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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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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0g | 140*210*14mm
ISBN13 9791189336462
ISBN10 118933646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사연 있는 책을 찾아드립니다
수수료는 당신 삶의 이야기!

감동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실화 29편
“나는 벌써 속편을 기다린다”_장강명 소설가


누군가 홀로 어둑어둑한 책방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그가 머뭇거리며 주인과 인사하고, 둘은 서로 가만히 마주 앉는다. 주인이 수첩을 펼치며 어떤 책을 찾고 있는지 묻는다. 손님은 서지사항을 말해주며 이미 오래전에 절판된 책인데 과연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해봐야죠, 손님. 대신 수수료는 왜 그 책을 찾으시는지, 책과 얽힌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겁니다.”

헌책방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는 10년 넘게 갖가지 삶의 이야기들을 수집해왔다. 손님들에게 책을 찾아주는 대신 왜 그 책을 찾는지 사연을 들려달라고 한 것이다. 의뢰인들은 때론 기묘하고 때론 감동적인 이야기를 저자에게 찬찬히 풀어놓았다. 이 책은 그중 스물아홉 편의 사연을 가려 뽑아, 감동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특별한 여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사연을 들려주시면 책을 찾아드립니다 (사랑 편)
돌이켜보면 미안한
이상한 첫사랑
소중한 사람이 선물한 책
엉킨 인연의 실타래
장난스런 초대
40년 만의 완독
사랑이란 이름의 광폭

2부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가족 편)
나만 빼고 다 괜찮은 이혼
책캐구우초오교오
작은 단서라도 좋습니다
근육맨
아들의 여자친구가 내준 숙제
K씨의 조용한 오후
그리고 모험은 계속된다

3부 기묘한 손님들 (기담 편)
666
언젠가 우연히 마주친다면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책
불운한 책 도둑
동묘앞 책 찾기 대결
수상한 의뢰
사라진 책, 사라진 친구

4부 책과 삶 (인생 편)
완전을 위한 불완전
일생의 유일한 친구
나의 아는 형 이야기
제주의 밤과 추억의 한라산
여행지에서의 속삭임
독창성 마니아
꿈의 무대
담백한 삶을 위하여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 직업은 작은 헌책방의 주인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단 그렇다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중고책을 사고파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책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김수영 시인이 오래전에 쓴 것처럼 “잠자는 책은 이미 잊어버린 책”이다. 그 책을 깨우는 사람만이 진짜 책 속의 이야기를 얻을 수 있다. 잠들어 있는 책을 깨워 그 속에 깃든 무한한 힘을 찾아낸다. 그게 바로 진짜 내가 하는 일이다.
--- p.9

“와아, 정말 대단하시네요. 사장님은 말만 듣고 모든 걸 다 알아내는 셜록 홈스 같아요. 어떻게 그걸 아셨어요? 실은 제가 그 책에 대해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곤 표지가 노란색이라는 점 하나뿐이거든요.” 남자의 말에 나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한쪽 눈을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 p.55

“집에 분명히 있는 책인 걸 아는데도 사는 일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집니다. 첫째는, 집 어딘가에 책이 있다고 기억으로는 확신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더 우스운 경우입니다. 책을 갖고 있고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지만, 워낙 꺼내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차라리 그 책을 다시 사는 겁니다. 물론 이 경우는 책값이 저렴하다는 단서가 있어야겠지요.”
--- p.96

