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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입니다, 고객님

: 콜센터의 인류학

김관욱 | 창비 | 2022년 0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1 리뷰 22건 | 판매지수 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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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66g | 140*210*30mm
ISBN13 9788936479022
ISBN10 8936479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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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은행, 공공기관, 카드회사, 통신사 등 콜센터는 광범위하게 운영된다. 전화기 너머에는 노동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입니다, 고객님』은 콜센터 노동에 관한 책이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이 지속되게 하는 구조와 이 구조 속에서 아파하는 노동자를 논했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구로공단 ‘공순이’가 디지털단지 ‘콜순이’가 되기까지
문화인류학자가 바라본 콜센터의 내밀한 역사

“무엇이 콜센터 상담사를 아프게 하는가”


2020년 3월 서울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지역 첫 집단감염 사례에 언론들은 콜센터의 노동 환경에 주목했고, 근본적인 문제는 상담사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과 하청 구조에 있음이 드러났다. 오랜 시간 감정노동과 건강, 흡연과 중독에 대해 연구해온 문화인류학자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관욱은 콜센터의 내밀한 실상을 담은 『사람입니다, 고객님: 콜센터의 인류학』을 출간했다. ‘무엇이 콜센터 상담사를 아프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현장연구와 심층 인터뷰,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추적해온 내용을 집대성한 책으로, 콜센터 상담사의 불합리한 노동조건과 부당한 처우를 현장감 있게 들려주며 이를 둘러싼 사회적 의제들을 다각도로 파헤친다. 구로공단의 ‘공순이’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콜순이’가 된 현실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상담사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실천까지, 콜센터의 어제와 오늘을 총체적으로 살핀다.

특히 저자는 그간 콜센터에 대한 논의가 악성 고객의 갑질 논란과 상담사의 감정노동에 국한되어 있었음을 지적하며, 콜센터 산업 자체가 가진 구조적 문제로 시야를 확장할 것을 주문한다. 풍부한 인터뷰와 사진자료, 섬세하고 치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콜센터 문제는 근본적으로 여성 노동과 인권의 문제임을 꼬집는다. 『사람입니다, 고객님』이 던지는 질문은 한국 사회 여성 하청노동을 돌아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콜센터 연구하는 인류학자입니다

1부 콜센터의 탄생

1장 공순이에서 콜순이로
2장 담배 연기 속 한숨들의 무덤

2부 투구가 된 헤드셋

3장 감정 이상의 노동 현장, 콜센터
4장 어느 상담사의 하루
5장 코로나19 팬데믹이 들춰낸 콜센터의 현주소

3부 새로운 몸을 찾아서

6장 상담사들의 노동운동 도전기
7장 일단 몸부터 펴고 이야기합시다
8장 사이버타리아의 시대, 콜키퍼의 탄생

에필로그 콜키퍼 선언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과거 공장노동 현장과 달리 현대식 건물 안에서 전자통신기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담사의 노동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회의 기준은 여성이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본능적으로’ 적합하다는 편견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듯 보인다. 조금의 변화라도 찾아보려 했던 나에게 현장은 끊임없이 같은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어느 여성학자의 표현처럼 ‘충격적이리만치’ 여성 노동자는 오랫동안 저임금 고강도 노동의 현장에서 목격되어왔다.
--- p.8

누군가 “왜 콜센터 인류학 책을 쓰려 했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지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내가 지고 싶지 않은 대상은 폭언을 하는 고객도, 강압적인 상사도, 외면하는 동료들도 아니다. 이러한 개인들을 점차 확산하게 만드는 사회와 문화에 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 연구를 진행해오면서 힘든 고통을 겪는 이들을 만나고, 때로는 정말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연구자로서 큰 무력감에 좌절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지고 싶지는 않았다.
--- p.12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참으로 무섭다.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다면 일순간 권력의 불평등이 허용된다는 뜻이니 말이다. 과도한 해석일까, 혹은 몇몇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일일까? (…) 중요한 것은 이런 불평등이 가능한 시대라는 점이다. 콜센터는 그 최전선에 서 있다. 여성 상담사에게 과도한 친절과 미소가 당연한 듯 강요된다.

