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3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596g | 159*213*27mm |
ISBN13 | 9788954685672 |
ISBN10 | 8954685676 |
포함 국내도서 3만원↑ 하루키 맥주잔(포인트 차감)
출간일 | 2022년 03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596g | 159*213*27mm |
ISBN13 | 9788954685672 |
ISBN10 | 8954685676 |
MD 한마디
[이토록 재미있는 클래식 레코드 에세이라면] 60년 동안 클래식 레코드를 모아온 애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덕질 에세이. 절대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키만의 시선을 따라 클래식을 하나씩 들으며 읽는 재미가 있다. 음악에서조차 표정을 찾아내는 소설가가 써낸 100여 곡의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독서를 가져다 줄 것이다. - 에세이 MD 김유리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걸 모았답니다.” 60년째 지속가능한 취미생활의 결정체, 무라카미 하루키의 레코드장 엿보기 본업인 소설가 외에도 사시사철 음악과 함께하는 애호가, 눈에 들어온 것은 저도 모르게 모아버리고 마는 수집가로도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아날로그 레코드 486장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태엽 감는 새』의 첫 장을 여는 로시니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 『일인칭 단수』에서 인상적인 단편소설로 탄생한 슈만의 [사육제] 등 그간 하루키 작품에서 주요 모티프로 쓰인 음악은 물론, 중고가게에서 재킷만 보고 집어든 [셰에라자드], 틀어놓기만 하면 이상하게 숙면을 취하게 되는 모차르트 현악오중주 등, 100여 곡의 명곡에 얽힌 사사로운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면 클래식 애호가든 아니든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하루키 매직을 만나게 된다. 아날로그 레코드의 물성에 대한 예찬과 오랫동안 들어온 지휘자, 연주자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에서는 다른 분야의 예술을 탐닉하고 또 경외하는 그만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
왜 아날로그 레코드인가 008 1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016 2 슈만 교향곡 2번 C장조 작품번호 61 019 3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5번 C장조 K.503 022 4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작품번호 43 025 5 쇼팽 발라드 3번 A♭장조 작품번호 47 028 6 포레 〈레퀴엠〉 작품번호 48 031 7 하차투랸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034 8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C장조 K.551 037 9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돈키호테〉 작품번호 35 040 10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 작품번호 64 043 11 그로페 〈그랜드캐니언 모음곡〉 046 12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9번 〈크로이처〉 A장조 작품번호 47 049 13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5번 〈봄〉 F장조 작품번호 24 052 14 본 윌리엄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055 15 요제프 하이든 피아노소나타 48번 C장조 Hob.ⅩⅥ/35 058 16 요제프 하이든 교향곡 94번 〈놀람〉 G장조 061 17 브람스 간주곡집 작품번호 116, 117, 118, 119 064 18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1번 C단조 작품번호 35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2번 F장조 작품번호 102 067 19 쇤베르크 〈정화된 밤〉 작품번호 4 오케스트라판 073 20 쇤베르크 〈정화된 밤〉 작품번호 4 현악육중주판 076 21 베토벤 피아노삼중주 7번 〈대공〉 B♭장조 작품번호 97 079 22 드뷔시 전주곡집 1권 082 23 베토벤 칠중주 E♭장조 작품번호 20 085 24 버르토크 현악사중주 4번 088 25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35 091 26 로시니 가극 〈도둑까치〉 서곡 094 27 라벨 현악사중주 F장조 097 28 풀랑크 〈글로리아〉 103 29 브람스 교향곡 3번 F장조 작품번호 90 106 30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77 109 31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C단조 작품번호 67 115 32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F장조 작품번호 68 118 33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작품번호 19 121 34 헨델 〈수상음악〉 124 35 말러 교향곡 1번 D장조 127 36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130 37 슈만 〈사육제〉 작품번호 9 133 3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4번 G단조 작품번호 40 139 39 비발디 비올라다모레를 위한 협주곡집 등 142 40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 C?