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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은 장미

[ 양장 ]
리뷰 총점8.9 리뷰 22건 | 판매지수 2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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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77위 | 국내도서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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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연작소설 『장미의 이름은 장미』 출간 - 뉴욕 필름 책갈피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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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56g | 133*195*20mm
ISBN13 9788954684736
ISBN10 895468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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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은희경의 뉴욕-여행자 소설 4부작]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한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포함한 네 편의 연작 소설. 각 작품의 인물들은 뉴욕으로 떠나고,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났을 때 그 곁에 선 이는 타인이거나 한때 친밀하다고 느꼈던 낯선 존재다.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바라보다 문득 나와 마주하게 되는 새롭고도 반가운 이야기 -소설 MD 박형욱

나를 잊기 위해 떠나온 곳에서 뜻밖에 나 자신이 선명해지는 감각
인생의 가장 예외적인 시간이 나에게 남긴 모든 것
은희경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지도, 뉴욕-여행자 소설 4부작


끊임없는 자기 혁신의 아이콘 은희경의 일곱번째 소설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가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읽히며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지금 우리 시대의 작가’로 사랑받아온 은희경이 『중국식 룰렛』 이후 육 년 만에 펴내는 이번 소설집에는 “‘타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인간관계를 둘러싼 근원적 문제를 작가 특유의 개성적이며 상큼한 어법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과 함께 제29회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한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포함해 총 네 편의 연작소설이 실렸다.

날카로운 통찰과 이지적이고 세련된 문장으로 소설 읽기의 낯섦과 즐거움을 선사해온 은희경은 이번 소설집에서 각각의 작품 속 인물들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공통적으로 뉴욕을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또하나의 세계를 완성했다. 외국은 인물들이 자신을 둘러싼 기존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점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국적, 인종 등 스스로가 선택할 수 없는 요소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개인에 대한 편견이 강화되는 곳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와 타인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장미의 이름은 장미』는 ‘외국-여행자-타인’이라는 세 점을 교차하며 그에 따른 반응을 관찰하는 은희경식의 정교한 실험이자, 낯선 장소와 타인을 경유해 다시 스스로를 향해 렌즈를 맞추는 아름다운 인간학개론이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녀는 무책임한 낙관과 자기 연민이 불러오는 비관 둘 다를 경계해왔다.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조건에 순응해왔다. 그러나 이제야말로 언제까지나 그런 사람만은 아니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 p.18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해야 할 때 편하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에게 그것을 전가하는 건 안이하고 옹졸한 태도였다. --- p.38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친밀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관계가 호의라는 몇 개의 나무로 기둥을 세운 가건물이라면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구와의 관계는 돌과 모래와 물, 거기에 몇 가지 불순물까지 더해서 오래 굳힌 시멘트 집일 것이다. --- p.41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내세울 만한 스펙이 별로 없는 승아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글솜씨로 곧잘 자신을 포장하곤 했다. 그녀가 내세우는 장점은 주로 성실성과 적응력이었다. 그런데 무언가가 있다고 강조하는 건 원하는 다른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이기 십상이다. --- p.45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사실 수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뿐 아니라 자신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잘못된 장소로 와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해도 되돌아 나가서 다른 경로를 찾기에는 두려운 나이, 결코 나아질 리 없는데도 그럭저럭 머물게 되는 계약직 생활, 그리고 그런 사실들을 불현듯 깨닫게 만들었던 깨어지고 부서져서 결국 사라져버린 관계들. 수진은 이곳으로 떠나오며 그녀를 규정하는 나이와 삶의 이력에서 잠시나마 이탈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 p.90 「장미의 이름은 장미」 중에서

나는 왜 떠나온 것일까. 누군가를 더이상 미워하고 싶지 않을 때 혼자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규칙적이고 또 가시적으로 발전이 드러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 대체 왜 그런 진지한 생각을 했을까. 그런 점 역시 내가 아는 범주 안에서 틀을 만들고 그 틀에 맞도록 의미를 재단하는 독선적인 진지함의 한 방식이 아니었을까. 나를 증오에 빠지고 용서를 외면하고 또 결별에 이르도록 만든 순정의 무거움, 그리고 서로 다름에서 생겨나는 일상의 수많은 상처와 좌절들, 낙관적이지 못한 복잡한 생각과 그것을 납득시키기 위한 기나긴 말다툼을 통과하고도 나는 여전히 그 틀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내가 과연 떠나오기는 한 것일까. --- p.117 「장미의 이름은 장미」 중에서

