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혼자 거울 보며 33초를 버티면……만날 수 있다, 거울 마녀!
‘마녀라니, 뭔가 오싹하니 무섭기도 하지만 매력적이야.’
호기심 많은 윤아는 친구들과 재미 삼아 마녀 소환을 시도한다.
윤아는 무서워서 도중에 그만두고 말지만
정작 마녀 소환에 관심도 없던 윤아의 단짝 소미가 마녀에게 잡혀가고 마는데…….
과연 소미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윤아는 거울 마녀에게서 소미를 구해 낼 수 있을까?
학교에 떠도는 ‘마녀 괴담’을 듣고 각자 집에서 시험해 보는 윤아네 반 아이들. 하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윤아도 밤중에 혼자서 거울을 보며 33초까지 셀 담력이 없다. 소미의 전화를 핑계로 마녀 소환을 그만둔다.
윤아와 소미는 단짝이다. 오래전부터 윤아의 단짝인 소미는 모범생에 마음씨까지 착한 소녀지만,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나 늘 부족함을 느끼고 초조해한다. 한마디로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4학년 수학 시험에서 2개를 처음 틀린 날, 소미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는다. ‘완벽’에 흠이 간 것. 7층 집까지 걸어서 올라가지도 못하는 자신을 저질 체력이라고 채찍질하고, 짝짝이 쌍커풀 외모도 마음에 들지 않은 자신은 공부라도 잘해서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고 친구들에게 인정과 부러움을 사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그런 자신의 바람과 자신과의 약속이 4학년 첫 단원 평가에서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렇듯 마음에 틈이 생겨버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아이들의 나쁜 기운을 마시러 오는 존재가 거울 마녀다. 하지만 괴담에 따르면 다행히 거울 마녀의 저주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착한 마녀가 있다는 것. 과연 윤아는 착한 마녀가 알려준 대로 붉은 구슬을 사용해 소미를 절망의 거울 속에서 꺼내 올 수 있을까?
완벽주의가 가져온 가족의 불행
완벽주의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소미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엄격하게만 다루다가 위기의 순간에 자신에 대한 신뢰를 버리는 행동을 하게 된다. 설령 부모가 완벽해지라고 말하지는 않았더라도 아이는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가족 분위기에 위축되기도 한다. 스스로 누구를 위한 완벽인지도 모른 채, 자신을 완벽한 진열장에 놓으려 하게 된다. 실제로 똑똑한 많은 아이가 완벽을 추구하다 지쳐 이 책에 나오는 소미의 분신처럼 맥없는 허깨비로 지내기도 한다.
이야기에서 보면, 소미에게 엄마는 자기 분야에서 일을 잘하는 성공적인 워킹맘이었다. 그런 엄마가 소미의 학업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엄마의 챙김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엄마 회사에 일이 생겨 회사를 관둔 것인데, 아이를 위해서라고 핑계를 댄 게 소미에게 압박으로 다가온 것이다. 다른 것을 다 잘하는 엄마도 ‘요리’에서만큼은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소미 엄마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윤아네 엄마는 ‘수포자’ 엄마 아빠 밑에서 수학 잘하는 딸이 나올 수 없다는 말로 딸의 65점 수학 성적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시험을 더 잘 보고 싶었다는 말에 ‘그럼 됐네!’라고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다른 집 아이와 윤아를 비교하는 것을 엄마가 먼저 차단한다. 완벽한 엄마의 불안은 자녀에게 대물림되기도 한다. 자기 안에 자신을 채찍질하는 존재가 자리 잡게 되면 이렇게 마음에 병이 들게 된다.
부모나 친척, 선생님의 기대에, 너무나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평가해 버려서 자기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아이들에게 최은영 작가가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인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긍정왕인 주인공 윤아가 친구를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많은 감동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은영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소미 같은 친구에게 윤아 같은 친구가 되어 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