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 난치병을 딛고 톨킨의 번역가가 된 박현묵 이야기

리뷰 총점9.8 리뷰 22건 | 판매지수 144
베스트
에세이 top100 2주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구매 시 참고사항
  • 2023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54g | 135*200*18mm
ISBN13 9791190136655
ISBN10 1190136651

이 상품의 태그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11,700 (10%)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상세페이지 이동

오백 년째 열다섯

오백 년째 열다섯

11,250 (10%)

'오백 년째 열다섯' 상세페이지 이동

열다섯에 곰이라니

열다섯에 곰이라니

11,700 (10%)

'열다섯에 곰이라니' 상세페이지 이동

훌훌

훌훌

11,250 (10%)

'훌훌'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 가족의 보물을 찾아라!

우리 가족의 보물을 찾아라!

11,700 (10%)

'우리 가족의 보물을 찾아라! ' 상세페이지 이동

기소영의 친구들

기소영의 친구들

10,800 (10%)

'기소영의 친구들' 상세페이지 이동

마음버스

마음버스

11,700 (10%)

'마음버스' 상세페이지 이동

꽁꽁꽁 아이스크림

꽁꽁꽁 아이스크림

12,600 (10%)

'꽁꽁꽁 아이스크림' 상세페이지 이동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12,600 (10%)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상세페이지 이동

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

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

12,600 (10%)

'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너만 모르는 진실

[예스리커버] 너만 모르는 진실

10,800 (10%)

'[예스리커버] 너만 모르는 진실' 상세페이지 이동

애니캔

애니캔

10,800 (10%)

'애니캔' 상세페이지 이동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15,120 (10%)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상세페이지 이동

오리 부리 이야기

오리 부리 이야기

11,700 (10%)

'오리 부리 이야기 ' 상세페이지 이동

고양이가 필요해

고양이가 필요해

11,700 (10%)

'고양이가 필요해' 상세페이지 이동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15,120 (10%)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상세페이지 이동

농부 달력

농부 달력

12,600 (10%)

'농부 달력' 상세페이지 이동

얼굴 바꾸기

얼굴 바꾸기

11,700 (10%)

'얼굴 바꾸기' 상세페이지 이동

초등 그림책 수업

초등 그림책 수업

17,100 (10%)

'초등 그림책 수업' 상세페이지 이동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13,500 (10%)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상세페이지 이동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렸을 때부터 늘 그런 공포가 있었어요. 그래서 글씨 쓰는 것도 잘 하지 않았어요. 연필을 쥐고 글을 쓰려면 굉장히 많은 관절을 써야 하잖아요. 손가락 마디마디, 손목의 복잡한 관절, 그리고 팔꿈치…… 정확히 그게 그것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연필로 글씨 쓰는 것조차 꺼렸던 것 같아요. 책을 그저 눈으로 보고 소화하려 했어요.” 줄 하나 긋지 않은 깨끗한 책은 실은 현묵이 가진 병의 무게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 p.46~47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열여섯 살 현묵은 선수를 빼앗기기 싫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번역이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너의 꿈이 뭐냐 고 묻는다면, 이 책을 번역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 p.66

상황이 발생하면 혈액 응고 인자를 투약한다. 점차 지혈이 된다. 강한 진통제와 소염제로 염증에 대응한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물리치료 등을 통해 관절이 훼손되는 것을 막는다. “후유증이 남지 않게 대응해야 한다는 이런 설명이 저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게 된 사건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고관절 출혈이 멎는다 해도 내 육체는 더 좋아지지 않을 거란 냉엄한 현실 인식…… 그런 것이죠. 열여섯이었는데.”
그리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혈우병 환자의 수명이 일반인보다 크게 짧은 건 아니에요. 죽을 만큼 아플 때는 많아도 실제로 죽기는 쉽지 않죠. 이렇게 어른이 되는 것이죠. 그럼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파서 잠이 안 오니까 더 그런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 p.69

