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1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374g | 128*188*15mm |
ISBN13 | 9788961963992 |
ISBN10 | 8961963996 |
출간일 | 2021년 1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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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374g | 128*188*15mm |
ISBN13 | 9788961963992 |
ISBN10 | 8961963996 |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그저 책을 즐기고 싶다, 온전히 책에 몰입하고 싶다!’ 그런데 어디서 읽지…? 독서는 얼핏 보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가벼운 취미처럼 보인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사실 대단히 섬세하고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책에는 영상도 소리도 없고, 오직 두 눈으로 글자를 따라 읽어야만 책 속 세계와 접속할 수 있다. 눈을 감거나 소음이 지나치면 금세 깨져버리는 무방비하고 약한 세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제대로’ ‘잘’ 몰입해서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실하게 ‘책 읽을 장소’가 필요할 테다. ‘책 읽을 장소’라니 거기가 어디든 상관없지 않으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영화를 보려면 영화관에 가고,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에 간다. 그밖에도 실컷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 게임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PC방 등 우리 주변에는 목적이 뚜렷한 취미 공간이 곳곳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책은 조금 예외다. 서점, 북카페, 도서관 등 책과 밀접한 장소가 없지 않지만,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이고, 북카페는 책으로 둘러싸인 곳을 배경으로 만남이 우선되는 장소이며, 도서관은 열람과 공부가 혼재된 공간이다. ‘읽기’에 최적화된 장소들은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취미생활로서 책 읽기를 보다 쾌적하고 즐겁고 몰입감 있게 영위하고 싶은 저자가 집·북카페·도서관·바·펍·프렌차이즈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책 읽기를 시도하고, 세상 많은 취미생활에는 특정 장소가 있는데, 왜 독서인들에게는 그런 공간이 없는가! 하는 억울함(?)을 동력 삼아 ‘독서를 위한 장소’를 만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
들어가며 1부 ‘책 읽을 수 없는 거리’를 헤매다 1장 일단 집에서 2장 북카페란 대체 뭘까 3장 거리에 나가 책을 읽다 4장 오랫동안 책을 읽는 혼자 온 손님 5장 독서라는 기분 나쁜 행위 〈안내문과 메뉴〉 2부 ‘책 읽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다 6장 가게를 정의하다 7장 잔잔한 고요와 질서를 지키다 8장 혼자 온 손님이 주인공이 되다 9장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다 3부 ‘독서할 곳’을 늘리다 10장 원하는 세상을 분명히 꿈꾸다 끝으로 옮긴이 후기 266 |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읽고 싶은 책도 갈수록 쌓인다. 혼자서 재미 삼아 읽는 책이라면 때로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워도 되지만 누군가와 함께 읽는 책이라면 게으름은 일찌감치 멀리 내던져야 한다. 수시로, 틈나는 대로, 책을 읽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면 언제, 어떤 공간, 어느 순간이든 책을 펼쳐 든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쇼핑몰 앞에서 지인을 기다릴 때, 라면이나 계란을 삶기 위해 물이 끓어오르기 전에...
책읽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사실 집이다. 복장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책 읽다 지겨우면 간식을 챙겨먹어도 되고 컴퓨터로 세상을 돌아다닐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점들이 종종 독서의 방해요소가 되기도 한다. 편안함이 지나쳐 잠이 들기도 하며 잠깐 휴식이 장시간 딴짓이 되기가 일쑤다. 해서 난 카페에서의 독서를 좋아하고 즐긴다. 지인과의 약속이 있을땐 한두 시간 먼저 나가서 커피를 주문해서 책을 읽고, 혼자서도 자주 카페를 찾곤 한다. 적당한 조명과 적당히 구석진 최적의 자리에 앉은 날은 몇 시간 동안 몇 잔의 음료를 주문하곤 한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카페에서의 독서는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어쩌다 찾은 카페 내부에 사람들이 많으면 출입조차 꺼려지니까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책을 읽지만 솔직히 좀 많이, 아쉽다.
