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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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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86g | 130*210*20mm
ISBN13 9791186440735
ISBN10 118644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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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 에세이스트 임이랑 추천
‘자연 관찰 일기’의 정석, 황경택 작가 신작 에세이


“어느 식물이나 제 모습을 뽐낼 기회가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있다.” 『꽃을 기다리다』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를 쓴 황경택 작가의 신작 에세이. 자연 관찰의 고수인 그가 매일 걸어 다니는 동네의 자연을 일 년간 관찰하며 우리 식물과 주변 생태계가 가장 빛나 보이는 순간을 포착했다. 먼 겨울산에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1월부터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는 2월, 귀룽나무 새잎이 명도 높게 빛나는 3월, 앵두꽃이 피는 4월 초… 그리고 솔씨의 여행을 배웅하는 12월까지. 일 년 사계절의 변화를 멋지고도 깊이 있게 마주할 수 있도록 안내한 식물 달력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자기 집 문밖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 자연의 100가지 명장면이 흥미로운 관찰 일기와 함께 한 권에 담겼다. 새해,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친해지고 자연의 소리를 더 잘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이 책으로 시작해 보자.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을 내며_“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다” 9

1월
5일, 겨울산 14
6일, 중국단풍 열매 17
10일, 서양달맞이 로제트 19
19일, 박주가리 열매와 씨앗 21
23일, 최고령 참죽나무 24
25일, 상수리나무 도토리 27
31일, 겨울나무 30

2월
1일, 사철나무 34
5일, 하늘 나누기 36
12일, 까치 40
13일, 큰개불알풀 42
13일, 꿀벌 44
14일, 부부 느티나무 46
20일, 아까시나무 열매 48
22일, 벚나무 겨울눈 50
26일, 모란 싹 52
28일, 원추리 싹 54

3월
1일, 스트로브잣나무 57
4일, 매화 60
5일, 갯버들 62
6일, 버드나무 65
6일, 복수초 68
9일, 동백 71
14일, 산수유 74
17일, 귀룽나무 새잎 76
19일, 회양목 78
24일, 백목련 79
29일, 서양민들레 82
29일, 벚꽃 85

4월
3일, 앵두꽃 88
6일, 라일락 90
6일, 비비추 싹 92
9일, 담쟁이덩굴 94
9일, 도토리 싹 96
9일, 진달래 99
13일, 봄 단풍 101
22일, 등꽃 104
27일, 졸참나무 새 줄기 106

5월
4일, 모란꽃 109
5일, 민들레 씨앗 112
8일, 개양귀비 114
10일, 토끼풀 117
18일, 아까시나무 꽃 120
30일, 앵두 122

6월
2일, 낙과 126
4일, 붓꽃 128
7일, 개망초 131
8일, 소나무 열매 133
11일, 태산목 136
20일, 졸참나무 여름잎 139
24일, 제비꽃 씨앗 141

7월
5일, 칡 잎 145
7일, 벚나무 잎 147
8일, 강아지풀 149
8일, 이끼 152
12일, 능소화 155
19일, 매미 허물 158
20일, 바랭이 161
20일, 오동나무 잎 163
27일, 질경이 166
31일, 도토리거위벌레 흔적 169
31일, 바람이 심은 식물 172

8월
1일, 봉숭아 175
5일, 열매의 계절 178
11일, 박주가리 꽃 180
16일, 칡꽃 182
20일, 칠엽수 열매 184
27일, 지의류 188

9월
1일, 담쟁이 잎 192
4일, 배롱나무 194
15일, 채송화 197
21일, 버섯 200
23일, 청설모의 흔적 203
24일, 가죽나무 열매 205
30일, 은행잎 208

10월
1일, 사과 211
2일, 개나리 열매 214
3일, 솔방울 습도계 216
4일, 은행 218
6일, 코스모스 220
10일, 마가목 열매 223
16일, 새똥 226
18일, 괭이밥 228
19일, 명아주 230
19일, 복자기 열매 233
27일, 감 235
30일, 산철쭉 238

11월
2일, 느티나무 열매 242
4일, 모과 245
5일, 단풍 248
6일, 낙엽 251
16일, 나무의 상처 253
30일, 목련 겨울눈 256

