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3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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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8g | 128*194*20mm |
ISBN13 | 9788936434595 |
ISBN10 | 8936434594 |
출간일 | 2022년 03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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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8g | 128*194*20mm |
ISBN13 | 9788936434595 |
ISBN10 | 8936434594 |
인터내셔널 부커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 전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역작을 다시 만나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라는 해외서평을 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다.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
한강 작가의 작품은 읽는데 체력도 정신력도 감정도 많이 든다. 읽고 나면 일종의 정서적 탈진 상태가 오고, 내 문해력으로 소화가 안 되는 작품에 글을 얼마간이라도 덧붙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내개 한강 작가의 작품은 완독도 감상도 특별히 어려운 존재였다. 아름답지만 어려운 시어처럼 나풀거리며 마음에 깊이 꽂히는 작가의 언어들...
개정판의 구성을 보니 2004-5년에 발표된 작품들이 묶여있다. 새삼스럽게 지금이 2022년이구나 하고 은밀하게 화들짝 놀란다. 더 이상 성장도 발전도 어려운 번다하기만 한 일상을 살지만, 그래도 시간을 걸어온 것은 무언가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다시 읽어 본다.
아주 오래전부터 채식주의자였고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생명이 있었던 것을 차마 먹을 수 없었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는 안다. 생명이 없었던 식재료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생각은 전혀 없다.
누구나 각자의 이유로 선택한 일에 자기 이해관계나 피해 없이 시비를 거는 일은 부당하고 비겁한 일이다. 다만 나이가 좀 더 들어서일까. 영혜가 그토록 폭력적인 이유로 깊은 상처를 입은 것만이 안타깝고 아프다.
처음 읽을 때는 남편의 캐릭터가 몹시 미웠다가 다시 만나니, 나의 비겁함만 투영된다. ‘적당함’을 선택하는 일이 나에게도 얼마나 무수히 많았던가. 때론 계산을 하기도 했지만 살다 보니 정말 그 정도의 선택을 할 체력과 정신력 밖에 남지 않았을 때도 많았다.
매일 내가 책임지고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는 누구나 선택을 회피할 수 없는 누구나 ‘적당함’을 점차 의지하게도 된다. 결혼이라고 늘 이상적이고 고귀한 본래적 가치를 지닌 선택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현실에서 그런 결혼을 본 적도 없다. 결혼은 타협이라는 기술로 마무리된 계약이다.
그러니 남편의 입장에서는 식재료에 관해 타협할 수 없다고 하는 영혜가 도리어 갑자기 낯설어졌을 수도 있다. 수많은 시간 타협하는 선택으로 일군 협력이 그들의 일상을 이루어온 본질일 지도 모른다. 어색한 쪽은 놀란 쪽은 남편이 맞다. 서글프게도...
한편 영혜는 억눌리고 감추던 자아가 계기를 만나 처음으로 촉발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로소 스스로 무언가를 자신의 의지와 의견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첫 비행인 것이다. 영혜의 몽고반점은 영혜가 성체로 성장한 적이 없다는 증거처럼도 보인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는 시행착오를 거쳐 단련된다. 그런 점에서 연습 없이 ‘결단’의 형태로 닥친 변화는 힘들고 괴롭다. 그 대상이 자신이건 타인이건... 함께 살아가며 타인과 조율하며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성장이고 어른이 되는 것이라 믿는다.
그건 단지 인간끼리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은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해, 다른 생명체와도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몰라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막 자아를 인식한 어린아이가 표현을 할 줄 몰라 힘 조절을 몰라 여러 실수를 하고 때론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장면이 인류 문명과도 같다.
유치한 인간 중심주의... 한 때는 생존을 위해 이기적 선택을 했더라도, 지구의 가장 거대한 단일종이 되고, 지구 자체를 폭파시킬 무기까지 갖춘 지금 역시도, 제 생존 도모를 위해 남은 다른 생명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얼마나 웃긴 비논리이고 비겁한 발상인가.
티핑포인트의 시간은 멀어지지 않고 더 다가오고 있다. 정말 6번째 생물 소멸, 대멸종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면... 애쓰고 노력하는 힘을 어디서 왜 어떻게 찾아야할까... 암담하고 힘겨운 시절이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어렸을 때 친구에게 처음 선물 받아 펼쳐보았던 책으로, 그 당시 부커상을 수상하여 막 유명해진 참이었다. 그땐 페미니즘이란 단어조차 몰랐던 때였고, 다독을 하는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1부는 물 흐르듯이 문장만 넘겨 읽었고 2부는 문장을 넘어오는 역겨움 때문에 채 읽지 못했다. 책을 덮은 후에는 어느 구석에 처박아 두고 잊어버렸던 것 같다. 그 포르노적인 묘사가 얼마나 불쾌했는지, <채식주의자>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뜻 모를 거부감이 피부를 타고 올라오더라. 그러다가 문득,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해졌다. 내용이 역겹다던 감상은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까? 6년 전보다 아는 것도, 느낀 것도 많아진 지금 읽으면, 조금은 다른 이해를 하게 될까?