“사춘기 시절 질풍노도는 늘 침대 위에서 끝났어요. 그렇다고 해도 아프다는 것으로 나를 정의하거나, 무엇을 못 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삼고 싶지 않아요. 내가 무엇을 못 했다면 그것은 나태함 때문이에요. 장애 때문이 아니죠. 나의 10대는 나태함에 아픔이 양념처럼 뿌려져 있는 상태였어요. 혈우병도 장애도 저의 주인은 아니었어요.”
현묵의 말을 들으며 ‘정말 저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 걸까, 저 말은 진심일까’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현묵은 ‘아무리 아파도 고통의 중간에 틈은 있었으므로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누구보다 그 틈이 너무나 짧았지만 사실 그건 나태함만 제거하면 별 문제가 아니었다고 현묵은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극강의 내출혈이 양쪽 고관절과 장기를 공격한 2015년 하반기, 현묵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기어코 읽어 내려갔다. 아프거나 혹은 읽거나. 그러다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봤고. 병원에 실려 간 중에도 카페 정팅에 참여함으로써 멤버가 됐다.
고관절 훼손이 심해져 의자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현묵은 침대에 누워 노트북을 배 위에 올려 놓고 거의 모든 일을 처리했다. 이 자세가 목에 부담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옆으로 누워서 하기도 했다. 노트북을 ㄱ자로 꺾어 옆으로 세우면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느리지만 무엇인가 할 수 있었다.
--- p.83~84

이렇게 번역 업데이트는 수년간 이어졌다. 갑자기 병원에 실려가 실종되기도 했으므로 어떨 땐 두 달 만에 글이 올라 오는 일도 있었지만 현묵은 멈추지 않았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게시판을 본 사람은 이것이 오직 현묵 혼자의 미션이고 홀로 뛰는 마라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묵은 2016 년부터 2019년까지 총 93건의 번역 원고를 올렸다. 놀라운 지구력으로, 씩씩하게 탑을 쌓으며 암흑기를 걸어왔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전진했지만 그 결과물은 스트라이더다운 것이었다.
--- p.87

나는 테시가 현묵에게 톨키니스트가 되겠다는 동기 부여 그 이상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공자가 말한 ‘공부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기도 했겠으나, 때론 가장 세속적인 목표를 제시 한 것은 아니었을까. 현묵은 카페 ‘중간계로의 여행’에 존재하는 몇몇 고수들을 언급하며 말할 수 없는 존경을 표했으나 ‘아이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테시가 유일하다. 테시는 10대 현묵의 아만이 아니었을까. 톨킨의 세계에선 최고의 실력자, 현실 세계에선 멋진 직업을 가졌으며 취향 또한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어떤 어른. 그것은 난치병과 중증 장애를 가진 현묵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이며, 그래서 그건 다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라 하늘에 떠 있는 별, 스타, 아이돌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저렇듯 번듯한 덕후를 보며 열일곱 현묵의 마음은 몹시 뛰지 않았을까.
--- p.97~98

“이미 모든 검토를 마쳤습니다, 부매니저님.”
‘중간계로의 여행 부매니저’. 그것은 생애 처음으로 육성으로 불려진 현묵의 공적인 이름이었다. 2020년, 한국 나이로 스물한 살이 된, 만으로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2000년생 현묵 이 처음으로 공적으로 호명되는 순간이었다.
--- p.106

“고졸 검정고시도 봐야 하고 수능도 치러야 하는데 큰일 났다?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요. 수능 따윈 사실 어떻게 돼도 상관없었어요. 대입을 준비한다는 건 진로를 고민한다는 거고, 어떤 인생설계를 한다는 의미였는데, 주구장창 방구석에만 있던 내게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겠어요. 무려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국내 최초의 번역가가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저에게 벌어졌는데요. 정말 행복했어요.”
--- p.108~109

원문의 일관성을 확인하고, 기존 번역서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묵이 작업하고 있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한국인 독자 기준으로 ‘최신 톨킨 번역작’이 될 것이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현묵은 신인 중의 신인이었다. 등단하지도 않은 작가가 소설을 출간한다고 달려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번역 실수가 신인의 어설픔으로 이해되는 상황을 현묵은 원치 않았다. 적게는 여섯 개, 많게는 열 개의 윈도우를 띄운 채 작업을 해 나갔다. 그렇게 2020년 한여름의 밤은 하얗게 밝혀졌다.
--- p.112