12월
5일, 솔씨의 여행 259
7일, 까마중 열매 262
8일, 갈참나무 잎 264
9일, 수피 267
20일, 메타세콰이아 270
28일, 마른 풀 274
30일, 버즘나무 잎 278

책을 마치며_자연 관찰자, 황경택의 시간 282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쩌다 보니 근 20년간 자연 관찰이 본업인가 싶게 많은 작업을 해왔다. 관찰이 일이자 일상적인 습관이다 보니 그만큼의 시간이 기록으로 쌓였다. 서울 집과 전주 집에 우리 자연을 담은 노트와 스케치북 살림이 한가득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사계절에 자연이라고 뭐 새로울 게 있겠나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의 생이 그렇듯, 살아 있음은 매일이 기적 같고 지켜보면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 p.10, 「서문」 중에서

1월 5일. 겨울산
겨울산을 보면 커다란 짐승이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날이 좀 더 따듯해지면 깨어날 거대한 생명의 기운이 먼 거리에서도 느껴진다.
--- p.15

2월 12일, 까치
설날에 차례를 지내고 잠시 짬을 내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까치가 둥지를 짓겠다고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간다. ‘아니, 벌써 집을 짓나?’
--- p.40

3월 17일, 귀룽나무 새잎
사람마다 봄이 온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 다 다를 텐데, 내 경우엔 꽃으로는 산수유나 생강나무의 노란 빛을 볼 때, 잎으로는 귀룽나무와 라일락의 연둣빛을 볼 때다.
--- p.76

3월 29일, 벚꽃
벚꽃은 왜 이렇게 짧은 시기에 한꺼번에 피어나 화려함을 과시하는 걸까? 그 모습에 우리만 설레는 게 아니라 곤충도 설레기 때문이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주변에 사는 곤충들이 온통 벚나무에 정신이 팔린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꽃가루받이 확률을 엄청 높일 수 있다.
--- p.86

4월 3일, 앵두꽃
이 시기는 앵두꽃이 눈에 잘 띌 때다. 어느 식물이나 제 모습을 뽐낼 기회가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있는데 앵두는 그게 오늘인가 보다.
--- p.89

4월 9일, 담쟁이덩굴
담쟁이덩굴은 개구리 발처럼 생긴 뿌리가 나와서 조금씩, 조금씩 담을 타며 뻗어간다. 새봄에 또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해, 담쟁이가 싹을 냈다. 빨간 새싹이 어긋나기로 나온다.
--- p.95

4월 13일, 봄 단풍
벚꽃이 필 무렵 숲엔 봄 단풍이 온다. 가을 단풍보다 아름답기까지 하다. 멀찍이서도 어떤 나무인지 다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뚜렷하게 다른 빛깔을 뽐낸다. --- p.101

4월 27일, 졸참나무 새 가지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계절이 정말 바쁘다. 나무가 새 줄기를 내고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때를 놓치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한 성장기를 놓치는 것과 비슷하다.
--- p.107

5월 10일, 토끼풀
신기하게도 토끼풀 꽃은 꽃가루받이가 되면 고개가 축 처지면서 시든다. ‘나는 이미 수정을 마쳤다’는 사실을 곤충들에게 알려 다른 꽃송이로 보내려는 의도 같다.
--- p.119

6월 24일, 제비꽃 씨앗
이 시기에 딱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재밌는 순간이 있다. 제비꽃 씨앗이 번식하는 장면이다.
--- p.142

7월 8일, 강아지풀
흔히 꽃이라고 하면 화려한 색깔을 떠올리는데, 사람들이 꽃인 줄 몰라 그렇지 녹색 꽃도 의외로 많다. 강아지풀처럼 주로 벼과에 속하는 풀들이 대표적이다.
--- p.150

7월 12일, 능소화
햇볕이 쨍쨍한 한여름에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인가?’ 하고 툭 튀어나오는 정열의 꽃. 숨 쉬기도 힘들 것 같은 무더위 속에서 꽃을 피워 내다니 대단한 식물이다.
--- p.156

