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아니고 산타 할머니‘크리스마스’ 하면 당연히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온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왜 산타는 모두 할아버지일까요? 늦은 밤 일해서일까요? 아님 험한 밤길을 날아와서일까요?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산타는 남자이고 여자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여기, 금녀의 일에 도전해 온 할머니가 있어요. 할머니는 오랫동안 산타의 꿈을 간직해 왔어요. 남자만 될 수 있다고 여자는 안 된다는 사회의 벽에 부딪쳤을 때도, 실망했지만 결코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죠. 여자도 산타가 될 수 있게 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생활 속에서 산타에게 필요한 자질을 키우며 씩씩하게 생활해 왔어요. 그 덕분일까요? 마침내 여자도 산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할머니는 당장 산타 시험에 도전해서 당당히 산타가 되었어요. 여러 산타 할아버지 사이에 당당히 선 산타 할머니. 올 크리스마스엔 특별하고 멋진 산타 할머니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 다름에 대한 인정크리스마스이브, 산타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러 날아오릅니다. 평소에 열심히 노력한 덕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밤길도 문제없이 길도 잃지 않았어요. 또 여느 산타 할아버지 못지않게 선물 전달도 무사히 수행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집에 이르렀을 때, 할머니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쌍둥이 아이가 함께 울음을 터뜨려 집안 사람들이 다 깨게 생긴 거예요. 그 순간 할머니의 특기가 발휘됩니다. 자기 아이와 손주들을 키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쌍둥이 아이들을 품에 안습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은 엄마이자 할머니로서 연습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하는 일이니까요. 할머니는 우는 아이들을 달래고 자장자장 다시 재웁니다.흔히 산타가 되어 금녀의 일에 도전하는 할머니는 명랑하고 쾌활하며 남성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성의 일’이라고 고정된 성 차별엔 당차게 맞서지만, 아이를 다정히 돌보는 엄마와 할머니로서의 역할은 충실하게 임해요. 무조건 ‘남성과 똑같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보다,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없애고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밤새 선물을 배달한 할머니를 대신해서 집에서는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맛난 음식을 준비하고, 밤새 더러워진 할머니의 산타 옷도 빨아 놓아요. 이런 할아버지를 위해 할머니는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도 준비합니다. 이를 통해 가정 안에서 합리적인 역할 분담과 서로 존중하는 삶의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서사성을 담아 낸 구성이 책은 온갖 역경에도 60년에 걸쳐 자기 꿈을 잊지 않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여러 장벽이 있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했습니다. 기나긴 기다림과 사회적 장벽에도 결코 자기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진수경 작가는 할머니의 성격과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서사성이 잘 느껴지도록 장면들을 구성했습니다. 화면을 나눠 상황을 표현하거나, 아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칸을 나눠 만화처럼 구성한 장면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할머니가 산타가 되는 과정, 산타로서 선물을 배달하는 과정을 재미나고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책 속의 산타 할머니는 특별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할머니입니다. 작가는 친근한 할머니를 표현하기 위해 물감과 크레용과 색연필을 써서 편안하게 그렸습니다. 또한 흥겨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감으로 담아 냈고요. 이를 통해 밝고 명랑하고 다정한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