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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어둠의 속도

[ 개정판 ]
리뷰 총점9.8 리뷰 64건 | 판매지수 2,889
베스트
장르소설 top100 7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676g | 140*215*32mm
ISBN13 9791156759195
ISBN10 115675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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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엘리자베스 문의 네뷸러상 수상작 『어둠의 속도』가 12년 만에 복간되었다. 자폐를 치료할 수 있게 된 근미래, 자폐인 루 애런데일은 정상화 수술을 강요 받는다. 과연 기술은 질병과 장애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할까? 시대의 편견을 고발하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소설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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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는 속도가 없어. 어둠이란 빛이 없는 공간일 뿐이야.” 에릭이 말한다.
“만약 누가 중력이 1 이상인 세상에서 피자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린다가 묻는다.
“몰라.” 데일이 걱정스런 말투로 대답한다.
“무지(無知)의 속도야.” 린다가 말한다.
나는 잠깐 어리둥절했다가 이해한다. “무지는 지(知)보다 빨리 확산하지.” 린다가 씩 웃고 고개를 꾸벅인다. “그러니 어둠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지 몰라. 빛이 있는 곳에 늘 어둠이 있어야 한다면, 어둠이 빛보다 먼저 나아가야지.” --- p.22, 「1」

“그거 들었어?” 조 리가 묻더니, 답을 기다리지 않고 조급히 말을 잇는다. “자폐증을 역진(逆進)시키는 방법에 대해 누가 연구하고 있대. 쥐인지 뭔지에 실험했을 땐 성공했어. 이제 영장류에 실험한다더라. 틀림없이, 곧 너희들도 나처럼 정상이 될 거야.”
조 리는 늘 그가 우리 중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한 번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음이 이 말로 분명해졌다. 우리는 ‘너희’이고 정상은 ‘나처럼’이다. 그가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도 우리와 같지만 더 운이 좋았다는 뜻으로 그도 우리 같다고 말했던 건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즐겁게 하려고 했던 건지 궁금하다. --- p.23, 「1」

그래도 슬프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여전히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옷을 입는다. 같은 때 같은 말을 한다. 안녕하세요, 안녕, 잘 지내요, 괜찮아요, 잘 자요, 부탁합니다, 고마워요, 천만에요, 아뇨, 사양할게요, 당장은 아니에요. 교통 법규를 지킨다. 규칙을 따른다. 아파트에 평범한 가구를 놓고, 내 별난 음악은 아주 조용히 틀거나 헤드폰으로 듣는다. 그래도 부족하다. 이렇게 안간힘을 쓰는데도, 진짜 사람들은 내가 변화하기를, 그들과 같아지기를 바란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변화하기를 바란다. 내 머릿속에 이것저것 집어넣고, 내 뇌를 바꾸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겠지만, 사실은 그렇다.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살며. 그러나 나는 안전하지 않았다. --- p.63, 「3」

“뭘요. 도움이 되셨다니 기뻐요. 타이어를 이렇게 금세 돌려줘서 고마워요.”
“천만에요.” 내가 답한다. 그가 나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했는데 내가 “천만에요”라고 말하니 옳지 않은 느낌이 들지만, 다른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가 나를 응시하며 서 있다.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이윽고 “그럼, 얼굴 보며 지내요”라고 말하고 돌아선다. 물론 우리는 얼굴을 보며 지낼 것이다. 같은 건물에 산다. 나는 이 말이, 그가 나와 함께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의미라면, 왜 그냥 그렇게 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 차로 몸을 돌리고 아파트 현관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린다.
만약 치료를 받는다면, 이 일을 이해하게 될까? 집에 있는 여자 때문일까? 만약 마저리가 우리 집에 와 있다면, 나는 대니와 함께 아파트에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을까? 나는 모른다. 정상인들이 하는 행동의 이유는 가끔은 명백하고, 가끔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p.178, 「8」

