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2월 18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730g | 170*240*26mm |
ISBN13 | 9791187064770 |
ISBN10 | 1187064777 |
발행일 | 2022년 02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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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730g | 170*240*26mm |
ISBN13 | 9791187064770 |
ISBN10 | 1187064777 |
메인 광고 카피가 "이토 준지, 찰스 번즈, 몬티 파이튼을 한데 갈아 넣은 듯한 작품"이다.(영국의 만화 저널리스트 폴 그래빗의 추천평에서 인용.) 이토 준지야 한국 독자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작가인지라 작품의 성격을 쉬 짐작할 수 있었지만, 찰스 번즈는 이름부터 낯설었고 몬티 파이튼은 '설마 <몬티 파이튼의 성배>의 그 코미디 스쿼드인 걸까' 의심을 품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책의 작가 에릭 스베토프트를 구글링할 때 같이 검색해 보았다. 요약하자면, 그로테스크한 작화와 압도적인 분위기가 특징인 두 작가와 그 '몬티 파이튼'의 풍자 개그를 의도한 것이 맞다.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메인 카피보다 책 소개에서 일러주는 "[샤이닝](스탠리 큐브릭), [킹덤](라스 폰 트리에), [미드소마](아리 에스터)처럼 숨통을 조여 오는 불길한 공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라는 문구를 더욱 주의 깊게 보아도 좋을 듯하다.
북유럽 최고의 스파를 배경으로 한 그래픽 노블 《스파》는 휴식과 사치의 공간을 기기괴괴한 폭력과 혐오가 들끓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각자 현실에서 도피해온 투숙객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들은 헛것을 보고 종종 발길을 사로잡힌다.
이를테면, 음울한 현실이 시체처럼 내려앉은 집을 나와 스파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 신혼부부는 여전히 욕탕과 사우나에서 시체를 보고 본인들의 썩어가는 정사를 관조한다. 청결하지 않다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직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들로 추측되는 돼지 무리와 뒤엉킨다. 요리사는 자신의 음식을 하찮게 취급한 VIP 손님을 얼결에 죽인 뒤 그인 양 가짜 행세를 한다. 외로운 마사지사는 소모임에 참여해 본인처럼 지독히 외로운 이들을 만나고, 자꾸만 길을 잃어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남자 투숙객은 직원의 부주의한 일처리로 허리에 창이 꽂히지만 변변한 처치를 받지 못한다. 곰팡이 때문에 금고 속 현금이 모조리 삭아버리자 스파의 사장은 상납금을 요구하는 위장 경찰의 협박과 폭행에 노출된다. 그 와중에 벽에 걸린 그림 속에서 자꾸만 유토피아를 보고, 아버지에게 핍박받았던 유년 시절을 위로받고자 한다. 배관 수리공들은 영혼 없이 메뉴얼대로 일하는데 나사 빠진 얼굴들이 섬찟하다.(어쩌면 이들과 그림 속 유토피아 삼형제 캐릭터가 '몬티 파이튼'을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계급주의를 폭로하고, 인간의 양면성을 응시하는 스파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다. 무엇이 실제인지 아닌지 파악하기가 어려운데, 책 속에 묘사된 괴물들과 시체들, 진액, 곰팡이, 눈이 돌아가거나 목이 졸린 동물들이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난 부정적인 소란을 상징하는 거라면 사실 관계를 따지는 일이 무용해 보인다. 이미 마음이 지옥인 사람들은 휴양의 의미를 진작 잃었고, 그들에겐 지옥도로 둔갑한 현실에 참여하는 일련의 가해 행위가 더욱 친숙하기 때문이다.
책은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무릎을 꿇은 한 사람이 뾰족한 못이 박힌 둔기를 든 한 무리의 불량배들에게 맞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바로 이 장면을 신혼부부가 목격하고 못 본 척 외면하는데, 결말에 이르러 불량배들이 건들거리는 자세로 재차 등장한다. 그들은 다음 희생양을 기다리고 있다. 복도에서 길을 잃었던 그 남자 투숙객이 마침내 호텔 밖까지 나왔다가, 근거리에 서 있는 불량배들과 마주친다. 우리는 마지막 장에서 불량배들의 다음 희생양을 예감한다.