모든 책에는 제목, 저자, 출판사, 펴낸 날짜 등이 적힌 서지정보라는 게 있기에 그 내용만 알면 일단은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간혹 서지정보를 알 수 없는 책을 찾아달라고 하는 손님이 있다. 무슨 책을 찾는지 본인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다. 모르는 책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보다 먼저, 자기도 모르는 책인데 왜 그걸 찾으려고 하는 걸까? 하지만 그런 경우는 분명히 있다. 몇 년 전 서점에 찾아왔던 중년의 한 여성 손님처럼 말이다.
--- p.108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마치 프로레슬러처럼 덩치가 컸다. 울퉁불퉁한 근육은 또 어떻고! 옷을 다 갖춰 입고 있는데도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웠다. 설마 이 사람은 여기가 헬스장인 줄 알고 들어온 건 아니겠지? O씨는 성큼성큼 걸어와 내 앞에 서더니 자기 이름을 말한 다음 책을 찾고 있는데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걸걸한 목소리에 생김새도 제법 거친 느낌이라 나는 조금 무서웠다. 말만 부탁이지 내 처지에서 그 당시 분위기는 거의 협박을 받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O씨가 듣기엔 주눅이 든 목소리였을 것이다.
--- p.118

책에 사악한 기운이 깃들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유럽의 중세시대 이야기냐고? 아니다. 오늘날에도 어떤 책은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주인이 그 책에 깃든 힘을 똑같이 누릴 수 있다고 전한다. 이제부터 이야기할 《오맨》 번역 초판본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진짜다. 평소 심약한 체질이신 분은 여기까지만 읽어주시길 당부한다.
--- p.161

도둑은 상상 이상으로 많다. 훔치려면 돈이나 보석이지, 왜 책일까? 크게 나누면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읽기 위해서. 그다음은 책을 팔아 돈을 만들기 위해서다. 간혹 두 가지 이득을 다 챙기는 도둑도 있다. 훔친 책을 정성껏 읽은 다음 다른 헌책방이나 인터넷에 올려 파는 거다. 책 도둑은 어느 서점에나 있기 마련이다. 바퀴벌레 같다고나 할까? 언뜻 보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상당히 많다. 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도둑이 있다고 해도 심한 말이 아니다. 대형서점, 마트의 도서 코너, 지하철 대기실에 마련한 공공문고, 심지어 교회나 성당에 몰래 들어가 성경책을 훔쳐다 파는 사람도 있다.
--- p.192

“사연이 맘에 들고 안 들고는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손님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저에게 들려주시는 것만 해도 큰 용기가 필요한 거니까요. 그런 이야기들은 모두 특별하죠. 자,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제가 수첩에 받아 적도록 하겠습니다. 사소한 내용이라도 좋으니까 생각나시는 대로 다 말씀해주세요.”
--- p.228

“사업 말입니다. 완벽하게 준비하셨고 그대로 잘 진행되어서 돈도 많이 버셨다고 그러셨잖아요? 그게 어떻게 한순간 망하게 된 건가요? 완벽했던 사업이었잖아요?”
“그거라면 대답하는 데 30초도 안 걸리겠군요.” 그는 다시 시계를 봤다. 그러곤 아주 짧게 대답했다.
“이 세상 자체가 애초에 완벽하지 않은 거예요. 저는 그 단순한 사실을 몰랐던 겁니다.”
--- p.248

“책을 읽고 힘을 얻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여자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건 단순히 용기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때, 저는 박완서 작가의 책을 읽고 그 즉시 짐을 챙겨 여행을 떠난 것처럼 조금 멋을 부렸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한 달 넘게 고민했어요. 책 속의 결정적인 한 문장이 아니었다면 저는 결국 고민만 하다가 끝냈을 거예요.”
“한 달간의 고민을 끝내게 만든 한 문장이라. 궁금한데요?”
“박완서 작가는 이렇게 썼어요. ‘자연은 홀로 있는 사람에게만 그의 내밀한 속삭임을 들려준다.’ 저는 이 문장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답니다.”
--- p.285

그런데 뜻밖에도 S씨는 시주가 아니라 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를 보며 “여기 주인이신지요?” 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책을 팔고 있지만 사기도 많이 사시는 모양입니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라 깜짝 놀랐다. 나는 벌떡 일어서며, “스님, 그걸 어찌 아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껄껄 웃었다. “들어오다 보니 계단 앞에 온라인 서점에서 온 택배 상자가 여러 개 놓여 있더군요. 그걸 보고 넘겨짚었습니다.” 뭔가 대단한 신통력을 가진 법력 높은 스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답을 듣고 나니 허탈했다.
--- p.291