특정한 감정을 특정 대상에게만 과도하게 강요하는 것이 과연 당연한 일일까? 비용을 치른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것일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미 여성은 가정 안에서 무급으로 똑같은 처우를 오랜 시간 받아오지 않았던가. 그 성별 역할 구분의 장소만 가정에서 콜센터로 이동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가정 내 돌봄에 대한 남녀 간 오래된 불평등이 노동 현장으로 확장된 것이 아닐까?
--- p.142~143

여성들은 시대가 변해 집을 벗어나도 결국 또 집 안을 벗어나지 못했다. 남편과 아버지가 고객과 상사로 바뀌었을 뿐이며, 가정 내 전통적 여성상에 대한 규범이 업체 안 규율과 통제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말하자면 현대판 ‘디지털 현모양처’인 셈이다. 일과 시간 동안 집을 돌보던 ‘하우스’키퍼house- keeper가 상담 콜을 돌보는 ‘콜’키퍼call-keeper로 잠시 전환된 것뿐이다.
--- p.341

콜센터 상담사의 노동 형태를 대변하는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에 힘입어 상담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주목받기도 했지만 그 속에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상담사들이 제대로 항변하기도 전에 감정노동이라는 용어와 설명 안에 그네들의 삶이 다 이해된 듯, 마치 다 푼 문제집처럼 한편에 내던져진 채 방치된 듯 느껴졌다. 나는 적어도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형성해놓은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다. 새로운 언어로 여성 상담사의 삶을 대변해보고 싶었다.
--- p.35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콜센터의 탄생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자가 만난 여성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한국 산업근대화의 상징인 구로공단이 주력하는 산업 분야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으며, 자연스레 공단 내 여성 노동자의 일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구로공단에 ‘공순이’라 불린 여공들이 있었다면, 오늘날 같은 장소에서 이름을 바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하 디지털단지)에는 스스로를 ‘콜순이’라 부르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있다. 1부 「콜센터의 탄생」은 디지털단지에서 콜센터를 찾아 나선 저자가 여성 노동 및 인권의 현주소를 50여년 전 구로공단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콜센터 여성 상담사의 삶이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의 삶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밝혀낸다.

특히 오랫동안 흡연과 중독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콜센터가 상담사들 사이에서 ‘흡연 천국’으로 불린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악성 고객의 갑질과 관리자의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콜센터의 물리적?전자적 감시 시스템에 통제당하는 상담사들은 흡연실을 도피처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콜센터 흡연실은 “한숨들의 무덤”이며 “여기서 흡연이냐 아니면 뛰어내리느냐”는 선택지만 있을 뿐이라고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 상담사가 있을 정도다. 이 책은 여성 상담사의 흡연율이 높은 원인이 열악한 노동 현장에 있음을 낱낱이 보여주며, 노동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어떻게 그들의 건강을 해치는지 밝힌다.

‘친절, 정확, 신속’ 뒤에 가려진
감정 그 이상의 노동 현장, 콜센터


콜센터의 콜은 언제나 밀린다. ‘친절, 정확, 신속’을 외치며 항상 ‘미소 띤 음성’으로 콜을 받는 상담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쏟아지는 전화에 밀려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2부 「투구가 된 헤드셋」은 현장에서 상담사가 겪는 구체적인 문제상황을 생생한 인터뷰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명료하게 전한다.

상담사들은 업무가 바빠 오전에는 자리에서 한번도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상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평가 대상이며, 점수에 따라 ‘급’이 나뉘고 월급이 차등 지급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콜센터 상담사가 사회의 필수 노동자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업무는 급증한 반면 현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스스로를 ‘불판 위 마른오징어’ ‘일회용 배터리’라고 표현하는 상담사들은 악성 고객은 물론 치밀하게 실적을 관리하고 압박하는 상사, 하청업체 소속 상담사를 하대하는 원청업체 직원, 그리고 잠재적 경쟁자가 되어버린 동료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이런 현실은 상담사의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유발하며, 실제로 콜센터 상담사는 다른 직군의 서비스업 종사자에 비해 거의 모든 질병에서 월등히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담사들은 질병을 마치 세금처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질적인 원?하청 구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을 소재조차 불분명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감정노동이라는 명명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담노동을 ‘정동노동’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설명한다. 상담사들은 단순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모욕적이고 부당한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정동’에 길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상담사, 사람입니다”
수화기 너머에 존재하는 삶을 말하다