작가 에릭 스베토프트는 스웨덴의 일러스트레이터다. 개인 홈페이지를 구경해 보니 지금까지 그가 출간한 그래픽노블은 총 5권. 《스파》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책이고, 다른 책들은 아쉽게도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작품들도 한국어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문장으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절망 역겨움 지리멸렬함 어지러움 어둠 지겨움 끔찍함'을 휘몰아치는 연출 기법 안에 환상적으로 녹여낸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감상평은 찐!
이 책은 샤워 가운을 입은 남성이 기묘한 웃음을 띤 채 어두운 길거리에 무릎 꿇고 앉아 있고, 그런 그를 서로 비슷하고도 기묘하게 생긴 세 명의 사람이 흉기로 린치를 가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것을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는 한 여성. 그러나 그녀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제스처는 전혀 없이 커튼을 닫고 생소한 듯한 자신의 집안을 남편과 함께 둘러본다.
이곳에 있는 것이 자신들의 의지가 아니라는 듯 "우리 여기서 사는 거야?"라고 묻는 남편의 질문에 "응, 그런 것 같아."라고 답하며 집안을 둘러본다. 집안 곳곳에는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고 악취가 풍긴다. 그들은 파리까지 날아다니는 시체들을 보고도 놀라거나 혐오스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체들을 보면서 하는 말이 "주말에 저렇게 푹 쉴 수 있는 곳에 다녀오면 어떨까?"
그렇게 이들 부부가 선택한 곳이 바로 최고급 스파(SPA).
이 스파의 사장은 자신의 시설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뛰어나다.
부부는 이 최고급 스파에 묵으며 자신들의 선택에 만족하고 흡족해한다.
그러나 부부가 고개를 돌리면 어디에나 그들을 보고 있는 파리가 꼬이는 시체들이 있다. 그들은 부부가 먹는 똑같은 음식을 앞에 두고 먹고 있다. 심지어 부부가 사용하는 탕이나 사우나 안에서도 그들은 존재한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
스파로 시설 점검을 나왔다는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과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 그러나 그들은 정작 스파의 어떤 시설도 둘러보지 않은 채 손님 접대용 캔디를 전부 집어가고 현금이 가득 든 가방을 받아 간다.
그러나 얼마 후 이들은 다시 스파로 돌아와 상납금이 평소보다 줄은 것에 대해 사장에게 직접 항의한다.
이 즈음 스파에 새로운 신입이 들어온다. 어리숙하고 순진해 보이는 신입은 깨끗한 수건을 각 부서함에 채워 넣고 사용한 수건은 다시 수거해서 세탁 부서에 맡기는 업무에 배치되었다.
직원들 각자가 정해진 위치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스파 이곳저곳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검은 때가 곰팡이가 핀 것처럼 심하게 번져있고 거의 씻기지도 않는다. 이에 직원들은 그것을 최대한 없애려고 청소했고, 배관공을 불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곳곳에 번진 더러운 곰팡이 때가 아래층의 천장으로 스며들어 그 아래를 지나던 신입의 어깨에 떨어진다.
스파에 특별 플래티넘 패키지로 예약한 VIP 손님이 도착하고 사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모두 나와 VIP를 극진히 맞이한다. 그런데 조금 전 곰팡이 때가 자신의 어깨에 떨어진 줄 모르고 서있던 신입은 사장의 비서에게 찍히게 되고, VIP 손님맞이 행사 후 사장에게 불려가 훈계를 듣는다. 그러고 난 후 사장의 지시하에 모든 직원들에 의해 조직적 왕따를 당한다.
그 후 그를 왕따시키고 괴롭혔던 직원들을 마주쳤지만 그들은 자신들도 같은 상황에서는 그러한 일을 당했고 이곳 스파에서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면 똑같이 대한다며 사과를 하지만 실상은 힘없고 순진한 그를 비웃는다. 이것은 신입의 내면에 분노와 증오를 일으키는데…….
이 그래픽 노블은 상당히 기괴하고 난해한 것 같다.