고등학교 3학년 때 S씨는 수업시간에 갑자기 교사에게 화를 낸 일이 있다. 그 사건은 학교에서 그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문학 수업시간이었다. S씨가 발작하듯 큰 소리로 “왜 선생님은 남이 한 얘기를 학생들에게 가르칩니까!”라고 소리쳤다. 난데없는 행동에 교사도 뭐라 하지 못하고 멍하니 학생을 바라볼 뿐이었다. S씨는 첫 번째보다 더 큰 소리로, 마치 비명을 지르듯 말했다. “다른 사람 말고 선생님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은 없느냔 말입니다!” 이 일로 S씨는 한 주 동안 정학 처분을 당했다.
--- p.294

“저는 감독님께, 그럼 한 가지만 묻고 싶다고 했어요. 원작 속에서 미란다의 대학 전공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냐는 거였어요. 감독님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미란다의 전공 따위가 왜 중요하냐고 하면서 화를 냈어요. 그러곤 ‘너는 그저 몸매가 좋아서 합격시킨 거니까 여러 말 할 것 없이 촬영 때 내 지시만 잘 따르면 돼.’라고 하면서 책상을 손바닥으로 쿵, 소리가 나도록 치는 거예요. 저는 화가 나서, ‘미란다는 미술을 전공했어요. 당신하곤 비교도 안 될 만큼 뛰어난 예술가라고!’라며 쏘아붙인 다음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버렸어요.
--- p.308

누군가의 일생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에게도 일생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꽃 다루는 일을 하면서도 그런 걸 자주 느낀답니다. 저도 처음엔 꽃이 예쁜 건 활짝 피었을 때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가엾다는 마음도 자주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알아요. 꽃은 싹트고 잎이 나오고 활짝 피어났다가 시들어 고개를 숙이는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아름다운 거예요.”
--- p.31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연을 들려주시면 책을 찾아드립니다”

아무리 찾기 힘든 책이라도
의뢰인의 이야기만 흥미롭다면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어떤 물건은 물건 이상이다. 물건에 삶이 깃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LP를 사 모으거나, 신발을 수집하거나, 그때 그 맛을 찾아 헤매는 것이리라. 이와 마찬가지로 ‘책’이라는 물건에도 우리 삶의 이야기들이 움푹 고이곤 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10년 넘게 책과 삶이 얽힌 이야기를 수집해왔다. 그 방법이 무척 독특한데, 손님이 의뢰한 시중에 절판된 책을 찾아주는 대신 왜 그 책을 찾으려 하는지 삶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 것이다. 말하자면 수수료를 금전 대신 이야기로 받는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그렇게 나눠받은 이야기는 나중에 공표되어도 좋다는 허락까지 함께 수수료에 포함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수십 편의 기묘하고 독특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수첩에 기록되었다. 그중 선별에 선별을 거쳐, 감동과 미스터리가 결합된 스물아홉 편의 특별한 이야기를 모았다. 총 4부 구성으로 1부는 ‘사랑’에 관련된 사연이, 2부는 ‘가족’에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3부는 ‘기담’, 4부는 ‘인생’에 초점을 맞추었다. 저자는 심지어 헌책방 주인이라는 것은 자신의 표면적인 직업일 뿐이며, 사실은 기담 수집가가 진짜 직업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그만큼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모으는 데에 진지하고 조용한 열정을 품어왔다. 그렇게 공들여 모은 이야기들 중에서도 특별한 사연들을 이 책에서 풀어낸다.


