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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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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수도원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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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710g | 132*194*35mm
ISBN13 9788973379958
ISBN10 897337995X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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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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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역 : 최인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비교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평론 부분에 당선한 바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지혜의 일곱 기둥』『기쁨의 집』『세계 속의 길』『무지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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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말도 하지 마라, 블리문다야. 그저 너의 그 아름다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기만 하렴. 그 눈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졌단다. 그런데 이상하구나. 블리문다의 옆에 서 있는 저 키가 크고 낯선 남자는 누구일까? 저 아이도 모르는 사람 같은데……. 이런! 저 남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서 왔는지 저 아이는 전혀 모르고 있어. 왜 내 힘이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낡아빠진 옷과 피곤에 지친 표정, 한쪽 손이 없는 것으로 보건대, 저 남자는 분명히 군인이야. 잘 있거라, 블리문다. 난 두 번 다시 널 보지 못할 거다. 그때 블리문다가 바르톨로메우 로렌수 신부에게 말했다. 저기 우리 엄마가 있어요. 그리고 자기 옆에 서 있는 키 큰 남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면서 물었다.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그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블리문다에게 대답했다. 발타자르 마테우스요. 혹은 세트 소이스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발타자르는 이 여자야말로 그에게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85

나는 지금 성스러운 어머니 교회의 가르침을 말하고 있네. 이탈리아 음악가가 말한 것을 언급하는 것이 아닐세. 예, 그렇군요. 저도 삼위일체를 믿습니다. 그렇다면 자네에게 있어 하느님은 인격적으로 세 분이로군. 그런데 이제 내가 자네에게 하느님은 오직 한 분뿐이시며 세상과 인류를 창조하셨을 때 혼자였다고 말한다면, 자네는 내 말을 믿나? 신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는 당신 말을 믿습니다. 나는 지금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자네더러 믿으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세. 그러니 어느 누구에게도 내 말을 옮기지 말도록 하게나. 발타자르,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나는 이 기계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 이런 일들에 대해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지냈었네. 어쩌면 하느님은 하나일 수도 있고 셋일 수도 있고 심지어 넷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인간은 그 차이를 알지 못하지. 또 어쩌면 하느님은 수십만 명의 병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한 명의 병사일 수도 있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한 분인 동시에, 병사이자 장교이고 장군이며 외팔이인 것이지. --- pp.300~301

만약 바르톨로메우 로렌수 신부가 파사롤라를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마프라에 수도원을 세우는 계획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도록 받쳐 주는 것은 바로 블리문다가 금속 구체 속에 모아 놓은 의지들이었다. 저 밑에서는 또 다른 의지들이 중력의 법칙과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서 지구에 달라붙은 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수레들을 가까이서부터 저 멀리까지 셀 수 있다면, 2,500대까지 셀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레들은 좀처럼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다. 수레에 실린 짐마저도 별것 아니게 보였다. 그러나 인부들의 모습을 보려면 훨씬 더 가까이 내려가야만 한다. --- p.414

보기 흉할 만큼 금간 곳이 눈에 띄었지만, 밀짚과 낡은 담요를 두 장만 깔면 왕실의 침대만큼이나 안락하게 변했다. 그들은 성적 욕구를 억눌렀던 조용한 피조물이었기 때문에 그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지 않았다. 오직 가브리엘만이 뭇사람의 상상보다 훨씬 빨리 닥쳐온 그들의 운명이 변한 후, 사랑의 만남을 위해 그곳을 찾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블리문다와 같은 여자는 결코 아닐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항상 먼저 움직이고, 먼저 말을 하고, 먼저 행동을 하는, 그리고 앞장서서 남자를 오두막으로 밀어 넣는 여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목으로 치솟는 갑작스러운 불안감 때문에, 발타자르를 껴안는 불같은 힘 때문에, 그에게 입 맞추는 그녀의 열정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불쌍한 두 입. 그들에게 젊음은 이미 없었다. 빠진 이와 부러진 이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러나 사랑은 온전하게 그대로 있었다.
--- p.57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8세기 포르투갈의 국왕 주앙 5세와 마리아 아나 왕비가 왕위를 승계할 아들을 얻기 위한 노력이 매번 실패로 끝나 시름에 쌓여 있던 중, 프란시스쿠 수도회 소속의 안토니우 수사가 ‘만약 마프라 마을에 수도원을 하나 세워주시겠다고 약속을 하신다면, 하느님께서는 폐하에게 대를 이을 자식을 허락해 주실 것’이라는 말을 전한다. 주앙 5세가 거대한 수도원을 약속하자 마침내 왕비는 임신을 하게 되고 왕은 그 약속을 이행하기로 결정한다. 그 고된 노역을 이루기 위해 농민들이 징집되기 시작한다.
한편 전쟁에서 한 손을 잃은 발타자르는 마녀 재판에서 블리문다를 만나게 된다. 타인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는 마녀로 몰려 추방당하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재판에 와 있었다. 우연히 만났지만 영혼 깊숙이 서로를 알게 된 것 같은 그 두 사람 사이에 하늘을 나는 기계를 발명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는 저명한 학자이자 발명가인 바르톨로메우 신부가 나타나고, 하프시코드를 훌륭하게 연주하는 유명 음악가 스카르라티는 거의 유일하게 파사롤라(포르투갈어로 ‘큰 새’를 뜻함)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는다.
바르톨로메우 신부는 자유를 위해 파사롤라에 몰두하고, 발타자르와 블리문다는 이를 돕는다. 주앙 5세의 딸을 가르치기 위해 리스본으로 왔던 스카르라티는 하프시코드의 연주방법을 전수하는 것보다 바르톨로메우 신부의 비행을 위한 계획에 훨씬 더 흥미를 느낀다. 마침내 그들은 신부의 지시에 따라 파사롤라를 완성하고, 자유를 찾기 위해 그것을 타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신부는 파사롤라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인간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블리문다는 그녀의 신비한 힘으로 ‘인간의 의지’를 끌어 모으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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