어쩌면 불쾌감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만화에 대한 불쾌감인지 아니면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로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이는 것에 대한 불쾌감인지 모르겠다.
일단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이름이 없다. 주인공도 특정한 인물 한 사람이 아니다.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 만화를 보며 자주 바뀌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에 주목하여 그 인물의 서사를 따라가야 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곰팡이 같은 검은 물체와 함께 스파 곳곳에 나타난 이상한 존재.
그것들은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인간들을 죽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또한 그것들은 몇몇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전부의 눈에 보이는 것 같지도 않다. 그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들이 처음부터 스파에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같은 직장 내 직원을 왕따시키고, 권력에 뇌물을 주고, 뇌물이 모자르다며 떳떳하게 더 요구하고, 다른 사람의 정성과 성의를 짓밟고 무시하는 행위 등과 같은 더럽고 추악한 인간들의 행위와 나란히 그 검은색 곰팡이 같은 물체는 스파 곳곳으로 번져갔고, 어디서 온 지도 모르고 실재하는지도 모를 이상하고 기이한 존재가 나타나 인간을 지배하고 파괴한다.
심지어 사장이 가지고 있던 회사 자금 전체가 다 썩으며 시커멓게 변한다.
첫 장면에 부부가 그들을 쫓아다니는 시체를 보며 나눴던 대화 "우리가 뭘 잘못했나?"에 대한 아내의 대답 "잘 모르겠어. 어쩌면 그럴지도."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들은 인간이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에서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그것들의 정체는 인간의 사악하고 부패한 마음과 정신이 표면화되고 실체화된 것이 아닐까?
악화일로를 치닫는 것 같은 상황 속에서 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나눔을 행하는 밝게 빛나는 세 명의 존재들. 이들은 자신들의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나누어주고, 다른 사람들은 외면하는 어려운 타인을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고 도움을 준다. 그들이 행하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도움으로 스파를 뒤덮은 우울하고 섬뜩한 분위기에 조그마한 희망의 꽃이 핀다.
그리고 그러한 도움을 받은 이가 말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하다는 한마디의 말은 다른 누구도 아닌 길을 잃고 헤매는 그 자신에게 자신이 찾던 길이 보이게 해준다.
선행과 베풂은 전염되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가 받은 위로와 도움을 다른 상처 받은 이에게 다시 전해줬을 때, 어둠의 심연으로 가라앉던 상처받은 영혼은 구원의 눈물을 흘린다.
거창한 행위는 아니었다. 단지 없는 존재처럼 무시당하던 이에게 괜찮냐며 건넨 말 한마디.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선한 존재와 악한 존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악하고 어두운 본성을 이성적으로 누르고 밝고 선한 본성을 개발해 발현시키고자 평생 노력한다.
이 책은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를 자꾸 찾아가고 생각하게 한다.
왜 처음 부분에서 한 인간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무자비한 존재가 세 명, 그 뒤에 나오는 희망과 길을 잃은 존재에게 빛과 길을 밝혀준 존재도 세명일까?
왜 스파에 들어온 신입에게 부여된 업무가 깨끗한 수건을 채워 넣는 일이었을까?
『스파(SPA)』는 읽는 내내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인물들의 행위와 얼굴 표정에 집중하여 의미를 파악하게 했다.
이 책에서 스파(SPA)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말 부부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휴식을 취하는 곳일까? 아니, 옷을 벗고 탕에 들어가는 것처럼 인간의 가식과 가면을 모두 던져버리고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욕망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곳이 아닐까.
친절한 세 명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길을 찾아 스파를 벗어났던 이가 폭력을 휘두르는 세 명의 사람들을 대면하게 되었을 때 지은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책의 끝에 이르러서도 끝이 난 것이 아니고 책을 덮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인생의 끝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그로테스크함 속에서 가장 꾸밈없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스파(SPA)』를 읽고 인간 본성과 인간 자체에 대해 숙고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스파(SPA)는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그래픽노블 스파.
