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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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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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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374g | 120*188*20mm
ISBN13 9788932039459
ISBN10 8932039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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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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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우리는 모두 마릴린 먼로였다] 사라진 친구가 보낸 메일 한 통, 그에게서 수수께끼 같은 메일을 받은 두 사람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단서를 찾는 동안 드러나는 것은 기억의 구석, 이면에 가려진 사람들, 모두가 보았으나 알지 못했을 마릴린 먼로의 얼굴. 소설은 그렇게 역사가 왜곡한 얼굴, 누락한 이름을 복원한다. -소설 MD 박형욱

셜록 없는 세상 속 왓슨들의 사건 일지
한 사람의 시간을 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사랑의 계보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기록하는 작가 한정현의 두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문학과지성사, 2022)가 출간되었다.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줄리아나 도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장편이다. 이 소설은 그동안 한정현이 시도해왔던 작업, 공식적 역사에서 누락되었거나 주류 역사가 삭제시킨 흐릿한 이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을 소설 안에서 만나게 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지도를 그려내는 ‘한정현 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연구자 윤설영은 몇 년 전 우연한 사고로 기억의 일부를 잃었다. 어느 날 설영은 사고 즈음 사라진 친구에게서 메일 한 통을 받는다. 이름보다 먼저 생각나는 친구의 별명은 셜록. 절친했던 사이인 둘은 빨치산 여성 생존자에 대한 공공보건 사례를 주제로 한 소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했던 적이 있다. 마침 논문과 관련된 한국에서의 임용 기회가 생겨 공동 저자인 셜록과 연락이 닿아야 하는 상황. 몇 년 만에 낯설어진 서울로 돌아온 설영은 셜록의 담당의였던 성형외과 의사 구연정과 함께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메일의 알 듯 말 듯한 단서를 추적해나간다. 셜록이 사라진 세상, 자신들을 기록자 왓슨이라 부르는 사립 탐정이 등장했다. 이 왓슨들은 셜록을 찾을 수 있을까.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ㆍ초대장
제1장ㆍ도착한 과거
제2장ㆍ도쿄의 파루치잔
제3장ㆍ사라진 배우들
제4장ㆍ임시 휴업
제5장ㆍ서울, 이번 추리소설의 무대
제6장ㆍ일단은 추리소설, 어쩌면 연애소설
제7장ㆍ왓슨들
제8장ㆍ아득히 가까운 곳
제9장ㆍ피크닉 가기 좋은 계절
제10장ㆍ두 번 쓰는 이야기
제11장ㆍ죽지 않는 마녀의 숲
제12장ㆍ우리는 오래 그 마음에 남아
에필로그ㆍ초대장
해설ㆍ도쿄와 서울의 파루치잔, 퀴어 가족의 탐정소설_김건형
작가의 말
부록ㆍ소설을 쓰며 참고한 것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 다 마릴린 먼로 같지 않나요?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 여자로서의 삶은 평생 어딘가에 전시되는 것만 같았어요. 내 몸은 마치 공공 기물 같은 느낌이었죠.” --- p.314

“왠지 이건 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래.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 확실히 모두의 일 같아서 그래.” --- p.327

“사람들은 가끔 자신들이 정해놓은 것만 원본이라고, 진짜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지?” --- p.352

어쩌면 사랑이라는 게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 어떤 천재 탐정도 완벽하게 추리해낼 수 없고, 가끔은 그 누구도 이해시킬 수 없는 것, --- p.356

“[…] 나, 가끔 우리의 삶이 추리소설에서 탐정이 하는 가장 긴 추리 같아. 진실이 쉽게 밝혀지지 않아서 절망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그 끝엔 답도 있고 진실도 있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있는…… 설사 그게 세상이 정한 답하고는 다를지라도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도 살아내자. 살아내서 저기 인간의 시간을 벗어난 세상에서 만나서 말하자. 행복하게 살았다고, 누군가 이 기나긴 삶의 끝에 기다리고 있어서 더 행복하게 살았다고. 그 누군가에게 내가 통과한 시간을 말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기억하고 더 열심히 두리번거렸다고.” --- p.360