저자는 현장연구를 진행하며 여성이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본능적으로’ 적합하다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과 맞닥뜨렸다고 고백한다. 여성은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 해도 돌봄노동에서 자유롭기 어려우며, 대부분이 여성인 상담사 직군(민주노총 콜센터 노조 여성 조합원 비율 94.1%, 2021년 기준) 역시 고객을 친절하게 보살피는 전통적인 성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모두가 현실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 실마리를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3부 「새로운 몸을 찾아서」에서 찾는데, 상담사들이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해 사측에 대항한 사례, 그리고 생활운동 모임을 운영하며 자신의 몸, 나아가 업무를 대하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개선한 사례 등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일찍이 콜센터가 발달한 영국과 인도의 사례와 한국의 사례를 비교?분석하며 전세계적으로 여성 하청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폭넓게 조망한다.

콜센터는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수화기 너머 상담사는 지워지기 일쑤다. 우리는 누구나 낯선 번호로 걸려오는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혹은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누르고 상담사 연결을 기다려본 적이 있다. 저자는 매일 수백번씩 ‘안녕’하느냐는 인사를 건네는 상담사들이 정작 스스로의 안녕을 챙기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 노동 때문에 질병을 앓는 이웃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한 문화인류학자의 긴 여정이 이제 독자들에게도 안부 인사를 건넨다.

회원리뷰 (22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사람입니다, 고객님], 김관욱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w***i | 2022.05.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지난번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에 이어서 두번째로 읽은 인류학 책인것 같다.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보고서에 익숙하다 보니, 인류학 보고서가 낯설게(신선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긴 하다) 느껴졌다.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와 관찰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뭐랄까, 데이터를 분석;
리뷰제목

  지난번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에 이어서 두번째로 읽은 인류학 책인것 같다.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보고서에 익숙하다 보니, 인류학 보고서가 낯설게(신선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긴 하다) 느껴졌다.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와 관찰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뭐랄까,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들과 다른 점은 감정적이라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감정을 강요받고는 있는 듯했다. 사회의 한 현상을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커다란 측면에서는 다른 책들과 별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서술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불편함. 그 불편함이 생각이 많아지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아닌, 감정의 과잉이나 감정의 강요처럼 느껴져서 불편했다.

 

  콜센터 상담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위치와 인식, 그리고 다른 직업들과 구별되는 노동환경 등에 대해서 분석하고 잘못을 이야기하고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감정노동'이라는 표현으로 인식을 제한한다고 언급되어 있었는데, 그 '감정'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매여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할까. '콜센터 상담사의 직업적 위치를 마치 내가 너보다 나은 위치에서 바라보니 안쓰럽게 느껴지는 구나'라는 입장적 차이가 들게 했다. 이런 느낌은 책의 의도와 모순되는 느낌일텐도 말이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텍스트에서 느껴지는 그런 불편함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의 내용이나 구성, 의도 등은 참 좋다. 특히 '공순이에서 비정규직'의 삶으로, 시간은 변했지만, 노동 현실의 변화가 크지 않은 현장의 모습들이나, 왜 그런 노동이나 직업에서 젠더의 차별이 여전히 지속되는지에 대한 부분들은 많은 생각들을 갖게 했고, 더 공부해 보아야 할 부분이었다. 또 콜센터의 발상지인 영국이나 콜센터의 성지인 인도와의 비교 분석은 우리나라에서의 특수적인 상황들이 사회적 혹은 문화적 불변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그만큼 변화하기 쉽지 않은 뿌리 깊은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했다.

 