7월 20일, 오동나무 잎
집을 나서서 전철역으로 내려가는 길에 갑자기 시원해진다. 나무 한 그루가 넓은 잎으로 한여름 햇살을 막아주고 있다. 잎이 엄청 크다. 오동나무다.
--- p.163

8월 1일, 봉숭아
“나 인생 길게 봐~.” 고향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다 현재 상황의 미약함을 안타까워하면 저렇게 툭 던지며 웃곤 했다. 봉숭아야말로 인생 길게 보는 친구다.
--- p.176

8월 20일, 칠엽수 열매
생긴 건 밤 같은데 밤보다 한참 먼저 익어서 떨어진다. 칠엽수 열매다.
--- p.184

9월 4일, 배롱나무 꽃
이름처럼 정말 100일 동안 꽃이 필까? 집 앞에 배롱나무가 한 그루 있어서 지켜보니 7월 초에 첫 꽃이 핀 후 10월 중순까지 110일 가량 꽃을 볼 수 있었다. 한 송이씩 번갈아 가며 오래도록 핀다.
--- p.195

10월 4일, 은행
슬슬 은행 열매들이 익어 떨어지는 계절이다. 땅에 떨어진 은행 열매에서 냄새가 난다고 자기 발에 밟힐까 봐 피해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알고 보면 은행나무는 수억 년 전부터 그 모습을 지켜온 놀라운 식물이다.
--- p.218

10월 10일, 마가목 열매
열매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깔이 빨간색이다. 다른 색 열매도 많은데 왠지 열매는 빨갛게 익는 게 가장 자연스러워 보인다.

10월 19일, 명아주
명아주가 가을을 맞아 잎에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단풍은 나무에만 드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면 풀도 식물이니 단풍이 드는 게 맞다. 광합성을 멈춘 잎들에 단풍이 든다.

11월 2일, 느티나무 열매
늦가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느티나무 밑에 서 있으면, 나무에서 하나둘씩 떨어져 뱅그르르 돌며 날아가는 가지들을 볼 수 있다.
--- p.223

11월 30일, 목련 겨울눈
백목련 겨울눈은 털옷을 입고 있다. 옷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지 않고 통으로 전체를 감싼 형태다. 봄이 되면 한 번에 옷을 벗을 것 같지만 사실은 이미 얇은 옷 하나를 벗은 상태다.
--- p.257

12월 5일, 솔씨의 여행
우리 자연에서 놓치지 말고 봐야 할 명장면이 많은데 그중에도 어느 한 순간을 붙잡아서 봐야 할 것이 있다.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면 훨씬 좋은 어느 순간들! 솔방울에서 솔씨가 빠져나오는 순간이 그렇다.
--- p.259

12월 9일, 수피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나무 수형이 더 잘 보이고 겨울눈도 잎이 진 뒤에야 선명히 보인다. 수피樹皮(나무껍질)에도 이제야 눈길이 간다.
--- p.26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다.”

자연 관찰자 황경택이 마음으로 그려서 엮은 식물 달력
놓치지 말아야 할 우리 자연 속 명장면 100


『꽃을 기다리다』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의 저자 황경택이 내놓은 또 하나의 자연일기 수작. 자연 관찰의 고수인 그가 우리 자연에서 찾아낸 100가지 명장면을 담았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펼치고 시련을 견디고 씨앗을 뿌리며 한 시절을 장엄하게 마감하는 식물과 숲 생태계를 1년의 시간 단위로 추적해 모은 결과물이다. 화려하기보다 수수하고, 알고 보면 너무도 일상적인 풍경이어서 더욱 감명을 받게 되는 자연의 맨얼굴. 뿌리 내린 자리마다에서 매일 일어나는 식물들의 생명 활동을 지켜보면서 작가는 어느덧 초가을 단풍잎처럼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생의 의미를 반추한다. 뜨거운 초록의 계절을 지나 인생의 가을평야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자연 에세이. 소박하고 지혜로운 식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도 풀처럼 나무처럼 의연하게 늙어갈 수 있기를 작가는 소망하고 있다.