내가 들었던―우리가 센터에서 들었던―바로는 PPD는 원래 성격을 짓누르고, 그들 표현에 따르자면, 사회 복귀 훈련을 받고 있는 환자가 하도록 허락된 일밖에 하지 못하게 한다.
“그냥 제 타이어와 앞유리 값만 내면 안 될까요?”
“상습범입니다.” 스테이시 씨가 인쇄 뭉치를 손으로 훑으며 말한다. “이런 범죄자들은 다시 일을 저지릅니다. 증명되었어요. 당신이 당신이기를, 자폐인이기를 그만둘 수 없는 것처럼, 그도 질투심 많고 폭력적인 사람이기를 그만둘 수 없습니다.” --- p.337, 「15」

“나 자신이 누구인가는 저에게 중요합니다.” 내가 말한다.
“그러니까, 자폐증을 앓는 게 좋다고요?” 의사의 목소리에 꾸중하는 듯한 어조가 섞인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이기를 좋아합니다. 자폐증은 나 자신의 한 부분입니다. 전부가 아닙니다.” 나는 내 말이 사실이기를, 내가 내 진단명 이상이기를 바란다.
“그러니―우리가 자폐증을 없애도 당신은 같은 사람일 겁니다. 그저 자폐인이 아닐 뿐이죠.”
--- p.394, 「17」

“정말이지, 그 화살은 루 자네를 겨냥한 게 아니었네. 자네를 맞추어서 미안하네. 나는 늘 자네를 아주 잘 적응한 사람으로 생각했네. 하나님이 삶에 부여하신 한계 안에서 충만한 사람으로 말일세.”
“저는 하나님이 부여하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이건 사고였다고, 어떤 사람들은 그저 이렇게 태어나기도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만약 하나님이 부여하셨다면, 바꾸는 것은 잘못이 아닐까요?”
--- p.409, 「1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소외된 인물의 깊고도 아름다운 내면을 그려낸 독보적 SF작가
엘리자베스 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 《잔류 인구》 동시 출간

엘리자베스 문은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책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의 시선으로 삶의 정상성에 대해 질문하여 “모든 독자의 시야를 끊임없이 변화시킬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결선에 올랐고, 출간 이듬해인 2004년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잔류 인구》는 70대 여성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상이 정한 쓸모와 무쓸모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로커스상,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장편 부문 최종 결선에 모두 오른 바 있다.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소수자성 문제를 SF 장르 안에서 풀어내온 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와 《잔류 인구》의 출간은 기존 SF 틀을 허물고, 독자들의 시선을 또 한 번 바꾸어놓을 것이다.

근미래, 마지막 남은 자폐인들에게 주어진 선택권
‘정상’이 될 것인가 ‘비정상’으로 남을 것인가

임신 중 진단한 자폐를 모두 치료할 수 있게 된 근미래, 루 애런데일은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태어난 마지막 남은 자폐인 세대다. 루는 전원 자폐인으로 구성된 한 거대기업의 특수분과 ‘A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루와 A 부서 직원들은 사회 능력이 결여되어 정상인들과 같은 소통은 불가하지만, 패턴을 발견해내는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통해 회사에 크나큰 이익을 안기고 있다. 덕분에 그들은 심신 안정에 필요한 전용 주차장, 전용 체육관, 전용 음악시설 등 특별 복지혜택을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이 안정적 기반은 새로운 상사 진 크렌쇼가 부임하며 크게 흔들린다. 크렌쇼는 자폐인들만을 위한 혜택 일체를 부정하고, 급기야 그들을 사내 연구소에서 새로 개발 중인 ‘정상화 수술’의 모르모트로 사용하려 든다. 정상이 된다면 특별 복지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것. 어쩌면 유일할지도 모를 일자리를 볼모로 잡힌 A 부서 직원 전원은 정상화 수술 강요 앞에서 혼란에 빠진다. 자폐가 사라지더라도 과연 나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루는 자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나는 나 자신이기를 좋아합니다.
자폐증은 나 자신의 한 부분입니다. 전부가 아닙니다.”