읽으면서도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간다. 이 그림과 이야기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읽고 나서도 머릿속은 바쁘다. 도대체 이 모든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 얼굴이 그 얼굴 같은 그림체는 아주 사소한 것들로 구분을 해야 하고
매 페이지마다 마주하는 기괴하고 흉측한 그림들은 무엇을 말하는지 알쏭달쏭하다.
그래서 일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보고 쓰인 대로 읽기로 했다.
최고급 스파.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파 호텔.
그러기 위해 종업원들은 항상 청결해야 하고, 손님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돼지코를 달고 동료들에게 놀림을 당해야 한다.
이 스파에 신입사원이 들어오고, 신혼부부가 묵고, VIP가 스위트룸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스파 곳곳에는 어둠이 내려앉듯 곰팡이가 창궐하고있다.
무얼 하는지 맨날 바쁜 사장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큰소리는 치지만 알아서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호텔 매니저는 그런 사장을 짝사랑하며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날만 기다린다.
손님들은 스파 곳곳에서 기괴한 현상과 마주하지만 아무도 아는 체를 안 한다.
마치 자신들과는 다른 세상의 것들처럼 보고도 안 보이는 척, 듣고도 안 들리는 척, 알고도 모른 척을 한다.
그렇게 하면 보이고, 들리고, 알게 된 모든 것들이 사라지기라도 하듯이...
어쩜 최고급 스파 호텔의 약점을 얘기하는 건 자신들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과도 같다는 암묵적 합의 같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가 생각났다.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모두 '거짓말'을 하는 그 풍경과 이 스파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은 다른 거 같지만 같다.
무관심으로 일관된 손님들.
검게 퍼지는 곰팡이.
돼지 취급받으며 점점 스스로를 돼지로 생각하는 신입사원.
회사 동료들에게 없는 사람 취급받는 사람은 그 스파에서 혼자 매일 길을 잃어버리고, 길 잃은 사람 눈에는 봐서는 안될 것들이 보인다.
VIP는 점심으로 나온 음식에 불만을 표하고, 화가 난 주방장은 살인을 한다.
그러나 아무도 VIP가 사라진 걸 눈치채지 못한다.
주방장이 완벽하게 처리했기에.
어린 아들에게 스파 경영권을 맡겼던 아버지는 느닷없이 나타나 경영권을 가로채지만 이사 회의에서는 아들이 경영권을 유지하게 만든다.
아버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던 아들은 나이만 먹었지 아직 어린 소년에서 자라지 못했다.
이야기를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니 굉장히 찝찝하다.
이것은 지금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축약판이다.
무관심, 직장 내 괴롭힘, 세습경영, 갑질, 살인, 무시와 괄시, 가진 자의 횡포, 폭력.
타인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세상이다.
현실에서 지겹게 보아 온 세계가 이 그로테스크한 그래픽노블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포커에 포자도 모르면서 포커판에 앉아 있는 자들은 바로 우리의 모습 같다.
매번 길을 잃고 헤매는 자는 다수의 대중을 말하는 거 같다.
다수결의 원칙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니까.
다수의 대중은 문제를 보았을 때 나서서 해결하기보다는 누군가 나서서 외치기 전까지 침묵한다.
그것이 비겁이라는 걸 알면서도 묻어가고 싶은 것이 인간이니까.
스파의 문제점을 보고도 자기랑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손님들의 모습은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라고 고집을 부리는 거 같다.
무관심과 무반응이 곰팡이를 키우고, 최고급 스파를 잠식해간다.
곰팡이가 번져가고, 기괴한 형상들이 나타나는 것은 침묵해도 음식 타박은 하게 된다.
어쩜 그 음식 타박도 사장이 직접 영접하는 VIP 손님이니까 가능한 거다.
세상은 그런 거니까.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을까?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냥 그 현실에 맞춰서 살 뿐이지...
책을 읽기 전 잠시 훑어보면서 그림들만 보고는 공포와 호러물이 내게 작동하는 원리처럼 내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줄 책이라고 생각했다.
매운 것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가시는 원리처럼.
책을 읽고 난 내 감정은 버려지지 못했다.
오히려 벼려지고 있을 뿐.
지금 나는 최고급 스파에 있지만 무엇을 외면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라는 걸이 책이 말해주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