이 시작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가 우리 나라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거의 겪지 않았던 남녀차별을 사회에 나와 경험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소재로 작가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말 피해를 당한 경우도 있고 미투를 이용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서도 사회의 시각이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
이런 일련의 시선에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연작 작품인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이번 작품과 연결되는 실험 소설이라고 한다.
같은 내용을 다른 주인공 '화이'의 시각으로 펴냈다고 하니 또다른 사연으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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