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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5

용기의 땅 1부 5

: 영혼을 먹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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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14g | 153*220*17mm
ISBN13 9791165181376
ISBN10 116518137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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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타고 소름 끼치는 메아리가 들려왔다. 황홀한 감정에 휩싸여서 내는 듯한 소리였다. 스카이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잔인하고 끔찍한 동물들이 용기의 땅을 짓밟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피어리스는 귀를 앞으로 세우고 입술을 씰룩이며 천천히 땅 냄새를 맡았다. 스카이가 보기에 그는 늑대뿐만 아니라 다른 냄새도 찾고 있는 듯했다.
스카이는 얼룩진 모래밭을 발견했다. 피어리스도 보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전력 질주했다. 스카이와 볼더도 열심히 쫓아갔다. 가까이서 보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해졌다. 시커먼 얼룩은 이미 바람과 햇볕에 말라붙어 버린 피였다. 피가 튄 너비를 보았을 때 분명 싸움이 일어났다. 시커멓게 물든 모래밭에서부터 피 묻은 발자국이 사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여기서 또 다른 동물을 죽인 거야!”
볼더가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스카이는 가만히 서서, 코를 들어 올려 공기 냄새를 맡았다. 그녀가 귀를 움찔거렸다.
“저기야!”
스카이는 모래에 이미 반쯤 파묻힌 사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검은색과 금색이 섞인 털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스카이가 다가가니 사체의 머리가 보였다. 멍하니 뜨고 있는 노란 눈, 말아 올린 채로 굳어 버린 좁은 주둥이.
‘늑대잖아!’
스카이는 당황해서 고개를 저었다.
“래비지야.”
스카이 옆에 다가온 피어리스가 말했다. 그의 귀가 머리에 바짝 붙어 있었다. 피어리스는 얼어붙었다.
“금빛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우두머리? 진짜야? 그럼 이 늑대는 누가 죽인 거야?”
볼더가 놀라서 물었다.
“늑대들이 그런 것 같아요. 자신의 무리가!”
피어리스는 그 끔찍한 광경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목털이 곤두섰다.
“이 우두머리 때문에 방해가 되었던 것 같아.”
볼더는 콧바람으로 래비지 몸을 덮고 있는 모래를 치웠다.
“이것 봐. 바로 포레스트에게 공격 당한 늑대야.”
래비지의 뒷다리에는 찢긴 상처가 있었다.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그래도 우두머리인 래비지가 있을 때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었을 거예요. 이제 그들에겐 그런 것도 남지 않았겠네요.”
피어리스가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씰룩였다. 스카이와 볼더가 지켜보는 가운데, 피어리스는 래비지의 갈비뼈 주변 흙을 앞발로 걷어 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찢긴 상처 속 텅 빈 공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래비지의 심장도 가져갔네요.”
피어리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카이는 소름이 끼쳤다.
“그럼 이제 새로운 우두머리가 필요하겠군.”
볼더가 말했다.
“래비지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했는데……, 과연 어떤 늑대가 새 우두머리가 될지 생각하기도 겁이 나요.”
피어리스가 말했다.
그들은 한참 동안 말없이 사체를 내려다보기만 했다.
--- pp. 25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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