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1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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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06g | 135*200*20mm |
ISBN13 | 9788925579252 |
ISBN10 | 8925579251 |
발행일 | 2021년 11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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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06g | 135*200*20mm |
ISBN13 | 9788925579252 |
ISBN10 | 8925579251 |
들어가기 전에(신은희)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다시 펴내며 1부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들어가는 글 1장_ 고통이 내게 알려 준 것들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다 | 결국, 죽음을 생각하다 | ‘정말 죽고 싶다’는 말의 의미 | 통증은 피할 수 없지만, 절망은 선택할 수 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누가 진짜 전문가인가 2장_ 남에게 해 주었던 이야기, 이제는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타인의 이야기가 가르쳐 준 것들 | 불안할수록 원래 계획대로 | ‘왜’에서 ‘어떻게’로 |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 행복의 시뮬레이션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자살을 하면 안 되는 이유 3장_ 희망과 함께 가라 스톡데일 패러독스 | 신념: 나아질 것을 믿으며 오늘을 산다 | 현실 직시: 답이 없음이 답일 때 | 인내: 한계를 인정하면서 한계를 넓히기 | 지금 그리고 여기: 미래와의 관계 형성하기 | 희망에게 시간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4장_ 오늘 이 순간을 살기 위하여 YOLO! 1년 차의 마음 가져보기 | 잘잘못 따지지 않기 | 가족을 웃게 만들기 | 팬으로 살아가기 | 도움을 줌으로써 도움받기 한 번 더 생각해 보기_ 고통을 겪는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 마치는 글Ⅰ 마치는 글Ⅱ 2부_ 희망의 근거 끝나기 전까지는 | 변화의 가능성 | 지독한 불행 앞에서 | 유일한 해답 | 늦게 피는 꽃 | 쓸데없는 생각 | 보고 듣고 말하기 | 조금 더 큰, 조금 더 예쁜 상자 추모의 글(백종우)_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던 친구를 그리며 부록_ 보고 듣고 말하기 |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임세원 저
저자는 몇년간 지속된 척추질환의 극심한 고통을 조금씩 이겨내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던 2018년 12월의 마지막날 예약 없이 불쑥 병원을 찾아온 조현병 환자를 위해 끝까지 남아 진료하려다 그 환자에 의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저자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의 개정증보판
저자의 미공개 원고들과 저자가 공동 개발한 '보고 듣고 말하기'의 요약본이 추가되었다.
허리 수술 후에도 지속된 만성 통증으로 우울증을 경험한 후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살아야하는 '희망의 근거' 인 자신을 찾아주고자, 우울증을 앓고 힘들어한 시간, 그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들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저자는 불안과 두려움,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불행한 현실을 시작으로 절망, 암담한 미래만이 상상되는 지금의 자리에서 한걸음 한걸음씩 빠져나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과거는 과거일뿐 그래서 인생의 한번뿐인 "오늘"을 살아가라고 당부한다.
환자 한명 한명의 생명을 살리고 각자의 소중한 삶을 포기 하지 않도록 온 마음으로 진료하고 책을 통해서 오늘이 힘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자 애쓰는 저자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못내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 벌써 만3주기가 되어간다. 저자의 진심은 살아생전 치료한 환자분들과 그 보호자들, 그리고 저자를 아는 모든 사람들, 책을 통해 만난 독자들의 마음속 깊숙이 전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덕분에 그들은 저자가 그토록 당부하던 "오늘"을 잘 살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저자의 말처럼 "희망의 근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죽음이나 세상이 절망스럽게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 ‘마음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쉽게 치료와 지원을 받는 사회’를 꿈꾸던, 유지로 남긴 임세원 교수의 있어서는 안 될 사고사가 그렇다.
나는 사고사라고 밖에 말할 수 없지만, 세간에 알려진 바로는, 가장 잘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설명은 ‘2018년 12월 31일, 자신의 환자에게 찔려 진료실에서 사망한 정신과 의사’일 것이다. 그분의 미공개 원고가 책이 되어 내게 선물로 도착했다.
우울하고 싶은 사람도, 죽고 싶은 사람도 없으며, 자신의 일은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라 믿은 의사였다. 우울증의 희망의 상실로 인해 생긴다고 확신하였다. 책을 읽으면 그가 전력으로 돕고 최선을 다해 버틴 것이 느껴진다.
“나는 종종 내가 지금 피라미드를 쌓아 올리는 일꾼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매일 내가 하는 ‘행동’들이 돌멩이를 하나씩 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돌멩이들이 모여 어느 날 위대한 피라미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자신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으며, 지독한 고통이었다. 진단도 치료법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후에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 했고, 당연히 계획한 적도 없는 병.