“책의 마법을 믿고 싶은 분들께
큰 위안을 줄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의 경험 중 일부만 추렸다고 하는데,
나는 벌써 속편을 기다린다.” _장강명 작가


의뢰인들은 저마다 애틋한 사연들을 품고 있다. 뒤돌아보면 생각나는 그 사람, 그땐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끝내 다시 보지 못한 친구가 각기 한 권의 책과 얽혀 있다. 비록 그때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도 없지만, 지금은 내 손에 없는 그 책을 얻을 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삶을 복원해낼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적어도 지금의 삶을 위로의 마음으로 어루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은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고 우리의 삶을 가만히 차분하게 응시하게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사연들이 단지 회고적이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때론 무섭기도 하고 때론 맥이 탁 풀릴 정도로 황당하기도 하다. 우리의 삶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사람들처럼 별의별 사연들이 다 있다. 그래서 ‘헌책방 사연 수집가’가 아니라 ‘헌책방 기담 수집가’이다.

독자들은 이 책의 여러 챕터에서 마치 소프트한 추리물을 보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책에 얽힌 사연과는 별도로 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복잡하게 얽힌 수수께끼와도 같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제목도 모르는 채로 책을 찾아달라고 의뢰하기도 한다. 절판된 지 수십 년이 되어서 책을 입수하는 것이 어쩌면 공소시효가 지난 범인을 찾는 것보다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찾기 힘든 책이라도 의뢰인의 이야기만 흥미롭다면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독자들에게도 절대 후회 없는 여정이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사람으로서 좀 부끄러운 고백인데, 책이라는 물건에는 마법이 깃든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머리로는 부정하지만, 서가 사이를 걷다가 그 분명한 힘을 피부로 느낀다. 대형서점보다는 도서관에서, 그보다는 작은 서점에서, 그리고 헌책방에서 가장 강력하게.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에, 그중에서도 소장자의 사랑을 오래 받은 사연 많은 책에 그 마력이 더 깊이 담기는 것 같다.
여기 그 마법을 가장 생생하고 아름답게 관찰하고 서술한 책이 있다. 분명 마법인데 우리가 아는 물리법칙을 위배하지는 않아서 더 신기하다. 책의 마법을 믿고 싶은 분들께, 마법 없는 차가운 일상에 지친 분들께 큰 위안을 줄 이야기가 스물아홉 편 실려 있다. 저자의 경험 중 일부만 추렸다고 하는데, 나는 벌써 속편을 기다린다.”
- 장강명 (소설가, 논픽션 작가)