“원래 어설프게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은 유사 권력만 봐도 잘 졸아붙잖아요. 뭐 하러 진짜를 가지고 가겠어요?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건 하수나 하는 일이죠.”
--- p.37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기억을 잃은 연구자 윤설영과 기억을 잊지 못하는 성형외과 의사 구연정. 그들은 설영의 사라진 친구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단서를 함께 추적해나간다. 기억을 헤집고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왓슨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폭력의 구조를 찾아낸다.
설영과 연정이 현실에서 마주하고 기억에서 떠올리는 이들은 국가폭력, 젠더폭력, 혐오 범죄의 피해자 혹은 생존자다.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 청소년 집단 성폭행 사건, 빨치산 내 성범죄 사건 등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의를 위해 은폐된 사건들. 그렇게 공식적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거나 공적 제도가 구하지 못한 ‘사연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정현은 새 의미를 담아 부르려 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 애는 내가 어떤 모습을 해도 날 알아볼 거예요”

셜록 없는 세상 속 왓슨들의 사건 일지
한 사람의 시간을 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사랑의 계보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기록하는 작가 한정현의 두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문학과지성사, 2022)가 출간되었다.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줄리아나 도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장편이다. 이 소설은 그동안 한정현이 시도해왔던 작업, 공식적 역사에서 누락되었거나 주류 역사가 삭제시킨 흐릿한 이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을 소설 안에서 만나게 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지도를 그려내는 ‘한정현 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이번 소설은 기억을 잃은 설영과 기억을 잊지 못하는 연정이 설영의 사라진 기억 속 ‘셜록’을 추적하면서 시작된다. 단서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통해 한정현은 공식적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고 공적 제도가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가만히 부르고 눈을 맞춘다. 다시 한번, 견고해 보이는 대문자 역사의 폭력의 계보를 사랑의 계보로 대체해나가려 한다.

반짝이는 이 소설의 끝에 계속 머물고 싶었다.
기억이 금지당한 우리를 영원히 살게 할 것을 기억하면서.
김초엽(소설가)

왓슨은 어떤 그럴듯한 추리를 해내거나 사건을 해결하진 못하지만 기록하고 보관한다.
물론 사실 그대로를 베껴 쓰는 게 아니라 왓슨 나름대로의 재구성물로.
그게 아마 소설이었을 것이다. 코넌 도일이 만든 진실을 추적하는 방법으로의 탐정소설.
_본문에서


일단은 추리소설, 아마도 연애소설, 그리고 역사소설
일본에 살고 있는 연구자 윤설영은 몇 년 전 우연한 사고로 기억의 일부를 잃었다. 어느 날 설영은 사고 즈음 사라진 친구에게서 메일 한 통을 받는다. 이름보다 먼저 생각나는 친구의 별명은 셜록. 절친했던 사이인 둘은 빨치산 여성 생존자에 대한 공공보건 사례를 주제로 한 소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했던 적이 있다. 마침 논문과 관련된 한국에서의 임용 기회가 생겨 공동 저자인 셜록과 연락이 닿아야 하는 상황. 몇 년 만에 낯설어진 서울로 돌아온 설영은 셜록의 담당의였던 성형외과 의사 구연정과 함께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메일의 알 듯 말 듯한 단서를 추적해나간다. 셜록이 사라진 세상, 자신들을 기록자 왓슨이라 부르는 사립 탐정이 등장했다. 이 왓슨들은 셜록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겪는 일들은 지금도 너무나 비슷해요.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시 그곳의 문제는 여전히 지금 이곳, 이 사회에서 반복되는 문제라는 것.
많은 피해자가 피해자라는 이유로 오히려 숨을 죽이고
사회의 바깥에서 없는 사람처럼 살고 있다는 것 말이다.
이 소설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_「작가의 말」에서