자연 관찰에 진심인 사람

황경택은 자연 관찰 전문가다. 2003년부터 숲 현장에서 활동한 생태 교육가로, 오늘날 전국에서 활동하는 숲해설가들 중에 그의 수업을 받지 않은 이가 없다 할 정도다. 1972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 들판을 제 집 마당처럼 쏘다니던 야생 소년으로 자라 대학 졸업 후 만화가가 되었다. 만화를 그리며 숲 생태계와 작은 동식물의 삶에 더 깊이 천착하다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생태 교육의 필요성에 눈 뜨게 된다. 그래서 당시 막 출범한 사단법인 숲연구소에 들어가 국내에 전무하다시피 했던 창작 생태놀이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숲해설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가로 활동한다. 자연과 깊숙이 교감한 어린 시절, 만화로 다져진 창작력, 남다른 관찰력, 그리고 그림, 공작, 극놀이 등 다양한 표현에 능숙했던 예술가적 기질 덕분에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았고, 그와 관련해 20여 종의 책을 썼다.


식물 드로잉 에세이의 문을 열다

일찍부터 생태 교육가의 길을 걸은 황경택의 삶은 일상이 늘 자연과 함께였다. 자연 관찰이 직업이자 삶이 된 그에겐 꽃 피고 잎 지는 모든 계절, 모든 현장이 창작실이며 교육의 장소였다. 일 년에 꽃 피고 열매 맺는 대부분의 날이 교육 일정으로 채워졌지만 사람들을 만나 교육하지 않는 날에도 그는 항상 가방에 스케치북과 펜, 간단한 수채화 도구를 넣고 다니며 눈앞의 자연을 관찰하고 그렸다. ‘그림이 곧 관찰’이라며 깊이, 오래, 여러 번 들여다보기를 권하는 그의 말에 이끌려 생태 드로잉에 입문한 이들도 많았다.

그림은 자연과 함께 그의 삶을 관통해 온 주제이자 태도다. 그는 그리기를 통해 자연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였고, 자연이 그의 눈앞에 열어 보인 눈부신 생태 활동들 덕분에 그의 그림은 사진보다 생생하고 신비한 이야기로 가득한 작품이 되어 갔다. 드로잉을 통해 자연을 관찰하고 사유하는 방법을 보여 주었던 전작 『꽃을 기다리다』(2017)와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2015)는 국내에 없던 식물 드로잉 에세이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에 전문 세밀화가부터 아마추어 생활창작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 드로잉 에세이의 출간으로 이어지는 물꼬를 텄다.


그리면서 찾아낸 우리 자연 속 명장면

드로잉 에세이로는 그의 세 번째 작품인 이번 책은 관찰의 고수인 그가 우리 자연에서 찾아낸 100가지 명장면을 시간의 순서로 담고 있다. 1월 5일, 커다란 짐승처럼 몸을 웅크린 겨울산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새봄이 오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는 사계절의 변화는 물론이고, 겨울눈, 나무의 상처, 씨앗의 산포, 꽃과 잎 모양에 새겨진 전략, 동물의 흔적, 나무 수형과 수피 관찰법 등 우리 주변의 익숙한 자연을 좀 더 깊숙이, 작은 생태계를 여행하듯 즐겁게 감상하는 방법을 펼쳐 보인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면서 생기는 계절의 변화를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고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익숙한 자연 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며 “봄이 왔구나.” “여름이 무르익었구나.” “가을이 오고 있구나.” 하고 감지하는 순간이 저마다 있다. 저자에게 봄은 귀룽나무의 명도 높은 새잎과 함께 오고, 4월 나무들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깊어지고, 여름에는 꼭 놓치지 않고 보는 꽃이 있으며, 가을 단풍의 색감과 농도를 감상하다가 겨울을 맞는다. 무엇보다 작가는 겨울나무의 성성한 멋을 즐길 줄 안다. 그래서 그에겐 모든 계절이 자연 관찰하기 좋은 날이다. 달력 없이도 꽉 찬 하루하루가 된다.

황경택의 그림은 일종의 식물 해부도 같기도 하고, 우리 자연의 깊은 곳으로 이끄는 안내도면 같다. 글과 함께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의 숲 사용설명서와 같은 친절함도 엿볼 수 있다. 그림의 모든 요소가 그가 직접 자연 속에서 관찰한 생태 정보여서 그 옆에 붙은 작은 메모, 날짜, 장소들까지 더불어 의미가 크다. 그가 그린 식물 그림을 그냥 예쁘다고만 감상할 수 없는 이유다.