현주는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는 채로 주어진 관성에 끌려다녔다. 의심을 하면서도 눈앞의 경로를 향해 계속 걸었고, 그러다보면 너무 멀리 와버려서 그 길이 맞는다고 믿는 데에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 p.150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 중에서

관광객은 열린 문 밖에 선 채로 피상적인 환대를 받는다. 그러나 관광객도 계급이 나뉘며 그 편견이 작동하면 이방인에게는 그마저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니치빌리지에서 그랬듯 눈앞에서 그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 p.173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 중에서

어머니가 선을 긋는 게 분명하면서도 일단 그 안으로 들인 사람에게 너그러운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너그러움은 타인에 대한 기대가 적어서일 수도 있었다. --- p.208 「아가씨 유정도 하지」 중에서

어떤 헌신은 당연하게 여겨져 셈에서 제외된다. 시기와 처지에 따라 개인의 욕망에 대한 도덕적 해석이 바뀌는 것도 이상했다. 그리고 자기애가 강하다고 해서 모두가 자신의 삶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았다. --- p.210 「아가씨 유정도 하지」 중에서

어머니는 ‘할머니 같다’라는 말 못지않게 ‘할머니 같지 않다’는 말에도 거부반응을 보였다. “내가 인자하게 대하면 할머니라서 그렇다고 하고 냉정하게 대하면 할머니인데도 그렇다고 하고, 결국 할머니가 인자하다는 생각은 안 바뀌지. 근데 내 성격이 냉정한 것하고 할머니인 것하고는 아무 상관 없어. 그럼 누가 잘못 생각한 거겠냐. 그 사람들이냐 나냐.” “뭐가 그렇게 복잡하고 까탈스러워요.” 형은 어머니가 보통의 어머니답지 않은 말을 할 때면 곧잘 짜증을 냈다. “그래봤자 할머니는 할머니잖아요.” 어머니는 곧바로 대꾸했다. “내가 할머니지만, 그 사람들이 아는 그 할머니는 아니야. 그러니까 아는 척 좀 하지 말라는 거야.” 어머니 말이 맞았다. 어머니의 서사는 그 누구의 서사와도 다른 게 당연했다.
--- p.229 「아가씨 유정도 하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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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이 오늘 다다른 우주는 깊고 아름다워
감탄하지 않고 책을 덮을 도리가 내겐 없었다.” _백수린(소설가)

은희경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지도, 뉴욕-여행자 소설 4부작

끊임없는 자기 혁신의 아이콘 은희경의 일곱번째 소설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읽히며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지금 우리 시대의 작가’로 사랑받아온 은희경이 『중국식 룰렛』(창비, 2016) 이후 육 년 만에 펴내는 이번 소설집에는 “‘타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인간관계를 둘러싼 근원적 문제를 작가 특유의 개성적이며 상큼한 어법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과 함께 제29회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한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포함해 총 네 편의 연작소설이 실렸다. 날카로운 통찰과 이지적이고 세련된 문장으로 소설 읽기의 낯섦과 즐거움을 선사해온 은희경은 이번 소설집에서 각각의 작품 속 인물들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공통적으로 뉴욕을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또하나의 세계를 완성했다. 외국은 인물들이 자신을 둘러싼 기존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점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국적, 인종 등 스스로가 선택할 수 없는 요소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개인에 대한 편견이 강화되는 곳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와 타인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장미의 이름은 장미』는 ‘외국-여행자-타인’이라는 세 점을 교차하며 그에 따른 반응을 관찰하는 은희경식의 정교한 실험이자, 낯선 장소와 타인을 경유해 다시 스스로를 향해 렌즈를 맞추는 아름다운 인간학개론이다.


“누군가의 왜곡된 히스토리는 장밋빛으로 시작한다.”

