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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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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에세이 top20 1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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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08g | 130*190*14mm
ISBN13 9791190278997
ISBN10 1190278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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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흔적 없는 예술이다. 맛과 향, 식감과 생김새로 오감을 만족시킨다. 모든 식물의 특성이 달라, 같은 재료로 요리해도 매번 미묘하게 다른 맛을 낸다. 레시피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지만 음식 자체는 매번 새롭다. 매끼가 유일무이한 식사가 된다.
--- p.7 「프롤로그」 중에서

폭력으로 하나 되는 것이 식민이라면 사랑으로 하나 되는 것이 모심이다. 식구는 같은 밥을 먹는다. 고로 같은 것을 몸 안에 모신다. 서로 모시고 같이 모시는 것이 살림이다. 사랑하는 이를 아기처럼, 자기처럼 대하는 것이다.
--- p.31 「아기, 자기」 중에서

오래도록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유토피아를 찾아 헤매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이리저리 떠돌고 곧잘 숨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는 한 결코 해방될 수 없었다. 모두가 아닌 나만의 자유는 공허했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자유, 질서 없는 자유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에게 페미니즘이 세상과 공존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었다면, 비거니즘은 그 고리를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 p.44 「어느 날 그렇게 비건이 되었다」 중에서

비거니즘은 우리 사회의 최약자인 동물을 살리는 일이다. 지구라는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식구를 돌보는 일이다. 생각하고 말하는 능력이 없어도, 고통과 행복을 느끼는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비건이 되는 것은 나의 먹고사는 일이 다른 생명의 죽임인지 살림인지, 지구의 죽임인지 살림인지 따져보는 일이다. 사냥꾼이나 죽임꾼보다는 사랑꾼이자 살림꾼으로 살겠다는 다짐이다. 갓난아기 전범선을 위해 살림하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지구 생명체 모두를 대하는 태도다.
--- p.96 「밥을 먹고 사는 일에 진심인 편」 중에서

채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건강할까’라는 고민을 안고 머뭇거리는 사람이 많다. 나는 비건이 된 이후 잡다한 잔병치레가 없어졌다. 항생제와 유전자 조작 사료를 먹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고통받다 도살되는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과, 햇빛과 비와 바람을 잔뜩 머금은 흙에서 자란 싱싱한 채소를 먹는 것, 과연 무엇이 건강할까? 모든 사람은 고유의 체질이 있다. 변화한 식습관에 적응하는 기간이 다르다. 주저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건강한 비건의 좋은 예시가 되고 싶다. 비거니즘은 매일 나를 돌보는 치유이자 의식이다.
--- p.128 「무해한 사랑」 중에서

비혼주의를 N포 세대의 안타까운 현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포기가 아닌 해방이다.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포기했던 과거와 달리, 평생 스스로에게 집중한다. 나는 부부보다 식구라는 말이 좋다. ‘결혼한 한 쌍의 남녀’라는 의미로 묶이는 것보다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싶다.
--- p.156 「생명 공동체 중에서」 중에서

동물, 여성, 생태, 기후. 나는 이 모든 당면 과제가 결국 하나라고 확신한다. 전부 평등의 문제다.
--- p.183 「살리는 힘, 살림의 정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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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 250번 정도 등장하는 이 책은 ‘나’에서 시작해 지구를 살리고 싶은 치열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아기자기’하게 시작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가부장제와 육식주의가 품은 폭력과 착취의 얼굴을 보여준다. 덤으로, 살림을 그토록 강조하지만 함께 사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다투는 원인은 십중팔구 가사노동”이라는 ‘진실’도 들을 수 있다.
- 이라영 (『정치적인 식탁』 저자, 『비거닝: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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