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력 강한 마케터를 찾습니다!’파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생존비법, ‘생활력’최근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일상뿐 아니라 마케팅의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제품의 기능은 좀 떨어지더라도 배송이 빨라 오늘 받아볼 수 있다는 매력이 우선하는가 하면, 맛이 좀 덜하더라도 만들어 먹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도 한다. 단순히 제품의 물성적 장점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소비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그리고 여기, 13년째 마케팅의 최전선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저자는 마케터로서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했고, 그가 찾은 답은 ‘생활력’이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생활을 꾸려나가는 능력’이지만, 저자의 풀이는 조금 다르다. 생활력이 강한 사람은 결코 편하고 익숙한 환경 속에 있지 않다. 그러나 혹독한 상황에서도 자책하거나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간결하면서도 단단한 생활을 해나간다. 이런 특징은 그동안 광고와 마케팅을 배우면서 보아온 업계 선배들, 동료들의 모습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러한 ‘파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 특유의 뚝심을 ‘날것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생각의 힘’, ‘유연하고 적극적인 행동의 힘’,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취향의 힘’으로 재해석했다. 소비자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지는 요즘, 마케팅이라는 광야를 헤쳐나갈 생존비법은 마케터 자신이 만들어가는 탄탄한 생활력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 이 시대는 생활력 강한 마케터를 찾고 있다.일상의 모든 순간이 마케팅의 원료가 된다!현실에서 마케터의 생활력을 키워가는 법 저자는 생활력 강한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의 루틴에 머무르지 말고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해보자고 말한다. 소비자의 눈높이와 경험이 내 안에 누적되어야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에겐 영화를 보는 것,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 맛집에서 식사하는 것, 최근 화제가 되는 미술 작품이나 TV 프로그램, 유행어 등 일상의 모든 순간이 마케팅의 원료다.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새 프로모션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을 때였다. 제작을 담당하는 유관 부서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유행어를 차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줬다. 처음엔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러웠으나, 클라이언트와 협업하는 동료들을 믿고 진행했다. 결과는 기우가 무색하게 대성공이었다. 저자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보고, 듣고 싶은 것과 마케팅을 연결해보려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스크림 신제품을 마케팅하게 됐을 때는 특정한 맛을 두고 ‘맛있다 vs. 맛있지 않다’는 두 그룹이 대립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아예 소비자들의 취향 배틀을 마케팅으로 끌고 왔다. 소수의 취향이라는 편견을 깨는,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선언하는 컨셉의 광고를 만들어 캠페인을 펼쳤고 SNS를 통해 소비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게 되었다.여러 선배들, 동료들과의 협업으로 생활력의 선례를 경험한 저자는 말한다. 이제 팔지 말고, 소비자의 심리가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해 침투하자고 말이다.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마케터다!일을 일상의 동력 삼아 나의 포지션을 넓히는 법이렇게 ‘본캐’에 충실한 저자이지만, 사실 그에게는 ‘티(tea) 소믈리에’와 ‘비어 소믈리에’라는 애정하는 ‘부캐’들이 있다. 시작은 일이었다.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새 캠페인을 맡게 됐는데 문제가 있었다. 체질상 커피를 못 마시는 것이다. 맛을 알아야 표현을 하고 캠페인 플랜을 짤 텐데 이를 어찌할까. 그때 저자의 솔루션은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으로 커버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커피는 못 마시지만 티는 즐겨 마셨다. 일이 던져준 숙제를 기회 삼아 4개월에 걸쳐 티 소믈리에 과정을 수강, 테이스팅을 연습했다. 그리고 마침내 커피도 테이스팅을 통해 새로운 콘셉트를 직접 제작한 캠페인 송과 함께 제안할 수 있었다. 맥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맥주 브랜드 마케팅을 계기로 이른바 ‘알코올 쓰레기’였지만 약한 주량을 극복하며 비어 소믈리에 과정에 과감히 도전했다.이 외에도 책에서 저자는 ‘경험 편식을 하지 말자’, ‘취미와 일을 컬래버레이션하자’ 등 일을 일상의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마치 야구에서 주자가 1루에서 2루로, 다시 3루로 진출하듯 나라는 사람의 포지션을 점점 확장해나가는 것이다.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방식도 바뀌어야 했다.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일하거나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가 하면, SNS로 업무 상황을 보고하고 자신을 닮은 캐릭터로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광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 혼란스럽고 낯설어도 우리는 계속 자신을 포지션을 지키고 넓히며 살아가자. 마음까지 ‘위드 코로나’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디에서 일하든,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자신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마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