단조 작품번호 131 145 41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 C장조 작품번호 15 151 42 블로흐 〈셸로모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히브리 광시곡〉 154 43 랄로 스페인 교향곡 D단조 작품번호 21 157 44 모차르트 클라리넷협주곡 A장조 K.622 160 45 버르토크 피아노협주곡 1번 163 46 슈만 피아노오중주 E♭장조 작품번호 44 166 47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1번 E♭장조 169 48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A단조 작품번호 56 172 49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D단조 작품번호 47 175 50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 178 51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21번 B♭장조 D.960(유작) 181 52 림스키코르사코프 교향 모음곡 〈셰에라자드〉 작품번호 35 187 53 모차르트 피아노사중주 1번 G단조 K.478 193 54 크라이슬러 소품집 196 55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E단조 작품번호 27 199 56 J. S.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1043 202 57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이야기〉 208 58 파야 〈스페인 정원의 밤〉 211 59 모차르트 현악오중주 4번 G단조 K.516 217 60 버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220 61 J. S. 바흐 관현악 모음곡 2번 B단조 BWV1067 226 62 프로코피예프 모음곡 〈키제 중위〉 작품번호 60 229 63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D단조 K.466 232 64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 E♭장조 작품번호 82 235 65 드뷔시 〈바다〉 238 66 모차르트 교향곡 38번 〈프라하〉 D장조 K.504 241 67 댕디 〈프랑스 산사람 노래에 의한 교향곡〉 G장조 작품번호 25 244 68 J. S. 바흐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2번 C장조 BWV1061 247 69 슈베르트 현악오중주 C장조 D.956 250 70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B단조 작품번호 74 256 71 그리그 바이올린소나타 3번 C단조 작품번호 45 259 72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돈 후앙〉 작품번호 20 262 73 오르프 세속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265 74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 B♭장조 작품번호 83 268 75 J. S.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G장조 BWV1049 271 76 리스트 교향시 〈전주곡〉 274 77 프랑크 바이올린소나타 A장조 277 78 요한 슈트라우스 가극 〈집시 남작〉 280 79 말러 교향곡 4번 G장조 283 80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B♭단조 작품번호 23 286 81 슈만 첼로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129 289 82 브람스 피아노삼중주 1번 B장조 작품번호 8 292 83 시벨리우스 교향시 〈포욜라의 딸〉 작품번호 49 295 84 말러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298 85 들리브 발레 모음곡 〈코펠리아〉 304 86 J. S. 바흐 〈음악의 헌정〉 BWV1079 307 87 차이콥스키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310 88 프로코피예프 〈스키타이 모음곡〉 작품번호 20 313 89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5번 D단조 K.421 316 90 베르크 현악사중주를 위한 〈서정 모음곡〉 319 91 버르토크 비올라협주곡(유작) 322 92 브람스 피아노오중주 F단조 작품번호 34 325 93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C장조 작품번호 15 D.760 328 94 비제 가극 〈진주조개잡이〉 331 95 모차르트 호른협주곡 3번 E♭장조 K.447 334 96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C단조 작품번호 111 337 97 토머스 비첨의 멋진 세계 343 98 존 오그던의 개성적인 생애 346 99 마르케비치의 구덩이 349 100 젊은 날의 오자와 세이지 352 |
무라카미 하루키가 클래식과 재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작품 속에 담아내기에 하루키 마니아들은 그의 작품 속의 음악을 찾아 듣는다. 하루키 마니아는 아니지만, 그가 작품에 담을 만큼 애장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해 찾아 들었기에 하루키가 소장한 클래식 음반을 담았다는 이 책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나름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펼치는 순간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 깊이 있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책보다 레코드에 집착한다는 하루키는 60년 가까이 레코드를 모았다고 한다. 재즈를 더 선호하기에 클래식 음반은 맘에 드는 재즈 음반이 없으면 차선으로 구매한 것이지 특별한 체계를 가지고 수집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클래식 레코드 재킷 디자인이 매력적인 것에 끌려 소장하게 된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내가 클래식 음반을 모을 당시만 해도 CD를 더 쉽게 구매할 수 있었고 재킷 디자인도 그다지 특별한 음반은 없었다. 