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오늘의책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산문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산문

리뷰 총점9.0 리뷰 41건
정가
26,000
판매가
23,4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구매 시 참고사항
  • 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570g | 128*204*25mm

이 상품의 태그

밝은 밤

밝은 밤

13,950 (10%)

'밝은 밤' 상세페이지 이동

지구 끝의 온실

지구 끝의 온실

13,500 (10%)

'지구 끝의 온실'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2,600 (10%)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상세페이지 이동

천 개의 파랑

천 개의 파랑

12,600 (10%)

'천 개의 파랑' 상세페이지 이동

칵테일, 러브, 좀비

칵테일, 러브, 좀비

11,700 (10%)

'칵테일, 러브, 좀비' 상세페이지 이동

쇼코의 미소

쇼코의 미소

13,050 (10%)

'쇼코의 미소'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9,900 (10%)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상세페이지 이동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6,930 (10%)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상세페이지 이동

유원

유원

11,700 (10%)

'유원' 상세페이지 이동

내게 무해한 사람

내게 무해한 사람

13,050 (10%)

'내게 무해한 사람' 상세페이지 이동

돌이킬 수 있는

돌이킬 수 있는

13,320 (10%)

'돌이킬 수 있는' 상세페이지 이동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

12,600 (10%)

'일의 기쁨과 슬픔' 상세페이지 이동

방금 떠나온 세계

방금 떠나온 세계

13,500 (10%)

'방금 떠나온 세계' 상세페이지 이동

숲의 소실점을 향해

숲의 소실점을 향해

10,800 (10%)

'숲의 소실점을 향해' 상세페이지 이동

어떤 물질의 사랑

어떤 물질의 사랑

13,320 (10%)

'어떤 물질의 사랑' 상세페이지 이동

유령의 마음으로

유령의 마음으로

11,700 (10%)

'유령의 마음으로' 상세페이지 이동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10,800 (10%)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상세페이지 이동

대도시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12,600 (10%)

'대도시의 사랑법' 상세페이지 이동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14,400 (10%)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상세페이지 이동

달까지 가자

달까지 가자

12,600 (10%)

'달까지 가자'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MD 한마디

[점심에 만나는 맛나는 시와 산문] 작가들이 점심시간에 써내려간 작품을 엮은 시집과 산문집. 작가는 자신이 겪은 어떤 점심의 경험, 먹는 일과, 그 사적이고도 공적인 시간의 이야기를 각자의 색으로 풀어낸다. 우리에게도 머물렀을 점심의 다양한 표정들이 반가운, 햇살 좋은 오후에 한 편씩 챙겨 읽고 싶은 책 -소설 M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9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오늘 참 쾌청하지요
공연히 날씨 이야기만 하게 되어도
저절로 믿어지는 사랑이 있다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사람과
다만 빈집으로 두는 사람

“아무도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 p.23 강혜빈, 「익선동」 중에서


여러분 지금이 점심이에요. 우리 세 사람은 만나서 시 쓰기고요. 우리가 여기서 다 같이 시를 쓰고 있으면, 우리가 같이 있으면, 그게 점심인 거예요. 아시겠어요?
--- p.41 김승일, 「만나서 시 쓰기」 중에서


할머니와 점심 먹고 할머니가 머리를 빗겨주고
할머니랑 잤다

머리카락이 하얘지고
쌍바라지를 열면

할머니 베개에는 꽃 새 사슴
볕 든다

할머니 손 잡고
노란 나비 따라갔다
--- p.57 김현, 「점심」 중에서


지나갈 거야 오늘 밤도
매일 아침에 해가 뜬다는 거
어쩐지 기적 같지 않니

어젯밤엔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오는 게 지옥 같다고
적어놓고
오늘은 네게 그런 말을 했다
--- p.70~71 백은선, 「향기」 중에서


점심을 다 먹은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문을 연다
무릇 문이기 때문에 열어야 한다는 듯이
점심의 주황색 냄새와 함께 들어온다
창밖의 활엽수는 흔들리고
나는 주제도 없이 무언가를 쓰고 있고요
사람들 속에서 레몬주스와 커피를 주문한다
--- p.91 성다영, 「주엽나무」 중에서