100가지 자연의 시간에서 나를 만나다

그런데, 아무리 아름다운 사계절을 품은 우리나라 자연이라고 해도 1년마다 돌아오는 풍경은 비슷하지 않을까? 이미 20여 년째 자연 드로잉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그에게 ‘1년의 명장면’을 찾아내는 일이 과연 새로운 일이었을까? 저자는 서문을 통해 “우리의 생이 그렇듯, 살아 있음은 매일이 기적 같고 지켜보면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다.”고 말한다.

관찰자의 조건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자연이 가진 마법 같은 힘이다. 황경택은 그가 청년기부터 오래 살아온 서울의 남산 아랫동네, 그리고 전북 전주와 임실 고향집을 주로 오가며 이 책을 썼다. 늘 걸어 다니는 길에서 자연과 눈 맞춰 대화하는 법을 몸에 새겨온 그다운 창작법이다. 또한 이번 책엔 자연뿐 아니라 그 앞에 마주 선 존재, 작가의 시선과 사유가 더 또렷이 잡힌다. ‘사는 게 뭔가’ 자꾸 되새겨 보게 되는 어느덧 오십 나이. 많다면 많고, 끝을 내다보자면 아직도 먼 인생의 중간쯤에서 자연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구하고자 애쓰는 작가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요즘 일상생활에서 자연을 찾아 즐기는 이가 많고, 그림을 그리는 이도 많아졌다. 그러나 즐기는 것을 넘어 그것을 삶의 태도로 깊숙이 받아들이고 통찰의 미를 보여주는 작가는 귀하다. 시선을 인간 사회보다 큰 자연 세상에 두고 그 안에 함께 사는 작은 생명들이 저마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어떻게 삶을 펼치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는지 그 기적 같은 하루하루를 지켜보면서 지혜를 구하고 슬기를 배우는 삶! 그것이 천생 자연주의자로 자기 삶을 펼쳐온 작가 황경택이 언제나 독자와 나누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평소 식물세밀화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그러면 나는 매일 주변의 식물을 관찰하고, 나만의 식물 관찰 일기를 쓰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야말로 내가 생각해 온 모범적인 식물 관찰 일기가 아닐까 싶다.
황경택 작가만의 시선과 기록 형식이 있다. 그는 세밀하고 날카롭게 관찰하면서도 모든 연령과 층위를 아우르는 편안한 문체와 그림으로 관찰의 결과를 전한다. 나는 그의 포용력을 좋아한다. 멸종위기식물이든 아파트 단지의 흔한 스트로브잣나무든 가리지 않고 소중히 관찰하는 마음, 지나가는 누구든 불러 세워 제비꽃 씨앗을 보여줄 것만 같은 너그러움이 그의 기록에 담겨 있다. 포용은 곧 자연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지나는 화단의 풀과 나무를 유심히 보게 만드는 산책 안내서이자, 누군가 쓰게 될 자연 관찰 일기의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식물의 책』 『식물과 나』 저자)

흘러가는 계절의 변화는 누구에게나 떼려야 뗄 수 없도록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오직 꽃과 열매를 피우기 위해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떨어진 낙엽과 얼어붙은 겨울의 아름다움도 놓치지 말자 다독이는 저자의 문장이 차분하게 나의 마음에 내려앉는다.
매연투성이 도로,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공과금 정산일처럼 일상적으로 마음을 무겁게 하고 발걸음을 느려지게 만드는 각자의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광활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 비로소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이 책에선 그런 감정이 잘 만져진다.
저자의 시선과 감상을 따라 생각의 방향을 조금 기울이고 나서야 보이는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를 천천히 음미한다. 겨울에서 시작해서 다음 번 겨울로 끝이 나는 조용하지만 위대한 자연의 드라마에 몸을 맡기고, 자연이 건네는 다정한 안내에 귀 기울이며 또 한 계절을 살아가자.
- 임이랑 (에세이스트, 『아무튼, 식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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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이 |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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