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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동안 핀 꽃

: 최초의 지역 축제 ‘춘향제’를 만든 최봉선

김양오 글 / 곽정우 그림 | 빈빈책방 | 2021년 12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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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26g | 152*215*12mm
ISBN13 9791190105392
ISBN10 119010539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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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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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책씨앗 상반기 초등 교과연계 추천도서
2022 청소년 북토큰 선정도서

우리말과 우리글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했던 일제 강점기, 춘향제를 통해 꺼져가던 민족 문화를 되살린 독립운동가 최봉선의 이야기.


남원 예기 조합의 으뜸 기생 최봉선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지친 조선 사람을 위로하고 민족의 자긍심을 살리기 위해 특별한 일을 계획했다. 바로 『춘향전』의 주인공 춘향의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는 일이었다.

『백 년 동안 핀 꽃』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여성이자 기생이라는 신분으로 차별받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최봉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전국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 이후 일제는 조선의 전통과 민속 문화를 탄압했다. 이러한 시기에 불의에 대항한 춘향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를 여는 일은 대단한 도전이었다. 주어진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는 최봉선의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남원으로
권번과 기생
일본말을 가르쳐라
사그라드는 독립운동
이별
춘향제
이쁜 춘향이
두 영정
또다시 쫓겨나다
60년 만에 돌아온 춘향이

작품 속으로
·최봉선은 누구인가?
·기생과 권번
·춘향제와 춘향 영정 수난사
·현실에서 만나는 ‘백 년 동안 핀 꽃’ 속 장면들
·우리나라 무궁화 역사와 광한루 무궁화
추천사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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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웅장한 건물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광한루였다. 커다란 지붕이 날개를 활짝 편 봉황 같아서 금세 날아갈 것만 같았다.
“와! 언니야! 광한루다! 엄청 크다!”
“그렇구나. 나도 태어나서 이렇게 큰 건물은 처음 본다.”
그런데 광한루가 이상했다. 분명 광한루는 사방이 탁 트인 누각이라고 들었는데 창이 모두 닫혀있었다.
“언니야, 광한루 문이 다 닫혀 있네. 위아래 모두 꽉꽉 문을 닫아 놓은 게 누각 같지가 않데이.”
“저기 재판소라고 쓰여 있구나. 광한루를 재판소로 쓰는 모양이다. 조선 팔도 어디든 중요한 건물 중에 일본 놈들이 가만 놔둔 곳이 없으니.”
“언니야, 조용히 해라. 누가 들으면 어떡하려고? 일본 놈이 뭐꼬?”
수련은 주위를 살피며 봉선에게 주의를 줬다. 다행히 일본 군인들은 저 멀리 있었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갈 수도 있는 세상이었다.
--- pp. 12-13

“조센징들, 모두 흩어져라!”
“노래 부르지 마라!”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
순사들이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쫓아냈다. 물속에 있던 사람들이 허겁지겁 족대를 걷고 밖으로 나왔다. 다슬기를 잡던 여자들은 다슬기 통도 제대로 못 챙기고 부랴부랴 밖으로 나와 도망치듯 뛰어갔다. 평화롭고 즐겁게 금암어화를 즐기던 요천이 순식간에 난리 통이 되었다. 횃불을 든 사람들이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을 챙기며 섶다리를 건너 마을로 돌아갔다. 순사들은 조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또다시 만세운동이 일어날까 봐 겁이 나는 것이다.
(중략)
“누가 먼저 노래를 했나?”
일본 경찰서장이 와서 기생들에게 소리를 쳤다.
“제가 먼저 했습니다.”
최봉선이 나섰다.
“권번 기생들이 오밤중에 왜 요천까지 나와서 노래를 하나? 당장 돌아가지 못할까?”
“은어잡이 구경 좀 하면서 흥을 돋워 준 것뿐인데 뭐가 잘못됐단 말입니까?”
--- pp. 48-50

“열녀 춘향이의 상징물을 만들자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가?”
정광옥이 무척 궁금해하며 물었다.
“지금 우리 조선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슴 속에 있는 답답함을 춘향이를 통해 풀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춘향이가 목숨을 걸고 정절을 지키다가 끝내 신분을 거슬러 어사 부인이 된 이야기는 우리 조선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설날도 없애고 우리 이름, 우리말과 우리글도 못 쓰게 하는 이 현실이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멀리서 독립운동하는 분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는데 정작 이 땅에서는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간다면 어떡하겠습니까? 불의에 저항한 춘향의 정신을 보면서 민족정신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p. 81