엘리자베스 문은 경계 바깥에 선 소수자에게 주목하며 SF소설계에서 저만의 인간적인 지형을 가꿔온 거장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 《어둠의 속도》에는 실제 한 자폐아의 어머니인 문의 자전적인 요소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 문은 루 애런데일의 목소리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향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인다. “범죄자들이나 뇌를 바꾸어야 하고, 나는 범죄자 아니야. 자폐인은 다를 뿐이지, 나쁘지 않아.” 루와 A 부서 직원들의 목소리는 근미래 가상의 공간에서 날아와 지금 바로 우리의 일상에 꽂힌다. 엘리자베스 문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는 실제 자신의 아들에게 쏟아지는 편견이자, 폭력에 대한 항변이다.
비정상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아이러니 가득한 정상인의 세계를 확인하는 것도 이 소설의 묘미다. 어째서 정상인들은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자폐인을 비자폐인으로 만들기 위해 그토록 애쓰는 것일까? 문은 자폐인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상인들의 일방적 폭력을 고발한다. “바로 그겁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그대로일 거예요. 자폐인이 아닐 뿐이죠.” 《어둠의 속도》 속 연구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자폐의 정체성을 부정한다. 자폐가 사라져도 정체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임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다. 가장 극적인 공포의 순간은 연구자의 말에 동조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찾아온다. 김초엽 작가의 말대로 《어둠의 속도》는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질문들을 남기는 소설’이다. “그러니까, 자폐증을 앓는 게 좋다고요?”

‘비정상’은 정체성이 될 수 없을까?
‘정상화 수술’을 강요받은 천재적 자폐인의 마지막 선택

그럼에도 ‘정상’에 대한 루의 은근한 갈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루. 네가 늘 정상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줄 알았어. 정상인 체하면서 말이야.” 루를 억압하는 건 다만 정상인뿐만이 아니다. 자폐인 동료들조차 루의 세계를 축소·한정한다. 정상인들과 정상적으로 지냄으로써 비정상을 탈피하려는 루의 시도는 그렇게 또 무산된다. 자폐라는 신체적 장애가 끝내 사회적 장애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루는 자폐를 역진(逆進)시키는 정상화 수술을 놓고 둘 사이에서 갈등한다. 신체·정신적 정체성을 지킬 것인가, 사회적 정체성을 얻을 것인가. 과연 루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초엽 작가는 말한다. “루의 대답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당신은 비정상으로 분류된 이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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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를 이끄는 것은 자폐인의 마지막 세대, 루 애런데일의 생소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다. 이 살아 숨 쉬는 인물은 ‘비정상’의 세계로 ‘정상인’을 이끌고, 이제 그 세계로부터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도착한다. 비정상은 정상으로 교정되어야만 하는 상태일까? 기술의 발전은 질병과 장애를 가진 이들을 구원할까? 장애는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강력한 정체성일까, 아니면 그의 일부일 뿐일까? 루는 결코 쉬운 해답을 내어놓지 않는다.
루가 겪는 혼란을 따라가던 나는 내 세계에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루의 대답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당신은 비정상으로 분류된 이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질문들을 남기는 소설이다.
- 김초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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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둠의 속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세*지 | 2022.09.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사람의 행동, 사물의 모습을 패턴으로 인식하는 루는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증이 있는 그는 어릴 때 꾸준히 특수치료를 받아 의사표현은 할 수 있지만 당황하면 말문이 막혀 낭패를 당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 말과 표정 속에 숨은 의미를 찾는 일이 그에게는 어렵기만 하다.루와 동료들은 전산 처리를 하는 부;
리뷰제목
사람의 행동, 사물의 모습을 패턴으로 인식하는 루는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증이 있는 그는 어릴 때 꾸준히 특수치료를 받아 의사표현은 할 수 있지만 당황하면 말문이 막혀 낭패를 당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 말과 표정 속에 숨은 의미를 찾는 일이 그에게는 어렵기만 하다.