이 책에 소개된 오래된 LP의 재킷 디자인을 보면서 첫 느낌은 이게 클래식 음반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색다른 디자인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대략 100곡가량의 클래식 곡 중 하루키가 소개하고 싶은 레코드에 대한 문학적 감상과 해석을 담아낸 오래된 클래식 앨범의 카탈로그라 생각된다. 그의 글을 읽을수록 좋아하는 음악을 이렇게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곡을 연주자, 지휘자 그리고 녹음 연도에 따라 디테일하게 차이점을 느끼고 또 문학적 감상을 읽다 보면 그냥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넘어서 전문가 수준 이상의 감상자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런 흐름으로 새삼스레 굴다의 연주를 들어보면 '아, 역시 빈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무릎을 친다). 굴다하면 아무래도 '좀 별난 사람'이라는 인상이 있는데, 이 레코드에 귀기울이고 있으면 마치 오사카의 우동집에서 스우동을 먹는 것처럼 신기하게 안심이 된다. 특별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재료를 넣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모차르트를 대수롭지 않게, 조금 은 멋을 부리며 연주한다. [3.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5번 C장조 K.503 중 p.23~23]
루돌프 제르킨의 연주는 리흐테르와 반대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솔직하다고 할까, 소박함 그 자체다. 리흐테르의 예리한 기교도 없고, 루빈스타인의 화려함과 여유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뼈를 깎는 듯한 운지가 이상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자극한다. 이 장대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마 그 성실함이 듣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제르 퀸의 B 플랫 장조를 제대로 감상하기에는 나름대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51-2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21번 B 플랫 장조 D.960(유작) 중 p.185~186]
뉴욕 태생의 린 하렐은 (당시) 한창 띄워주던 '신세대' 첼리스트로,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청신한 연주를 들려준다. 그의 첼로는 위대한 선인들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노래한다. 소리가 깊고 선명하지만 중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중량을 줄인 스포츠카처럼 악기가 기민하게 움직이며, 경쾌한 퍼포먼스를 기분 좋게 펼친다. 창을 활짝 열고 신선한 바깥공기를 들이켜는 듯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슈만의 곡이 어느 때보다 약동감 있게 들린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가 뛰어난 건 알겠는데 너무 웅장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이쪽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81 슈만 첼로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129 중 p.291]
오래된 클래식 음반의 재킷 디자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웠고 특별한 체계없이 수집하게 된 음반이라고 하지만 음반 하나하나에 담긴 하루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지금보다 60~70년 가까이 앞서 발매된 음반들이기에 생소한 연주자와 지휘자들의 이름도 눈에 띄었고 유명 작곡가의 곡이라도 새롭게 귀에 들어오는 곡들도 많았다. 같은 곡을 연주자, 지휘자 그리고 음반 녹음 시기에 따라 저마다의 색을 하루키의 감성으로 해석한 것이니 나도 음악을 감상하며 그 느낌을 글로 써내는 기록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순서를 따라 읽지 않고 원하는 곡에 대해 펼쳐보아도 무방하다. 책에 나온 모든 곡을 찾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음반들이긴 하지만 현대적 버전의 음반을 대신 찾아 들으며 맘에 담아둘 곡들을 만나보는 것 또한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무라키미 하루키의 책을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도 나름 즐겨 듣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관점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 동안 작가의 많은 책을 보면서 내용중에 나오는 재즈와 클래식 음악들이 있었는데 그 배경의 모든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이 책 하나로... 또한 달리기도 좋아하여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읽어 보았는데 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방면에 관심과 집중력을 가지고 나름의 판단과 기호도 확실한 것 같아서 역시나 하는 생각에, 과연 이 다음에는 어떤 취미에 대하여 또 다시 우리에게 다가 올지 기대가 된다. 물론 책에서 소개한 클래식 음악들은 너무나 다양하고 여러 음악가들의 연주에 대하여 비교 평가하고 있어서 깊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래서 소개한 음악들의 반 이상은 모르거나 그다지 듣고 싶은 음악들은 아니였다. 더욱이 최근에 연주되거나 젊은 음악가들(?)의 클래식은 별로 없고 50년 이상 된 작품들이 많아서 더더욱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아무리 그 음악들을 구하거나 듣고 싶어도 구하기 힘든 LP 클래식들이 대부분 인거 같다. 