나를 잊기 위해 떠나온 곳에서 뜻밖에 나 자신이 선명해지는 감각
인생의 가장 예외적인 시간이 나에게 남긴 모든 것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관계를 이어나가며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두 친구가 외국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꼼짝없이 함께 지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는 두 인물이 함께 보낸 나날을 각각의 시점에서 팽팽하게 다루면서 각자가 알지 못하는 서로의 사정과 그로 인한 오해를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승아’는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 ‘민영’의 집에서 열흘 정도 머물 계획으로 한국을 떠나온다.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지내온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기 위해 충동적으로 떠나왔지만 막상 도착한 민영의 집은 기대와는 달리 한눈에도 낡고 오래된 모습이다. 게다가 주위에는 하늘을 찌르는 빌딩숲도 없고 사람들의 차림새도 뉴요커와는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에서 승아는 민영을 위해 애써 집안을 청소하고 해독 주스를 만들지만 민영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며 승아는 생각한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 쟤는 어쩌면 저렇게 변함없이 자기 위주일까.”(67~68쪽)
「장미의 이름은 장미」의 주인공은 이혼을 하고 홀로 뉴욕으로 떠난 마흔여섯의 ‘나’와 그녀가 어학원에서 만난 세네갈 대학생 ‘마마두’이다. 마마두는 수업 시간에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지 않지만 ‘나’는 그런 마마두와 종종 짝을 이루게 되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성별도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한국에서와 달리 영어를 통해 분명하고 직관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나’는 마마두와 대화할 때면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어학원 프로그램이 몇 주 남지 않았을 때, ‘나’는 마마두와 처음으로 함께 학교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기로 한다. 하지만 따가운 햇살에 불쾌해졌기 때문일까. 평소와 다름없는 마마두의 모습이 그날따라 ‘나’에게 어딘지 불안하고 어리숙하게 느껴지고, 그와의 첫 나들이는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오해에서 촉발된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는 갈등이 점차 고조되어가는 상황에서 승아와 민영이 나란히 앉아 이스트강을 바라보는 모습을 옅은 온기를 담아 비추고, 「장미의 이름은 장미」는 마마두와의 시간을 꼼꼼히 되짚으며 마지막 수업에서 그가 나직한 목소리로 낭독한, 서로가 함께하는 미래의 한 장면을 삽입해놓는다. 「장미의 이름은 장미」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일 그 대목은 ‘나’와 마마두가 서로로 인해 상처받았던 순간을 서둘러 봉합하지 않으면서도 미래에 대해 상상하는 일이 부질없다고 여기던 ‘나’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과 「아가씨 유정도 하지」는 각각 글을 쓰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타인과 언어에 대한 민감함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뒤늦게 예술대학의 극작과에 진학해 극본 작업을 하는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의 ‘현주’는 올해로 네번째 미국에 방문한 참이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미국에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삼 년 전 여름 처음 방문했을 때 사촌언니를 따라 피크닉에 갔다가 만난 ‘로언’의 영향이 있다. 중학생 때 이곳으로 유학 온 로언은 그날 피크닉에서 현주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며 스스럼없이 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지 않는 현주가 불만인 로언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현주를 배려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주는 로언의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 빠지지 않는다. 누구를 주인공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로언의 친구들에 대해 써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언과의 사이가 전과 같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해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가 날카로워진 지금, 친구들과의 모임으로 향하는 현주의 마음은 한껏 예민하고 굳어 있기만 하다.
「아가씨 유정도 하지」의 ‘나’는 오십대의 소설가로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뉴욕에 간다. 평소 ‘나’가 작가라는 사실을 그리 자랑스러워하지도 않았고 자식들 일에 간섭하지도 않는 팔십대의 어머니와 동행한 채. 어머니와 닷새 동안의 일정을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마음이 갑갑하지만 막상 도착한 뉴욕에서 어머니는 능숙하게 행동한다. 게다가 어머니는 ‘나’의 낭독회에서 만난 고학생 교포 ‘에이미’와 같이 뉴욕을 관광할 계획까지 세운다. 어머니는 대체 왜 이곳에 오고 싶어한 걸까.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는 가운데 ‘나’는 우연히 어머니의 캐리어에서 아주 오래된 항공우편을 발견한다. 어머니의 이름인 ‘최유정’이 수신인으로 적힌 그 엽서는 육십 년 전쯤에 미국 땅을 밟은 청년이 보내온 것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과 함께.

“지난 주말에는 코니아일랜드라는 곳에 갔습니다. 정녕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 풍경을 도저히 편지에 담을 수가 없군요. 언젠가는 꼭 나의 유정한 사람과 그 해변을 걷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232쪽)

어머니가 이곳에 그토록 오고 싶어한 이유는 아마 그 편지 때문이리라. 육십 년 전 청년의 바람대로 그와 함께 코니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그 바람을 지금이나마 이루려는 게 아닐까. 언제나 냉정하고 독립적으로만 느껴졌던 어머니가 그 순간 ‘나’에게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는 자기 검열과 객관성을 엄격하게 유지해온 은희경 소설이 드물게 인물들의 감정을 풀어놓으며 우리를 뭉클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또한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은희경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일 것이다.
누구보다 ‘관성적인 해석 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예민한 관찰력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복잡함을 세세히 살피는 은희경에게 어쩌면 ‘뉴욕’은 그의 소설과 가장 어울리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은희경의 인물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되비추는 유연함을 지니고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 여전히 엄격하고 날카롭되 “희미한 슬픔과 그리고 우정”(185쪽)이라는, 타인을 향한 뜻밖의 감정을 품고.



