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3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86g | 133*200*20mm |
ISBN13 | 9788954685733 |
ISBN10 | 8954685730 |
출간일 | 2022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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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86g | 133*200*20mm |
ISBN13 | 9788954685733 |
ISBN10 | 8954685730 |
“나는 이왕이면 멋있고 아름다운 게 좋아요. 선생도 그렇지 않아요?” ‘맥도날드 할머니’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바꾸는 실제보다 더 사실적인 소설의 탄생 인간과 사회의 본모습을 날카롭게 간파하는 소설가 한은형의 두번째 장편소설 『레이디 맥도날드』가 출간되었다. 무모하고 비논리적이고 불완전한 것만이 갖는 아름다움을 돌출시킴으로써 “소리 없이 내부의 치명적 균열을 야기”(소설가 정이현)하는 단편들을 선보인 첫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출생의 비밀’과 ‘자살’이라는 화두를 오가며 “지극히 탐미적인 형식과 지극히 사색적인 내용”을 “화가의 문체와 철학자의 상상력”(문학평론가 정여울)으로 표현해낸 첫 장편소설 『거짓말』 이후 내놓는 반가운 신작이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한은형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낸 유의미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한 실존 인물의 삶을 복원하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한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매일같이 트렌치코트를 차려입고 정동 맥도날드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던 노숙인으로, 2010년대 초 언론에서 그녀를 취재해 소개한 후 거센 반향이 일어난 바 있다. 부족한 생활비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방송국 PD에게 호텔에서 음식을 대접해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모습은 ‘허영심에 빠져 현실 파악을 못한 채 자존심만 세우는 여성 노숙자’ 그 자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실 그녀는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상을 아름답게 일궈나가고자 했던, 우리와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닐까? 한은형은 『레이디 맥도날드』에서 세간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방송 화면 속 맥도날드 할머니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누군가를 이해 가능한 인물로 재조명하는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장르만이 지닌 힘을 되짚어보게 하는 귀중한 팩션이다. |
벤치 009 … 친구들 015 … 레이디 022 … 새벽 다섯시 030 … 여자 040 … 뉴센추리홀 048 … 정동 맥도날드 056 … 트렌치코트 063 … 릴리 미용실 075 … 뉴스페이퍼 085 … 제안 093 … 탑골공원 100 … 옷 110 … 노인들 118 … 안국 맥도날드 124 … 커피 132 … 시청자 게시판 141 … 기도 152 … 광화문 스타벅스 160 …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 172 … 랍스터 178 … 오늘의 수프 189 … 나인스 게이트 199 … 김윤미 212 … 헝그리 보이 221 … 밥 229 … 최신양 241 … 돈 247 … 새해 262 … 목욕 278 … 기적 288 … 메시아 294 … 민수경 301 … 운 307 … 오늘 320 작가의 말 324 |
한은형 작가를 좋아한다.
그녀가 적어내는 서늘한 감성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가 언젠가 텔레비젼에 나왔던 맥도날드 할머니를 이야기로 썻다고 하니 너무 궁금했다.
어떻게 서늘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그녀를 그렸을까 싶어서 참 궁금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의 주인고 그녀 레이디가 어떤 면에선 참 부러웠다.
그녀는 나이는 많고 집도 없고 돈도 없어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교회를 전전긍긍하면서 다니지만 기품이 있었기에 그 기품과 자존심이 부러웠다.,
난 들어갈 가족명의의 집이 있고 가족도 있고 직장도 있지만 나에겐 이런 기품이 있을까
내가 나이가 들었을떄 그녀만큼 꼿꼿하게 기품있게 늙어갈 수 있을까 싶었고,
어떤이는 그녀가 불쌍하다고 할 수 도 있지만
나는 그녀의 당당함이 멋져서 좋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나이들어서 저렇게 길에서 떠돌게 되면 어떻하지 하는 두려움을 현실적으로 느꼈다. 아 이것은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내 이야기일 수 도 있구나 하는 무서움을 느끼기도했다.,
그래서 슬프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지만,,, 끝까지 그녀가 잃지 않는 기품으로 내가 받은 위안이 크다는 것은 적어둔다.
많은 걸 가지지 않아도 내 품위 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내가 나를 잘 붙들고 살것
어느순간 스타먹스와 맥도널드를 보면 그녀가 생각이 난다.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서울 조선호텔 양식당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에선 부디 누워서 잘 곳을 마련하셨길.
간절히 바랍니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맥도날드에서 새벽시간을 보내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담담한 문체로 여러 인물의 시점을 오고 가며 주인공 맥레이디를 이야기한다.
『레이디 맥도날드』 맥레이디의 기구한 사연이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두려워하는 일면을 소설로 엿보고 싶어 서기도 했다. 나의 삶을 내가 온전히 책임지지 못할 경우에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 그것과 마주하고 싶었다. 내가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계층 이동, 어마어마한 액수를 내야 가질 수 있는 내 소유의 집,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과 앞으로 닥쳐올 인플레이션이 두려웠다.
맥레이디는 자신을 정돈하고 타인을 배려한다.
집이 없어 길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갈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 못하다 보니 포기한다. 그러나 맥레이디 김윤자는 최대한 자신을 깔끔하게 정돈한다. 메마른 얼굴을 매만지고, 잔머리를 정돈하기 위해 실핀을 다시 꼽고, 구겨진 옷깃을 매만진다. 누워 잘 수 있는 공간이 없기에 잠을 자지 않는다. 그저 앉아서 졸음에 점령당하다 깰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기도 싫어한다.