하지만 LP를 수집하는 취미가 같고 턴테이블에 레코드를 올려 놓고 지지직 거리는 LP의 이음을 공감하면서 자켓을 보고 앞,뒷면을 깨끗이 닦아가는 순간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며 공간이라는 크나큰 만족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코로나19도 마무리 되어 가는 것 같고,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외국의 중고가게는 아니지만 조만간 황학동 벼룩시장, 동묘시장등으로 마스크 없이 길바닥이던 가게던간에 LP판을 뒤지러 갈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맞다. 클래식에 관심이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하루키'라는 이유 때문이다. 소설 외에 에세이에서 내가 하루키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었던가. 딱히 생각나는 제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키의 신작이 나오면 거의 매번 구매를 하게 된다. 왜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좋아하는 외국 작가가 누구냐고 물어 본다면, 딱히 '하루키'라는 이름을 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신기한 일이다. <노르웨이의 숲>과 <1Q84>를 너무 재미나고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을 좋아한다. 회사에서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에는 이어폰을 끼고 있다. 음악은 그냥 나오는 대로 듣는다.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다. 그래서 제목이나 가사 등은 잘 모른다. 그저 많이 들었던 곡이 나올 때는 그 음악만 몸이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음악을 딱 듣고 가수나 그 음악, 혹은 음반과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존경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나 클래식 음악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떻게 좋아하고, 얼마나 들었기에 클래식 음악들을 기억하는 것일까. 특히나 같은 음악을 누가 지휘했는지, 피아노나 바리올린, 악기의 특성들을 짚어가며 비교하는 식견까지 갖췄을 때의 그 신기함이란.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다. 경탄할 뿐이다.
하루키가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호가라는 것은 어딘가에서 읽어 이미 알고 있었다.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서 자주 봐온 음악에 대한 서술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전문적인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재즈나 클래식에만 그치는 것도 아니다. Rock이나 다양한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접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은 식상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루키의 재즈에 대한 에세이를 본 적이 있다. 재즈에 막 관심을 갖던 터라(지금 생각해 보면, 관심을 막 갖던 시기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루키의 이름에 기대여 읽기 시작했는데, 실망을 해었더랬다. 이 책도 그래서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이 책은 나쁘지 않았다. 표현에서 느껴지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좋지도 않았다. 우선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단하다. 수집만이 아니고, 같은 곡을 비교할 수 있는 그 경지가 대단했다. 같은 곡을 연주한 다른 LP들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100개의 음악(마지막 네 챕터는 연주자 혹은 지휘자에 대한 내용이다. 그래도 같은 곡을 나누어서 설명한 부분들도 있으니 얼추 100곡은 넘을 것 같다)을 LP별로 나누어서 짧게 감상을 전하는 형식이다. 개인적인 좋고 싫음을 표현한 것도 좋았다.
유튜브로 해당하는 음반들을 찾아 들으며 읽고 싶었는데, 해당 LP들이 대부분 1950~60년대 음반들이라 찾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1970~80년대 음반들을 위주로 검색이 되는 음반 하나씩을 정해 들으며 해당 챕터를 읽어 나갔다. 귀에 익숙한 클래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들었던 클래식이 한정되어 있던 탓이리라. 한편으론 개인적인 컬렉션을 방문한 느낌이어서 작가에 대해 뭔가를 알아가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은 하는데, 크게 좋지 않았던 부분들은 그럼 무엇이었을까. 시작하는 부분에서 그 답이 있었다. '이른바 '명반'이라는 것에도 거의 관심이 없다. 세상의 평가나 기준이 때로는 (적잖이) 내게 해당하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기 떄문이다. 그보다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흥미로운 레코드를 적당한 가격-최대한 저렴한-에 사와서 마음에 안 들면 처분하고, 마음에 들면 남겨두는 방식을 지켜왔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선택을 했던 것 같다. 밑지진 않고 본전에만 머문 느낌. 재즈에 관한 책처럼, 여전히 아직은 내가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소개되는 클래식 음악들을 잘 들으며 책도 잘 읽었는데, 못내 아쉽다. 무엇인지 모를 본전 생각이 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