세계를 이루는 비밀과 오해, 그로 인한 사람 사이의 고독과 삶의 모순을 은희경만큼 서늘하고 예리하게 꿰뚫어보는 소설가가 많지 않다는 건 오랜 애독자로서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네 편의 소설을 읽으며 나는 새삼 놀랐다. 여전히 빈틈없고 정확한 그녀의 소설을 읽고 난 후 일렁이는 감정의 잔상들 때문에 먹먹해질 줄은 몰랐으니까. 은희경은 어떻게 매번 스스로를 이렇게 갱신해나갈 수 있을까? 은희경의 이름은 은희경. 어떤 수식어로도 가둬둘 수 없는 작가.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은희경이 오늘 다다른 우주는 깊고 아름다워 감탄하지 않고 책을 덮을 도리가 내겐 없었다. _백수린((소설가)



지난 이 년 동안 쓴 소설을 책으로 묶는다. 나의 열다섯번째 책이다. 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서툰 마음일까? 꾸준히 해왔던 일이고 앞서 책을 낸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굳은 얼굴로 바지에 손바닥의 땀을 문질러가며 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 불현듯 답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소설들이 나의 편견과 조바심을 자백하는 반성문인 셈이라서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 애써 내가 아닌 척했지만 네 편의 소설 모두에 내 독선적 진지함의 동선이 그대로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 썼듯이 나는 소설 속 인물들이 위축되고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스스로를 방치하지 않으며 타인에게 공감하려고 애쓰기를 바랐다. 고독 속에서 연대하기를 바랐고. 그러니 이 반성문을 쓸 때의 내가 진심이었기를, 그것이 삶과 책의 판관들에게 무사히 전해져 내가 사면을 받고, 쓰는 자로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_‘작가의 말’에서

회원리뷰 (22건) 리뷰 총점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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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K*R | 2022.05.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은희경 작가님의 소설 <장미의 이름은 장미> 리뷰입니다. 은희경 작가님이야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믿고 구매해서 읽었는데요. 솔직히 전작들에 비하면 썩.. 그렇게 재밌는 소설은 아닙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이 소설은 시작되는데요 그렇게 친하지 않던 친구가 살고 있는 뉴욕에 방문한 주인공이 그동안 생각해왔던 환경과 다름, 친구의 상황, 감정 등등이 묘;
리뷰제목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은희경 작가님의 소설 <장미의 이름은 장미> 리뷰입니다.

은희경 작가님이야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믿고 구매해서 읽었는데요.

솔직히 전작들에 비하면 썩.. 그렇게 재밌는 소설은 아닙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이 소설은 시작되는데요

그렇게 친하지 않던 친구가 살고 있는 뉴욕에 방문한 주인공이 그동안 생각해왔던 환경과 다름, 친구의 상황, 감정 등등이 묘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나온 소설이라 그런지 여행이 그리워질 때 쯤 읽어서 좋았네요.

각각의 이야기가 연작소설이라 그런가 이어진 듯 안이어지는 이야기라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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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장미의 이름은 장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a | 2022.05.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장미의 이름은 장미***“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라” 이벤트 당첨으로 받았어요 ^^*표지를 제 이름을 넣어서 주신 책이라섬세함에 감동했어요 ^^ 책갈피와 친필사인까지 ~~같은 뉴욕의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묶은 연작소설 입니다. 짧은 단편들인데 필사하고픈 문장들로 가득하구요. 계간지 마다 실린 작품을 모아 출판한 것은 장편은 장편 나름의 매력이 있듯 단편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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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은 장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라” 이벤트 당첨으로 받았어요 ^^*

표지를 제 이름을 넣어서 주신 책이라
섬세함에 감동했어요 ^^ 책갈피와 친필사인까지 ~~

같은 뉴욕의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묶은 연작소설 입니다. 짧은 단편들인데 필사하고픈 문장들로 가득하구요.
계간지 마다 실린 작품을 모아 출판한 것은 장편은 장편 나름의 매력이 있듯 단편을 한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수록 작품***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창작과비평 2020년 봄호
장미의 이름은 장미- 문학동네 2020년 가을호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 릿터 2021년 8/9월호
아가씨 유정도 하지- 악스트 2021년 1/2월호


‘장미의 이름은 장미’ 제목을 제가 생각하기엔
이번 이벤트로 받은 표지가 ‘은정의 이름은 은정’ 처럼 여러 상황 속에서도 ‘나는 그냥 나이다’ 라는 주체성을 알리고자 함은 아닐까 생각들었어요.