<어서오세오, 책 읽는 가게입니다>란 책이 출간되었을 때 신기했다. ‘책 읽는 가게’라면 북카페인가? 아니면 서점과 도서관 그 중간 어디쯤일까? 궁금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주르룩 넘기며 훓어 보니 본문에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이건 뭐지? 싶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북카페나 서점이나 도서관에 대한 것이라면 당연히 사진이 있을 것 같은데, 책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조용히 혼자 책을 읽고 있다. 내게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말이 거창했다. 너무 멋을 부렸다. 나는 그저 독서가 즐겁고, 독서가 좋고, 독서가 취미다.그게 다다. 밥을 먹는 것처럼 해야만 하는 일이다. 깨달음이나 배움, 성장 같은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즐거우면 된다. 독서는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좋다. 왜냐하면 독서는 나에게 꼭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최고의 취미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취미니까 더욱 즐겁게, 더욱 기쁘게, 더욱 알차게 누리고 싶다. - 5~6쪽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는 한마디로 책을 읽기 위해 가게에 방문한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저자의 경험담과 노력이 녹아있는 책이다.
우선 저자 아쿠쓰 다카시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책만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했다. 일상의 공간인 집은 산만한데다 유혹이 너무나 많았으니까. 해서 북카페를 탐색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책이 있는 것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었다. 조용한 찻집에서도 시도해 보지만 담배가 걸림돌이었고 도서관도 의외로 책 읽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저자는 고심한다. 대체 책을 읽는 이 단순한 행위를 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겨운지.
쾌적한 독서시간을 보장해주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상상은 해도 그 영역에 손을 댈 주자가 없다. 그것이 ‘읽다’가 처한 상황이다. - 94쪽
독서할 곳이 이렇게도 없는 건 ‘회전율’이나 ‘좌석 가동률’이나 ‘객단가’ 같은 계측 가능한 성질뿐 아니라,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내포하는 부정적인 성질 때문이 아닐까 - 115쪽
영화에는 영화관이, 골프에는 골프 연습장과 필드가, 스키에는 스키장이, 요가에는 요가 스튜디오가 있듯이 독서에도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곳을 고심하던 저자는 드디어 도쿄의 낡은 건물 2층에 책 읽는 사람을 위한 공간 ‘책 읽는 가게’를 오픈하게 된다. ‘후즈쿠에’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책 읽는 사람을 위한 장소를 다룬 책이어서 저자가 어떻게 책 읽는 가게를 열게 되었는지, 책 읽는 사람에게 책 읽을 공간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 책의 절반가량 꼼꼼하게 풀어놓았다. 이후에는 책 읽는 가게를 이용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1부와 2부 사이에 수록된 [책 읽는 가게의 안내문과 메뉴]가 눈길을 끌었다.
‘책 읽는 가게’이기 때문에 ‘천천히’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었다. 일행과의 대화는 금지되어 있고, 사진 촬영은 셔터음에 주의해야 하며 펜 사용시 딸칵거리거나 펜을 놓거나 열정적으로 쓸 때 소음을 삼가야 하며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도 역시 자제해달라고 한다. 책 읽는 사람이 책 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산만해질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꼼꼼하게 짚어 놓았는데 이 정도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다.
존중은 자칫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신경을 쓰는 것과 종이 한 장 차이다. 내 안의 무엇인가를 내놓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희생과 부담이 따를지도 모른다. 공공영역 내에서는 사적인 행동과 제도하에서의 행동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 199쪽
책 읽는 사람을 위한 책 읽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은 꼭 필요하다. 나의 꿈이 도서관과 북카페가 결합된 공간을 여는 것이어서 가까이에 ‘후즈쿠에’ 같은 곳이 있다면 찾아가보고 싶다. 어떤 일이든 자금 마련이 우선이지만 해당 공간을 직접 경험하면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까. 책 읽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
도쿄 시부야구 하쓰다이에 있는 낡은 건물 2층.
이곳에 '책 읽는 가게'가 있어요. 저자는 독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게 되었어요.
이 책은 '책 읽는 가게'인 후즈쿠에 fuzkue 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독서 환경에 관한 저자의 철학과 실천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해요.
