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또 하나의 대표작.
전 세계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못 말리는 사고뭉치 ‘에밀’ 이야기.
아름다운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을 배경으로 에밀이 벌이는 갖가지 소동이
린드그렌 특유의 유머로 펼쳐지는 아동 문학의 고전.
절대 기죽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뛰어노는,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 에밀을 통해 어린이다운 삶과 성장의 과정을 웃음과 이해로 바라보게 하며, 우리 속의 유쾌한 본성과 쾌활함을 깨운다.
반짝이는 눈, 포동포동한 뺨, 탐스러운 금빛 머리칼,
에밀이 작은 천사처럼 사랑스러워 보인다고?
천만의 말씀, 그건 터무니없는 착각이야. 에밀은 겨우 다섯 살이지만
황소처럼 힘이 세고, 고집도 세고, 목소리도 엄청나게 크커든.
에밀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사람들은 “에구, 저 사고뭉치…….” 하고 타박을 주지.
하지만 에밀은 너무너무 억울해.
“왜 자꾸만 나한테 사고뭉치래요? 난 그냥 어쩌다 그렇게 된 것뿐이라고요!”
푸른 풀밭에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며, 사과나무와 라일락으로 둘러싸인 카트훌트 농장. 그 농장에서 아빠 엄마와 여동생 이다와 알프레드 아저씨와 리나 누나와 에밀이 산다. 말 두 마리, 황소 두 마리, 돼지 세 마리 등등 다른 동물들도 함께.
에밀 때문에 카트훌트 농장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에밀이 사고를 치거나 에밀 때문에 소동이 벌어지거나 둘 중 하나니까.
5월 22일에 에밀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사고를 친다. 수프가 아주 맛있어서 단지에 머리를 박고 핥아 먹다가 그만 단지에 머리가 끼여 병원까지 가고는, 돌아오는 길에는 동전을 삼켜 버린다. 맙소사, 집에 와서는 동생에게 어떻게 단지 속에 머리를 넣었는지 보여주느라 아빠가 겨우 붙여 놓은 단지를 또다시 뒤집어쓴다.
6월 10일에는 동생 이다를 국기 게양대에 매달고, 잔칫날 손님들에게 대접할 소시지를 몽땅 먹어치운다.
7월 8일에는 부모 몰래 축제 구경을 가서 실컷 놀다 온다. 발치에 모자를 놓고 노래를 구슬프게 부르며 구걸을 해서.
하지만 에밀이 사고를 친 데에는 다 사정이 있다. 수프 단지를 뒤집어 쓴 것은 바닥에 깔린 수프를 핥아 먹기 위해서였고, 이다를 국기 게양대에 매단 것은 동생에게 마을 구경을 시켜주려는 갸륵한 마음에서이다. 아, 가엾은 에밀! 하지만 에밀은 꿋꿋하다. 사고를 치다가 도둑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나무총으로 못된 도둑을 잡은 에밀은 참 훌륭한 사고뭉치다.
어린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린이가 재미있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그려 내며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 린드그렌이 가장 사랑했던 작품 속 인물은 바로 이 책 《에밀은 사고뭉치》의 주인공 ‘에밀’이라고 한다. 린드그렌이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 손자를 달래기 위해 “얘야, 뢰네베르그 마을의 에밀이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지 아니?” 하고 즉흥적으로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에밀’ 시리즈는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텔레비전 시리즈물로도 방영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아빠가 사다 준 모자가 마음에 든다고 3주 동안이나 모자를 쓰고 잠을 자는 고집불통 에밀.
에밀이 사고를 치면 아빠는 “두 번 다시 이런 장난을 쳐서는 안 돼. 네 잘못을 깊이 반성해라.” 하고는 에밀을 목공실에 가두지만 에밀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 된다. 에밀은 한 번도 똑같은 장난을 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같은 장난은 다시 치지 않을 테니까.
에밀은 벌을 서느라 갇힌 목공실에서도 시무룩해하는 대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우스꽝스러운 나무 인형을 만들고는, 재미있게 놀 거리를 찾아 또다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와우! 에밀과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뜻하지 않게 사고를 치게 되는 우리 어린이들이 에밀에게 마음껏 환호성을 보내게 되는 이유이다.
에밀의 뒤에는 에밀 때문에 속을 태우지만 에밀을 깊이 사랑하는 어른들이 있다. 말썽을 부릴 때마다 벌을 주는 아빠도, 에밀의 머리가 아닌 수프 단지부터 걱정하는 리나 누나도, 멋진 나무총을 만들어 준 알프레드 아저씨도.
그중에서도 엄마는 항상 에밀을 감싸 준다. “오늘은 이다를 한 번밖에 안 꼬집었고, 커피 크림 통도 딱 한 번 뒤엎었을 뿐이야.”라면서. 엄마의 말을 통해 역설적으로 에밀이 얼마나 말썽꾸러기인지 속속들이 들통 나는 데서 독자들은 또다시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그러면서 에밀이 왜 말썽을 부리는지, 그게 정말 말썽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에밀의 말썽은 린드그렌의 말대로 그저 ‘노는 데 열중하느라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 아닐까?
《에밀은 사고뭉치》는 쾌활함과 낙천적인 분위기로 우리 모두를 행복한 어린 시절로 데려가는 어린이들의 영원한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