왓슨들은 셜록의 메일 속 자료를 확인하고 힌트를 풀이해 숨겨진 장소를 찾아가며 논문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단서를 추적하는 동안 점점 드러나는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설영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연정의 잊지 못할 기억을 다독이는 ‘과정’ 자체다. 왓슨들은 기억을 헤집고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폭력의 구조를 찾아낸다. 설영과 연정이 현실에서 마주하고 기억에서 떠올리는 이들은 국가폭력, 젠더폭력, 혐오 범죄의 피해자 혹은 생존자다. 산에서는 동지에게, 내려와서는 공권력에 성폭력을 당한 빨치산, 엘리트 가족의 일원으로 살기 위해 정체성을 억눌러야 했던 성소수자, 집단의 명예를 위해 사라져버린 퀴어 청소년과 인터섹스. 공식적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거나 공적 제도가 구하지 못한 ‘사연 있는’ 사람들.
문학평론가 김건형의 해석처럼 이 소설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폭력의 계보를 보여주면서 정상과 비정상을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배제하는 사회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추적한다. 정치?사회적인 영역에서 일상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남성-제도-국가’로 이루어진 ‘정상’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들을 지워버린 대문자 역사. 그 반대편에 “기성의 역사 서술의 무게와 싸우며 인물에게 역사적 실재감을 부여하려”는 한정현의 새로운 역사가 있다. 나아가 이 소설은 피해자의 고통을 노골적으로 재현하거나 쉽게 애도하지 않는다. 왓슨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이미 피해/생존자를 넘어서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고 말하는 법을 가진 사람들”이다(김건형). 빨치산 내 성폭력 피해자였던 김춘희와 이의선은 폭력의 경험 이후 자신이 겪은 폭력의 구조를 파악하며 스스로를 치유해냈다. 삶의 마지막 시기에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되려 했고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갔다. 그들을 기리는 남겨진 이들의 기억을 통해 되살아나 왓슨들과 다시 마주하게 된 사람들. 이제 세상에 없더라도 춘희와 의선은 납작한 희생자나 슬픔의 상징이 아닌, 실체 없던 고독한 고통을 함께 겪고 또 다른 왓슨들을 치유해내는 동료로서 시간을 넘어 살아간다.


세상이 정의한 이름을 헤치고 너에게 가는 길
소설에 따르면 공식적인 한국 최초의 성형수술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이 들여온 언청이 수술”이다. 그러나 한정현 소설의 사람들은 1940년대 초반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있는 사람을 성형수술해서 성을 되찾아줬다는 기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이 소설의 제목은 왜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혐오받는 얼굴”, 마릴린 먼로.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은 다른 “여자들을 마릴린 먼로에 비교하면서 여자들조차 마릴린 먼로를 비난하게” 한다. “권력자가 만들어낸, 권력 없는 사람들끼리 물어뜯는 구조” 안에서 마릴린 먼로는 추앙과 멸시의 대상이 되어왔다. 체제에 순응하던 여자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려 했을 때 쏟아졌을 세상의 손가락질”과 “비난”은 “외모와 자주 결합”되곤 한다. 작가는 아름다움에 집착하길 권하면서도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는 사회의 모순을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인 연정을 빌려 이야기한다. ‘주류 규범적 욕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원본을 파괴하는 속물적인 행위라며 지탄받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성형은 선천적으로 타고나 변형 불가능한 몸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자신을 만드는 일일 수 있다’(김건형). 연정은 생각한다. 애초에 “그 원본이라는 것도 결국엔, 세상 사람들이 정해놓은 진짜 같은 무언가”이며 “원본이라는 것은 없고 고정된 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고. 소설 안에서 무게감 있게 강조되는 연정의 저 말은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위안으로, 헛된 규격에 따라 타인을 배제하는 사람들에게는 질타로 느껴질 듯하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을 폭력의 계보 안에서 힘센 사람들의 분류에 따라 왜곡되어온 이름을 새로운 의미로 바꿔 부르자는 의도로 읽어볼 수도 있겠다. 당신과 나는 여전히 대의명분이나 당위 혹은 섭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얄팍한 질서를 어렵게 벗어난 나 자신과 내 곁의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겪는 일들은 지금도 너무나 비슷해요.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세상은 무척 더디게 변한다. 소설 속 이 문장은 인류가 계속되는 한 유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쯤 달라진 오늘의 나를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이 말은 이제 희망으로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소설 「우리의 소원은 과학소년」에서 한정현은 말했다. “그리고 낙관할 것.” 이번 소설에서 그는 순진한 낙관의 힘을, “폭력 속에서 최대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나가는” 단단하고 투명한 사람들의 삶이 분명 있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이야기한다(「작가의 말」).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는 그렇게 쉬운 절망 대신 어려운 낙관을 말하려 한다, 모두의 용감하고 단순한 사랑을 위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인물들과 그림자만 드리우던 질문이 선과 선을 맞대며 형상을 드러낸다. 언뜻 의아하고 낯선 풍경, 그 속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존재들이 나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온다. 금지당한 사람들, 그저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사람들,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서도 끝내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기는 존재들, 그럼에도 온갖 모순을 끌어안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용감한 존재들. 내가 언제나 마음을 쓰게 되는 그 얼굴들이 한정현의 이야기 속에 있다. 반짝이는 이 소설의 끝에 계속 머물고 싶었다. 기억이 금지당한 우리를 영원히 살게 할 것을 기억하면서.
- 김초엽(소설가)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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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숭배와 혐오의 거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2.08.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줄리아나 도쿄> 이후 두 번째로 읽은 한정현 작가의 소설인데, 주제면 주제, 구성이면 구성, 문체면 문체 모두 마음에 쏙 들었다. 한정현 작가의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도 매우 좋다(<마고>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오래오래 나의 최애 작가가 될 듯한 느낌적인 느낌...!    이야기는 두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
리뷰제목