  읽는 내내 가졌던 가장 큰 느낌은 '답답함'이었다. 변화되지 않은 모습에, 무언가 꽉 막혀 있는 듯한 모습에, 그 현실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음에 답답했다. 그 답답함이 조금씩은 해소되어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더 답답했다. 시간이 흐르며 사회와 문화는 변하기 마련인데, 변하지 않는 그 모습들에 답답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 답답함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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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콜센터의 인류학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b*****3 | 2022.04.0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콜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어지간한 민원 사항은 굳이 해당 관청을 찾지 않아도 친절하게 안내 받을 수 있고 소소한 생활정보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니 당연히 서울시에 소속된 직원들일 것으로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온라인 서점인 Yes24에서 책을 사보고 있다. 서울시 콜센터와는 달리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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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콜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어지간한 민원 사항은 굳이 해당 관청을 찾지 않아도 친절하게 안내 받을 수 있고 소소한 생활정보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니 당연히 서울시에 소속된 직원들일 것으로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온라인 서점인 Yes24에서 책을 사보고 있다. 서울시 콜센터와는 달리 이곳 콜센터는 문의보다는 불만을 쏟아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전화 걸 때부터 목소리에 가시가 돋쳐있다.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슬슬 짜증스러워지고, 제대로 대답할 사람을 연결해달라는 데도 연결은 하지 않고 이리저리 말을 돌리면 급기야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간혹 나중에 담당자가 전화를 걸어와 답변을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바에야 고객의 부아를 돋울 일이 뭐 있었겠나 싶었다.

 

서울시 다산콜센터 상담사는 서울시 직원이고 Yes24 콜센터 상담사는 Yes24 직원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비록 상담사가 정규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해당 기관이나 기업 직원으로서 업무에 대해 상당한 훈련을 받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콜센터 산업이란 근본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하청구조’로 이루어지다 보니 상담사가 기관이나 기업에 소속되기는커녕 해당업무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도 못하고, 게다가 하청을 준 기관이나 기업은 콜센터를 방패막이로 생각하기 때문에 고객 전화를 자기들에게 연결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내가 불만을 가져야 할 대상은 상담사나 콜센터가 아닌 경영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콜센터를 방패막이로 내세운 기관이나 기업이어야 했다. 그러나 콜센터 뒤에 꼭꼭 숨은 그들에게 무슨 수로 불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의료인류학을 전공한 저자는 오랫동안 흡연과 중독, 감정노동과 건강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최근 콜센터 상담사, 이주노동자, 흡연자, 부랑인시설입소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17년간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해 온 저자는 ‘노동 때문에 질병이 불가피한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이후 노동과 건강을 연구하는 인류학자의 길에 들어선다.

 

‘공순이’에서 ‘콜순이’로, ‘타이밍’에서 ‘담배’로

 

저자는 2012년에 콜센터 상담사 연구를 시작해 2021년 마무리 지으면서 여성 상담사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건강을 잃어가는 모습이 50년 전 여성 공장노동자들에 비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비록 그들이 과거 공장노동과는 달리 콜센터라는 현대적 건물에서 전자통신기계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본능적으로’ 적합하다는 편견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 말하자면 1970년대 소위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의 삶이나 50년 지난 현재 스스로를 ‘콜순이’라는 자조적인 이름으로 부르는 콜센터 여성 상담사의 삶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콜센터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주로 몰려 있는데, 공교롭게도 여기는 1970년대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공장노동을 했던 곳이 디지털정보 중심의 산업단지로 바뀐 곳이다.

 

콜센터 여성 상담사를 떠올리면 ‘감정노동’이 가장 먼저 생각날지 모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콜센터는 먼저 담배연기가 끊이지 않는 건물 옥상을 그린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옥상은 상담사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인도의 콜센터도 다르지 않은데, 인도 상담사들은 까다로운 백인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시차나 인종차별을 견뎌야 했고 흡연이 하나의 도피처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파악한 어느 콜센터 여성 상담사들의 흡연율은 37%로 일반 성인 여성 흡연율 6.2%의 무려 여섯 배에 이르렀다.

 

