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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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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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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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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3.17MB ?
ISBN13 979116570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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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김민섭 씨가 김민섭 씨를 찾습니다!
세상에 지친 당신을 위로하는 작고 선량한 재치

체험에서 오는 진솔함, 필체가 주는 따뜻함, 사회적 고찰이 주는 깨달음을 고루 갖춘 작가 김민섭이 신간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출간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누군가를 위해 벌인, 작지만 힘센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동명의 대학생을 찾아 후쿠오카행 비행기 표를 양도했던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가 후일담과 함께 실려 있어 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생소한 독자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다.
김민섭식 따뜻한 위로, 선량한 유머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좋은 선물이 될 책이다. 이 책에는 김민섭이 사회적 자존감을 찾으려고 시도한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헌혈을 하며 자신의 피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대학 공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뿌듯함을 느꼈노라고 고백한다. 이밖에도 팬데믹 속에서 서로 만나지 않고도 각자의 자리에서 뛸 수 있을 만큼 뛰며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소통하는 몰뛰작당 프로젝트, 교통사고 가해자의 무례한 언행으로 야기된 고소 경험 등이 작가만의 문체로 실려 있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충족시켜 준다. 훈훈함에 찡하다가도 위트에 웃게 되는, 작고 의미 있는 김민섭 표 위로 에세이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나의 자리에서 작고, 온화하게, 타오르기

1. 내가 가진 것을 주는 연결, 당신이 꼭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허삼관 아저씨
헌혈이라니, 팔자 좋네요
우주의 먼지가 되어
그건 왜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그가 꼭 나타나기를 바란다
2주에 한 번, 착한 몸과 마음
학비를 보태 준 걸 그룹
돋아난 날개와 나쁜 사회인
연약의 시절을 거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2. 나와 닮은 사람 찾기,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여행하지 않는 인간
사람이 안 하던 일을 하려면
김민섭 씨를 찾습니다
제가 김민섭입니다
김민섭 씨의 졸업 전시 비용을 후원해 드릴게요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연결과 연대
김민섭 프로젝트 그 후

3. 나와 닮은 사람 지키기, 당신을 고소합니다
교통사고
참전하고 싶지 않은 어른의 싸움
모욕의 증거를 수집하다
선생님, 아니 아저씨,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우리 사회의 평범이란 당신과 나의 평균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욕의 정의
우리가 상처받지 않고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기를

4. 느슨하게 당신과 만나기, 몰뛰작당 프로젝트
원더키디 키즈가 맞이한 2020년
올해의 목표는 바디 챌린지
헬스장에는 자신을 돌볼 여유가 좀 더 있는 사람들이 남았다
아이캔, 보고 있나요. 저는 저의 몸과 마음을 구할게요
다시 한 번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함께, 몰래, 각자의 자리에서 뛰어요
이 떡을 드시면 모든 게 잘될 거예요
이 트랙에서 누구도 홀로 뛰고 있지 않았다
이것도 모임이에요

