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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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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생각이 나서

: 152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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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15g | 128*188*30mm
ISBN13 9788973816361
ISBN10 897381636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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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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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네에 가면 로또 복권을 파는 곳이 유난히 많다고 그가 말했다. 그런데 그런 가게마다 손으로 휘갈겨 쓴 하나의 똑같은 문장이 붙어 있단다. 거기에 쓰인 글은 이렇다. ‘로또밖에 길이 없다!’ 그 문장은 그에게 굉장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게 진실이어서 충격적이었던 거야.” 며칠 전에 뮤지컬을 보다가 나는 울었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스토리와 좋아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었는데, 작년에 처음 보았을 때는 울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눈물이 났다. 꿈을 찾아 떠났다가 결국 그것이 모두 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노인의 이야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은 기억나지 않는 꿈을 더듬으며, 제발 기억해보라는 누군가의 말에 이렇게 묻는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요?” 꿈은 깨어지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아픔과 피해를 주고, 자신은 죽음을 맞는다. 꿈이란 아무 짝에도 소용없다는 이야기다, 말하자면. 나를 울린 건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일 년 전에 비해 지금 더 그것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리라. 꿈도 무섭고 진실도 무섭다. 피었다 시드는 꽃보다 무섭다. 그리하여 우리는 삶의 갈피를 이토록 쉽게 잃어버린다. --- 〈그것이 진실이어서〉 중에서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진실이라 할 수는 없다. 그건 법정에서 하는 증언과 흡사하다. 똑같은 사실을 가지고 변호사와 검사는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그건 카페 한쪽에 틀어놓은 오래된 흑백영화와 같다. 가끔 자막을 읽어보지만 전체 스토리를 모르면 무의미한 음절의 나열일 뿐이다. 누군가 내가 한 이야기를 악용하여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 누군가가 한 어떤 이야기가 나에게 나쁘게 전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사실이겠으나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어느 누구의 진실도 하루아침에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진실도 계속하여 변화하는 거지만, 최소한 사실에 눈이 멀어 휘둘리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진실을 보고 있는가. 볼 수 있는가. 보려 하는가. 보고 싶은가. --- 〈사실〉 중에서

시의적절함이란 얼마나 멋진 장점인가!
누군가가 내게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적절하게 시간을 붙잡을 줄 아는 능력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로 중요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 순간이야말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 미셸 드 몽테뉴, 〈베르길리우스에 관한 시편〉 중에서

…그러나 ‘이 순간’이 무엇을 위한 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지?
손을 내밀 때인지
마음을 전할 때인지
기다릴 때인지
물러설 때인지
미워할 때인지
감사할 때인지
떠날 때인지
새로 시작할 때인지
아니면 마음을 접을 때인지…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르면서 알겠다고 했다
잊어버렸다고 했다
잊어버리겠다고 했다
아프지 않다고 했다
아프다고 했다
희망은 있다고 했다
희망이 없다고 했다
끝이라고 했다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괜찮지 않으면 어쩌겠느냐고 했다
나는 거짓말을 했다
나에게
--- 〈나는 거짓말을 했다〉 중에서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누군가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있다와 없다는 공생한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누군가가 머물다 떠난 자리일까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리일까
당신의 마음속 빈자리는
---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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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산책을 하고 싶을 때 나는 이 책을 찾을 것 같다. 누군가와 말 없이 대화하고 싶을 때도, 나는 이 책을 찾을 것 같다. 우리는 거의 언제나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그 누군가는 항상 있어주지 않기에 사람들은 대신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그건 쓸쓸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 문득 찬바람이 불 때, 어깨를 감싸줄 이가 없어도 잊고 있던 손난로는 나를 따뜻하게 덥혀줄 테니까.
이석원 (『보통의 존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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