저자가 연구를 위해 돌아본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에는 업주가 야간작업을 위해 여공들에게 먹였던 ‘타이밍’이라는 각성제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노동력을 높이기 위해 먹인 식품이나 약물을 ‘드러그 푸드(drug food)’라고 하는데, 이는 현실을 잠시 잊도록 만들어주거나 커피나 초콜릿처럼 영양분의 공급 없이 노동력을 증가시킨다. 50년 전 여공들이 먹었던 ‘드러그 푸드’인 ‘타이밍’은 50년 후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여성 상담사들이 피우는 담배로 바뀌었을 뿐, 여공이나 여성 상담사의 근본적인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상담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관리자가 프로그램으로 감시한다. 상담사가 2~3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관리자가 즉시 체크한다. 그러다 보니 상담사는 특별한 사정없이 그 이상 자리를 비울 수 없고, 따라서 흡연 시간도 4분을 넘기지 못한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회사에서도 4분 정도의 흡연시간은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콜센터에서는 흡연실을 가까운 곳으로 옮겨 동선을 짧게 만들기도 했다. 회사가 이런 시간을 허용하는 것은 콜센터에 담배 피울 이유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뜻이며, 여건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흡연자를 담배를 피울 것이니 흡연실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콜센터가 상담사의 흡연을 방조하다 못해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전문의로서 저자는 상담사들이 노동의 결과로 얻은 질병과 그런 노동환경을 방치하는 기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다. 저자에 따르면 비단 콜센터 상담사 뿐 아니라 여성 서비스직 노동자가 방광염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고객이 많으면 화장실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콜센터에서는 상담사가 졸지 못하도록 4월에 에어컨을 겨기도 하고 창을 가려 상담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마치 양계장에서 닭이 최대한 많이 산란하도록 계사의 온도와 빛을 엄격히 조절하는 것처럼 상담사의 체온과 시각마저 통제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상담사가 두통, 만성피로, 수면장애, 청력손상, 위장장애, 피부질환, 그리고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한다.

 

어느 상담사는 갑자기 돌발성 난청이 생겼다. 치료를 받아도 원래 기능의 30%만 회복이 된다고 했다. 이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의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상담사는 병가 신청에 필요한 진단서에 증상이 덜 심하게 써달라고 부탁한다. 증상이 심하면 언제 해고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병가는 당연히 무급이다. 저자는 이와 같이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질병을 얻었는데도 그에 대한 보상은커녕 해고를 걱정해서 오히려 이를 숨기고, 병가조차 무급으로 처리하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사회 일각에서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크게 낙담한다.

 

여성 상담원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콜센터라는 기업으로부터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콜센터가 철저하게 실적위주의 경쟁을 시키다 보니 상담사들 사이에 극단적이 따돌림이 발생한다. 상담사는 고객과 관리자에게 항상 을의 위치에서 수동적으로 당하는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살아남기 위해 을들끼리 서로 물어뜯는 것이다. 팀장이 어떤 건을 배분하느냐에 따라 상담 건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팀장에게 잘 보이려고 상담사 사이에 경쟁이 아주 노골적이고 필사적으로 일어난다. 이는 자칫 상담사 사이의 문제로 여길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더 많은 성과를 거두려는 회사의 의도가 반영된 구조이니 결국 콜센터라는 기업이 비판받아야 할 문제인 것이다.

 

구로 콜센터의 코로나 집단감염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에 한국콜센터에 전년 대비 180%가 넘는 전화가 걸려왔다. 코로나 때문에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담사들은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온갖 상담을 처리해야 했다. 그런 와중에 구로 콜센터에서 130여명이 코로나에 집단 감염되었다. 일부는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위중했으며 안타깝게도 그 중 한 직원의 배우자가 사망에 이르렀다. 이는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 첫 번째 사망자였다.

 

언론에서는 상담사의 인권보다는 콜센터가 코로나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 사태로 콜센터 상담사들이 고도로 밀집한 환경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세간의 관심은 여기까지였다. 저자가 이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봤지만 감염된 상담사들의 처우와 노동환경이 개선되었는지, 콜센터의 전반적인 노동환경이 개선되었는지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초기에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피와 땀을 갈아 넣는 의료진의 헌신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이후 보도에 따르면 그들에게 후하기는커녕 당연한 보상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사회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콜센터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감염되었거나 감염자 때문에 격리된 상담사들은 보상은 고사하고 콜센터 개인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임금을 삭감 당했다. 급여에서 수십 만 원이 삭감된 것은 상담사 개인에게는 상당히 큰 타격이었다. 상담사가 감염되었거나 격리된 것은 밀집된 노동환경으로 인한 높은 감염 위험성 때문이었지 상담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감염 결과로 인한 실적 감소의 책임을 상담사에게 물은 것이다. 말하자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콜센터 집단감염은 이렇게 철저히 피해를 상담사가 떠안는 ‘개인적 문제’로 마무리되었다.