한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여행담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과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의 현주가 영어를 듣는 어려움과 청력의 문제로 힘들다고 생각만 하다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유리문이라는 벽을 만든다는 표현은 문장 하나로 이야기와 주인공의 생각을 이렇게 나타낼 수도 있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냥 각 단편들마다 뉴욕의 여행 중 이야기인데 비슷하게 인종차별, 아시안 여행객에 대한 불친절함, 주인공이 아닌 조연인 듯한 느낌 같은 공통된 것이 있어 쭉~ 읽다보면 각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어진 듯한 느낌도 있었어요. 분명 다른 이야기 인데 말이죠. ^^;

여행이라 함은 낯선 장소에 와서 겪는 기대감과 설렘이 있으면서도 불편하고 예민함이 폭발하여 신경질적으로 변하게 되는 과정을 스스로가 겪으며 다시금 성장이라는 것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이 책에서는 후자 쪽이 조금 더 많았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 낯선 곳에서 이방인을 바라보는 시선들로 위축되고 부끄럽게 까지 만들게 되는 모습들은 읽으면서도 유쾌하진 않지만 나 또한 저러한 상황과 비숫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공감이 되고 그 속에서도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위로를 해주고 싶었습니다.(지금 나는 그 때보다는 조금 더 마음의 안정이 되었으므로^^)

마지막의 주인공이 엄마를 생각하며 가장 오래된 기억을 떠올려보는 장면이 있는데요. 나의 기장 오래된 기억이 언제인지 그리고 우리 가족과 내가 어릴 때 행복했던 기억은 어떤 것이었는지 책을 덮고도 생각했지만 끝내 확실하게 기억되는 것이 없었어요. ^^; 오랫동안 책을 덮고도 답을 찾지못한 질문들을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책 속 밑줄긋기***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그때 민영과 엄마는 둘 다 자기가 일궈놓은 세계로부터 거부당했고 삶이 임시 거처였고 돌아갈 곳은 없었다.
엄마의 삶에는 남아 있는 기회마저 그다지 없었다. 일생을 두고 모두를 준 존재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더이상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만큼 그녀를 무력하게 만드는 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민영은 엄마의 생각처럼 뛰어난 것도 철이 든 것도 아니었다. 그랬다면 하나뿐인 가족의 생일을 잊어버리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P60

친하다고 해서 비슷해질 필요는 없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미소를 보내고 손을 흔들면 되었다. 민영은 그것을 납득시키면서 유지해야 하는 관계들이 피곤했고 적당한 기만으로 덮어두지 못하는 자신 역시 지겨웠다. P67

그렇게 오랜 시간 민영의 이기심에 상처를 받고도 또 이렇게 당하고 있는 자신의 한결같은 성실성과 적응력에 넌더리가 난 승아는 방으로 들어가서 행어에 걸어놓았던 자신의 옷과 마트에서 사온 초콜릿이며 과자들을 캐리어 안에 쓸어 넣었다. P68

“여기서 오래 혼자 살다보면 그냥 친절한 건지 특별한 감정인지 잘 구별 못하게 돼. 자기들끼리 선을 그어놓고 그 바깥에 있은 사람에게 친절하게 보이려는 사람들이 좀 있거든.” 승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어디 살든 다 마찬가지 같아.” 다음 순간 승아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그럴 때면 말야. 왜 얼마 동안 어디에를 생각해봐. 거기에 대답만 잘하면 문을 통과할 수 있어.”
P75

[장미의 이름은 장미]

그럼이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왜곡된 히스토리와 함께 나의 시간을 끌고 가야만 한다. P84

사실 수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뿐 아니라 자신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잘못된 장소로 와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해도 되돌아 나가서 다른 경로를 찾기에는 두려운 나리, 결코 나아질 리 없는데도 그럭저럭 머물게 되는 계약직 생활, 그리고 그런 사실들을 불현듯 깨닫게 만들었던 깨어지고 부서져서 결국 사라져버린 관계들. 수진은 이곳으로 떠나오며 그녀를 규정하는 나이와 삶의 이력에서 잠시나마 이탈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P90

