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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틴 4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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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틴 4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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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2g | 127*188*20mm
ISBN13 9788972885740
ISBN10 897288574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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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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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 달 같은 존재인지도 몰라. 태양처럼 빛나는 건 어른이고, 우리는 떨어지는 고물을 받아먹고 있을 뿐이야. 자기 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어.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불모의 별이야. 아 참, 오랜만의 산책인데 이런 말을 하다니. 역시 난 바보야.”
우리는 나란히 손잡이에 몸을 기댔다. 나는 얼굴을 내밀어 수면을 내려다보았다. 운하의 물은 저무는 하늘을 비추며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도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렇지만 중학생이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건 아니잖아. 언젠가는 나도 루미나도 변할 거야. 빛을 반사하며 저렇게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 달이라도 나쁘진 않아.”
--- p.56

유즈루를 비롯한 중학생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어느 순간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물론, 그런 생각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높은 곳에
서 떨어지면 박살이 나고 말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뭐든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건 정말 괜찮은 느낌이다. 단순한 착각이든 망상이든, 뉴턴의 법칙보다 자기 자신을 더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맨은 그런 뉘앙스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린들 그게 착각이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렇지만 때로 우리는 제정신을 잃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 p.91~92

준이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속도를 높였다.
“죽을 정도로 덥지만, 죽고 싶을 만큼 기분은 좋아. 이대로 천 킬로미터라도 달리고 싶어.”
넓은 챙의 모자 그늘에서 나오토가 말했다.
“정말 그래. 이렇게 달리면 학교도 병도 그저 꿈처럼 느껴져. 모든 게 다 거짓말이고, 지금 바람 속을 달리는 이것만 진짜 같은 기분이 들어.”
지난번에 아버지가 권해서 읽은 책이 생각났다. 나는 자전거를 탄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진짜는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즐거움 속에 있지 않을까. 데카르트라는 사람의 책도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말을 하고 있다.
--- p.134

“우리 아버지는 최악이야. 죽은 후에 내게 이런 선물을 하다니. 계속 미워해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미워할 자유도 주지 않아. 이 자전거를 볼 때마다 그런 아버지에게도 부드럽고 상냥한 마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마는 거야. 이걸 그냥 스미다 강에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들었는지 몰라. 그렇지만 안 되더라. 자전거방에서 우리집까지 울면서 끌고 왔어. 아버지가 죽고 나서 내가 운 건 그때가 처음이야. 준, 데쓰로, 나오토, 내 말 믿을 수 있니?”
--- p.200

“너희들은 저 소리가 들리지 않니? 지구가 맹렬한 기세로 자전하면서 하루를 새기는 구릉구릉 하는 소리 말이야. 난 저 소리가 정말 무서워. 생각해봐, 내게는 너희들보다 세 배나 빠르게 지구가 돌아가니까. 이런 말, 우리 부모님에게도 한 적 없어.”
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도 그 소리가 들려?”
나오토는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금은 안 들려. 너희들에게는 지구의 자전을 늦출 만큼 대단한 힘이 있어. 늘 나랑 같이 놀아줘서, 정말 고마워.”
--- p.266~267

“난 변한다는 게 무서워. 다들 조금씩 변하다가, 어느 순간 오늘 여기서 우리가 느꼈던 이 기분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거. 우리 모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 거야. 세상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런 시절을 무시해버릴지도 몰라. 그건 중딩 시절의 놀이였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였다고.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금의 마음을 되새겨야 해. 변해서 좋은 게 있고, 변해서 안 좋은 게 있어.”
늘 냉정한 준이 맞장구를 쳤다.
“그건 그래.”
나는 웃으며 준을 보았다. 준은 잔디를 입에 물고, 두 손을 머리 뒤로 돌려 깍지를 꼈다. 짧은 앞머리가 바람에 흔들린다.
“지금부터 몇 년이 지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으면 오늘을 생각하자. 그때 정말 괜찮은 네 놈이 모여 있었다고. 인생의 최고 좋은 시절에는 자신도 그 그룹에 속했을 정도로 좋았다고. 지금의 이 나약함과 불안을 잊지 말도록 하자. 그러면 반드시…….”
--- p.271~27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80센티미터, 100킬로그램의 거구 ‘다이’, 조로증에 걸린 ‘나오토’, 공부를 잘하는 ‘준’, 모든 면에서 평균치인 나 ‘데쓰로’. 우리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중학교 2학년 사인조다.
입원 중인 나오토에게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을 섭외해 깜짝 선물하고(「깜짝 선물」) ,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는 같은 반 여자애를 사랑한다(「달이라도 나쁘진 않아」).
탤런트가 되고 싶어 하는 깜짝쇼의 달인 유즈루는 시시한 쇼에 지루해하는 아이들의 부추김에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4층 건물에서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고(「소년, 하늘을 날다」), 죽음을 앞둔 노인과 함께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공장 부지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하고(「불꽃놀이의 밤」), 술에 취한 아버지를 추운 거리로 내몰아 죽게 한 다이는 한 달 후 아버지가 18개월 할부로 산 하늘색 자전거를 선물받는다(「하늘색 자전거」).
그리고 함께 환락의 거리 신주쿠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2박 3일간 공원에서 야숙하면서, 도시를 가득 채운 어른들의 세계를 탐방한다. 호텔 라운지에서 지상을 내려다보고, 포르노 가게를 기웃거리고 클럽에서 가출한 여고생들을 만난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들은 황혼의 부두공원에서 서로에게 한 가지씩 비밀을 고백한다(「열다섯 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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