 

콜센터 집단감염이 마무리되기까지 원청회사와 하청회사 어느 누구도 공식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저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원청사가 확진자에게만 20만 원어치 상품권과 과일바구니를 전달했을 뿐 감염된 상담사 때문에 함께 격리된 가족에 대해서는 어떤 보상도 없었다. 게다가 감염된 상담사들은 산업재해를 신청해서 승인 받기도 어려웠고, 승인 받아도 월급의 70%만 보장받았다. 그들이 감염, 격리, 치료 과정에서 받았던 심적 고통은 아예 보상의 대상도 되지 못했던 것이다.

 

피해는 감염되거나 격리된 상담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 기간 중에 상담사들은 마스크를 쓰고 상담을 해야 했는데, 상담 중에 숨이 막히고 뜨거운 입김이 올라와서 피부발진이 자주 발생하고 눈이 시린 사례가 속출했다. 또한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서 말을 할 때마다 힘을 주어야 해서 몹시 힘들어했다. 더욱이 마스크 안에서 내뱉은 숨을 다시 들이마시면서 호흡곤란과 구토 증세를 호소한 사례도 일어났다. 그들은 회사 지시에 따라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는데 사회에서는 콜센터를 코로나 감염의 ‘진원’이고 ‘온상’이며 ‘감염소굴’이라며 상담사들을 손가락질해 그들을 더욱 큰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비전문가의 전문적 상담

 

코로나 사태가 상담사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단순히 상담 건수가 폭증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자가 만났던 상담사들은 상담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몹시 불안해했다. 긴급을 요하는 민감한 문제인데도 상담사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기 일쑤였다. 예컨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스크 상담은 당일 오전에 10분가량 선채로 설명 들은 후 바로 상담에 투입되었다. 나머지 내용은 자료로 대체되었고 그나마도 수시로 바뀌고 이후에 쪽지로 몇 백 개가 추가되었다.

 

비단 코로나 관련 사항 뿐 아니라 콜센터에서 처리하는 모든 상담 내용이 이와 같이 충분한 교육 없이 자료 형태로 상담사에 전달된다.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상담사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기대할 수 있을까. 더구나 정부 콜센터인 한국콜센터는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업무에 대해 숙지해야할 정보가 산더미 같아 업무 자체의 난도와 강도가 일반 콜센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데, 저자는 그들 역시 스스로 자료를 익혀가며 해결한다고 말한다. 앞서 상담사의 답변이 미진해 언성을 높였던 부끄러운 내 모습을 고백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와 같이 답변이 미진한 경우는 수많은 전화상담 사례 중 손꼽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말하자면 충분히 교육받지도 못하고 자료가 충분하지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사들은 자기 몫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저자는 상담전화를 건 시민 대부분은 정부기관에 전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콜센터는 비전문적인 민간업체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2년마다 높은 실적과 낮은 인건비로 정부기관의 재계약을 얻어내야 하는 을의 위치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민이 쏟아내는 폭언과 콜센터를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나 몰라라 하는 해당 기관의 태도는 이미 자기 몫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는 상담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추가적인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를 만난 상담사들은 하나같이 정확한 상담을 위한 충분한 교육과 적절한 업무량을 호소하더라고 말한다.

 

상담사들은 콜센터가 원청회사 직원들이 민원을 받지 않게 하는 ‘총알받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교육 받지 못한 내용을 물으면 원청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연결해줄 수밖에 없는데, 그들은 이런 전화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절대로 고객에게 전화번호를 직접 알려주지 못하도록 한다. 그럴 때는 상담사가 먼저 원청회사 직원에게 물어본 후 답변하도록 규칙을 만들어 놓았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개인 평가점수가 깎이고 따라서 월급도 깎인다. 말하자면 콜센터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서 원청회사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언젠가 Yes24에 전화해 (나는 그게 콜센터일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충분하지 않은 답변에 언성을 높이며 제대로 답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달라고 요구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상담사가 담당자가 전화하도록 하겠다고 하도 간곡하게 이야기해서 그가 말하는 대로 전화를 끊고 십여 분 지난 후 담당자의 답변 전화를 받았다. 답변 전화를 받으면서 왜 상담사가 굳이 고객의 부아를 돋우면서까지 담당자를 연결해주지 않았을까 의아했는데, 거기에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 상담사가 담당자에게 답변하도록 요청하느라 겪었을 고충과 수모를 생각하니 미안하기 짝이 없다.

