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자신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해. 지금 계절에는 과일이 별로 맛있는 게 없고, 생선이 맛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과일가게가 아닌 생선가게로 가야 하는 거지. 집을 나서면서 내가 과일가게로 가야 할지, 생선가게로 가야 할지, 이걸 누구에게 물어볼 수는 없잖아. 과일가게 도착해서 어떤 과일이 맛있는지, 생선가게 도착해서 어떤 생선이 맛있는지 물어볼 수는 있지만 말이야. 투자도 그래. 그냥 잘 모르니까 전문가한테 물어보고 맡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우선 내가 증권사에 맡길지, 은행에 맡길지, 보험에 맡길지는 스스로 정해야 하는 거지. 그럴 때 스스로 데이터들을 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해. --- p. 70
분산투자한 사람들이 집중투자한 사람들에 비해서 평균적으로는 더 결과가 좋아. 그런데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집중투자한 다음에 연속해서 적중한 사람들이야. 물론 집중투자했다가 망한 사람들이 훨씬 많기는 하지. 이때 문제가 생기는 게, 사람들은 크게 돈을 번 부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져. 큰돈을 번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됐냐고 물어봤더니 모두 집중투자했다고 하는 거지. 그래서 집중투자를 해야 부자가 되는구나 생각하는 거야. 사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집중투자 때문에 망했는데, 망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 망한 사람한테 어떻게 망했냐고 물어보지는 않으니까. 또 망한 사람들이 나 이렇게 집중투자해서 망했다고 자랑하지도 않고. --- p. 124-125
자산배분 비율을 정하지 않고 시작하면, 좋은 종목을 좋은 타이밍이나 좋은 가격에 사고팔더라도 결국 손실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고수한테 배운 종목을 같은 가격에 사고팔았는데도 베팅이 잘못돼서 손해로 끝나게 된다고. 그러고 나서는 고수를 욕하게 되는 거야. 알려준 대로 했는데 손해 봤다고.
나한테 자꾸 종목을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 이유가 뭐냐면 알려줘도 돈을 잃어서야. 자산을 배분하는 방법이나, 투자의 원리 같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될 것들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십중팔구 돈을 잃을 수밖에 없어.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돈을 나누면 산술평균, 시간을 나누면 기하평균이 된다는 게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데 종목을 얘기할 수 없지. 당장에 돈을 벌고 싶은 급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상태에서 음식을 삼키면 체하게 되어 있어. 체할 걸 아는데 음식을 나눠줄 수는 없잖아. --- p. 139-140
핵심자산에 뭘 담고 어떻게 투자할지를 정해야지. 그런 다음 나머지 돈으로 주변자산을 어떻게 구성할지 정하는 게 순서야. 우리가 시험 같은 걸 볼 때도, 필수과목이 있고 선택과목이 있잖아? 국영수 같은 필수과목이 있고, 예체능 같은 선택과목이 있단 말이야. 그럼 둘 중에 뭐부터 공부해야겠어? 국영수부터 공부하고 나서 나머지 과목들에 신경 쓰는 거잖아. 마찬가지로 핵심자산에 뭘 넣을지부터 고민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이 핵심자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그걸 제대로 구성하지 않은 채 주변자산부터 신경을 써. 나한테 와서 ‘주식투자 좀 해보려고 하는데, 가르쳐주세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뭐 사면 좋을까요?’ 등을 물어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식을 주변자산으로 접근해. ‘내 재산의 80%를 주식에 투자할 테니까 알려주세요!’ 이렇게 하지 않거든. ‘여윳돈 조금 남는 게 있어서 주식 해볼까 하는데’라면서 물어본단 말이야. 그랬을 때 투자하는 방법은 내가 지금 투자하는 방법과는 안 맞는 거지. 나는 주식을 핵심자산으로 접근하거든. 내가 투자하는 방법은 주식이 핵심자산일 때 적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주변자산으로 투자하는 방법과는 달라. 주변자산으로 주식을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내 방법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고. 그런데 주변자산으로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핵심자산은 이상한 데 두고 있어. 그냥 예금으로 묵혀두고 있다거나, 아니면 전세보증금으로 깔고 앉아 있지. 그래서 당신도 마찬가지지만 핵심자산을 어떻게 할지가 더 먼저야. 그게 정해져야 해. --- p. 330-331
투자를 얘기할 때 내가 자꾸 MDD를 강조하잖아? 주식이 결국에는 올랐지만, 중간에 한 번씩 폭락한단 말이야. MDD가 평균적으로 (-)50%가 된다고. 그럴 때 뭘 할 수 있어야 하냐면, 기다릴 수 있어야 돼! ‘과거 데이터를 봤더니 주식이란 건 5년 정도 투자하면 중간에 반토막이 나기도 해, 하지만 기다려주면 다시 상승해서 회복하고 장기적으로는 플러스가 돼’ 이렇게 생각하며 기다릴 수 있는 자산이 믿을 수 있는 자산이고, 핵심에 담을 수 있는 자산이지. 결국 핵심자산이 커져서 내가 부자가 되려면 기다릴 수 있어야 하거든.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다릴 수 있는 자산, 내가 믿을 수 있는 자산을 핵심자산으로 담는 게 맞는 것 같아. 물론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고, 내 기준이야. 사람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봐. 그 고민을 스스로 해 봐야 하는 거고, 오랜 고민과 생각 끝에 정한 원칙이어야 그걸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는 거지. 그런 게 결국엔 자신만의 투자철학이 되는 거고. --- p. 351-352
부자가 되는 방법은 알고 보면 다 천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이야. 단시간에 부자가 되는 건 운이 좋았을 때 터진 결과지, 그 방법을 따라 한다고 똑같이 성공하는 게 아냐. 엄청난 운이 따라줬을 때 가능하지. 복권에 당첨돼서 단시간에 부자가 된 걸 보고 나도 따라서 복권을 산다고 부자가 될 리 없잖아. 복권을 사서 긁는 방법은 같아도, 결과는 전혀 다르지.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은 운에 의존하는 방법이고, 진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천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이야. 핵심자산을 천천히 키워가는 거지. --- p. 401-402
의사가 약이나 치료법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정해줄 수 없는 것처럼, 투자도 마찬가지야. AOR이 어떤지, NTSX가 어떤지, RPAR이나 SWAN이 어떤지, 그런 상품들의 과거 수익률이 어땠고 MDD가 몇 %였는지는 설명해 줄 수 있어. 하지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는 얘기 못 해. 투자결과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단 말이야.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와 연결되어 있어. --- p. 508-509
공부를 하다가 내 능력 밖이다, 너무 어렵고 벅차다 싶으면 그 수준에 맞는 투자를 하면 돼. 아예 자산배분 ETF에 모두 맡기고 주변자산은 들고 가지 않는 것도 괜찮아. 그건 자신의 수준에 따른 선택이니까. ‘그냥 투자공부할 시간에 나는 음악과 예술에 대한 공부를 할래, 나는 운동할래, 나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래, 나는 여행을 다닐래’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봐. 꼭 전 국민이 주식공부를 해야 하는 건 아니거든. 핵심자산에 대한 공부는 필수적으로 했으면 하지만 그 이상의 공부들은 선택사항으로 남겨도 돼.
--- p. 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