결론을 말하자면, 여전히 내용은 역겹고 불쾌했다. 그런데 전과 다른 점은, 그 불쾌함의 원인이 명료해졌다는 것이다. 영혜의 말을 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무조건적인 순응을 강요하는 그의 가족이나, 그를 이해해 보려 한 적도 없으면서 전과 다른 낯선 면을 발견한 양 놀라던 남편이나, 그를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본인의 추악한 욕망을 실현하려 애쓰던 그의 형부가, 불쾌함의 원인이었다.
1부와 2부가, 그러한 불쾌함을 자아내는 인물들의 시선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그럼으로써 이해할 수 없는 영혜의 행동이 제멋대로 해석된다는 점이, 오히려 현실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영혜를 미쳐가는 사람으로 여기는 남편의 시선과 본인의 예술적 욕망을 실현시켜줄 뮤즈로 여기는 형부의 시선은 전부 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맴돈다. 인혜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3부의 마지막에서야 결국, 영혜의 숨죽인 몸부림은 조금이나마 이해받는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인혜도 영혜와 같이 손찌검을 맞는 딸이었고, 수레에 매달린 개였으며, 이해받지 못하나 그 어떤 것이든 감내해야 했던, 식물과도 같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만 보였던 세상이 누군가의 피와 눈물로 쌓아올려진 제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제정신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다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살아남아 보려고 발버둥 쳤는데 그것마저 한계에 다다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사는 흉내만 내고 있던 거라면,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데 흉내만 내느라 진짜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 그런 삶이라면, 짐승처럼 포효하느니 속으로 움츠러들어 흙과 하나가 되고 싶어지는 것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지만, 끝까지 완독하기 너무 힘들었다. 이해받지 못하는 영혜에게 쏟아지는 모질고 냉정한 시선들, 폭력적인 시선들이 문장을 넘어 나를 관통하는 느낌이었다. 어떻게든 그를 자신의 이해 범주에 넣으려는 사람들의 행동은 숨이 막히고 맥이 빠지는 것들이었다. 현실의 몰이해와 손가락질이 그대로 재현되는, 허구의 것일 텐데도 결코 허구 속에서 머무르지 않는 감각들을 그대로 받아내는 건 참 고된 일인 것 같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라는 문장이 발화되는 순간 '제정신'이 아니라는 시선이 따라붙는 건 언제쯤 바뀔까.
이데올로기를 붙이면서 갖게되는 편견으로 부풀려지는 세상
주인공 영혜는 그냥 고기를 먹지 않는 것 뿐이다.
우리나라에 채식주의가 언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던가
1990년대초.. 아마 그즈음 이었을것이다. 요즘은 비건을 위한 요리,식당.카페,문화자체가
낯설지 않다.
영혜는 아빠의 폭력속에서 자랐고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꿈에서 피와 동물이 썩인 끔찍한 꿈들 꾸게 되면서 고기를 먹지 않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냥 고기를 안먹는 채식주의가 되는데 여기서부터 남편을 비롯한 주위모든사람들은 그녀의 채식에 대해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고 정상과 비정상과 나쁨과 좋음으로 구분짓고 어떻게든 정의하려고 한다. 구분하려 한다.
영혜는 생각한다.
내가 믿는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질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등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내가 붙여본 제목은 이러하다.
1부는 : 고기안먹는여자 채식주의자_영혜 를 바라보는 영혜의 남편
2부는 : 동물보호주의_몽고반점하나에 꽂힌 인간의 본성, 욕구,
영혜 를 바라보는 영혜의 형부
3부는: 정신수양,자연보호_ 온전치 못한 영혜 를 바라보는 영혜의 언니 인혜
※모티브: 빈약한젖가슴(상처),아버지의폭력에 대한 무방비,몽고반점,죄의식
P180
어떻게 내가 알게 됐는지 알아? 꿈에 말이야 내가 물구나무서 있었는데 내 몸에서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땅속으로 파고 들었어. 끝없이. 끝없이... 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릴 별렸는데.... 열에 들뜬 영혜의 두 눈이.....중략 물이 필요한데..
이 비유를 보고 나는 형부가 영혜의 몸에 나무를 페인팅하며 관계를 갖었을때의 그 순간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이 정말 나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의 육체적관계를 갖는 장면을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언니 인혜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 이야기는 질문한다. 삶을 사는데 있어서 온전한 사람과 온전치 않은 사람중에 누가 더 고통스러우며 누가 누구를 위로해야하는지를......
결론이 어찌하든간 상관없이 우리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2022.03.28
#한강,채식주의자,허렌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