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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마음으로

유령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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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258g | 115*205*14mm
ISBN13 9788937442698
ISBN10 8937442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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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능청스러운 환상과 단단해진 마음들] 201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한 임선우의 첫 소설집. 능청스러운 환상을 매개로 삶을 단단하게 가꿔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상해질 대로 이상해진 세계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가 발생하는 기적같은 순간들을 만나본다. -소설 MD 김소정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유령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이 전부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유령의 두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손에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따뜻했고,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유령이 눈물까지 흘리는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유령이 아니니까. 유령은 우는 와중에도 그렇게 말했다.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안았는데,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 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안긴 채로 내가 말했을 때 유령은 그래, 라고 대답해 주었다.
--- 「유령의 마음으로」 중에서

그 뒤로도 라디오에서는 짧은 사연들이 지나갔다. 슬프지도 재밌지도 않은 사연들을 산과 나는 계속해서 들었다. 어느 순간에는 푸르른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는데 산을 쳐다봤을 때 산은 울고 있지 않았다. 산은 이제 울지 않고도 푸르른 냄새가 나는구나. 그 냄새를 맡고 있으니 수로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흐르는 물을 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것 같은 기분. 산과 나는 이제 슬픈 마음 없이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었다.
--- 「여름은 물빛처럼」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파견된 집은 삼대가 사는 아파트였다. ‘이경순, 82세, 병환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바다로 가고 싶음.’ 고객 정보란에는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이경순 씨 딸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전날 기사가 와서 설치하고 간 욕조 높이의 낮은 수조와 이경순 씨가 있었다. 내가 인사를 건네자 이경순 씨는 나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도우미라고 대답하자 그는 또다시 내게 누구냐고 물었다. 할머니께서 해파리가 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 거예요, 설명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내가 누구인지 물었다.
--- 「빛이 나지 않아요」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유령의 마음으로
▶ 어느 날, 일하던 빵집에 나와 똑같이 생긴 유령이 나타났다. 유령의 능력이라면 그저 나의 마음과 완벽히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 유령과 모든 일과를 함께해 가며 나는 유령의 마음과, 그와 똑같이 생긴 나의 마음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빛이 나지 않아요
▶ 닿기만 해도 해파리로 변하게 만드는 변종 해파리가 나타났다. 변종 해파리는 바닷속에서도 환한 빛을 뿜는다. 그 빛은 사람을 홀려 해파리로 변하고 싶도록 만든다는 소문이 돈다. 자진해서 해파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자리를 갖게 된 나는 한 고객의 곁을 지키며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

여름은 물빛처럼
▶ 어느 날 방 문을 열자 나무로 변해 가는 낯선 이가 내 방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산. 나는 산의 부탁대로 일주일 동안만 그가 내 방에 머무는 것을 허락한다. 산이 불편하기만 하던 나는 이내 산의 뿌리에 물을 주고 그와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 함께 라디오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낯선 밤에 우리는
▶ 나는 난임 클리닉에 다니며 자주 지나던 신촌역 앞에서 중학교 때 친구 ‘금옥’을 만난다. 등에 커다란 십자가를 메고 전도 중인 금옥. 오래전 어색하게 멀어졌던 금옥은 나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음식을 해 준다. 그 이후 둘은 매주 따로 약속을 하지 않고도 신촌역 앞에서 만나 금옥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서로에 대해 천천히 다시 알아간다.

집에 가서 자야지
▶ 나는 ‘조’에게서 반려 도마뱀 ‘김재현’이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김재현을 찾기 위해 건물 배관을 모두 뒤지던 조는 윗집에서 도마뱀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 청소를 해 주는 대신 도마뱀을 찾아봐도 괜찮겠느냐고 부탁한다. 몇 차례의 방문에도 김재현은 보이지 않고, 나와 조, 그리고 윗집 주인은 점점 친밀한 관계가 된다.

동면하는 남자
▶ 극단이 망하고,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어느 날 수상한 남자의 의뢰를 받는다. 자신이 변온동물이 되어 동면에 들어가야 하니, 땅에 묻히는 것을 도와주면 1천만 원을 주겠다는 의뢰였다. 나는 그의 부탁 앞에 고민에 빠진다.

알래스카는 아니지만
▶ 문득 발바닥이 따가워 바닥을 살펴보니 요구르트 빨대가 바닥을 뚫고 나와 있다. 빨대를 뽑아 버리고 며칠 뒤 아랫집 여자가 찾아와 혹시 빨대를 못 보았느냐고 묻는다. 자꾸만 천장에서 흰 가루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꽂아 둔 빨대라는 것. 나는 식탁에 마주 앉아 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커튼콜, 연장전, 라스트 팡
▶ 늦은 밤 편의점에 가다 돌풍에 떨어진 중국집 간판을 맞고 즉사한 나는 저승사자로부터 100시간의 유예 시간을 부여받고 이승을 떠돌게 된다. 마지막으로 들를 장소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 동네 카페에 자리를 잡은 나는 옆 테이블에서 오늘 저녁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엿듣고 그리로 향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쩌면 임선우의 소설은 소박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들이 환상적인 상황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설명도 맞겠지만 나는 거기에 섬세하게 쌓아 온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못이 하나 빠지면서 혹은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면서 생기는 틈이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들이 꼭 그랬으니까.
- 박솔뫼 (작가)
어떻게 죽어 버린 마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무엇도 바라지 않는 그런 상태로부터. 이 세계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에게는 그저 마음을 살리려는 데 전념하는 이야기가 필요하고, 이 작가는 어김없이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살려 낼 것이다.
- 황예인 (문학평론가)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위로를 받았다. 멋진 수식어를 붙이려다 그냥 솔직한 마음을 쓴다. 어찌할 바 모르던 순간에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고.
- 조남주 (작가)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어쩜 이렇게 능청스럽게 잘 썼을까? 읽는 동안 계속 소설 속에서 살다가 책을 덮고는 무척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 김지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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