솔직히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여기다 보니 사적인 공간 이외에서 읽어야 할 공간을 필요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의 고민이 꽤나 진지하고 구체적이라서 놀라웠어요. 그만큼 책과 독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아요. 이 좋은 걸 더 많은 사람들이 누렸으면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을 실제 현실에서 이뤄낸 모습이 멋진 것 같아요.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자는 퇴사 후 2011년 카페를 3년간 운영했고, 그때 경험과 자신의 취미인 독서를 접목한 '책 읽는 가게 후즈쿠에'를 2014년 10월에 차렸고, 2020년 4월에는 2호점을, 2021년에는 3호점까지 열었다고 해요. 후즈쿠에를 책 읽는 가게의 스타벅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저자의 열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책을, 읽는다. 이런 단순한 행위가 왜 방치되는 걸까.
아니면 여기에서도 역시 '읽다'를 그저 가볍게 보는 것일까.
"혼자 알아서 하세요. 쉽잖아요?"라는 걸까.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 것이다.
쾌적한 독서시간을 보장해주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상상은 해도 그 영역에 손을 댈 주자가 없다. 그것이 '읽다'가 처한 상황이다. (94p)
책에는 실제로 사용하는 안내문과 메뉴가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서 '이게 가능하다고?'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어요.
"아무 눈치보지 말고 천천히 느긋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네다섯 시간씩 머물다 가시는 건 예사고 열한 시간 동안 계시다 간 분도 있습니다.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머물다 가세요." (135p)
다만 몇 가지 협조를 구하는 사항들이 있는데 타인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각자 자율적으로 신경써야 할 소소한 부분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와, 실제 가게가 없었다면 믿지 못했을 것 같아요. 얼마든지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더니 실제 평균 체류 시간은 두 시간 삼십분 정도였대요. 다들 규칙을 잘 지킨 덕분에 모두가 편안하고 쾌적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책 읽는 가게 후즈쿠에'는 책을 읽으러 온 모든 사람이 편하게, 느긋하게머, 자유롭게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 개념이 확고하게 생겼다고 해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 쾌적한 곳에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된 거죠. 저자는 차분히 책을 읽는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진 후즈쿠에가 일본에서 제일 근사한 가게이며 아름답다고 표현했는데, 저 역시 그 광경을 상상해보니 정말 멋질 것 같아요.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들었어요.
무엇보다도 책 읽는 사람을 계속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 축을 놓지 않고 계속 행동하겠다는 저자의 포부가 가장 멋졌어요.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이다. 도서관이나 북카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가게라는 것은 한 눈에 알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누누이 말한 바와 같이 기존의 장소는 책이 있다는 공통점 말고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태도’에 중점을 두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몰입하는 독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 번 쯤은 생각해봤을 듯한 ‘책 읽는 가게’만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의 1부는 저자의 책 읽는 장소를 찾기 위한 순례기다. 어떤 도구나 특정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책 읽기는 사실 장소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이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라서 독서가 취미인 사람들은 여러모로 운이 좋다고 나름 생각한다. 요즘은 전자책으로도 나오니 IT시대에 뒤떨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 아무렇게나 독서를 할 수는 없다. 크기는 작아도 무한한 세계가 들어있는데 어떻게 가볍게 치부할 수 있겠나. 독서가 숙제가 아니라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고의 취미이기 때문에 더욱 기쁘고 즐겁고 알차게 누리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을 십분 공감한다.
집, 도서관, 북카페, 바, 펍, 커피 체인점까지 적합한 곳을 찾기 위한 공들임은 진정한 독서인들을 대변하는 것 같다. 여러 곳에서 책을 읽어보고 파악한 문제점 역시 독서인들만이 이해함직하다. 저마다 목적을 갖고 바쁜 사이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이질적인 행위, 차를 시켜놓았지만 오랜 시간을 보내기에 괜한 눈치 보이기, 몰입을 방해하는 주위의 소음과 너무 어둡거나 너무 밝은 조명.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그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유대, 지속가능한 가게운영을 위한 길고 긴 규칙을 내세운 ‘후즈쿠에’라는 책 읽는 가게를 연 저자의 목적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책 읽는 가게는 책을 실컷 읽으려고 벼르고 오신 분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내문에 쓰인 문구가 가게를 연 전부다. 가게의 안내문과 메뉴가 열두 페이지나 되는 것도 오롯이 몰입하는 독서, 존중받는 독서, 나아가 손님과 가게 모두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함으로써 오랫동안 책 읽는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의지인 것이다.
독서가 취미여서 나 역시 기쁘고 즐겁고 자부심마저 느낀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