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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그림책

고마워요, 그림책

: 삶과 그림책 깊이 읽기

리뷰 총점9.5 리뷰 13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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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에세이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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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48g | 140*200*13mm
ISBN13 9791186452783
ISBN10 118645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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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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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에서 하늘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선 어디서나 지평선이 보였고, 하늘은 엄청나게 넓었다. 무엇보다 구름의 형태가 다양하고 아름다워서 하늘만 보고 살아도 좋겠다고 여겼다. 제주에 내려와서 본 하늘은 몽골의 하늘과 닮았다. 오랫동안 제주에서 살았고, 방학 때마다 제주에 왔지만 하늘을 제대로 보면서 아름답다고 여겼던 적이 없었다. 수평선 위로 펼쳐진 제주의 하늘은 몽골 하늘만큼이나 넓고 아름다웠다. 마치 그림책 《온 세상을 노래해》의 표지와 닮았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지인의 추천 덕분이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지 크게 와닿지가 않아서 ‘그녀와 내가취향이 이렇게 다른가?’라고 생각했다. 몇 년 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다시 읽게 됐다. 보통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 글을 지우고 그림을 먼저 보게 하고, 그 뒤에 글과 함께 본다. 아이들에게 글이 아닌 그림을 먼저 보게 하기 위해서다. 그림만을 감상하는 아이들을 통해 이 그림책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여러 차례 보게 되자 그림책이 온전히 다가왔다.


누군가 내게 ‘숲에 관한 그림책 중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바로 이 책을 꼽는다. 《나무의 아기들》, 이 책은 내게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풀과 나무의 열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나와 같은 놀람과 감탄을 표현할 것이다.
이 책은 씨앗과 열매 이야기다. 나는 몇 년 동안 수목원에서 숲해설을 했기 때문에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분노와 안타까움이 먼저 들었다. 책에 내용이 부족하거나 잘못됐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든 게 아니다. 내가 그토록 숲을 다니면서 줄곧 열매와 씨앗을 보았건만 나는 왜 이런 책을 만들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질투는 금세 이렇게 멋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작가에 대한 존경으로 바뀌었다.
(중략)
이 책의 마지막 역시 환상적이다. ‘모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글과 함께 씨앗들의 여행이 끝난 숲에 한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어린 식물의 줄기를 들여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작가가 동일본대지진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인간 삶의 순환을 보여 주면서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숲속 열매 아기들을 연결해서 우리가 숲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고, 관찰하고 사랑하기를 바란다고
짐작해 봤다.


그림책 《어느 개 이야기》는 떠난 나의 반려견을 생각나게 하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표지에 뒤돌아서서 누군가를 응시하는, 사랑하는 반려인을 기다리는 개의 모습에서 절실함이 느껴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읽는 독자를 마음 아프게 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버려지는 개, 그리고 그 차를 맹렬히 뒤쫓지만 차는 멈추지 않고 저 멀리 사라져 간다. 교차로에서 멈춰 선 개는 차가 어디로 갔는지 냄새를 맡아 보지만 찾을 길이 없다. 개는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자동차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고, 낯선 곳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금세 쫓겨난다. 방황하는 개의 모습,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개의 모습 등이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작가는 배경 없이 흑색 연필로만 개의 형태를 그렸다. 빠르게 그린 선은 개의 모습을 세세하게 보여 주기보다는 움직임을 통해서 개의 슬픔과 외로움, 혼란, 아픈 정서를 읽어 나갈 수 있게 한다.텅 빈 도로 위 개의 모습이나 하늘을 보는 모습은 빈 공간이 있어 주인공 개의 슬픔과 외로움을 더욱 배가시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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