회원리뷰 (17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책과 사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22.09.25 | 추천3 | 댓글4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고 읽기는 하지만 책과 얽힌 일은 없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이 책을 보니 나한테 그런 게 있었다면 그걸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어 쓰기라고 해 볼까 했지만 떠오른 게 없다. 이상한 책 이야기 조금 써 보기는 했던가. 별로 재미없는 거지만. 이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보니, 예전에 본 《비블리아 고서당;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고 읽기는 하지만 책과 얽힌 일은 없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이 책을 보니 나한테 그런 게 있었다면 그걸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어 쓰기라고 해 볼까 했지만 떠오른 게 없다. 이상한 책 이야기 조금 써 보기는 했던가. 별로 재미없는 거지만. 이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보니, 예전에 본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미카미 엔)이 생각났다. 비블리아 고서당도 헌책을 파는 책방이다. 그곳에 찾아온 손님이 찾는 책을 찾아주기도 하고, 책에 얽힌 수수께기를 풀기도 한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 3부는 ‘기묘한 손님들’인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도 비슷한 말 본 것 같은데, 책 제목을 찾아보니 그런 말이 없다. 어디에서 그런 말을 본 걸까(다시 찾아보니 1권에 있다). ‘시오리코와 끝나지 않은 인연’은 이 책을 쓴 사람이 한 말과도 같은 느낌이 든다. 윤성근은 자신이 책을 찾지만 책이 사람을 찾아온다고 여겼다. 윤성근은 책과 책을 찾는 사람이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을 쓴 윤성근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회사에 들어갔는데 자신과 맞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출판사에서 일했다. 그것도 적성에 맞지 않았단다. 그러다 자신이 헌책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고 헌책방에서 일하게 됐다. 지금은 헌책방이 많이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윤성근이 처음 헌책방에서 일할 때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예전에는 헌책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는 거겠지. 지금이라고 아주 없지 않겠지만. 난 책 초판본이나 장정 그런 것에 별로 관심없다. 책 앞 그림이 예쁘면 좋기는 하지만, 겉보다 내용에 더 마음을 둔다. 나 같은 사람 있어도 되지 않나. 오래전에 봤지만, 그때 느낌과 달랐다면서 예전에 나온 판본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 어쩌면 그건 책 자체보다 그때와 같은 책을 보면 그때로 더 쉽게 돌아가게 해준다고 여겨설지도.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나도 꼭 그거야 하는 게 생각해보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게 책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 ‘모험소설’이라는 걸 생각하기도 했는데, 예전에 《모험소설》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 그 책은 잭 런던이 쓴 소설로 거기 담긴 소설 제목과는 달랐다. 윤성근이 그 책을 찾는 건 책 제목처럼 모험이었다. 책을 찾는 사람은 아버지가 죽고 남긴 책에서 《모험소설》이 갖고 싶었다. 아버지 책을 형이 다 가져갔다. 윤성근이 그 사람 형을 찾아갔더니 책을 고물상에 모두 팔았다고 했다. 왜 형은 동생이 달라고 한 책을 주지 않았을까. 그게 어려운 일이었을지. 다음에 윤성근은 고물상에 갔겠지. 하지만 그 책은 없었다. 그래도 그 책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된다. 고물상 주인 손자가 가지고 가서 읽고는 학교 도서관에 기부했다. 윤성근이 그 중학교에 가니 벌써 전산처리를 끝내서 그 책과 똑같은 책을 가지고 오면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 책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그 학교 선생님이 갖고 있었다. 그 선생님이 가진 책을 도서관에 기부했다. 그렇게 되기도 하다니. 여러 사람을 거치기는 했지만 윤성근은 찾으려는 책을 찾았다. 그건 그 책을 꼭 찾으려 한 사람이 있어서겠다.

 

 사람과 책에는 이야기가 담기는구나. 윤성근은 자신이 책을 찾는 수고비로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들은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도 담겼다. 손님한테 이야기를 들을 때 윤성근은 언젠가 글로 쓴다는 말을 했다. 여러 이야기를 보니 나도 그런 거 있으면 좋을 텐데 했다. 아니다 없어도 된다. 이런 책을 보고 뭔가 상상하면 될 거 아닌가. 그건 그저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런 거 제대로 못 쓰기도 했구나. 앞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이야기를 했는데, 책에 얽힌 소설은 그거 말고도 더 있을 거다. 저주받은 책 같은 것도 있지 않나. 어떤 책은 그걸 봤더니 그게 현실이 된다거나. 책속에 들어가는 건. 그런 이야기 있기도 하다. 마법은 새책보다 헌책에 깃들 것 같다.

 

 누군가는 책을 보고 삶이 많이 바뀌기도 하는데, 난 그런 책 못 만났다. 그런 거 별로 바라지도 않는구나. 난 그저 재미있는 책이 보고 싶을 뿐이다. 이 책 재미있게 봤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여서 더 재미있었겠다. 한두해 걸려서 찾은 책도 있었다. 윤성근은 찾기 힘든 책 찾았을 때 기뻤겠다.