Main Menu

너의 잠은 샌드위치처럼 쉽게 흩어진다 9.0
너의 신년 계획은 김밥처럼 위태롭고 무모하다 4.5
너의 허기는 들깨미역국처럼 불어난다 8.5
너의 앞날은 두유크림파스타처럼 뿌옇고 고소하다 13.0
너의 오후는 아보카도롤처럼 속이 편하다 9.0
오늘 기분은 김치찌개처럼 중간이 없다 7.5
오늘의 할 일 목록은 설렁탕에 먹는 깍두기처럼 제멋대로다 10.0
--- p.95 안미옥, 「알찬 하루를 보내려는 사람을 위한 비유의 메뉴판」 중에서


한낮에 기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만큼은 사이가 좋았다. “‘사이좋다’라고 붙여 쓰는 이유가 뭔 줄 알아? 사이가 좋으니까.” 실없는 농담에도 실실 웃음이 났다. “실이 두 개나 있네?” 듣고 바로 이해하지 못해도 넘어갈 수 있었다. 아까는 배고프다는 핑계로, 지금은 배부르다는 이유로.
--- p.109 오은, 「우리」 중에서


점심의 산책이란 길을 잃기에 좋아서
춤도 없이 구름이 구경꾼처럼 모이는
정오의 골목을 사랑해
뾰족한 담장과 장미는 경적을 울리고
정오의 식사
정오의 살인
정오의 텔레비전
정오의 앰뷸런스를 타고
어디선가 멈춘… 어디선가 텅 빈
골목길이 있다면
정오는 자정의 다른 말
빛은 어둠과 같은 말
--- p.119 주민현, 「또 다른 정오」 중에서


요즘 위가 안 좋아요 저는 허리요 사람들이 모여서 건강을 묻고 있었는데 다들 건강을 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사람들은 어디 먼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정말 맞는 말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점심에는 모두가 묶여 있죠 잠시 어딘가로 떠났다가 또 금방 돌아오죠 식당과 공원은 너무 가깝고 공원은 회사와 너무 가까워서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 p.142 황인찬, 「만남의 광장」 중에서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고사리를 살짝 데치고 간소한 양념으로 볶아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았고, 국물에 끓인 고사리는 오래 삶은 돼지고기처럼 야들야들하게 풀렸다. 그 고사리를 먹을 때면 내 삶도 조금은 부드럽게 풀리는 듯했고, 크고 따뜻한 품에 안기는 느낌이 들었다.
--- p.15, 강지희, 「미나리 할머니와 고사리 할아버지」 중에서

많은 비정규직이 점심을 거르기 일쑤고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 누군가는 식사를 챙기고 몸 관리를 하는 것 역시 사소하지만 성실한 자기 관리라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식사 메뉴만을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점심을 거르는 건 그 사람이 나약한 의지나 낮은 자존감으로 자기 관리를 놓쳐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가면 그렇게 되어버리는 상황의 문제일 때가 많다.
--- p.26, 강지희, 「점심이 없던 날들」 중에서

사무실 막내였던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부장님이 오늘은 초복이니 삼계탕을 먹자고 하면 그날은 입구에 각종 화분이 잔뜩 놓여 있는 삼계탕집 좌식 테이블에 앉았다. 이사님이 특별히 회를 쏘겠다고 하면 대리님 차를 얻어 타고 도시 중심가에 있는 회 식당으로 향했다. 삼계탕이고 회 정식이고 다 싫었다. 내가 원하는 점심 메뉴는 혼자 말없이 먹는 구내식당 밥이었다.
--- p.42, 김신회, 「구내식당 덕후」 중에서

엄마는 늘 내게 넘치도록 주고 싶어 한다. 다만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어서 늘 사양하게 된다. 우리는 서로가 보고 싶어 만났으면서도 정작 그 얼굴 앞에서는 내내 투덜거리다가 헤어지고 나서는 나의 못남에 잠을 설친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내 밥상에는 엄마 반찬이 올라오고, 그걸 먹으며 만회라도 해보겠다는 듯 나는 문자를 보낸다. “너무 맛있네. 잘 먹을게요, 엄마.”
--- p.65, 김신회, 「효도 점심」 중에서

나는 음식을 남길 때마다 미묘한 죄책감을 느낀다. 두부를 반 모나 썩혀서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면 악몽을 꿀지도 몰랐다. 마침 된장찌개를 해 먹은 지도 오래되었다. 마땅한 재료가 양파랑 두부밖에 없었다. 근처에서 애호박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싸고 맛있고 칼질하기 쉬운 애호박!
--- p.79, 심너울, 「잔디 된장찌개」 중에서

살짝 정직해지자면 나는 내가 틀리게 젓가락질을 하는 데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DOC와 춤을〉에 너무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아닌가?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아니면 내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식기구를 조작하는 개척자였기 때문에?
--- p.85, 심너울, 「교정용 젓가락과 가정교육」 중에서