불안해도 계획을 새롭게 세우고, 버팀목이 될 근거를 가진 희망을 찾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 포기해선 안 된다. 그래야만 정말로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조차 마침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단지 내 인생의 작은 조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세원 교수는 도움을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라 믿었고, 마지막 환자에게까지 늘 진심이었다. 불행하다고 억울하다고 슬프다고 생각한 것들이 읽으면서 흩어져간다.
“나의 선의가 타인의 선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그 결과 타인의 선함을 경험하면서, 나의 모난 모습이 조금씩 누그러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죽음이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홀가분한 일일 거란 생각도 한다. 모든 걱정과 애씀이 다 사라지고 온 세상과의 인연이 끊어지는 순간이다.
노력하는 일이 끔찍하고 사람들도 참 미울 때도 있다. 뭐 하러 애를 쓰나 싶은 때도... 안달복달하던 것들이 뭐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도...
그래도 이렇게 애쓴 분의 삶과 유지까지 읽었으니 다시 생각을 다잡는다. 그리고 연말 한정 특권을 누리며 마음껏 기대하고 바란다. 2022년이 모두에게 덜 힘든 더 안온한 시간이길.
뒤늦게 만난 임세원 교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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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있는 환자분들이 자신의 병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길
내가 가르쳐야 하는 의과대학 학생들과 전공의 선생님들이 좋은 의사로 성장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게 되길
나의 부모님과 가족들이 건강하길
나의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나에게 남다른 기억으로 남은 환자들은 퇴원할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놓은 작은 상자도 어느새 가득 찼다. 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미공개 원고 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살인 사건」 2018년 12월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양극성 장애(조울증)로 외래 진료를 보러온 30대 남성에 의해 수차례 흉부를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다. 성균관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세원 교수는 해당 남성을 외래 진료를 하던 도중 흉기로 위협당하게 되고, 진료실을 뛰쳐나와 간호사들에게 도망치라고 말한다. 임세원 교수는 진료 예약 없이 당일 접수로 찾아온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료를 수락했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다. 또한, 간호사 및 근처 의료진들의 대피 지시를 하느라 주춤하였고, 이 과정에서 넘어진 것이 화가 되었다. 범인 ‘박모’는 대법원에서 겨우 징역 25년이 확정되었을 뿐이다.
임세원(1971년~2018년, 47세) 임세원 교수는 주변의 의료진을 대피 지시하느라 피난 구역에서 나왔다가 범인에게 살해됐기에 의사상자 지정 요구가 있었으나, 2019년 보건복지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20년 9월 10일 서울행정법원은 유족의 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의 행정가들은 군이고, 행정기관이든 어떻게 이렇게 판박이 같은지 모르겠다. 그러한 사람들만 공무원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2016년 생전에 출간한 책에, 교수의 미공개 원고와 공동 개발한 ‘보고 듣고 말하기’의 요약본을 실은 개정증보판이다. ‘보고 듣고 말하기’의 핵심은 자살을 예방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교수는 책을 통해서 환자들이 ‘죽고 싶다’라고 말하면,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으신 거잖아요’라며 상담을 이어간다. 듣기 좋은 말도 수백 번 들으면 듣기 싫어진다고 한다. 교통사고나 화재를 당한 환자들의 모습은 정말 처참하다. 이들을 응급실에서 맞이해야 하는 의사들의 트라우마는 정말 심각하다고 한다. 실제 14% 정도의 의사가 우울감과 스트레스로 의사직을 포기한다고 한다. 저자는 20년 동안 싫은 말이 아니라, ‘죽고 싶다’라는 말을 매일 들어왔다.
“하지만 어느 날…. 느닷없이 통증이 시작되고 뒤이어 우울증까지 심해지자. 나 역시, 죽고 싶어졌다.” 환자를 돌보며, 자신 또한 극단의 생각을 하면서 ‘막연한 희망’이 아닌 ‘근거 있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막연하게 감성적으로 위로와 배려를 한다고 하여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막연한 것은 추상적이고, 근거 있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뇌? 심장? 영혼? 마음을 다치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추상적인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임세원 교수는 본인 또한 자살에 충동을 느껴봤고, 극복과 상담의 과정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다. 2018년 그해는 교수의 이런 연구실적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였고, 환자들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쳐 흐를 때였다. 20년간 환자들을 치료하며 ‘좌충우돌’하였지만 “내가 모르면 그것에 대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자부할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 책을 출간하고 환자를 돌보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통증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타인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타인의 병을 가져와야만 하는 것일까?’
“보통 사람의 정신력은 그리 강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적당한 수준의 사기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나쁜 사건, 특히 답이 없는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런 긍정적인 경험조차 중단하는 것이다.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소소한 활동을 말이다.” 「p.141」 친구와 수다 떨기,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아하는 팀 스포츠 경기 보기 이러한 것들이 사람을 살게 하는 일상의 경험인 것이다. 물방울이 모여야 비가 된다. 일상의 긍정적인 삶이 모여서 인생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