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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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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30g | 128*188*17mm
ISBN13 9791191560091
ISBN10 119156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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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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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에 바이러스가 그리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귀찮은 생일 파티를 생략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엄마는 혹시 팝콘 용기에 바이러스가 묻어오기라도 할까 봐 불안해하며 파티를 취소했다. 나는 바이러스보다 초대받고 올 친구들이 더 걱정이었다. 외부인이 내 방에 쳐들어와서 자기 것인 양 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하면 견디기 힘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허락을 구하지 않은 채 내 일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악당이었다.

아버지는 한 달에 두 번, 그것도 매달은 아닌데, 나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기차를 타고 로마에서 밀라노로 왔다. 그는 항상 약속시간에 늦곤 했다.
끝도 없이 우울한 그 일요일이면 엄마는 나를 멋지게 차려 입히고 카를로 할아버지의 관리사무실까지 데려가 나만 그곳에 남겨두고 얼른 집으로 올라갔다. 아버지를 만나는 게 싫어서였다. 혼자 남겨진 나는 아버지가 올 때까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벌레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아버지는 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나는 아버지가 나에 관한 몇 가지 정도는 기억하리라고 기대했지만 다음 달이 되면 그런 일들을 까맣게 잊어버리곤 했다. 내가 아이스크림 위에 생크림 얹는 걸 정말로 싫어한다는 사실은 밀라노의 담벼락들도 다 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매번 이렇게 물었다.
“생크림 좀 얹어 달라고 할까?”
결국 나는 로마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크림을 입에 달고 사는 다른 아들이 있는데 그 애와 나를 착각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3월 10일, 이제 거리에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새롭게 의식하며 잠에서 깬 그날 아침, 나 역시 ‘점프’를 해야 했고 낯선 세상에 착륙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참기 어려운 아버지가 있는 데다 절망적이게도 달아날 길도 없는 우리 집이었다.

아버지와의 동거가 시작된 뒤, 나는 온종일 침대에서 피치포를 쓰다듬으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와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방 밖으로 나갈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갑자기 우리 집이 낯설게 느껴졌다. 딱 한 번 주방 근처를 지나다가 열려있는 주방문 사이로 언뜻 그를 보았다. 그는 해리포터 휴대폰을 귀에 딱 붙인 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그가 인사 표시로 한 손을 들었지만 그렇게 하다가 싱크대 위에 붙은 식기건조대에 손을 부딪쳤다.

텔레비전에서는 ‘봉쇄’라는 단어를 무서운 음의 외국어를 사용해서 ‘록다운(lockdow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젬마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한 층만 올라가는 일마저도 누군가 금지해버렸다. 내 의사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고티 씨의 노래가 끝나자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져 몇 초간 지속되었다. 마녀 자명종만 빼고 모두 박수를 쳤다. 자명종은 박수를 치지는 않았지만 개 두 마리를 거느리고 계속 발코니에서 아래를 감시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막 돌아온 수간호사도 박수를 쳤다. 수간호사의 밤색 머리가 커튼처럼 이마를 덮었고 미소를 짓자 뺨에 보조개가 깊게 생겼다.

탈출하고 싶다는 모두의 욕망은 점점 기약이 없어지는 기대 때문에 더 커져만 갔다. 자유로워질 시간은 기약이 없는 반면 움직일 공간은 확실하게 제한되어 있었다. 각자가 죄수처럼 자신의 공간 안에서만 움직였지만 옆집 사람의 모습만 비쳐도 뒤로 한 발 물러나야 했다.
(…) 봉쇄 조치는 부자연스럽고 폭력적이었으나 어른들은 그것이 길게 지속되지는 않으리라는 가정 하에서 부자연스럽고 폭력적인 감정들을 소화시키는 법을 배웠다. 그러한 긴장감이 그들에게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불분명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교는 엄마의 컴퓨터로 옮겨졌지만 숙제는 예전보다 더 나를 괴롭혔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때는 숙제를 집에서 했는데 이제 집에서 수업을 받으니 숙제는 학교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 생각과는 반대로 접시에 담긴 펜네처럼 숙제는 전부 다 주방의 식탁 여기저기에 흐트러져 있었다. 열심히 숙제를 해치우려 했지만 엄마의 파스타처럼 결코 끝이 나지 않았다.

뉴스가 전해지고 난 이후부터 격리 생활은 그냥 일상이 되었다. 이제 아무도 발코니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밤이면 창문마다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로 푸르스름한 텔레비전 불빛이 언뜻 보였다. 박수소리도 사라졌다. (…) 마치 우리 모두가 실험 대상이 된 기분이었다. 몇 시간 동안 공기를 마시지 못하고 극한의 하루를 보내야 하는 생존 실험. 사람들은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으며 어떤 사람은 그마저도 못하고 거울속의 자신의 눈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 뒤에는 격리 생활 전체를 통틀어 가장 평온한 날들이었다. 이제 부모님은 서로를 모른 척하지 않았다. 마치 그날 밤의 황당한 모험으로, 가라앉아 있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던 옛 추억이 떠올랐던 것 같다. 그로 인해 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휴전을 위한 토대는 쌓은 듯했다. 누나는 두 사람을 ‘약혼한 이혼 부부’라고 불렀다.
점심과 저녁은 여전히 각자 먹었지만 거실은 공동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이제 나란히 소파에 다리를 쭉 펴고 편안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았다. 아버지는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달러〉 3부작의 세계로 나를 끌어들였다. 영화가 끝날 때마다 우리는 결투 장면을 흉내 내곤 했다. 나는 항상 악당 역을 맡겠다고 나섰다. 4월의 그 오후처럼 그렇게 수없이 죽어본 적은 앞으로도 없었다.

“한 가지 말해줄까?”
눈물을 닦으며 아버지가 다시 말했다.
“난 어릴 때 고치고 지우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 틀리면 공책을 찢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지.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았단다. 네가 태어났을 때, 넌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그림이었어. 하얗고 깨끗한 종이 위에 그린 그림 말이다. 그러다가 내가 실수를 했어, 마티아. 아주 많이. 난 이번에도 고치거나 지우지 않고 종이를 버렸어.”
“휴지통 보셨어요? 어쩌면 아직 거기 있을지 몰라요. 나는 종이를 구기기는 하지만 찢지는 않거든요.”
“휴지통 한 번 볼게, 약속하마.”

아버지가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마티아. 누구 돈을 훔치지 않고 말이야. 네 퍼프도 팔 필요 없고. 너와 제일 친한 친구잖아. 곁에 꼭 가지고 있으렴.”
“아빠?”
“말해봐.”
“아빠가 말하는 동안 피치포가 쭉 아빠 무릎에 앉아 있었는데 아직 재채기 안 한 거 아세요?”
“넌 날 아빠라고 부른 거 아니?”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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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티아의 기억으로 기록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오래전 그때, 우리 모두가 이태리 아파트먼트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마티아는 2080년, 손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손자들은 할아버지의 시시한 상상 속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시시한 상상 속 그 이야기 속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전, 60년 후 마티아와 같이 이 시간을 보낸 우리의 아이들이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 부디 그 아이들이 믿지 못하기를 바랍니다. 그저 아주 오래전 그날의 이야기일 뿐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분명 힘겨웠지만 우린 그 순간에도 노래했고 춤을 췄다는 것을. 그 시간은 가족이 다시 가족이 되기 위한 순례길이었다는 것을."
- 김민주 (『로마에 살면 어떨 것 같아?』, 『우리가 우리에게 닿기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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