에필로그
연약의 시절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김민섭. 경계에서 연결을 사유하는 작가
김민섭의 글은 김민섭이라는 사람 자체다. 작가는 직접 겪은 일에서 포착해 낸 사회의 단면을 담백하게 표현하며 주목받아 왔다.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에서는 낮에는 시간 강사, 새벽에는 맥도날드 알바생으로 일하며 깨달은 대학의 부조리를 고발했다. 그 후 타인의 운전석에 앉아 오롯한 ‘을’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 󰡔대리 사회󰡕, 마포 일대를 부촌과 빈촌으로 나누던 암묵적 경계를 넘나든 경험을 회고한 󰡔아무튼, 망원동󰡕까지 작가는 경계에 서서 자신을 던져 가며 일으킨 파동으로 꾸준히 자신의 동심원을 넓혀 왔다.
이번 신간에 김민섭은 ‘당신(우리)’을 겪어 낸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섭식 재치가 녹아 있는 네 가지 에피소드가 한 권으로 엮였다. 예의 김민섭만의 진실되고 따스한 면모가 느껴지는 책이다. 소위 ‘인싸’가 될 기질은 없지만 한쪽에서 차분한 온기를 내뿜는 모닥불이 되길 소망한다는 작가 김민섭. 작아도 분명한 의미로 존재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노력하는 작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고루한 느낌 때문에 이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선함’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그저,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작가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후쿠오카행 비행기표를 예매한다. 그러나 갑작스레 잡힌 아들의 수술로 여행을 취소하는 바람에 비행기삯을 환불받을 수 없게 되자 표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영문 이름 표기가 같은 동명이인을 찾으면 된다는 여행사의 대답에 작가는 SNS에 후쿠오카로 떠날 김민섭 씨를 찾는다는 글을 올린다. 기대 반, 재미 반으로 시작한 일. 자신보다 더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양보하겠다며 디자인을 공부한다는 대학생 김민섭 씨가 나타난다.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숙박비, 후쿠오카 교통권 등을 선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한다. 후쿠오카로 떠나는 날, 대학생 김민섭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왜 자신을 도와주는지 묻자 작가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그저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대답한다.
동화 같은 에피소드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에서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자 메시지는 시작되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청년에게 보내는 격려, 그 격려를 보내는 각자가 품는 충만한 뿌듯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말로 독자에게 다가가려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잘되면 좋겠다고. 그럼 작가 김민섭도 우리도 모두 잘될 수 있을 거라는 소망을 담았다.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왜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도와줬을까요. 저는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이잖아요. 작가님은 저를 왜 도와주신 거예요?” 사실 그건 내가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도 나에게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에게 멋진 답을 해 주고 싶었다. 아마도 나는 그런 책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도무지 적합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 뭐라고 해야 하지.

그때, 나도 불과 몇 년 전에 같은 질문을 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었다.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라는 책을 쓰고 대학에서 나왔을 때 사실 많이 외롭고 막막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연구를 중단했고 내가 수집하고 정리한 자료는 비슷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에게 모두 보내 주었다. 그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분들이 있었다.

『대리 사회』라는 책을 쓰고 그분들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덕분에 제가 두 번째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물은 것이다. “저어, 그런데 저를 왜 도와주신 겁니까?” 놀랍게도, 그들의 답은 거의 비슷했다.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면서도 그랬다. 그래서 나도 93년생 김민섭 씨에게 그 말을 돌려주기로 했다. 그에게 말했다.
“그냥,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들의 말을 단순히 돌려주었다기보다, 언젠가부터 나도 그런 마음이 되고 말았다. 이 평범한 청년이 여행을 잘 다녀오면 좋겠다고. 그러면 왠지 그가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뿐 아니라 그와 닮은 평범한 청년들이 모두 잘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나도, 우리도, 모두 잘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93년생 김민섭 씨가 여행을 잘 다녀와서 잘 졸업하기를, 잘 취업하기를, 그리고 그가 잘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랐다. 그러면서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잘됨을, 아마도 모두 바랐을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 뒤에는 ‘그러면 저도 우리도 다 잘될 거예요.’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 본문 104쪽~107쪽


연결, 사회적 존재로 자신을 감각하기 위하여
이미 전작에서 고백했듯, 작가는 대학 공부가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인지 확신할 수 없어 공부를 그만두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에는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작가가 지나온 생각의 타래들이 차근차근 풀려 있어, 독자들이 작가의 생각을 짚어 가며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학 생태계에 자리 잡으려고 권위적이고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먼지처럼 부유했었노라고 김민섭은 대학원 시절을 회고한다. 자신과 심사위원, 지도 교수 셋이 독자의 전부인 논문을 쓰고, 언제 교수가 될지 몰라 막막한 시간을 보내던 중 작가는 영화표를 받으려고 시작했던 헌혈이 자신이 쓰는 글보다 다른 사람에겐 더욱 요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비로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존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은 착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졸업이나 취업 등 사회가 정해 놓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데서 오는 무력감이나 사회에서 소외된 듯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감각일 것이다. 내가 사회 속에서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으며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작가는 헌혈이라는 사소한 경험을 통해 깨닫는다.


