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업분석을 해보고 싶어서 재무제표 책을 구입했어요. 비즈니스나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장차 창업을 할 생각이니까 ‘숫자로 말하는 감각’을 익혀두고 싶었거든요. 사실상 제가 가장 알고 싶었던 것은 재무제표 활용법인데 그런 부분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그녀가 무심결에 내뱉은 한마디는 내가 어떤 재무제표 책을 써야 할지 힌트가 되었다. 재무제표는 도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재무제표 책은 ‘ 도구 카탈로그 ’와 같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도구의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 사용설명서 ’가 아니었을까?
--- p.17
재무제표의 숫자는 ‘인간의 활동을 화폐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나는 ‘재테크 아카데미’에서 “경제는 인간의 욕망이나 활동을 수치화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와이드쇼를 보는 기분으로 수업을 들으세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는 내가 처음 은행에 입사해서 대출계로 발령을 받아 출근한 첫날 어떤 선배가 해준 말이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확실히 깨닫지 못했지만 일을 하면서 점차 그 의미를 깨달아갔다.
재무제표는 인간의 욕망이나 활동을 화폐 단위로 표현한 암호다. 즉, 재무제표를 읽는다는 것은 그 회사에 관련된 인간들의 활동을 독해하는 일이다. 그 회사의 사장이나 사원 같은 내부사람, 고객이나 거래처 등의 외부사람이 어떤 의사를 가지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 결과가 재무제표에 숫자로 표시된다.
--- p.36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물이 돈이다. 처음에 물조리개에 들어간 돈이 매출액이다. 마지막 대야까지 많은 물이 들어가면 그 회사는 돈을 번 것이다. 그런데 각각의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영업외비용, 법인세 등의 대야로 물이 흘러가 버린다. 여러분이 투자가가 되거나 자신의 회사를 분석한다고 할 때에는 먼저 물조리개에 들어 있는 물이 많은지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대야에 담기는 물이 적으면 적을수록 돈을 번다고 하는 것을 전제로 숫자를 보면 좋다.
--- p.102
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지 볼 때는 이렇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혼다는 ‘돈을 버는 능력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 말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사용해서 효율적으로 돈을 창출할 때, 그 사람은 ‘돈버는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산을 다른 데서 가져다가 돈을 창출하는 것은 리스크도 높고 비효율적이다. 자신의 자산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 즉 능력, 재능, 인적 네트워크, 돈, 성장성 등을 파악하여야 하고 이를 잘 살려서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돈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능력이나 재능 등을 전부 투입하고 이 모든 것을 활용하여 돈을 어느 정도나 벌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