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2월 16일 |
---|---|
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316g | 128*188*14mm |
ISBN13 | 9788969524942 |
ISBN10 | 8969524940 |
발행일 | 2022년 02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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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316g | 128*188*14mm |
ISBN13 | 9788969524942 |
ISBN10 | 8969524940 |
나이가 들어도 덜렁이는 역시 덜렁이다 눈썹 정리는 여전히 어렵다 흰머리를 내버려 두기로 했다 가시가 있는 생선이 더 맛있다 불안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정리수납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붙이는 속눈썹도 진화한다 부모 일정에 맞춰 출산을 할 수 있다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른 요리 기계로 만든 음식이 더 좋은 것일까 겉으로만 예의바른 사람들 가전제품도 무더위에 지치는 걸까 이젠 연애운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 궁금하다 싸움에 진 개의 기준은 엄격하다 ‘많이 담는’ 블로거들 부록을 얻기 위해 잡지를 사는 사람들 모자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에스컬레이터 타는 타이밍 잡기 서구화되는 외모 나이 들어서도 사이좋은 부부가 되려면… 이해되지 않는 젊은이들의 행동 여름을 쾌적하게 보내는 법 약혼반지를 남긴 도둑 무리하면 안 되는 나이 개도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기계로 발급받은 인감증명서 자전거 사고도 위험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아빠들 신변의 안전이 가장 우선이다 아주 소소한 것이 주는 기쁨 마음에 든다면 가격이야… 모두가 스포츠를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ㅂ과의 싸움 걸그룹 춤 따라 하기 따뜻한 마음이 없는 사람 외식할 때 무엇이 더 중요한 걸까 잘못 보는 일이 자주 생긴다 기본 예의를 가르치지 않는 부모 사용하기 편한 수첩이 없다 왜 모발에 성가신 변화가 찾아오는 걸까 아이가 원한다면 다 들어줘야 할까 있는 그대로가 좋다 타투를 한 엄마들 진짜 미인이 보고 싶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습관대로 한다 나이 들어도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조금 더 너그러웠으면… 다리가 짧아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어학 능력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장수는 선택받은 사람만 가능한 것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지만… 또래 중에서는 자기가 가장 어려 보인다 앉은키 콤플렉스 매운맛에 대한 도전 나이 들면 가려움이 몸에서 배어 나오는 걸까 종이는 여전히 소중해 정직한 가게가 그립다 의미를 알기 어려운 약어 여전히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
지금 나는 48km로 달리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잘 쓰지 않는 곳곳의 몸 근육은 뻣뻣해지고, 여기저기서 우두둑 뼈 소리가 난다.
팔을 쭈우욱 위로 올려 돌리기 하는 횟수도 잦아졌다.
목과 손목, 발목도 의식적으로 돌린다.
뒤로 넘기는 앞머리에 삐쭉 튀어나온 짧은 흰머리도 설핏 보인다.
아비토끼에게 뽑아달라고 한다.
뽑으니 계속 나던 자리에 흰머리가 하나씩 더 늘어났다.
지금은 그냥 놔둔다.
쌀밥은 여전히 좋아하지만, 소화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자연스레 고봉밥의 양이 줄었다.
습관이 들었는지 밤에 일찍 잠 들고, 깊은 잠 속으로 빠진다.
귀가 밝아 조그만 소리에도 잘 깨는 편인데, 흐리멍텅한 느낌은 아마 기분탓? 아닐꺼야.
새벽에 일찍 눈이 떠진다.
머리맡의 책을 들어 펼쳐본다. 안 이랬는데.....
이런 신체적 변화 뿐 아니라 나이듦의 증거는 무수히 많다.
아... 정말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이다.
기력이 소진되는 것도, 생활과 몸의 변화도 이젠 나이듦과 연결짓는다.
4회 말, 5회가 가까워지니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 생각도 깊어진다.
나이듦이 자연스러워 질 즈음에는 어른이 된 것일까?
책「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읽다 보니, 웃음이 쿡쿡~~
생각하는 것이 비슷해서 묘하게 공감된다.