먼지가 된 몸에서도 간호사는 용케 혈관을 찾아냈다. 나의 몸에서 나온 피가 투명한 튜브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피를 보고 있을 만큼 강한 인간이 아니다. 이전의 트라우마와는 관계없이 그런 걸 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러나 그때는, 나의 몸에서 나오고 있는 피를 꽤 오랫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눈물이 났다. 누군가가 봤다면 참 민망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다 큰 어른이 헌혈하다가 울다니. 아파서 운 건 아니었다. 내 몸에서 나온 피를 보는 순간 ‘저 피는 내가 쓰는 논문과는 다르게 누군가에게 쓰이겠구나, 그러니까 저건 사회적인 물건이겠구나.’ 하는 전에 없던 감정이 찾아온 것이다. 논문도 피도 나의 몸에서 나왔지만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는 달랐다. 내가 쓴 글이 누구에게 가서 닿을지 알 수 없었던 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우리의 글은 딱 세 명이 읽는다, 지도 교수와 심사 위원과 나.” 하는 농담을 하면서 웃곤 했다. 내가 쓴 논문은 투고비와 심사비를 지불하고 내가 직접 학회에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금 나오고 있는 나의 피는 다를 것이었다. 혈액 수송 차량이 빠르고 안전하게 가장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에게도 그런 게 있었다. 타인과 연결될 수 있고 타인에게 쓰임이 있는 무언가가 내 몸 안에 존재한다. 그 순간, 나의 몸은 더 이상 먼지가 아니었다. 내가 사회적인 존재라는, 실로 오랜만의 자각이었다. 나는 지금 누구보다도 가장 사회적인 존재로 여기에 있다.
- 본문 41쪽~42쪽

약자로서, 상식을 가진 선량한 시민으로 견뎌 온 우리에게
선함, 우리가 지닌 단단한 평범함
‘상식’이 무너지는 시대다. 당연한 예의가 무너지고 진상, 갑질 같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김민섭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미한 교통사고. 사람이 다치지 않았고, 상대방의 차체 일부가 손상된 교통사고에서 작가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모욕을 당한다. 상식적인 예의를 지켜가며 이야기를 나눈다면 보험사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 작가는 상스러운 욕을 융단폭격처럼 날리는 가해자를 고소하고 벌금 70만 원의 판결을 받아 낸다.
작가가 SNS에 올린, 교통사고를 담담히 써 내려간 글을 본 사람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느꼈던 약자로서, 상식을 가진 선량한 시민으로서 견뎌야 했던 일들을 늘어놓는다. 그 댓글을 읽어 가며 작가는 ‘우리’를 생각했다고 한다. 만약 작가가 여성이었다면, 노약자였다면, 나이가 어렸다면 더 심하게 겪었을 모욕들을 생각하며 상스러운 말로 자신을 공격했던 상대 차주를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다.
고소를 진행하며, 김민섭은 자신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응원에 힘을 받는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자신이 무너지는 경험을 겪고도 이를 앙갚음으로 해소하지 않은 선한 사람들. 그들이 보내온 단단한 지지를 받아 정당하고 단호한 방법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찾아 나간다.

나는 그를 고소한다. 그 이유는 나와 나를 닮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의 무례함을 용인하거나 묵인하고 나면 그는 또 누군가에게, 언젠가는 나와 만나야만 할 나와 닮은 이들에게 여전히 무례할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났던 이들뿐 아니라 내가 앞으로 만나야 할 이들이 어디에서든 덜 상처받고 나에게 다다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서로를 지키며 잘 지내다가 언젠가 반갑게 만나고 싶다. 고소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전보다 조금은 더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갑자기 좋은 사람이 되지는 않겠으나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착한 사람 코스프레’라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즐겁게 이 일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 본문 162쪽

피를 나누고, 대학생에게 후의를 베풀고, 고소를 하고, 체육 공원을 달리며
우리의 연결은 현재 진행형
김민섭은 모르는 이들이 보낸 선의를 응축시켜 세상에 내보내며 이 책의 에피소드를 꾸려 왔다. 그는 요즘 마포의 한 체육 공원을 뛰고 있다. SNS를 통해 함께 모여 각자의 속도대로 뛰는 모임을 만들었다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조심조심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쳐가고 있다. 우리를 단절시킨 코로나라는 벽을 그만의 방법으로 조금씩 돌아가며 우리를 잇고 온기를 나누려 한다.
피를 나누고, 대학생에게 후의를 베풀고, 고소를 하고, 체육 공원을 달리는 사소하고 생뚱한 일이 모여 책이 되었다. 작은 일에도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는 선의를 불어넣을 줄 아는 김민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 책장까지 훈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탈고한 김민섭은 여전히 어딘가를 뛰고 여전히 헌혈을 하며 당신과의 또 다른 연결을 꿈꾼다. 나, 우리, 당신을 위한 김민섭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책이다.

