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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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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90g | 133*200*20mm
ISBN13 9791164051533
ISBN10 116405153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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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에서 죽음의 천사는 거의 사방팔방으로 우리를 방문하고 모든 대륙의 문을 두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죽음은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물론 죽음은 여전히 우리의 집에서 거리가 먼 병원과 중환자실에서, 대개 코로나19 환자들의 목숨을 노리지만, 우리 삶에 파고들 전권이 그의 손안에 있음을 인간에게 환기시킨다.
---p.17

생명이 통제되지 않는 세포들, 죽음을 거부하고 거의 영원한 생명력을 얻은 세포들이 종양이 된다. 생명의 과잉은 우리에게 시한부를 선고하고, 죽음의 억제는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생명과 죽음이 서로 손을 마주 잡을 때라야 이야기는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p.24

히브리어로 묘지는 일견 터무니없고 모순된 이름으로 불린다. ‘베트 아하임Beit haH’ayim’, 이름하여 ‘생명의 집’ 혹은 ‘살아 있는 자들의 집’이다.
---p.31

유대 전통에서 죽은 자들의 채비를 매듭짓는 마지막 사항이 있다. 바로 수의의 가장자리를 꿰매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끝맺음이 되면 시신은 곧장 매장될 준비를 한다. 죽은 자들의 옷을 꿰매는 바느질이 그들의 떠남에 도장을 찍는 것이다.
---p.63

히브리어로 유령은 ‘루아흐 레파임rouaH’ refai’이라고 불리는데, 그것은 문자 그대로 ‘늘어진 영혼’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올 풀린 영혼이다.
---p.64

그가 혼자 와서 자리에 앉고, 뒤이어 그의 돌아가신 어머니 사라가 당신 외아들의 말 속에서 우리와 합류한다. 그녀는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아들의 말에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인다. 살아생전에도 당신의 삶에 대해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던 분이었다. 나는 그것을 즉각 알아본다. 유대인 노인의 함구증은 내게 전혀 낯설지 않으니까. 그것은 어릴 적에 항상 내 귀를 먹먹하게 했던 생존자들의 침묵이다.
---p.87

옛날 옛적에 한 여자가 있었다. 여자는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양해를 구해가며 호소를 했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여자의 말은 우리 여성들을 향해서 하는 말이었다. 여자는 내일의 딸들에게 말했다. 이제 너희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양해를 구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p.110

시몬은 자신의 무덤가에서까지 우리와 함께 ‘여성의 신념을 나누’었다. 심지어 삶의 저편에서도 그 일을 이뤄냈다. 남녀가 각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카디시를, 자신이 참여한 투쟁의 형상을 방불케 하는 그 기도를 묘지에 울려퍼지게 하면서.
---p.118

프랑스어에는 대부분의 언어처럼, 자식을 잃은 어머니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 우리는 부모를 여의면 고아가 되고, 배우자를 잃으면 과부나 홀아비가 된다. 그렇다면 자식을 잃었을 때 우리는 뭐가 될까? 마치 명명하지 않으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고, 그 미신을 따라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하는 것만 같다.
---p.137

아무도 죽음에 대해 말할 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이 죽음에 대해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의일 것이다. 죽음은 말을 벗어나는데, 죽음이 정확히 발화의 끝에 도장을 찍기 때문이다. 그것은 떠난 자의 발화의 끝일 뿐 아니라, 그의 뒤에 살아남아 충격 속에서 늘 언어를 오용할 수밖에 없는 자들의 발화의 끝이기도 하다. 애도 속에서 말은 의미작용을 멈추기 때문이다.
---p.139

내가 일하는 사무실로 와서 자신들이 ‘보고’ 싶은 장례식을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늘 대화의 어느 시점에 그들에게 되새겨줘야 했다. 그들은 절대 장례식을 ‘보기’ 위해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거라고.
---p.188

나는 철학자건 아니건 간에 자신의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공포에 떠는 수많은 학자들을 만났고, 자신의 죽음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들 못지않게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비슷한 수의 사람들을 만났다. 요컨대 나는 신앙이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믿지 않는다. 어쨌거나 나의 신앙엔 그런 힘이 전혀 없었다.
---p.206

우리가 튼튼하게 세운 모든 것이 결국 마모되거나 사라질 때, 약하고 일시적이며 빈틈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세상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지나간 존재의 입김은 증발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숨을 불어넣고, 우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데려간다.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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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질문투성이인데, 그 까닭은 우리가 죽은 자들이 묻힌 땅 위에 서 있기 때문이리라. 그곳은 ‘질문’이라고 이름 붙인 땅이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해답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랍비 델핀 오르빌뢰르는 “오직 모를 뿐”이다. 그러면서도 눈은 죽음에서 떼지 않으니 엄청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죽음 앞에 언어는 얼마나 무력한가! 아름다울 뿐 무용한 이 말들로 죽음에 대해 설명해야만 한다니 아이러니다. 이 아이러니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저마다 아름답다. 한 사람이라는 우주가 소멸하는 이야기들인지라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무용해서 아름답다.

헛되고 헛되도다, 라는 말은 결국 아름답고 아름답다, 라는 말인 셈이다. 인생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지 못하리라. 헛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것, 우리의 말로는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말할 수 없으니. 오르빌뢰르는 무엇도 말하지 않음으로써 죽음에 대해, 더 나아가 그 죽음들이 응시하는 우리의 삶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일러준다.
- 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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