루와 동료들은 전산 처리를 하는 부서에서 천재적인 수학적 능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자폐인으로 구성된 팀을 견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루는 자신을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사회 속에서 정상이란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 이 둘은 빛과 어둠만큼이나 극명하게 대비되는 개념일까.

자폐인인 루의 시점으로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조용하고 섬세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알아갈수록 놀라웠다.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며 살아가지만 일반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고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거라는 편견에 시달리는 루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사고하는 방식이 다른 이들을 외계인 보듯 보고 있지는 않았나 싶었다.

자신의 감정이, 욕망이 정상적인지 늘 생각하는 루는 정상인의 행동이 자신이 배운, 정상이라는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를 늘상 보면서 의문을 품는다. 정상인으로 살면 어떨지 상상하면서도 '정상화 수술' 앞에서 고민하는 그의 심정이 어떨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인들은 항상 정상적으로 행동할까.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선은 쉽게 그으면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건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과 남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말은 '정상인'들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닐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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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g********m | 2022.05.2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가끔 SF소설을 읽는다. 좋은 소설만 읽어서 그런 지 실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40년 가까이 자폐아로 살았다. 그 삶에 나름 만족하며 살았다. 일상에서의 불편함은 있다. 특히 사람들의 편견. 하지만, 그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 어느날 회사에서 불법적으로 자폐증을 치료하라고 한다. 자폐 자체가 생산성이 낮다고. 회사 사장도;
리뷰제목

가끔 SF소설을 읽는다. 좋은 소설만 읽어서 그런 지 실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40년 가까이 자폐아로 살았다. 그 삶에 나름 만족하며 살았다. 일상에서의 불편함은 있다. 특히 사람들의 편견. 하지만, 그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 어느날 회사에서 불법적으로 자폐증을 치료하라고 한다. 자폐 자체가 생산성이 낮다고. 회사 사장도 모르게 진행되던 이 일은 나중에 회사 사장이 알고 폐기하지만, 주인공과 친구들은 그 회사의 불법적 치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작품의 후반부에 주인공이 치료에 참여한다는 결정을 읽었을 때 깜짝 놀랐다. 나는 당연히 주인공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라고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치료 받기를 원한다. 그 이유는 자폐라는 지금의 상태가 싫어서가 아니다. 이런 표현이 적당한 지 모르겠다.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의 이유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이 작품은 단순히 '장애'를 바라보는 편견을 없애고 새로운 시각을 전달해 주는 소설을 넘어선다. 인간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 얘기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자폐와 그로 인한 고뇌들을 배경을 이룰 뿐이다. 누구에 의한 선택이든 선택은 어렵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선택의 고뇌가 자신의 삶을 지탱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기꺼이 그 선택에 뛰어든다. 

 

차분하게 정점을 향해 나아가는 서사가 마지막 장까지 읽는 재미를 유지시킨다. 좋은 소설이다. 재미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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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리뷰]어둠의 속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m*****y | 2022.04.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둠의 속도 / 엘리자베스 문 지음 / 정소연 옮김 / 푸른숲   저자 엘리자베스 문은 카리스마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속도감 있는 판타지와 SF 활극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이다. 이전의 저서와 달리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과학소설이지만 한 인간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로 새로운 평가를 받게 한 책이다.     자폐아를 입양해 스무 해를 키워온 어머;
리뷰제목

어둠의 속도 / 엘리자베스 문 지음 / 정소연 옮김 / 푸른숲

 

저자 엘리자베스 문은 카리스마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속도감 있는 판타지와 SF 활극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이다. 이전의 저서와 달리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과학소설이지만 한 인간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로 새로운 평가를 받게 한 책이다.

 


 

자폐아를 입양해 스무 해를 키워온 어머니의 경험은 ‘어둠의 속도’의 주인공 루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루어 준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주인공 루를 동정보다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고 공감할 수 있게 이끌어 준다.