 

<줄리아나 도쿄> 이후 두 번째로 읽은 한정현 작가의 소설인데, 주제면 주제, 구성이면 구성, 문체면 문체 모두 마음에 쏙 들었다. 한정현 작가의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도 매우 좋다(<마고>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오래오래 나의 최애 작가가 될 듯한 느낌적인 느낌...! 

 

이야기는 두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 명은 사고로 과거의 기억을 잃고 현재는 일본에서 계약직 연구자로 일하고 있는 윤설영이고, 다른 한 명은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구연정이다. 사는 곳도 직업도 전혀 다른 두 여성을 만나게 하는 건, 설영의 사라진 친구 '셜록'이다. 과거에 쓴 논문으로 한국에서 임용 기회가 생긴 설영은 자신과 함께 논문을 쓴 친구 셜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설영은 셜록이 사라진 이유가 그의 성별과 성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설영의 연구 주제인 국가폭력, 젠더 폭력, 혐오 범죄 등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한편 연정은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며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내심 자신이 하는 일이 여성, 특히 외모를 장사 수단으로 활용하는 성매매 여성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는 사실에 죄의식 내지는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설영으로부터 몇 년 전 고객이었던 셜록에 대해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고, 설영을 만나 '왓슨들'이라는 SNS 계정을 만들어 소통하면서 과거에는 자신도 성형외과 의사가 아닌 의학사 연구자의 길을 걸으려 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랬다면, 셜록과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았던 딸과의 관계가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제목의 마릴린 먼로는 소설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마릴린 먼로가 누구인가. 아름다운 외모로 수많은 남자들로부터 숭배 받은 영화 배우인 동시에 단지 외모가 예쁘다는 이유로 (멍청할 것이다, 남자 관계가 복잡할 것이다 등등의 조롱과 함께) 평가절하된 성적 심벌이다. 이런 식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면서도 혐오하는 모순을 작금의 성형 열풍, 여성 혐오, 성소수자 문제 등등과 연결한, 보기 드문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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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떤 기시감과 미시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o******5 | 2022.06.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국가, 젠더, 성폭력의 피해를 당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소설이자 이를 기록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담긴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시감과 미시감이 교차했다. 직간접적인 경험들, 뉴스와 지면에서 폭로되어왔던 일들이 들어있었다. 개별적인 사건들이 수평과 수직으로 이어지는 걸 보여주고, 폭력의 계보를 드러내는 점은 다른 소설에서도 볼 수 있지만, 역사에서 배제되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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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젠더, 성폭력의 피해를 당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소설이자 이를 기록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담긴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시감과 미시감이 교차했다. 직간접적인 경험들, 뉴스와 지면에서 폭로되어왔던 일들이 들어있었다. 개별적인 사건들이 수평과 수직으로 이어지는 걸 보여주고, 폭력의 계보를 드러내는 점은 다른 소설에서도 볼 수 있지만, 역사에서 배제되다시피 한 사람들을 무대에 세우고, 상상력을 씌워 캐릭터(예컨대 빨치산 트랜스젠더)를 만들고, 그 기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어깨를 잇댄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나는 소설 속 폭력에서 가해와는 동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어떤 일상적인 폭력은 폭력이라 인지하지 못했다. 정상의 영역을 범주화하고 그 선 넘어 있는 사람들을 좌시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으면서도, 나 또한 차별과 배제의 시선을 갖고 그 시선을 내포한 말들을 무심결에 내뱉은 적이 없었는지 돌아보게 했다. 그런 생각에 도달하면 돌연 내가 낯설어진다.