현묵은 그날 얘기를 들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준범 임팩트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날은 어떤 특이점이었어요. 대전환이 이뤄진 날이죠.” 김 교수를 만났다고 현묵의 상태가 바뀐 건 없었다. 지혈을 돕는 인자를 공급해 주는 약이 거의 듣지 않는 현묵에게 맞는 어떤 치료법을 김 교수가 가진 것도 아니었다. 대신 김 교수는 “혈우병은 개인마다 다 다르다”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현묵에게 던졌다. 그러므로 모든 접근은 개인 맞춤 치료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현묵에게 먼저 제안한 것은 ‘기록’이었다. “교수님은 저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라고 했어요. 아픈 증세뿐 아니라 아프기 시작한 후 약의 처방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아주 작은 변화라도 기술해 놓자고 했어요. 그리고 제가 아픈 패턴도 모두 기록해 놓자고 했어요.”
--- p.194

그 전까지 현묵은 세상에서 계속 추방당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추방당했고, 동네에서 추방당했으며, 결국 집에 갇혔다. 관절이 더 이상 가동하지 않았으므로 거실에서 부엌으로, 부엌에서 방으로 추방됐다. 그 방에서도 침대 위가 전부가 돼 버렸다. 하지만 현묵에겐 그 추방된 세계를 역으로 거슬러 갈 힘이 생겼다.
현묵은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발로 바닥을 밀었다. 바닥을 밀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생겼다. 방을 나와 부엌을 들러 거실로 갔다. 거실의 끝에 도달해서는 보행보조기로 옮 겨 탔다. 옷이 땀에 흥건할 정도였지만 아프지 않았으므로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기어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거실의 벽을 넘어 베란다에 혼자 힘으로 갈 수 있게 됐다.
보행보조기에 기대 베란다에 서서 창밖을 내다봤다. 엄마 나 아빠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않고 홀로 그곳에서 창밖 너머의 세상을 봤다. 현묵이 4층 집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광활하고 디테일했다. 여자애와 남자애 들이 뛰어다녔고, 동네 아저씨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총총 걸음을 옮겼으며, 방금 단지로 들어온 차는 주차할 곳을 찾았다. 어떤 기적이었다.
--- p.204

지원자를 치료한 의사 선생님의 추천서가 입시원서에 첨부됐다. 김준범 교수의 추천서는 면접관들에게 일종의 결정타가 됐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 뒤에 등장한 실물(實物) 현묵은 그것이 모두 사실임을 그 존재 자체로 증명해 냈을 것이고. 현묵은 인문대 신입생 중 유일한 장애인이었다. 2013년 2월 초등학교 졸업식을 끝으로 중단됐던 학창 생활은 만 8년 만인 2021년 3월에 다시 시작됐다.
--- p.233

인터뷰는 2021년 여름을 관통해 넉 달 가까이 이어졌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현묵에게 무언가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어떤 태도의 문제’에 대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과정 같았다. 어떤 강론 보다 강렬했다. 그것은 ‘진짜 실물’, ‘진짜 이야기’였기 때문에.
--- p.245

공부라고 표현하면 적확한 것일지 모르겠으나, 현묵의 이야기는 어떤 공부가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매우 오랫동안 일관되게 지속된다면 그것 자체가 살아 있는 것이 되어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어려움, 아니 어려움이라기보단 비극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현묵의 사례는 비극과 마주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비극 안에 양념같이 희극을 넣는, 비극에 함몰되지 않고 그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유연함을 배우는, 그래서 어느 순간 그 비극을 역전시킬 기회를 얻는, 그런 이야기일 수 있다.
--- p.246

현묵은 2021년 여름방학에 어떤 목표를 세웠다. 전동휠체어로 갈 수 있는 모든 곳을 간다! 거창하지 않지만 그것은 현묵의 화려한 버킷 리스트였다. (…) 네온사인이 많은 밤거리를 비지스(Bee Gees)의 〈나이트 피버(Night Fever)〉를 들으며 정처 없이 쏘다니는 것이다. (…) 이어폰을 끼고 네온사인이 넘실거리는 밤길로 떠났다. 목적지도 없고 네온사인만 있는, 계단이 없다면 그곳은 모두 〈나이트 피버〉로 흘러넘쳤다. 비지스는 쉼 없이 현묵을 부추기고 네온사인은 유혹했다. (…) 이미 현묵의 영혼은 네온사인을 뚫고 들어가 클럽의 무대 위에 있었다. 그 밤은 뜨겁고 화려했다. 전동휠체어의 배터리가 다 닳도록 현묵은 그 속을 방황하듯 배회했다.
--- p.257~259