희선



 

댓글 4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구매 이야기가, 사연이 있는 책들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민**빠 | 2022.09.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많이 봤다. 클리셰. 진부한 표현인가? 사람도 그리하지만 사물, 물건도 그리할 것이다. 책 또한, 손때묻은 책도 그리하지만 그 책 자체가 갖고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책에 관한, 그 책만 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사건,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본 책 중에 책에 관한 이야기와 그 책이 갖고있는 의미에 대해 시리즈로 나;
리뷰제목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많이 봤다. 클리셰. 진부한 표현인가?

사람도 그리하지만 사물, 물건도 그리할 것이다.

책 또한, 손때묻은 책도 그리하지만 그 책 자체가 갖고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책에 관한, 그 책만 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사건,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본 책 중에 책에 관한 이야기와 그 책이 갖고있는 의미에 대해 시리즈로 나온 책이 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윤성근 작가의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제목만 보고도 언뜻 '비블리아...'가 생각이 났다.

책과 그에 얽힌 이야기라 비슷하다고 생각이 되어 떠올린 듯하다.

물론, 이 '헌책방...'은 작가가 수집한 실제 이야기를 엮은 책이란 점에선 갈길이 좀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작가가 겪은 실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책과 관련된 실제 이야기...

절판 되거나 구하기 힘든 책과 그 책에 사연이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도 이야기가 있는 책들이 있다.

갑자기 그 몇 몇 권의 책들이 생각난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책끌림 그 오묘한 마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우*녀 | 2022.08.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소설이긴 하지만, 누군가의 일생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에게도 일생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p 318) 사람이 책을 선택하는 '새 책방'과 달리, 책이 사람을 선택하는 '헌책방'에 관한 이야기. 자연법칙이나 심리학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책끌림 절판된 책을 찾아 떠도는 사람들에게 사례비 대신 사연을 수집하며 추억을 찾아주는 책방 지기가 있다. 2007년부;
리뷰제목

소설이긴 하지만, 누군가의 일생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에게도 일생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p 318)

사람이 책을 선택하는 '새 책방'과 달리, 책이 사람을 선택하는 '헌책방'에 관한 이야기.

자연법칙이나 심리학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책끌림

절판된 책을 찾아 떠도는 사람들에게 사례비 대신 사연을 수집하며 추억을 찾아주는 책방 지기가 있다.

2007년부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는 작은 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주인장은 책과 사람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책과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 그 끈이 보이지 않을 뿐. 둘은 마음으로 이어져 있기에 제아무리 억지로 몸을 움직인다고 해서 금방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직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책은 살며시 다가와 제 어깨를 내어준다. ( p 115)

사랑, 가족, 기담, 인생이라는 네 개의 꼭지로 묶여진 이 책의 사연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우리 주변인의 절절한 사연들이다.

'잠자는 책은 이미 잊어버린 책'이라 말한 김수영 시인처럼,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살아난 책들은 다시 생명을 얻는다.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더러는 희미해진 기억으로 예전에 알고 있었던 책 내용이 아닌 경우도 더러 있다. 그리고 똑같은 구절을 읽더라도, 예전 기억과는 다른 #에피파니 의 순간도 맞이한다. 엉켰던 인생의 실타래 한쪽 끄트머리를 다정한 손길이 잡아당겨주는 순간일지 모른다.

 

마저 읽는 데 40년이 걸린 이야기, 사소하기만 깊이 있는 이야기, 책과 사람 사이의 연결된 끈이 있음을 믿게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들은, 먼 나라의 이야기나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네 정겨운 이웃의 체온이 얹힌 따뜻한 이야기이다.

여름, 으스스 한 휴가를 기대하며 펼쳤던 책장에서 훈훈한 휴식과 미소를 선물 받은 느낌.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진 나는, 내 옛 추억을 더듬으며 보수동 골목길로 여행을 떠난다.

책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알고 있기에 때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여행한다.( p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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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8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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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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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다 | 20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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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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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민**빠 | 2022.09.08
구매 평점5점
기대되는 책입니다. 다른 나라의 유사한 주제의 책들과는 어떻게 다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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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민**빠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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