평일의 점심은 어쩐지 쓸쓸하다. 아무리 맛있는 메뉴를 선택해도 속도를 내서 먹어야 한다. 속을 터놓고 회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동료는 없어진 지 오래. 내가 좋아하고 신뢰했던 이들은 모두 떠났다. 가끔 찾아와주는 전 동료, 기꺼이 속내를 드러내도 두렵지 않은 몇몇의 사람, 일로 만났지만 친구가 된 선후배들을 만나지 않는 한, 나의 점심은 여전히 외로울 전망이다.
--- p.98, 엄지혜, 「외로우니까 점심이다」 중에서

나는 아무래도 한낮(낮의 한가운데. 곧, 낮 12시를 전후한 때)보다는 대낮(환히 밝은 낮)이 좋다. 대놓고 “나 낮이거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래도 단어는 ‘한낮’이 예쁘다. 그러니까 책 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우리 주말 한낮에 만나요”와 “우리 주말 대낮에 만나요”는 얼마나 어감이 다른가? 데이트 약속을 잡는다면 무조건 ‘한낮’을 추천한다. 갑자기 ‘대낮’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벌건 대낮’이라는 표현은 또 어떤가. 괜스레 불콰한 느낌이다. 벌거벗은 것 같기도 하고.
--- p.105~106, 엄지혜, 「한낮, 그리고 수신확인」 중에서

내가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 있다면, 이혼이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할 수 있다. 뒷일을 수습하는 건 생각보다 더 고통스럽고 긴 여정이었지만 그마저도 값진 경험이었다.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진리를 몸소 체험했으니까.
--- p.130, 이세라, 「그런 결혼은 없다」 중에서

시간에 대한 주도권은 내게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회사를 다닐 때는 별수 없이 내 일과표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나는 그 틀을 따라야 했다. 그것이 조직의 기강이기에. 그러나 나는 이따금 궁금했다. 대체 어떻게 전 직원이 12시부터 1시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만 밥을 먹지? 왜 그래야 하고요?
--- p.161, 이세라, 「일을 계속한다는 것」 중에서

외근 업무를 하다 보면 체력이 금방 소모되고 언제 신고가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끼니를 챙길 기회가 오면 101퍼센트 채워주는 게 좋다. 저녁을 적게 먹었다가 새벽에 출동 나가서 졸음과도 싸우고 저혈당과도 겨루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일을 하는 경험은 더 이상 쌓고 싶지 않다. 일에 제대로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꾸역꾸역 주어진 몫을 먹다 보니 소화불량과 위염을 달고 산다. 이게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집에서는 밥을(특히 저녁) 두 시간에 걸쳐 먹는다.
--- p.170, 원도, 「가파른 맛」 중에서

사실 회사에서 먹는 점심 식사는 가장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먹는 밥이라는 점에서, 때로는 입안 가득 떠 넣는 한 숟갈이 참으로 버겁게 느껴진다. 어떠한 목적 없이, 저마다의 밥벌이를 위해 좁고도 넓은 대한민국을 돌고 돌아 만난 각양각색의 사람들끼리 취향 따위 고려하지 않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허겁지겁 먹는 식사는 얼마나 애석한가.
--- p.178, 원도, 「다짜고짜 뭐 먹을 거냐니」 중에서

점심은 읽기의 시간이 돼주었다. 가장 귀중한 시간이 된 거다. 점심에 주어지는 한 시간을 쪼개 10분에서 15분 정도 낮잠을 자고 남은 40분은 점심을 먹으며 읽고 싶은 글을 읽었다. 달콤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점심은 큰 의미 없이 보낸 시간이었는데. 전부 다시 끌어모으고 싶어졌다. 삶은 역시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그렇게 스물다섯부터 서른 사이의 점심은 들숨의 역할을 했다. 절박했던 내게 그늘을 구비해준 시간이었다.
--- p.203~204, 이훤, 「어느 개인의 점심 변천사」 중에서