 

사람입니다, 고객님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기사를 보며 <사람입니다, 고객님>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대로 상담사들을 애먹이는 진상고객들의 이야기와 그로 인해 상담사들이 받는 심리적 육체적 고통,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언이 이 책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저자는 그런 내용은 일체 거론하지 않고 대신 상담사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노동조합 이야기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 저자는 이제는 콜센터 업무가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적인 업무가 되었지만 왜 상담사들이 저임금의 불안정한 노동 조건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당연한 듯 방치되어 있는가, 그리고 왜 그 대상이 여성이어야 하는가 묻는다. 그래서 그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기들을 억누르는 환경에 저항하려 했던 상담사들의 이야기를 연대하는 마음으로 기록했다고 말한다.

 

의미 있는 일이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제목은 진상고객을 떠올리는 <사람입니다, 고객님>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을 부추기는 기업주를 떠올리는 <사람입니다, 사장님>이 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만약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 제목이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었다면 독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사람들 대부분은 핸드폰 화면에 지역번호로 시작되는 모르는 번호가 뜨면 으레 판촉 전화일 것으로 생각하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익숙하게 종료버튼을 누르지만 자신은 그런 전화를 빼지 않고 받을 뿐 아니라 통화를 마칠 때 반드시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야 상담사가 추가 점수를 얻어 월말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사는 무엇보다 상담 건수를 많이 올려야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고객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이미 현대사회의 필수업무가 되었음에도 형편없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상담사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서 다행스럽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을 위해, 그들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한 것처럼 상담을 받고 나서 상담사에게 감사함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너무 이것저것 물어서 상담사의 상담건수를 줄이지 않도록 유의하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연대의 표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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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사람입니다, 고객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m*******n | 2022.03.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지인 중에 콜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을 가진 분이 계신다.   아이들이 모두 자라고 그동안 경력단절로 인해 일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취업현장에서 처음 들어봤다던 콜센터, 그곳에서 전화상담을 통해 고객응대를 하는 일이란 것만 알고 시작한 일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던 듯하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공부량은 말할 것도 없고 아침에&n;
리뷰제목


 

지인 중에 콜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을 가진 분이 계신다.

 

아이들이 모두 자라고 그동안 경력단절로 인해 일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취업현장에서 처음 들어봤다던 콜센터, 그곳에서 전화상담을 통해 고객응대를 하는 일이란 것만 알고 시작한 일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던 듯하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공부량은 말할 것도 없고 아침에 팀장의 지시대로 하루에 마쳐야 할 일들에 대한 중압감, 화장실 가는 것조차 분위기상 어려웠다는 사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보지 않고  상담한다는 것 하나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었다고 훗날 이야기를 들려준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사회 여성 노동의 문제 중 하나인 감정 노동이라고 일컫는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분들의 여건들을 조사하면서 불합리하게 일하고 있는 현실을 들려준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런 부분들을 다룬 내용들을 읽다 보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옥상에서 흡연을 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 이런 현실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환경, 특히 저자가 예전에 집안을 위해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을 지칭한 말인 공순이란 명칭이 지금도 여전히 명칭만 바뀌었을 뿐 막힌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컴퓨터를 바라보며 자신의 목소릴 통해 온종일 고객과 상담하는 일 자체도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디지털로 변한 시대에 일하는 환경은 변하지 않았음을 말하는 부분이 노동환경과 인간에 대한 존엄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고용관계, 상담사 사이의 관계를  다룬 내용은 지인의 말이 절로 떠오르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었다.

 

결국 지인은 같은 동기들 중에 두 명만 남고 모두 퇴사를 했다는, 오랫동안 일하고 싶었지만 힘든 현실과 좌절감이 너무도 컸다는 말을 들려준 기억은  여성의 노동 가치에 대한 인정과 부당함에서 오는 환경개선,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다시 살펴봐야 함을 생각해 보게 한다.

 

 

상담 전화를 통해 상담사에게 폭언을 하지 말아 달라는 멘트를 듣노라면 씁쓸했던 기억,  오죽하면 이런 녹음 말을 넣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여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 모두가 나의 가족이란 생각을 한다면 함부로 대해서는 안될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당연한 일, 여전히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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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목은 '위로', 표지디자인은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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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7 |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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