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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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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86g | 135*207*20mm
ISBN13 9791157956388
ISBN10 115795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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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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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시민 여러분, 지금 내가 변명하는 행동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오히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신께서 여러분에게 보낸 은총인 나를 처형함으로써 신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일을 막고자 변명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여러분이 나를 사형시킨다면 이제 나와 같은 사람은 다시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우습게 생각되겠지만 나는 이 나라에 살도록 신으로부터 보내진 사람입니다. 비유컨대, 이 나라는 몸집이 크고 혈통이 좋지만 너무 살이 찐 말입니다. 그리하여 깨어 있으려면 그를 못살게 구는 등에 같은 존재가 필요합니다. 신께서는 나를 말의 등에처럼 이 나라에 살게 하여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깨우치고 돌아다니면서 설득하고 비판하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1차 변론 18」중에서

여러분, 체면에 관한 것은 무시하고라도 재판관에게 벌을 면하게 해 달라고 청탁하거나 청원하는 일은 옳지 못하고, 오히려 올바르게 가르치고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판관은 누군가를 두둔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정실에 치우치는 일 없이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하겠다고 서약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께서는 서약을 어기는 버릇을 만들어 주어서는 안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그러한 습관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것은 이미 신을 섬기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불명예스럽고 옳지 않으며 경건하지 않는 행동을 하라고 요구하지 마십시오.
---「소크라테스의 변명 -1차 변론 24」중에서

아테네 시민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나에게 사형을 내리셨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서 내가 억울하게 느끼지 않는 데에는 나름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이 결과를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상스러운 것은 찬반의 투표 결과입니다. 그 차이가 이처럼 근소할 줄은 몰랐고 훨씬 더 클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나는 나에게 불리한 표가 더욱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반대표가 30표만 더 나왔다면 나는 무죄가 됐을 겁니다. 그러므로 나는 멜레토스의 고발에 대해 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토스와 리콘이 나를 고발하러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멜레토스는 투표수의 5분의 1도 얻지 못하여 1천 드라크마의 벌금을 물어야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2차 변론 1」중에서

나는 유죄 투표한 사람들과 나를 고발한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갖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평소에 이런 생각으로 유죄 투표를 하거나 고발한 것이 아니라, 나를 해칠 생각으로 한 것이므로 이 점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내 자식들이 장성하여 덕을 쌓지 않고 재물이나 그 밖의 다른 일에 관심을 갖는다면 내가 여러분을 괴롭힌 것처럼 그들을 괴롭혀 주십시오. 또 그 애들이 아무것도 되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을 하고 뽐낸다면, 혹은 유의할 것에 유의하지 않고 보잘 것 없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면 내가 여러분을 책망한 것처럼 내 자식들을 책망하여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그렇게 해 준다면, 나도 내 자식들도 여러분에게 사람대접을 받는 것이 될 겁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갈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만나게 될지는 신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3차 변론 5」중에서

아버지는 지금 상태로 보아 그레고르를 위한 그러한 배려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그레고르에게 닥친 장애는 생각지도 않고, 한층 더 큰 소리로 그레고르를 몰아댔다. 이미 등 뒤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뿐인 아버지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정녕 웃을 일이 아니었다. 그레고르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무작정 문을 향해 돌진했다. 한 몸통이 문에 끼여 위를 향해 추켜 올라갔으므로, 그는 방문 사이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한 옆구리가 심하게 벗겨지고 하얗게 칠한 문에는 보기 흉한 얼룩이 묻었다. 자신의 힘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꼼짝달싹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변신 - 벌레」중에서

처음부터 어머니는 조용히 누이동생의 귓가에 바짝 다가가 말을 하였다. 그레고르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하여튼 자신의 목소리가 그에게 들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였다. 그녀는 설마 그레고르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구를 치워 버린다면, 마치 우리가 그 아이의 회복을 아주 단념해 버리고 더 이상 그 아이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니?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방 모양을 옛날과 똑같이 놔둬야 그가 회복되었을 때라도 자신의 방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을 보고 그만큼 쉽게 그 동안의 일을 잊을 수가 있을 것 같구나.”

이처럼 말하는 어머니의 말을 엿들은 그레고르는 깨달았다.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고, 더구나 집에서 단조로운 이 두 달 동안의 생활이 아무래도 자신의 머리를 돌아 버리게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왜냐하면 방안이 텅 비어 버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변신 - 수난」중에서

그가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성급하게 문이 닫히고 굳게 빗장이 걸렸다. 갑자기 일어난 이 소란 때문에 그레고르는 몹시 놀라서 다리가 휘청거리며 꺾일 정도였다. 이렇게 성급히 굴어댄 것은 누이동생이었다. 그녀는 미리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레고르가 방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번개같이 달려와 문을 잠구었던 것이다. 그레고르의 귀에는 누이동생의 발자국 소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다.

“이제는 됐어요, 겨우 끝났어요!” 누이동생은 열쇠를 잠궈 돌리면서 부모님을 향해 외쳤다. “자아, 이제부터 어쩐다?” 그레고르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어둠속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 가느다란 다리로 기어 다닐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변신 - 종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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