나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을 끔찍이 싫어한다. 길을 가면서 부딪히지 않으려 노력하고, 카페든 도서관이든 조용하게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일을 미루기보단 나서서 해결하려 하고, 친구들 사이에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드는 생각은 같은 돈을 내면서, 같은 시간을 사용하면서 내가 정당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을 빼앗긴 것 같다. 남을 배려한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서로의 배려가 아닌 일방적인 빼앗김. 『레이디 맥도날드』의 김윤자도 그렇게 침해당한다. 배려하는 사람은 자리를 빼앗기고 시간을 빼앗기고 나를 지키기 위해 피해 다니기만 한다.
맥레이디는 계속해서 공부한다.
영문학을 전공했고 불어를 배웠고 길거리 생활을 하면서도 일간지와 영자신문을 읽는다. 배운 영어를 잊지 않으려 단어와 문장을 바꾸고 연습해 본다. 일간 신문과 영자신문을 보면서 읽고자 하는 욕구를 채우고 사회와 경제 이슈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길거리 생활에서 사람을 관찰하면서 배우고 성찰한다.
평생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책을 읽고 흥밋거리를 찾는 나에게 『레이디 맥도날드』의 김윤자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해가면서 외국어를 꾸준히 사용하고 연륜이 쌓이면서 상대를 더 배려 하고 타인을 통해 배우는 사람. 어쩌면 이것이 자신 스스로를 잡는 유일한 끈인 것임을 김윤자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맥레이디는 우아함을 선택한다.
식사 대신 버터를 넣은 방탄 커피를, 디저트를 먹는다. 비싼 미용실, 백화점 쇼핑, 조선호텔 레스토랑과 사우나 모두 자신의 경제력에 비해 더 많은 소비를 한다. 우아함을 배웠으나 역설적이게도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
과거의 나도 경제력보다 많은 소비를 했다. 지금은 운 좋게도 사회와 기업이 조장한 것이란 걸 알아 버렸다. 조금씩 극복하는 중이지만 쉽지 않다. 무엇을 위한 우아함일까? 나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디서부터 기인한 만족감일까. 이런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성별일까 계층일까. 제대로 앞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안타깝게도 난 사회가 『레이디 맥도날드』의 맥레이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똑똑한 레이디였지만 세상의 단면에 속아넘어가는 똑똑함이다. 이 구절이 이해가 잘 안됐으나 책을 다 읽고 곰곰이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간다. 작가가 넣어둔 안타까움도.
그녀는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남들이 자신만큼 똑똑하다는 걸 알 정도로 똑똑하지는 못했다. 또 그녀는 몰랐다. 그녀가 자신을 특별히 여기는 것처럼 남들도 자기 자신을 특별히 여긴다는 것을. 단지 그녀처럼 드러내지 않아 그녀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었다. ㅣ P. 309
능력 있는 직원이어도 여성이기에 직장에선 커피를 타놓고 책상을 닦아야 했다. 할 일 없고 집이 없는 노인들이 모여있는 곳이 종로 3가 탑골공원이어도 여성이기에 갈 수가 없었다.
도서관 열람석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났어도 여유 자리가 있다면 최대한 띄어 앉기를 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이고 나를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남성들이 듬성듬성 앉은 자리 옆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는 여성들이 있었다. 아무리 자리가 없어도 그들 사이로 가서 앉고 싶지 않았다. 이상한 냄새가 나는 사람들도 있었고, 계속해서 훌쩍이며 기침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연신 내는 사람도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틈에 앉을 기색을 비추면 의자에 올려둔 가방을 치우고 최대한 떨어지려 의자를 당겨 앉는다. 펜 뚜껑을 조심히 열고 책상에 물건을 소리 나지 않게 조심히 둔다. 보이지 않는 배려가 가득해서 마음이 편하다.
김윤자의 오빠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집을 팔았다. 동생 김윤자는 살 곳을 구하지 못했다. 그동안 유지했던 삶이 몇 년 안에 무너졌다. 그동안 고수한 삶의 방식은 김윤자를 거리로 보냈다. 그리고 거리에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게 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김윤자 죽음을 준비했다. 코팅된 메모를 갖고 다녔고, 장례에 보탤 작은 비용을 품고 다녔다. 죽음을 준비할 노력을 삶에 썼더라면 생각했지만, 이미 본인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스스로를 속였고 속아주고 살았을 것이다.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 슬프다. 자신을 삶을 열심히 살아온 사람을 길거리로 내몬 사회가 무섭다. 책임져야 할 몫이 커서 두렵다.
한은형 소설가가 조사하고 표현한 글이 매우 정교하다. 김윤자가 살았을 20대의 삶이 자세히 나온다. 일본 영화와 장면 묘사, 그시대 유명했을 연예인들과 광화문 일대의 모습. 2015-16년의 조선호텔과 레스토랑. 각자의 시선으로 본 생각과 경험이 실제보다 더 실제 같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한은형 소설가가 이 소설을 쓰면서 느낌 마음이 독자인 내가 느낀 것과 같아 조금 놀랐다. 다른 독자들도 이 마음을 갖고 이 책을 보겠지.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쯤 이 책을 보면 좋겠다. 현실을 마주할 힘을 얻을 수 있고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면서 낯선 이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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