새 영정을 태운 수레가 광한루를 지나 사당에 도착하니 최봉선과 평양, 진주, 한성, 부산 권번 수기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 그린 영정을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일제가 작정하고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최봉선과 기생들은 어두운 얼굴로 수레에서 내려지는 새 영정을 바라보았다. 현준호가 영정을 받아 들고 천천히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사당에는 1931년 첫 춘향제 때 봉안했던 영정이 있었다. 현준호는 그 영정을 내리지도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영정을 겹쳐서 올려놓았다. 이중 봉안된 것이다. 조선 춘향이 위에 왜색으로 그린 춘향 영정을 올린 것, 바로 내선일체를 뜻하는 것이었다. 조선과 일본이 하나라는 것을 그렇게 보여주고 있었다.
-- pp. 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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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우리글도 못 쓰게 하는 이 현실이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1919년 전국적으로 일어난 만세운동 이후 일본은 ‘문화통치’를 한다는 명목을 앞세워 조선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려 했다. 이렇게 말 한마디, 노래 한 소절 마음대로 하지 못한 시절에 일본말을 사용하지 않은 곳이 있었다. 바로 남원의 기생 조합인 남원 예기 조합이다. 남원의 지역 유지이자 독립운동가 이현순이 만든 남원 예기 조합은 조선말을 하고 조선의 전통 예술을 지켜나갔다. 최봉선은 이곳의 으뜸 기생으로서 그 뜻을 이어갔고,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이자, 지역 축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춘향제’를 만든다. 조선인이 모여 있기만 해도 만세운동을 할까 봐 경계를 샀던 시절에 큰 규모의 축제를 계획하고 추진한 것이다.

게다가 춘향은 기생의 딸이라서 유교적인 제사를 지내는 것에 대해 양반들의 반발도 있었을 것이다. 신분제가 폐지되어도 여전히 신분 차별이 존재했고, 기생을 여전히 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시대였다. 안팎으로 가해지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을 해낸 최봉선의 용기와 기개를 보고 있으면 감탄하게 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영웅 ‘최봉선’을 만나는 시간

이 작품은 잊혔던 여성 인물 최봉선의 가슴 벅찬 일생을 생동감 넘치는 문장으로 구현하였다. 안타깝게도 춘향제를 처음 만든 최봉선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고향인 부산에서 남원으로 넘어와 남원 예기 조합에 들어갔다는 것, 춘향 사당을 짓고 춘향 영정을 그려 제사를 지내자고 제안했다는 것, 내선일체를 선전하기 위해 그려진 춘향 초상화에 밀려난 최초의 춘향 영정을 돌려놓겠다고 말한 동아일보의 인터뷰 기사 말고는 그의 생애를 온전히 추측할 수 있는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남원에서 문화 해설사로 활동하는 저자가 남아 있는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최봉선이라는 인물의 생애를 재구성하였다. 현지에서 직접 조사한 생생한 정보가 담긴 부록도 작품의 현장감을 살리고 작품에 이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별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조선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최봉선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이처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선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잊혔거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영웅의 업적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독자들에게 『백 년 동안 핀 꽃』이 가슴 벅찬 역사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고전 소설 《춘향전》이 세계에 명성을 자랑하고 춘향가를 비롯한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존되었으니 춘향제를 창시하고 이끌어 낸 최봉선 선생을 기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여성으로서 게다가 천대받았던 기생으로서 말살되어가던 우리 민족의 얼을 지키고자 춘향제를 기획한 일은 대단한 창의력의 결실이었습니다. 그것도 남원 사람만이 아니라 전국의 예기 권번과 함께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분을 그동안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문학작품으로 탄생시켰으니 매우 늦었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한병옥 추천사 中 (남원 향토사학자)

가끔 남원을 찾아갈 때면 ‘아, 여기가 역사의 보물창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보물이 많아도 그걸 캐내어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다행히 김양오 작가가 남원 지역의 역사 속에서 사라진 이야기와 인물들을 찾아 재조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음이 얼마나 반가운지.
남원의 명소인 광한루가 일제가 쓰던 재판소였으며, 권번 기생들이 앞장서서 독립운동에 나선 이야기며, 최초로 춘향제를 만드는 중심축에 최봉선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되살려냈다. 춘향이와 이몽룡의 이야기가 어린 광한루가 그저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남원 사람들의 항일정신을 일깨워준 상징적인 장소라는 것도 되살려내고.
그렇다. 역사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다시 꽃으로 피어나고, 우리는 그 꽃을 오래오래 피워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 이규희 (동화 작가)

‘100년 동안 핀 꽃’은 재미있다. ‘소리꾼 최봉선’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춘향가를 축제로 만들고, 자신들의 삶이 축제가 되는 이야기다. 춘향가를 좋아하는 소리꾼 최봉선은 춘향가의 소리의 뿌리를 찾아 부산에서 남원까지 찾아온다. 그리고, 춘향가를 노래하고 춘향가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역에서 축제를 만들고, 소리꾼들의 삶이 축제가 된다.
우리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영웅을 기다린다. 새롭고 재미있는 영웅을 만났을 때, 이야기는 출렁거리며 우리의 삶을 흔든다. ‘100년 동안 핀 꽃’에서 ‘소리꾼 최봉선’과 친구들은 새롭고 재미있는 영웅들이다.
자기 삶을 축제로 만든 소리꾼들의 이야기, ‘100년 동안 핀 꽃’을 사춘기 청소년들과 부모님들께 추천한다. 우리 청소년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를 바란다. 자기 삶을 지역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여러 방면의 소리꾼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 박미자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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