현묵에겐 장 팀장이 임팩트였고 장 팀장에겐 현묵이 임팩트였다. ‘김준범 임팩트’가 삶 전반에서 강력한 지각 변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장현주 임팩트’는 공적인 세계로의 데뷔 같은 것이리라. 그 사이 테시의, 베렌의, MW의 임팩트가 현묵의 경로에 작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어코 현묵도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임팩트는 작용과 반작용이다. 현묵은 자신이 받은 작용을 마치 물리학의 세계처럼 상대에게 되돌려 주고 있었다.
--- p.26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저자 강인식 기자가 내가 치료한 한 환자의 흔치 않은 사정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처음에는 무척 망설였다. 진실을 전달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논문을 쓰는 나 같은 교수나 기사를 쓰는 기자가 다를 리 없으나, 지극히 개인적인 내가 가진 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경험하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환자 박현묵 군의 이야기를 전하는 강 기자의 글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지천명이 넘도록 가져 왔던 나의 마지막 선입견, 즉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변화됨을 느꼈다. 저자는 학문을 하면서 논문을 쓰는 사람들처럼, 진실을 전달하는 데 틀림이 없었고, 작가가 품기 쉬운 과장이나 억지 감동의 과함이 없었다. 대신 담담한 필체와 기승전결이 여운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글의 구성은 그가 기자임을 떠나 좋은 문필가임을 느끼게 했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학자의 논문은 진실에 대한 전달로 그만이지만, 기자이자 문필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신랄한 현실과 함께 그 속에 담긴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있어 일면 부러웠다. 쌓인 논문거리들을 다 쓰고 나면 퇴임 후 나도 등단을 고려해 보아야겠다.
- 김준범 (의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神)은 공평하다”는 믿음은 늘 도전받는다. 현묵이 육체의 고통을 받아들인 대신 그 고통의 크기에 못지않은, 혹은 그보다 더 찬란한 지적 능력과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의지를 부여받은 것이라 해도 그것을 ‘공평함’으로 치부할 수 없다. 저자가 책에 쓴 대로 고통은 면역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럼에도 이 젊은이는 그 불공평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여 준다. 서울대든 무엇이든 그가 성취해 낸 유형(有形)의 것들은 그저 결과물일 뿐 내가 그리 감동할 대상은 아니다.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계속 놀라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는 새끼손톱 하나 다쳤다고 엄살 부리지 않으려 한다.
- 손석희 (언론인)
이 책이 눈물 나는 인간 승리의 서사로 읽히지 않는 건 주인공 박현묵의 놀라울 정도의 긍정적 사고와 낙천성, 지적 탐구로 빛나는 얼굴 때문이다. 그의 삶은 실로 아름다운 감동이다.
- 심재명 (영화인)
저자는 이 이야기가 ‘장애인의 인간 승리’로 소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나쁜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독자를 진부한 독법과 신파 분위기에 가둘 위험이 있다. 박현묵의 서사에도 전형적인 요소는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뜻밖의 기이한 에너지와 낯선 유쾌함도 있다. ‘찐덕후 감성’도 그중 하나다.
나로 말하자면 영웅 서사시의 앞부분으로 읽었다. 그 자체로 일단락되는 흥미진진한 모험이지만, 미래의 이야기는 분명히 더 장쾌할. 이 책을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1부 『반지원정대』에 빗대면 박현묵을 비롯한 톨키니스트들이 얼마나 고개를 끄덕여줄지 모르겠다. 나는 박현묵은 아라고른이고, 김준범 교수는 간달프, 박현묵의 어머니는 갈라드리엘, 책을 쓴 강인식 기자는 레골라스나 김리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톨킨이 창조한 캐릭터건, 여러 문화권에서 오랜 과거부터 내려온 전승 속 인물이건 간에, 우리가 영웅이라 부르는 존재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가혹한 시련을 겪고, 조력자를 만나 성장하며, 소명을 깨닫고 도전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해낸다. 그 과정은 언제나 설레고 감동적인데, 아마 우리가 그런 삶을 소망하면서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박현묵을 영웅이라고 부르련다. 고귀한 용기를 얻고 싶은 모든 분께 추천한다.
- 장강명 (작가)

회원리뷰 (14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8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