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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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23쪽 | 726g | 153*225*30mm |
ISBN13 | 9788972917564 |
ISBN10 | 8972917567 |
출간일 | 2021년 1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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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23쪽 | 726g | 153*225*30mm |
ISBN13 | 9788972917564 |
ISBN10 | 8972917567 |
인류를 굶주림과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서 화려한 화학의 시대를 연 위대한 화학자들과 의도치 않은 재앙으로 이어진 그들의 업적의 이면을 선명하게 포착하다 현대적인 쾌적한 삶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과학, 그중에서도 화학이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화학제품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혜택을 당연하게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는 아프면 손쉽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고,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용 제품을 이용해서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화학의 힘이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환경을 주제로 강의를 해온 저자 프랭크 A. 폰 히펠은 기원전 2700년부터 이어져온 화학의 역사를 살펴본다. 특히 저자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에서부터 기적의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광범위하게 대량으로 사용된 DDT를 소개하며 더불어 그것의 위험성을 경고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까지의 기간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인간의 어리석음, 편견, 노예제도, 학살, 인종 집단의 해체와 자연의 파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기근과 질병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아낸다. 과학자들의 노력은 엄청난 성과를 올렸지만 때로는 그들이 의도하지도 않았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재앙을 불러오기도 했다. 화학적 성공의 양면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독일이 개발한 독가스인 치클론이다. 사이안산 계열인 치클론 B는 이(louse)는 물론이고 이의 알까지도 한꺼번에 없애주었으므로 해충 방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해충을 없애주던 치클론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가스실의 가스로 악명을 떨쳤다. 한편 DDT는 기적의 살충제로서, 백화점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 인류를 괴롭히고, 농작물을 망치는 해충들을 곧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간의 기대와 달리, 곤충들은 곧 DDT에 대한 내성을 진화시켰고, 야생에 마구 뿌린 DDT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엄청난 역효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이 책은 화학의 역사와 20세기를 화학의 시대로 만든 위대한 화학자들의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또한 감염성 질병의 매개체와 메커니즘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연구실과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을 없애는 농약 살포 현장, 그리고 양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장소들은 화학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통합되어 화학이 가진 모순적이면서도 다층적인 실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서문 저자의 노트 제1부 기근 1 감자 잎마름병(1586-1883) 제2부 감염성 열병 2 습지열(기원전 2700-기원후 1902) 3 흑색 구토열(1793-1953) 4 감옥열(1489-1958) 5 흑사병(541-1922) 제3부 전쟁 6 전쟁용 합성 화학물질(기원전 423-기원후 1920) 7 치클론(1917-1947) 8 DDT(1939-1950) 9 I. G. 파르벤(1916-1959) 제4부 생태계 10 저항(1945-1962) 11 침묵의 봄(1962-1964) 12 경이와 겸손(1962-미래) 후기 감사의 글 인용 문헌 역자 후기 인명 색인 |
좀 혼란스럽다. ‘화려한 화학의 시대’라고 했는데, 한참을 읽어도 화학에 관한 얘기는 거의 없고 감염병에 관한 얘기다.
<제1부 기근>은 19세기 아일랜드를 완전히 집어삼켰던 감자 잎마름병에 관한 얘기다(그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와 잉글랜드의 관계에 관한 역사 이야기, 감자가 유럽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역사, 즉 유럽의 아메리카 점령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제2부 감염성 열병>에서는 여러 감염질환을 다룬다. 이른바 ‘습지열’이라 불렸던 말라리아, ‘흑색 구토열’이라 불렸던 황열(병), ‘감옥열’이라 불렸던 티푸스, 그리고 ‘흑사병’이라는 흉측한 이름이 더 대중적인 페스트. 이 네 가지 질병의 공통점이 있다. 병원체가 어떤 것은 원생동물(말라리아), 어떤 것은 세균(티푸스와 페스트), 또 어떤 것은 바이러스(황열병)로 서로 다르지만 모두 직접 사람에게 감염되는 게 아니라 매개체가 있다. 말라리아와 황열(병)은 모기, 티푸스와 페스트는 이(louse)다(물론 페스트는 쥐가 중간에 끼지만).
1부와 2부는 이런 인류를 괴롭힌 감염병(감자 잎마름병은 곰팡이에 의한 식물감염병이지만 결국 인류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이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그리고 그 감염병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쓰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는(책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화학’이라기보다는 ‘감염병’에 관한 내용이다.
이렇게 감염질환, 그것도 매개체에 의한 감염병에 대해 길게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화학이 그것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모기와 이와 같은 곤충을 박멸함으로써 인류를 질병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화학물질을 찾아 나섰고, 합성하고 효과를 시험했다. 결국은 찾아냈다. 인류는 무시무시한 감염병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화학물질들은 전쟁과 결합하기 시작한다. 전쟁 중에 정치인들과 군인들은 화학자들로 하여금(혹은 화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또 다른 도구를 만들어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절지동물을 죽이기 위한 물질이 조금만 변형하면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버 같은 뛰어난 화학자는 발벗고 나서서 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나치는 치클론을 유대인을 향해 마구 뿌려댔다. 이런 화학무기를 개발한 당사자들이 총으로 죽이는 것보다 화학무기가 더 인도적이라는 항변에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DDT를 개발하고, 실제 사용되게 된 것도 전쟁의 와중이었다. 너무나도 효과적인 이 약품은 개발된 지 불과 몇 년 만에 뮐러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었다. 사람들은 매개체에 의한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것을 기대했다. 전쟁 중에 인명을 살상하는 화학무기를 개발하던 회사들은 전쟁이 끝나자 그 물질을 농약으로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책의 <제3부 전쟁>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화학이 ‘화려한’ 활약을 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 화려한 활약을 하던 화학약품은 예상치 못한(물론 예상했던 이들도 있었다) 결과를 낳게 된다. 바로 생태계의 파괴였다. <제4부 생태계>는 그렇게 개발된 화학약품들이 생태계에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에 대한 얘기다. 이 얘기는 카슨의 《침묵의 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카슨이 DDT를 비롯한 농약의 피해를 맨 처음 인지한 인물은 아니다. 카슨은 1960년대까지 이뤄졌던, 그러나 파편적이었던 DDT의 파괴적인 효과를 일관적으로 파악했고, 그것을 지극히 문학적 필치로 경고했다. 그 책을 중심으로 찬성과 비판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상징이 되었고, 사람들은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부제대로 과학자들은(‘인간은’이라고 대체해도 그다지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근(감자 잎마름병으로 대표되는)과 질병(앞의 매개체에 의한 질병들이 그런 것들이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약을 개발했다. 그러나 그 약들로, 혹은 그런 약들을 바꾸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고, 또 자연과의 관계를 바꿔버렸다.
화학의 시대는 저물지 않았고, 그 화학의 시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직도 논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