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아버지의 오토바이
중고도서

아버지의 오토바이

조두진 | 예담 | 2009년 06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10,000
중고판매가
5,000 (50% 할인)
상태?
최상 새 상품같이 깨끗한 상품
YES포인트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84g | 138*210*20mm
ISBN13 9788959133864
ISBN10 8959133868

중고도서 소개

최상 새 상품같이 깨끗한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일꾼들은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함바집으로 달려갔지만 엄시헌은 곧장 숙소로 갔다. 일꾼들이 낮 동안 번 돈의 대부분을 밤에 썼지만 엄시헌은 쓰지 않았다. 일꾼들은 종일 담배를 물고 살았지만 엄시헌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엄시헌은 새참으로 막걸리가 나올 때면 연거푸 세 잔씩 마셨지만 제 돈으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 (……)
엄시헌은 십오 일마다 받은 돈을 고스란히 집으로 부쳤다. 아침과 저녁 값을 빼면 그는 한푼도 쓰지 않았다. 그는 봄옷과 여름옷, 가을옷과 겨울옷을 구별 없이 입었다. 그는 늦은 봄까지 겨울옷을 입었고, 가을이 붉게 익어서 떨어질 때까지 푸른 여름옷을 걸치고 있었다. 간죠날 점심시간에 엄시헌은 읍내 우체국으로 달려갔다. 우체국 수납대에 팔꿈치를 괴고 서서 집으로 돈을 부칠 때 그의 얼굴은 아이처럼 해맑았다. 돈을 부치고 받아든 전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돌아서는 엄시헌의 얼굴은 다른 사람 같았다. 엄시헌은 좀처럼 웃지 않았지만 간죠날 저녁에는 달랐다. 누가 시답잖은 농담을 해도 그는 연방 미소짓곤 했다. --- pp.29~30

‘두한이가 그저께 학교에 공구를 가져왔습니다. 펜치도 있고, 망치, 쇠로 만든 자, 드라이버와 몽키 스패너도 있었습니다. 은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새 공구들인데 아이들이 몰려와서 구경했습니다. 두한이는 저더러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가지라고 했지만 저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슨 거지도 아닌데 남의 물건을 공짜로 얻겠습니까. 저는 몽키 스패너를 갖고 싶습니다만 그래도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두한이는 아이들한테 공구를 하나씩 팔았는데, 몽키 스패너는 맨 마지막까지 팔지 않고 갖고 있었습니다. 저한테 주려고 했던 모양이지만 어제 결국 그 몽키를 오백 원에 상철이한테 팔았습니다. 작고 귀여운 몽키입니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정말 좋은 몽키 스패너인데, 아쉽게도 이제는 상철이 물건이 돼버렸습니다. 상철이는 그 몽키 스패너를 잃어버릴까 걱정이 되었는지 학교에 가지고 오지도 않습니다. 한번 만져보면 참 좋겠습니다.’
며칠 후 엄종세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그의 책상 위에 아버지가 보낸 편지와 몽키 스패너가 놓여 있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아주 앙증맞은 몽키 스패너였다. 엄종세는 그 몽키 스패너를 꽤 오랫동안 가방에 넣어 다니곤 했다. 장화를 새로 장만한 아이가 비 오는 날을 기다리듯, 풀거나 조여야 할 나사가 없나 공연히 두리번거렸다. 걸핏하면 책걸상의 나사를 풀고 조이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다지 재미있을 일이 아니었는데, 그 시절 그는 은색 몽키 스패너를 들고 사춘기 한때를 즐겁게 보냈다.
몽키 스패너를 보내주신 아버지에게 답 편지를 썼는지 안 썼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금고에서 나온 편지 뭉치 중에 몽키에 관한 답 편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답 편지를 쓰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내가 그 몽키 스패너를 쥐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어째서 이제야 그걸 알았는지 모르겠다. 그때 아버지에게 몽키 스패너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편지를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걸 쥐고 있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고 편지에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 시절 은빛 몽키 스패너를 손에 쥐면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다. --- pp.199~201

종세가 달리는 것을 보고 싶다. 나를 닮았으니 달리기를 잘할 것이다. 종세가 달리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아이가 바람을 가르며 골인 지점으로 달려 들어올 때, 번쩍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상으로 받은 공책을 자랑할 때 그 머리를 쓰다듬고 칭찬의 말을 덧붙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만약 도시 학교에도 학부형 달리기 대회란 게 있어서, 종석과 종세가 보는 앞에서 내가 달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래서 종세가 제 친구들에게 아버지인 나를 자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날이 꼭 올 것이다. (……)
아버지는 끝내 오지 않았다. 일 등으로 골인했을 때, 선생님이 일 등이라고 손등에 도장을 찍어주었을 때도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참가상으로 공책 한 권을 받았을 때, 그는 다섯 권이나 받았다. 그러나 자랑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어머니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 날들이 못마땅하고 서러웠다. 그러나 아버지의 메모를 읽으면서 달리기 솜씨를 뽐내지 못한 자신보다, 일 등으로 들어오는 자식을,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잘 달리는 제 자식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아버지의 젊은 날들이 더 서러웠다. --- pp.219~220

병든 자식보다 먼저 죽지는 않겠다고, 죽어가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맹세했던 아버지는 그 절망을 어떻게 견뎠을까. 식어가는 몸뚱이를 끌며 배수로 밖으로 기어 나오는 동안 아버지가 마주 섰을 절망을 생각하니 서럽고 고통스러웠다. 회사를 떠난 후 할 일 없이 공원과 서점과 미술관을 전전하던 그 많고 많은 날에 어째서 아버지를 찾아갈 생각을 못 했을까. 박 형사는 사고가 나던 날 진눈깨비가 내렸다고 했다. 아버지는 얼마나 추웠을까?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아버지가 홀로 감당했던 그 추위와 나눌 수 없었던 절망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억울했다. 그 순간 세상에 누가 있어 내 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었을까. 자동차를 갓길에 세우고 엄종세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젊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 pp.260~26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산업화 시대를 지나오면서 이 시대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떠맡은 역할 속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자식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으로 ‘궂은일’을 했을 수도 있고, 가족의 울타리인 그 가슴으로 권력 앞에서 굴욕의 웃음을 짓기도 했을 것이다. 악행을 저지른 후 그 일이 가족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숨기고자 노심초사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 가족을 위한 일이었으므로 아버지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필요도, 용서를 구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 속 아버지 엄시헌은 그런 인물이다.
소설 속 아들 엄종세는 그런 아버지를 부끄러워한다. 아버지의 부도덕한 삶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엄종세는 막상 자신이 아버지가 되는 순간, 아버지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엄청난 것들을 알아차리게 된다. “너도 이제 아버지가 됐으니 네 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가리지 마라. 그리고 네 손이 하는 수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마라. 네 처자식이 네 평생의 상장임을 잊지 마라.”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축하 편지는 이 소설을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아들은 끝내 아버지의 삶을 긍정하고, 내면의 아버지와 화해를 시도한다. 정직한 노동뿐 아니라 야비한 웃음, 비굴한 행위도 아버지 역할의 일부라는 사실을 수용한다. 그 순간 아들은 진정한 어른, 진정한 아버지의 세계로 진입하고 세대간의 소통과 승계가 이루어진다. 아버지들의 세계는 그렇게 전승되어 왔다고, 소설 『아버지의 오토바이』는 말한다. 아버지에 의한, 아버지를 위한, 아버지의 노래는 영원하리라고.
김형경 (소설가)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스카이로지스틱스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3,300원 (도서산간 : 3,100원 제주지역 : 3,1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미출간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