나는 이 몰뛰작당이라는, 실체가 없고 누가 함께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한 모임의 불씨를 잘 간직해 나가려고 한다. ‘쓰는 사람 김민섭’으로서도, 그리고 ‘뛰는 사람 김민섭’으로서도 즐겁게 잘 살아가고 싶다. 그러면 코로나가 끝난 어느 날 누군가가 다가와 곁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재미있는 일을 계속하고 있군요. 함께하고 싶어요.”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과 처음 만난 것처럼 함께 뛰고, 다시 만나지 않을 것처럼 작별하고, 다시 또 그렇게 만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연결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일. 이건 우리가 그동안 ‘연대’라고 불러 온 것보다 느슨한 형태이지만 더욱 단단할 수 있다. 우리를 단단한 쇠사슬로 묶어 내고 바깥을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가느다랗고 느슨한 그 선들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건 보다 다정한 방식의 연결이면서, 무해한 방식의 연결이다.

함께 저마다의 불씨를 품고 뛰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나는 목요일 저녁마다 계속 어딘가에서 뛰고 있을 것이다. 어느 목요일에 당신이 잠깐이라도 뛰면서 함께 뛰고 있을 누군가를 감각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연결될 것이다.
- 본문 260쪽~261쪽

작가 소개

김민섭
작가. 대학 공부가 사회와 자신을 연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대학을 박차고 나온 경험을 고백한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를 펴내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대리 운전,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 SF 작가 김동식 발굴을 통해 자신-타인-세상 간 접점을 잇고 사유한 일들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북크루’를 운영한다.


추천의 말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모두가 지녀야 할 인간다움이 배어 있는 사람. 그게 바로 김민섭 작가다. 이 책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김민섭만의 방법을 보여 준다. 화려한 에피소드나 복잡한 철학 없이도 즐겁고 깊이 있고 따스한 책이다. 사람이 무서워 가시를 세우며 지냈던 내게 사람의 가치에 대해 알려 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김민섭다워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더 살 만해질 것 같다!
- 핫펠트(싱어송라이터)

“우리가 겪은 나눔과 응원이, 삶이 두려울 때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후원자분과 제가 주고받았던 메일에 있던 문장입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이 품고 있는 따스한 생각들이, 두려운 세상 여행 중에 이 책을 만난 당신에게 닿기를, 그리고 당신을 통해 더 멀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는 끝끝내 다 잘될 테니까요.
- 93년생 김민섭

eBook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나도 내가 잘되면 좋겠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돼**스 | 2021.12.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지난주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마음과 몸의 상태가. 정상이고 괜찮은 척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어색한 비유이기는 하지만 불을 붙이기 전의 시한폭탄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 불만 붙여 봐라. 그러면 화끈한 맛을 보여줄 테다. 팡팡하고 터지며 난리와 지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줄 테다. 그런 생각으로 하루;
리뷰제목






 

 

지난주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마음과 몸의 상태가. 정상이고 괜찮은 척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어색한 비유이기는 하지만 불을 붙이기 전의 시한폭탄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 불만 붙여 봐라. 그러면 화끈한 맛을 보여줄 테다. 팡팡하고 터지며 난리와 지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줄 테다. 그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랬더니. 뭔가 눈치를 챈 걸까.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 조심스러운 면이 느껴졌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약간의 조심성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매사에 웃고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굴었더니. 얘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구나. 그렇게 여긴 것일까. 하대는 물론 비아냥에 약간의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참았다. 일단은. 지금까지 나는 그런 상황을 참아야 하는 건 줄 알았고 참았다. 그러다 마음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별안간 불이 꺼졌다.