오랫만에 몸과 마음, 생각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작가의 소소한 일상이 밝고 경쾌해서 덩달아 그 에너지를 받는 기분이랄까.
내 생애 타임머신이 있어서 어느 시절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물어본다면...
나는 항상 이 질문 앞에 똑같은 대답을 했다.
'지금 이 때가 가장 좋아요'
아마 20대의 젊은 나에게 물어봐도 나는 같은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되었고, 미래의 내가 될 테니까.
지금 현재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내기를.
나이들수록 품격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
매너(태도)가 어른을 만든다는 말이 자꾸 생각난다.
아울러 내 삶의 모양이 무늬가 되고, 삶의 바라봄이 숲이 되기를 소망한다.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다.
점점 연로해가는 부모님의 안위를 챙기고 생각하게 된다.
돌봄과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사람은 이젠 내가 아니라, 부모님들이다.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 가장 빠르게 위기감을 느끼는 분들 아닐까!
이런 저런 걱정과 위기감을 좀 덜어드리고 싶다는 생각...
아울러 내 마음밭을 잘 가꿔야겠다는 생각은 늘 기도제목이다.
예고도 없이 먹는 나이에 대한 충격을 완화해 줄 것이다.
생각 많고, 아름다운 나날들 속에서 읽는 책은 내 마음을 풍성하게 만든다.
예고도 없이 나이듦이 당황스럽지만, 두렵지는 않다.
그냥... 이대로 지금의 내가 차암 좋다.
비록 예고 없이 중년이 되고 말았지만, 이 역시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니까!
중년이라는 시간이 내게 주는 것들!
내 나이가 벌써 서른아홉이라니. 마흔을 직전에 앞두고 있으려니 새삼 세월의 속도감이라는 것이 이렇게 빠른 것이었나 실감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40대라 하면 나이가 지긋하게 든 중년의 아주머니를 떠올리곤 했는데, 나는 여전히 캡을 쓰고 조거 팬츠에 후드티를 입고 외출하는 캐주얼함이 좋은 걸 보면 마냥 나이만 훌쩍 든 것 같다. 다만, 이제는 20대가 어울릴 만한 색감이나 액세서리보다는 나이가 들어서도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컬러감이나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게다가 건강했던 남편이 느닷없이 응급실에 가게 되고, 나 역시 방광염을 얻어 몇 주째 고생하고 있는 지금, 마음보다 몸이 먼저 나이에 반응하게 되는 경험들이 세월을 무시할 수 없구나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나이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지금의 나이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예고도 없이 나이를 먹고 말았습니다』는 우리에게 『카모메 식당』으로 잘 알려진 무레 요코의 신작에세이다. 어느 날 문득 중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나이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오늘의 일상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소소하지만 유쾌하고, 엉뚱하지만 불편한 시선들을 솔직담백하게 기록한 글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눈썹 정리는 정말 어렵다. 어떻게 하면 자기 얼굴에 어울리는 예쁜 눈썹을 가질 수 있을까? 수십 년이 지나도 눈썹 정리 기술이 늘지 않는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 15p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예쁜 옷에 화장도 예쁘게 하고 맛있는 요리까지 뚝딱뚝딱 해내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엄마의 나이쯤엔 모든 게 능숙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그때의 엄마보다 나이가 더 들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백종원 레시피를 매번 들여다봐야하고 눈썹 하나 제대로 그리지 못해서 화장끼 없는 얼굴로 외출하기 일쑤다. 얼마 전엔 가스레인지 화구를 착각해서 손등을 태워먹고(?), 세탁기 세제 투입구에 세제를 반대로 넣는 실수를 아직까지 하고 있다. 무레 요코 역시 이렇게 말한다. 50대 중반이 지났는데도 덜렁거리는 성격은 전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펌프식 핸드워시에 손가락이 끼기도 하고, 여전히 자신의 얼굴에 어울리는 예쁜 눈썹을 찾지 못했을뿐더러,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워 매번 곤란을 겪는다. 나이가 들어도 능숙해지지 않는 것은 변함없고, 헤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나이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된다.
