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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호수의 일

[ 양장 ]
이현 | 창비 | 2022년 0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226건 | 판매지수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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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큰글자도서)
[도서] 호수의 일 (큰글자도서)
이현 저 창비
0% 38,000
호수의 일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50g | 135*195*21mm
ISBN13 9788936438722
ISBN10 8936438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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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혹독한 겨울의 끝,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아몬드』, 『유원』을 잇는 눈부신 성장소설. 불확실하고 불안한 것 투성이인 그들의 열일곱을 함께하며 우리는 다시 믿게 된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가 녹으면, 차가워진 마음을 하나 둘 풀어내면, 겨울 그 다음에는 봄이 온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새 겨울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소설 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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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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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마다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정말로, 피부로 느껴진다. 꿈틀. 그걸 토해 내고 싶기도 하고, 비명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나는 더욱 입을 다문다. --- pp.38~39

깊은 호수에 잠긴 것 같았다. 물결 하나 없이 잔잔한, 고요한. 햇살을 가득 받아 따뜻한, 그리고 환한.
손끝만 움직여도 공기가 물결이 되어 은기에게 전해질 것 같았다.
여기, 호정이가 있어,라고. --- p.96

어떤 기억은 너무나 강렬해서 결코 그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그때는 그런 줄 전혀 모를 수도 있지만. 아니, 마음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순간들이 이렇게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걸 보면.
어쩌면 그렇게 환하게 웃었지, 너는. --- p.122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말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눈길만으로 아파지는 것들이 있다. 돌이킬 수 없으면서 사라지지도 않는 것들이 있다. 사라진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 p.136

그건 진정으로 외로운 일이다. 누구와도 같지 않은 마음을 가졌다는 건.
나는 외롭다는 말보다 그 마음을 먼저 배웠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랬던 것이다. --- p.137

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소리도 없었다. 우리는 그저 손을 잡고 있었고, 온통 흔들리고 있었다. --- p.166

좋은 것을 잃었을 때는 좋았던 만큼 슬플 수밖에 없다. 슬픔은 다하고서야 비로소 다해질 것이다. --- p.353

어떤 일은 절대로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나쁜 일만 그런 건 아니다. 좋은 일도, 사랑한 일도 그저 지나가 버리지 않는다. 눈처럼 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눈 내리던 날의 기억마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 p.356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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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얼어붙은 호수에 봄이 찾아올 때, 얼음이 녹고 깨지고 수면이 움직일 때, 어쩌면 호수는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안전하고 고요한 얼음의 상태로 계속 존재하고 싶을지도. 봄은 사랑을 품고 단단한 호수의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사랑은 당신을 걱정하는 마음. 당신이 슬프지 않기를, 너무 오래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나의 상처에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어 외면하고 살았지만 너의 상처 앞에서는 속절없이 흔들리는 그 마음을, 호정과 은기는 아리도록 생생하게 보여 준다. 나는 당신이 이 소설을 읽고 흔들리길 바란다. 설레고, 아파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기를. 그렇게 당신의 봄을 맞이하기를.
- 최진영 (소설가)
흔히 마음을 호수에 빗대지만 그 은유는 따스한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조차 차갑게 얼어붙는 계절을 피할 수 없다는 깨달음에 닿을 때 비로소 완벽해진다. 그 차디찬 계절에 ‘사춘기’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짓궂은 농담 같지만 얼어붙은 계절이 선사하는 혹독함이 아니라면 우리가 그토록 해빙의 봄을 생각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현은 이 소설을 통해 겨울과 봄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사춘기 특유의 기후를 호정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섬세하게 포착한다. 처음에 호정의 우울한 내면은 얼어붙은 호수의 차가운 풍경과 나란히 놓여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믿음과 사랑이 어느덧 봄의 도래를 재촉한다. 그녀는 짐짓 이 봄의 도래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계절을 불러낸 힘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다. 혐오와 비난에 맞서 소중한 것을 끝내 지켜 낸 사람들의 맑은 온기가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 남는다.
- 한영인 (문학평론가)
호정과 은기, 나래와 지후, 열일곱 고등학교 1학년이 겪는 마음의 시간은 순서대로 흐르는 직선이 아니다. 집에서 학교에서 그리워하고, 미워하고, 속상하고, 그렇게 숨죽여 지켜보다 불쑥 튀어나온 우울에 휩싸이고 지독하게 아파야 한다. 이들이 보낸 시간은 사랑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모자라고 넘치는 가운데 쌓인 아픈 마음의 상처는 또 그렇게 괜찮다고, 우리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봄이 오면 물러나는 것처럼. 호정이 은기에게 바라듯이, 너무 오래 슬프지 않고, 아프지 않기를, 언젠가 웃으며 지난 오늘을 떠올리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믿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 그 따스한 기억을 간직하며 살 수 있기를 빈다.
- 박종호 (서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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