독자에게 기시감과 미시감을 느끼게 하는 장치 하나가 ‘마릴린 먼로’이다. 마릴린 먼로를 떠올렸을 때 갖는 이미지에서 상품화된 여성의 성, 아름답다고 추앙하는 동시에 멸시하는 시선, 얼굴과 신체적 특징을 평가하는 사람들, 그들의 말 속에 들어있는 차별을 발견하게 한다. 마릴린 먼로의 형상 너머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다른 이야기가 구심이 되어 소설은 혐오받는 퀴어, 불법 촬영, 혁명 활동의 내부 성폭행 은폐, 집단 성폭행으로 뻗어나간다.

1960년대에 어떤 여성들을 향해 한쪽에서는 달러를 벌어다주는 산업역군이라 불렀고 한쪽에서는 양갈보 또는 양공주라 부르며 멸시했다. 70년대의 김추자는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매니저에게 폭행 당해 얼굴을 수술 받았다. 80년대의 모 여인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얼굴에 면도날을 대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으며, 2010년대의 모 교사는 제자의 스토킹에 이름을 바꾸고 주소지를 옮겼다. 아마 얼굴도 바꾸려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80년대에 다섯 살이던 아이는 엄마와 병원에 가다가 생애 최초로 변태를 만났고, 그 아이가 커서 다섯 살 아이의 옷을 사러 가는 길에 대낮의 도로변에서 다른 변태를 만난다. 뭐 그 사이에 만난 변태들은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가...

360. 나, 가끔 우리의 삶이 추리소설에서 탐정이 하는 가장 긴 추리 같아. 진실이 쉽게 밝혀지지 않아서 절망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그 끝엔 답도 있고 진실도 있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있는... 설사 그게 세상이 정한 답하고는 다를지라도 말이야.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우리 시대의 마릴린 먼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모* | 2022.05.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같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자의 시선으로만 기록되어진다.그 역사 속에서 진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까?여성, 성소수자, 젠더 폭력, 학교 폭력, 불법촬영의 피해자, 국가 폭력.... 예전이나 지금이나 폭력의 형태만 변할 뿐 폭력 그 자체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삶은 파이 게임이 아니다. 소수에게 파이를 나눠준다고 다수의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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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같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자의 시선으로만 기록되어진다.
그 역사 속에서 진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까?
여성, 성소수자, 젠더 폭력, 학교 폭력, 불법촬영의 피해자, 국가 폭력.... 예전이나 지금이나 폭력의 형태만 변할 뿐 폭력 그 자체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삶은 파이 게임이 아니다. 소수에게 파이를 나눠준다고 다수의 파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연구자인 설영과 성형외과 의사인 연정은 왓슨들이라고 말한다.
추리하는 사람인 셜록이 아닌 기록하는 사람인 왓슨.

추리 소설이면서 연애 소설이다.
우리가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마릴린 먼로를 어떻게 바로보고 있었을까?



“우리 다 마릴린 먼로 같지 않나요?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 여자로서의 삶은 평생 어딘가에 전시되는 것만 같았어요. 내 몸은 마치 공공 기물 같은 느낌이었죠.” --- p.314

“왠지 이건 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래.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 확실히 모두의 일 같아서 그래.” --- p.327

“사람들은 가끔 자신들이 정해놓은 것만 원본이라고, 진짜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지?” --- p.352

“[…] 나, 가끔 우리의 삶이 추리소설에서 탐정이 하는 가장 긴 추리 같아. 진실이 쉽게 밝혀지지 않아서 절망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그 끝엔 답도 있고 진실도 있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있는…… 설사 그게 세상이 정한 답하고는 다를지라도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도 살아내자. 살아내서 저기 인간의 시간을 벗어난 세상에서 만나서 말하자. 행복하게 살았다고, 누군가 이 기나긴 삶의 끝에 기다리고 있어서 더 행복하게 살았다고. 그 누군가에게 내가 통과한 시간을 말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기억하고 더 열심히 두리번거렸다고.” --- p.360

“원래 어설프게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은 유사 권력만 봐도 잘 졸아붙잖아요. 뭐 하러 진짜를 가지고 가겠어요?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건 하수나 하는 일이죠.”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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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r**h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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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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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선***상 |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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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프고 슬픈 역사적 사을 이렇게 아름답게 풀어낼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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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 20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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