중년이 되면 누구나 몸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사전에서 ‘중년’을 찾아보니 ‘40대에서 50대 후반까지’라고 되어 있는데 내 연령은 현재 중년의 우두머리로 2년 정도 지나면 ‘노년’의 가장 막내가 될 것이다.
(…) 아무래도 막 중년이 되었을 때와는 다르게 몸의 모든 부분이 한 단계 더 상태가 나빠진 것 같다. 조금 더 몸을 신경 써서 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중년이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무리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겼다. / 101p
“지금은 휴대전화에서 주소록을 관리하는 사람이 많아서 수첩에 쓸 필요가 없어.”
그 지인도 일정이나 주소록 관리는 전부 휴대전화로 한다고 했다. 알람이나 건강관리 기능도 추가되면서 휴대전화가 굉장히 영리해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출해서 급하게 연락해야 할 때는 수첩과 주소록이 필요하다. / 162p
나이가 들었을 때에야 더 또렷하게 보이는 것도 있는 법이다. 요즘 우리 식의 표현에 따르면 ‘꼰대’, ‘오지랖’이라 할 수 있겠지만, 배려 없는 이기주의와 편리함만 쫓는 세태에 대한 씁쓸한 시선은 여러모로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이를 테면, 자연스럽게 진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사정이나 형편에 따라 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아이의 안전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혼자 두는 엄마들, 문제가 생겨도 사과만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편한 시선을 거둘 수 없다. 그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동년배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그 중 가시 없는 생선을 먹은 에피소드가 유독 인상에 남는다. 그녀는 가시 없는 생선을 먹으며 최근 집에서 생선을 먹는 사람이 줄었다는 뉴스를 떠올린다. 비린내가 나고 가시를 발라 먹는 것이 귀찮아서, 아이들이 먹지 않기 때문에 식탁에 올릴 기회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혹여 아이 목에 가시가 걸릴까 생선을 먹이는 데 소극적인 것도 이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아이 목에 가시라도 걸릴까 하나하나 발라주다가 그마저도 수고로워서 가시 없는 생선을 구매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역시 가시 없는 생선은 어쩐지 맛이 떨어지는 듯해서 아직도 냉동실에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 이에 무레 요코는 목에 가시가 걸려서 당황한 적도 있지만 이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선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 귀찮다고 가시 없는 생선만 먹다 보면 생선 먹는 법도 배우지 못하고, 집에서 식사 시간을 통해 부모에게 배우는 것도 적을 것이라고 말이다. 수고를 덜고 리스크를 피하는 게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듯, 부모의 역할도 자녀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젊은 사람이 얼마만큼 얼굴이 작아지는지 검증해 본 사진도 본 적이 있는데, 몸은 보통인데 머리만 성냥 머리만큼 작아진 걸 보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는 지우거나 미화해서 이리저리 가공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한때 있는 그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노래가 유행한 적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있는 그대로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175p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나처럼 종이를 귀중품으로 생각하면서 자랐을까? 종이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애착 같은 것을 가지고 있을까? 나처럼 과자 포장지 같은 아주 작은 종이를 모으거나 뒷면이 하얀 종이를 모아서 계산용지로 사용한 경험이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235p
주인 혼자 운영하던 가게에 장을 보러 갔을 때 부재중이라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5분 정도 후에 주인이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왔다. 근처에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채소를 배달하러 갔다 왔다고 미안해했다. 대량 판매도 기대하기 어렵고 주인 혼자서 일하는 것도 힘들 텐데 기다리게 했다고 귤을 2개 더 넣어 주기도 했다. 이런 다정한 주인이 하는 가게가 없어진 것은 아주 속상한 일이다. / 238p
스포츠 방송을 보며 절정의 순간이 주는 두근거림이 여전히 좋은 나이, 무리라 하더라도 걸그룹 노래에 맞춰 춤춰보고 싶은 나이, 더 이상 흰머리를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러워지기를 택할 수 있는 나이, 비록 예고 없이 중년이 되고 말았지만 이 역시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무레 요코의 글을 읽고 있으면 중년이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나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만, 오늘보다는 내일이 좀 더 멋진 사람이기를. 그런 바람으로 나의 중년을 맞이하리라 다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