매일 아침 나의 왜곡된 히스토리는 장미빛으로 시작한다. P91

나는 왜 떠나온 것일까. 누군가를 더이상 미워하고 싶지 않을 때 혼자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규칙적이고 또 가시적으로 발전이 드러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 대체 왜 그런 진지한 생각을 했을까. P117

[양과 시계가 없는 궁전]

그런에도 현주는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는 채로 주어진 관성에 끌려다녔다. 의심을 하면서도 눈앞의 경로를 향해 계속 걸었고, 그러다보면 너무 멀리 와버려서 그 길에 맞는다고 믿는 데에 진심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P150

현주는 늘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의 긴박한 단절간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절박함의 시효가 끝나고 마는 허탈한 이완, 그 중간 지점에 있었다. P157

[아가씨 유정도 하지]

“늙으면 이상하게 평소 기억하던 것보다 더 어렸을 때 일이 기억이 나. 내가 마당에서 아장아장 걷고 있는데 우리 아버지가 마루끝에 앉아서 웃으며 손짓하던 것. 그런 게 말아. 그걸 뭐라고 해야 할까.”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너는 작가니까, 제대로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게 꼭, 죽으려고 연습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 지금처럼.” 어머니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P246

이따금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이 뭘까 떠올려볼 때가 있다. 대여섯 살 무렵 어머니와 바다에 같이 갔던 날 이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억도 없다. 어머니의 말대로 아마 더 많은 죽음의 예행연습을 하면 그때에 더 어린 날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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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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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름은 이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p*****s | 2022.05.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중국식 룰렛>이 출간된 지가 벌써 6년 전이라니. 왠지 그 정보가 낯설어서 놀랐다. 정말 시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구나 실감이 난다. 단위가 하루도 일주일도 아니고... 일 년이 순식간이다.   경계인, 이방인, 여행자, 외국인... 의 삶과 관점에 관심이 커져서 얼른 읽고 싶었는데, 여러 이유로 미루다 간신히 펼쳐보았다. 하루에 한편씩 읽는다 생각하;
리뷰제목

 

중국식 룰렛이 출간된 지가 벌써 6년 전이라니. 왠지 그 정보가 낯설어서 놀랐다. 정말 시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구나 실감이 난다. 단위가 하루도 일주일도 아니고... 일 년이 순식간이다.

 

경계인, 이방인, 여행자, 외국인... 의 삶과 관점에 관심이 커져서 얼른 읽고 싶었는데, 여러 이유로 미루다 간신히 펼쳐보았다. 하루에 한편씩 읽는다 생각하니 요즘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는 생각에도 부담이 덜어졌다. [장미의 이름은 장미]을 가장 먼저 읽었다.

 

은희경 작가의 작품 중에 잘 안 읽히고 재미가 없었던 건 없었다. 하지만 경쾌하면서도 빈틈없이 깊이 담아낸 서사와 메시지를 못 알아보면 어쩌나 싶게 요즘 집중력이 최약체이다. 다른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관심도 잘 없고 알 기회도 없어 간만에 관계의 이야기를 만난다.

 

출판사에서 원제목 대신 원하는 이름으로 인쇄해서 특별한 선물을 주셨다. 무척 아름답고 좋아하는 꽃이지만 - 야생화, 바깥에서 피는 장미인 경우 - 오래 널리 사랑받고 전형적인 상징으로 소비되어서인지, ‘장미는 어쩔 수 없이 통속을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더 중요한 서사의 무게가 장미이름중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며 즐겼다. 예리하고 예민한 이들은 자신 안으로만 침잠하기 쉬운데, 은희경 작품 속 인물들은 혼자 남지 않아서... 읽고 나면 늘 안심이 된다.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나가려는 것은... 이야기의 인물들인 척하는 서늘하고도 늘 따뜻한 저자일 것이다.

 




 

잘못된 장소로 와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해도 되돌아 나가서 다른 경로를 찾기에는 두려운 나이 (...)”

 

독선적인 진지함 (...) 순정의 무거움 (...) 기나긴 말다툼 (...)”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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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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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K*R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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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작가는 에전부터 좋아해서 믿고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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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을 | 2022.05.04
구매 평점5점
믿고 읽는 은희경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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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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