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뇌 발달, 소근육 발달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3~5세나뭇잎, 꽃, 나뭇가지, 돌멩이, 휴지심, 달걀판, 뽁뽁이, 재활용 상자 등자연미술놀이로 아이의 성장 발달과 아름다운 추억 모두 꽉 잡아 보세요!팬데믹으로 여행, 캠핑, 키즈카페도 못 가고, 아이는 심심하다고 날뛰고…엄마의 멘붕을 잡아줄 ‘자연미술놀이’ 만렙 아이템! 시간 순삭, 아이의 몰입력 최고!필자는 아이를 낳은 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고 낯설었다. 또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적응이 필요했다. 마음만은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지만, 예민함을 타고난 아이의 쉽지 않은 육아는 매 순간 큰 벽처럼 느껴졌다. 모든 순간들이 처음인 초보 엄마라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이었고, 꼬리의 꼬리를 무는 고민들은 마치 정답을 알 수 없는 숙제와 같아 잘해내려고 답을 찾으면 찾을수록 넘쳐나는 정보들에 휘둘리는 자신만 덩그러니 홀로 남았다. 아이에게 조금도 도움이 안 되는 엄마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육아에 대한 자신감마저 점점 잃어갔다. 엄마가 되어가는 시간은 필자가 지금까지 쌓아온 무언가들이 하나도 소용없어지고, 자신을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불안하기까지 했다. 필자는 힘든 육아로 자존감이 바닥을 쳤기에 하루 종일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문화센터였다. 아이와 함께하는 문화센터는 작은 오아시스 같았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았고, 또래 아이들을 보며 내 아이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예민하다고만 여겼던 아이는 생각보다 호기심이 강하고, 집중력도 좋고, 인지가 빨라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느라 예민함이 드러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우는 데만 급급해서 아이를 키우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한편으로는 엄마인 자신이 노력하면 우리의 생활이 조금은 달라질 거라는 믿음도 생겨났다.그렇게 용기를 내어 다른 수업들을 늘려갔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수업을 익혀보니 수업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진행 방식들에 대한 감이 생겨났고, 아이의 성향에 맞는 수업이나 재료들을 알 수 있었다. 그건 필자 자신에게도 중요한 공부가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아이가 지금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날이 있었는데,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강요하는 수업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수업에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나 아이 할 거 없이, 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역량이나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그렇다면 과연 필자 자신은 어떨까? 오랜 시간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도 있지만,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와 엄마가, 우리가 함께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바꿔보니 가슴이 뜨겁게 벅차올랐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절대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매일이 숙제같이 여겨졌지만, 스스로 숙제를 내고 직접 풀어가는 일이라고 완전히 바꿔서 생각해보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 누구보다 엄마가 잘 알았고, 아이가 싫어하는 것 역시 누구보다 엄마가 잘 알았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그건 그 어떤 선생님도 가질 수 없는 엄마의 장점이었다. 아이가 조금 못해도, 엄마는 그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아이가 잘 해낸다면, 엄마는 아이의 성장을 누구보다 기뻐할 테니까. 그렇게 해서 필자는 엄마표 놀이를 시작하게 되었다.하루하루 ‘오늘은 무슨 놀이를 할까?’는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매일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도 있었지만 반응이 시큰둥한 놀이도 있고, 아이가 너무 좋아한 나머지 엄마의 청소가 버거운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시간들은 엄마표를 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순간들이었다. 아이가 어떤 촉감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놀이를 풀어나가는지, 어떤 색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엄마표 놀이를 하지 않았다면 아이가 성장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아이 혹은 선생님 등을 통해서 아이의 성향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엄마표 미술놀이 덕분에 이런 아이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전해 듣지 않고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며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다.아이가 좋아하는 걸 더 해줄 수도 있고, 아이가 싫어하는 게 있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다. 라온이처럼 촉감이 예민한 아이는, 좋아하는 재료부터 시작해 촉감 민감도를 낮추고, 다양한 재료들을 접하며 다양한 자극을 도와 트라우마를 완화시켜줄 수도 있다. 우린 엄마니까.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함께 도우며 천천히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해줄 수 있는 아이의 편이니까. 그렇게 필자는 작은 놀이부터 시작해, 큰 놀이로, 좋아하는 재료부터 시작해 싫어하는 재료들로 다양한 재료들을 아이에게 주었다. 아이가 마음 편하게 모든 것을 누리는 시간이 되어주길 바랐다. 계절이 바뀌면 계절을 느꼈고 함께하는 모든 것들을 즐겁게 여길 수 있길 바랐다.무엇보다 좋은 건, 이 모든 시간은 우리에게 추억이라는 사실이다. 해가 지나고 어느새 아이와 놀이한 지 4년차가 되었다. 수백 개의 놀이를 하는 동안 아이와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많은 교감을 나눴고, 아이도 그 시간을 잊지 않았는지 비슷한 놀이를 하면 그날들을 떠올려 추억을 이야기한다. 모든 놀이는 아이를 향해 있고, 그래서 언제나 놀이의 영감은 아이에게서 비롯된다. 아이를 위한 놀이가 되고, 아이와 함께 나누며 아이의 성장에 매일 설레고 감동스럽다. 그렇게 아이와 보내는 매일은, 누구보다 반짝이는 아이를 더 잘 알게 되는 날들이었다. 나는 그 순간들을 기록하며, 이 시간들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자양분이 되어 아이가 거닐게 될 앞으로의 모든 길에 꽃으로 피어나길 바란다.놀이를 꼭 해야 엄마의 의무를 다하는 건 아니지만, 놀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엄마만의 특별한 순간이 있음을 필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는 지나칠 수 있는, 아이의 작은 1mm를 알아보는 건 언제나 엄마의 특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