 

그런 게 얼굴에 다 드러났을까. 이후에는 개소리도 하지 않고 말도 예전만큼이나 걸지 않았다. 그럴 수만 있다면 9시부터 6시까지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싶다. 가능하다면 나 혼자 일하고 싶다. 사람들이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게 이제는 힘들다. 반말과 무시와 조롱을 참기가 어렵다. 그렇고 그런 일이 있을 때는 집에 돌아와 책을 읽으며 어두워진 마음에 불을 켜려고 했다.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김민섭의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읽으면서 내가 가진 '연약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턱대고 해주는 위로의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간의 나의 억울함과 분노를 이야기할 때 앞뒤 따지지 않고 상대가 해줬으면 하는 말이었다. 그 상황에서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과 행동이었고 너는 옳았다는 식의 말. 답정너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듣고 싶은 말이 그것이었다. 너는 잘했다. 너는 괜찮고 네가 잘 되면 좋겠다. 예의가 바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공부를 못 하지만 인사성이 바르다는 문장이 쓰인 생활통지표를 받으면 기분이 좋았다.

 

먼저 인사를 하고 고개를 숙이고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종결 어미를 신중하게 선택해서 말했다. 명령의 의도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의문문으로 말해 상대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줬다. 그랬는데. 그렇게 했는데. 저 사람은 쉽네라는 인상으로 남았다. 내가 이런 태도와 말을 해도 저 사람은 웃으며 넘기고 날카로운 말 한마디 못하네라는 인상으로 말이다. 그래도 참을 수 있었다. 내가 예의 바르게 굴면 상대도 똑같이 하리라는 믿음에서였다.

 

모욕. '깔보고 욕되게 함'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은 정의한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의 김민섭 작가는 자신이 받은 모욕의 대가를 '고소'라는 방법으로 돌려준다. 책은 나와 당신이 가지고 있는 연약함을 이야기한다. 연약한 자신으로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는 만만치 않다.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살아가려는 연약한 나와 당신들을 위로한다. 당신이 가진 연약함은 결코 모욕과 수모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연약한 우리를 함부로 대하면 세상은 나날이 나빠질 수 있다고도.

 

헌혈을 하고 취소 수수료가 아까워 항공권을 양도한다. 일의 시작은 단순했다. 후쿠오카행 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김민섭은 아이의 수술 날짜와 겹치는 바람에 항공권을 취소해야 했다. 취소 대신 양도는 어떨까. 그때부터 일은 시작된다. 대한민국 남성. 이름이 김민섭일 것. 영문 이니셜이 같을 것. 세 가지 조건을 가지고 김민섭은 김민섭을 찾아 나선다. 주말도 아닌 평일에 여행을 갈만한 생활을 가진 대한민국 남성의 김민섭이 있을까.

 

있었다. 나타났다. 93년생 김민섭을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 고등학교 교사는 김민섭 씨의 숙박비를 후원해 주겠다고 나서고 대기업은 졸업 전시 비용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그저 취소 수수료가 아까워서 벌인 일은 후의와 호의가 모여 미담의 사례로까지 번진다. 왜 나를 그렇게 도와주는지 모르겠다는 93년생 김민섭 씨의 질문에 83년생 김민섭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대학에 있을 때 대학에서 나올 때 받았던 얼굴도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며 들려준 말을 다시 해준 것이다. 당신이 잘 되는 일은 내가 잘 되는 일이었다. 당신과 내가 잘되면 세상 모두가 잘되지 않겠느냐는 행복한 결말을 가진 동화 같은 이야기를 서로에게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지나고 있는 연약의 시기를 나 역시 겪었노라고. 우리 모두 연약한 시절이 있었고 그걸 잊지 않으면 된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제 세상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스크를 벗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갈 수 있는 날이 올까. 의문이 든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는 이런 세상이어도 기묘하게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상황이 문제라고 소란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방식으로(각자 달리고 남에게 욕을 하지 않고 헌혈을 하는) 연약의 시절을 겪는 우리를 보듬어 가기를 바란다. 상대가 가진 연약함을 약점으로 보지 않고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며 살아간다면 팬데믹의 세상이라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연약하다. 내내 연약하게 살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걸로 나를 모욕하게 놔두면 안 된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는 그렇게 말해주었다. 연약한 상대들을 알아봐 주고 무지개떡을 나눠 먹는 일. 축하의 자리에 기꺼이 응답해 주는 일. 책을 읽으며 살아가는 하루로 두려움을 없애는 일. 내가 나를 부정하는 일로 힘들어하지 않기를 이 책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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