침묵을 하나둘 수저로 뜨며 사람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것을 본다. 분주하구나. 우리는. 이곳에서 산다는 행위는. 숨과 숨 사이의 간격을 고루 들으며 식사를 마친다. 수저를 내려놓는다. 다 먹은 그릇의 바닥을 보며 이어폰을 귀에서 뺀다. 소리 없던 세계의 볼륨이 빠르게 늘어난다. 음악이 사라지니 이곳은 다른 속도로 돌아가는 듯하다. 접시 얹는 소리. 여기저기 들리는 수저와 젓가락 부딪치는 소리. 계산하기 위해 일어서는 누군가의 의자 빼는 소리. 듣고 싶지 않을 땐 이런 배경이 전부 소음 같은데, 이런 날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고 해주는 것 같다.
--- p.216, 이훤, 「9월」 중에서

운동의 문제는 운동이 스스로를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매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은 의지 부족이니 뭐니 하는 핀잔을 듣는다. 운동과 신체만큼 정직한 게 없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 따위의 말이 뒤따른다. 이거 봐, 이거 봐, 내 안의 근육이 이만큼 자랐어! 몸에 관한 이러한 생각은 좌파나 우파,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공통적이다. 과거에 정신을 찬양하고 몸은 경멸하는 풍조가 만연했다면 어느 순간 몸은 자신의 자리를 탈환하다 못해 거의 최종 심급이 된 것 같다.
--- p.235, 정지돈,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중에서

오한기 작가는 소설을 몰래 본다는 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도 회사 다닐 때 몰래 소설 썼어요. 쉬는 시간에, 점심시간에 몰래 틈틈이. 평생 돈에 쫓겨 살며 각종 직업을 전전한 스위스의 전설적인 작가 로베르트 발저도 일하는 틈틈이, 몰래 책을 읽고 몰래 소설을 썼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그건 그런 행위들이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건전함이나 올바름과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체제 전복적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일탈로도 여겨지는. 그러니 우리가 욕망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글을 쓰고 읽는 길티 플레저라면 누구에게도 해를 주진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 몰래 읽고 몰래 쓰자.
--- p.237, 정지돈, 「길티 플레저」 중에서

항상 이동하면서 김밥을 먹거나 시간을 절약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점심시간이란 것이 내겐 없었는데 재택근무 이후 시간이 늘어났고 그 늘어난 시간에 점심시간이 끼어 있게 되었고 더불어 점심을 먹어야 하니 점심 준비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점심 준비 시간에는 음식뿐 아니라 늘어난 시간만큼 늘어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정리 해소용 시간도 포함되었다. 나는 최대한 만들어야 하는 식사를 준비하면서 걱정과 잡념을 지워나갔다.
--- p.254, 한정현, 「떡볶이와의 결별」 중에서

점심시간과 엇비슷하게 산책 시간을 갖게 되면서 나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을 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밥을 먹는 것 외에도 정말 많은 일을 한다는 거였다. 병원에도 우체국에도 관공서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한 시간 동안 저렇게나 많은 걸 하는구나, 처음엔 이런 기분이 들었고 그다음엔…….
--- p.265, 한정현, 「우리의 점심은 그곳에 오래 남아」 중에서

집중력이 흐려질 때마다 위급 상황에 비상벨 누르듯 간식부터 찾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당류를 챙겨 먹지 않으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머리가 둔해졌고, 손도 느려졌다. 중화반점도 아닌데 신속함이 곧 유능함의 척도였던 사회에서 나는 유능해지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밥은 걸러도 후식은 먹었다. 디저트 섭취 여부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하루치 몸과 마음의 힘이 달라졌다. 밥 대 디저트라는 이상형 월드컵에서 별 망설임 없이 디저트라는 선택지를 고르는 편이었다.
--- p.274, 황유미, 「서른 살 버릇, 마흔다섯까지」 중에서

올해 가을엔 점심시간에 동네를 산책하다 지하철역 근처에서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직장인 무리와 마주친 적이 있다. 같은 명찰 목걸이를 찬 채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과 마주친 그 순간 잠시 몸이 흔들릴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은행잎은 회오리치는 바람을 따라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회전하며 한참을 공중에서 맴돌았다. 그 순간 “저것 좀 봐”라며 누군가 손가락으로 하늘에서 춤추는 은행잎 한 무더기를 가리켰다. 감탄을 숨기지 않은 귀여운 어른 덕에 그 옆에 있던 어른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어른스러움을 잠시 내려두었다. 은행잎의 움직임에 맞춰 춤을 추듯 근처를 서성이며 여러 각도에서 은행 회오리를 관찰하는 사람, 그 모든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으면서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매가 기분 좋게 휘어지는 사람, 손을 뻗어 은행잎 하나를 낚아채 주머니에 넣는 사람까지.
--- p.294~295, 황유미, 「어른의 귀여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6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6.8점 6.8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23,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