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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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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아워

: 우리가 언젠가 마주할 삶의 마지막 순간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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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624g | 150*220*30mm
ISBN13 9788901213323
ISBN10 89012133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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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을 통해 멋지게 죽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당신이 죽음을 직시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내는 데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작업하는 동안 나 자신도 죽음에 대한 관찰이 이상하게도 불안감을 없애 준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위대한 작가들의 마지막 순간을 추적하며 어떤 이유로든 나는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졌다. --- p.19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마지막 대화’를 바라지만 실제로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대화는 모든 앙금을 해소하겠다는 카타르시스적 환상이지만 실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슴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응어리가 죽음을 마주한 순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데다, 그 앙금이 가라앉고 장애물이 걷히며 갈등이 해소되어 우리가 중요한 것부터 말할 수 있도록 죽음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 p.26

마침내 그녀는 보았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모두 벌거숭이가 되고, 맨 얼굴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며, 모두가 평등해진다는 것을 말이다. --- p.34

죽음은 삶에서 그동안 입고 있던 수많은 옷을 벗겨 내고 중요한 것만을 남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만들고, 진정 원하는 것에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려 보라. 그때 꼭 하고 싶은 일이라면 지금 당장 그것을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때 후회할 일이라면 지금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 p.36

내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게 있다면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하고 오랫동안 병석에서 시름시름 앓는 것입니다. 그런 내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하나의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몸이 약해지며 정신까지 마비되지 않는 것입니다. 맥베스 왕이 말한 것처럼 갑옷을 입고 죽음을 맞고 싶습니다. ---「프로이트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것’ 중에서

유방암과의 싸움은 내 삶에 뜨거운 열정을 더해 주었습니다. 진짜 흥미로운 경험이었지요.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순서를 철저하게 따르려고 노력하게 되니까요. 이제는 그런 절박함이 다소 수그러들었습니다. 2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인지 그때만큼의 절박함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아쉽습니다. 그런 위기감을 항상 유지하고 싶은 심정이니까요. ---「수전 손택, 나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중에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안달하고 소리치오 / 분노하고 분노하오, 꺼져 가는 빛에 대해 / 현명한 자는 임종시에 어둠을 당연한 걸로 안다지만 / 그들의 언어는 이미 섬광을 잃었기에 /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딜런 토머스의 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중에서

센닥이 그림을 그리며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려 했듯이, 나도 어떤 식으로든 죽음이란 문제를 해결하고 조금이나마 두려움을 떨쳐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떨쳐 낸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두려움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게 된 것일 뿐이다. 어쩌면 내가 두려움을 떨쳐 낼 방법을 찾아내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일 수 있다. 두려움은 어떻게든 견뎌 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333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알맞은 위안거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까지.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더라도 ‘죽음’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으리라. 내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회할 일을 덜 만들지 않겠는가. 자, 당신의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누구와 함께 있는가.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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