 

주인공 루는 자폐인으로 일반적인 정상인과 다르다는 시선을 받으며 40년 가까이 생활해왔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루 나이 또래의 자폐인을 끝으로 생후 2년 안에 유전자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어 더 이상 어린 자폐인이 없게 되었다. 루가 유전자 치료 이전에 태어났기에 자폐를 치료하지 못했지만 어릴 적부터 초기 개입, 교육 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통합 훈련 분야의 발전으로 세상에서 살아갈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도 자폐인으로 정상인과는 다른 사회적 인지의 부족이나 정상인과 다른 패턴화된 행동이나 자폐인들의 강박적인 행동은 다른 정상인들에게 여전히 낯설게 여겨지고 있다. 그런 시선에 불편하지만, 그 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펜싱도 배우고, 사랑도 느끼며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루와 함께 일하는 동료 자폐인들에게 상사 크렌쇼씨는 자폐인의 뇌를 정상화하는 수술을 강요한다.

뇌 치료를 결정하지 않으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을 받는다. 이에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루는 뇌에 대한 전문지식을 순식간에 공부하고 뇌수술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여기에서 그의 보이지 않았던 천재성이 발휘된다. 크렌쇼씨의 뇌수술의 강요는 고위 관리자에게 발각되어 자리를 물러나게 되고 루와 자폐인 동료들은 자유 의지로 뇌 치료를 거부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자폐인에 대해 이해하고 루의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나 자신 누구인가는 저에게 중요합니다…. 나는 나 자신이기를 좋아합니다. 자폐증은 나 자신의 한 부분입니다. 전부가 아닙니다.”

394쪽

 

뇌수술에 대한 루의 처음의 생각이었다.

자폐를 병으로, 장애로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고에 자폐인 그 모습 자체가 자신의 부분임을 말하는 것에서 부족한 부분도 나이므로 있는 그대로 나를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자기 모습을 그대로 사랑할 줄 아는 그 모습은 루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펜싱을 함께하는 모임에서 돈은 정상인이다.

하지만 돈은 루를 자폐인이라는 것에 대해 폄하하고, 다른 사람들이 루를 챙겨주는 것에 질투와 불만을 느낀다. 결국 루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

정상인이라 부르는 돈이지만 절대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다.

 

또, 함께 펜싱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돈의 버릇없는 행동에 심술궂은 말로 대하고 ‘밥맛’이라며 돈을 대척하는 행동을 하는데 루는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루는 정상적인 행동을 교육받을 때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것이 절대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 배웠다. 하지만 정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교육받은 것도 다른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한다.

 

정말 정상적인 것이 무엇일까? 루에게는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처럼 보이게끔 모범적으로 교육한 행동들이 정작 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외가 되는 경우는 무엇일까?

 

정상이란 단순히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은 아닐까 싶다. 많은 수가 차지한다는 것으로 평균, 기준으로 불릴 수는 있어도 올바른 것,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앞서 말한 자폐인 자기 모습을 좋아하고 사랑할 줄 아는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더 정상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비인간적인 모습의 정상인들이 그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에 가서 루가 뇌 치료를 선택한 장면은 당황스러웠다. 지금까지 루의 노력하는 모습과 자폐인이지만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태도를 보았을 때 루의 뇌수술 선택을 상상하지 못했다. 결국 자신의 사랑했던 자폐인의 모습에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나는 내가 치료를 받고 싶어 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변한다면, 그리고 그 변화가 그들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라면, 어쩌면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444쪽

 

 

 

루가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자폐인이기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없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자폐와 같은 장애는 정상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 느껴져 안타깝다. 장애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현실이 정상이라는 것이 참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500페이지가 넘은 분량의 책이지만 한 번씩은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질문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우리의 삶에서 ‘정상’과 ‘비정상’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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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5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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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책읽는 속도는 느릿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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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늘 | 2023.01.16
구매 평점5점
재미와 함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얻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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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c*****o | 2022.11.11
구매 평점5점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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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j********8 |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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