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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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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여자

마스다 미리 글그림 / 홍은주 | 비채 | 2020년 05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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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310g | 138*200*14mm
ISBN13 9788934993025
ISBN10 893499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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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계산대에서 돈을 내다 말고 나도 모르게 ‘앗’ 하고 소리 내 놀랄 뻔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엄마와 똑같지 뭔가. 얼굴은 원래 엄마를 닮았다지만, 새삼 놀란 건 서 있는 자세며 거스름돈 받는 동작 전부가 똑같아서다.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부모를 닮을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p.102, 「고민되면 사는 여자」중에서


나는 같은 그림책을 거듭거듭 읽어달라고 졸라대는 아이였다고 한다. 어슴푸레 기억난다. 누긋한 엄마는 늘 내가 그만 보챌 때까지 책을 읽어주었다.
느리게 흘러가는 엄마의 낭독이 좋았다. 이를테면 ‘데굴데굴 굴러가버렸습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정말로 데굴데굴 굴러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살짝 짓궂고도 정다운 리듬.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하는 건 엄마가 몇 번이고 마다않고 읽어준 덕분이겠지.
--- p.141, 「엄마와 독서」중에서


집안일도 거든 적이 없다. 이불은 으레 엄마가 깔고 개켰다. 졸라서 키우기 시작한 기니피그도 결국 엄마가 돌봤다. 여름방학 숙제로 받은 한자 연습장을 채우는 것도 늘 엄마 담당……. 이런 이야기를 쓰면 쓸수록, 딸을 참 오냐오냐하며 키운 엄마였다는 게 드러난다.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하염없이 너그러운 엄마였다. 하지만 무슨 응석이든 받아준 엄마의 기억이 늘 가슴 한복판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나는 괜찮을 거야.
어째서인지 그 기억이 내게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 p.152, 「엄마의 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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