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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4월 15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644g | 129*194*35mm |
| ISBN13 | 9788932922393 |
| ISBN10 | 893292239X |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저 / 홍대화 역
|
열린책들
|
2022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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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문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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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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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토냐를 숭배할 정도로 사랑했다. 그녀의 평화로운 영혼, 그녀의 평온은 그에게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그는 그녀의 친아버지보다, 그녀 자신보다도 더 그녀의 명예를 지켜 주기 위해 산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그녀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그는 그녀를 모욕한 사람을 자기 손으로 찢어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 p.105
바깥은 봄날 저녁이다. 대기는 온통 소리로 가득하다. 마치 온 대기가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는 표시로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멀리에서, 가까이에서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그 먼 곳이 러시아이다. 이 비할 데 없는 러시아, 바다 너머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저명한 친척이자 수난자이자 고집쟁이이자 미치광이이며, 결코 예견할 수 없는 영원히 위대하고 파멸적인 행동으로 미친 것 같은, 숭배해 마땅한 러시아! 오,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세상에 살면서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오, 삶 자체에, 존재 자체에 감사하다는 말을 얼마나 하고 싶어지는가, 삶과 존재에게 정면으로 이 말을 얼마나 하고 싶어지는가! 바로 이것이야말로 라라이다. 삶과 존재는 대화를 나눌 수 없지만, 라라는 이들의 대표자이고, 이들의 표현이며, 존재의 소리 없는 근원이 부여한 청각과 말의 선물이다.
--- p.265
두 영혼의 합일보다 그들을 더 결합시킨 것은 그들을 나머지 세계로부터 갈라놓는 심연이었다. 그들 두 사람은 현대인에게 보이는 치명적으로 전형적인 모든 것, 그러니까 틀에 박힌 감격, 남의 이목을 끄는 의기양양함과 죽음과 같은 무익성을 싫어했는데, 과학과 예술 분야의 수많은 노동자가 그 죽음과도 같은 무익성을 그렇게도 열심히 퍼뜨리고 다녀 천재성은 계속 대단히 드문 일로 남게 될 판이었다.
그들의 사랑은 위대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 감정의 특별함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사랑한다.
--- p.272
만일 영혼이 비슷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한 여자를 사랑했다면, 내게는 언쟁과 다툼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슬픈 형제애와 같은 감정이 일어날 것 같아. 물론, 나는 단 한순간도 내 숭배의 대상을 나누어 가질 수 없어. 하지만 질투심이라기보다는 그다지 연기를 내며 타지 않고 유혈이 낭자하지 않은 전혀 다른 고통스러운 감정을 품고 물러설 거야. 나와 비슷한 작업을 하는 사람 중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나를 굴복시킨 예술가와 경쟁한다면, 난 아마도 똑같은 감정을 겪게 되겠지. 아마 난 나를 이긴 그의 시도를 반복하려 들지 않을 거야.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빠졌네. 당신이 불평할 것도, 안타깝게 여길 것도 전혀 없다면, 나는 당신을 이렇게 강렬하게 사랑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 나는 올곧기만 한 사람, 전락해 보지 않은 사람, 발을 잘못 디딘 적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그들의 덕은 죽은 것이므로 가치가 크지 않아. 삶의 아름다움이 그들에게는 열리지 않은 거야.
--- p.279
사람들이 흔히들 거짓되게 표현하듯이, 그들은 피할 수 없어서 〈정열에 휩싸여〉 서로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주변의 모든 것이, 그러니까 그들 발밑의 흙이, 그들 머리 위의 하늘이, 구름이, 나무들이 그러기를 원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했다. 그들의 사랑은 그들 자신보다도 어쩌면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더 들었을지도 모른다. 거리의 낯선 이들, 산책길에 도열한 원경, 그들이 거주하고 만났던 방들이 그러했다. 아, 바로 이것, 바로 이것이 그들을 가깝게 만들고 하나로 묶어 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선물처럼 주어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에도 가장 고원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그들을 결코, 결코 버린 적이 없었다. 그것은 세계의 전체적인 거푸집에 느끼는 큰 기쁨, 그들 자신이 모든 정경에 연루되어 있다는 느낌, 모든 멋진 풍경과 전 우주에 그들이 속해 있다는 감정이었다.
--- p.463
누구를 위해 세상은 이다지도 넓고
이다지도 고통이 많고, 이다지도 권력이 있는가?
세계에는 이다지도 많은 영혼과 삶이 있는가?
이다지도 많은 마을, 강, 수풀이?
그러나 사흘이 지나가고,
깊은 공허 속으로 떠밀려 가리니
그 무시무시한 기간에
나는 부활하기까지 자라나리라.
--- p.105
바깥은 봄날 저녁이다. 대기는 온통 소리로 가득하다. 마치 온 대기가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는 표시로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멀리에서, 가까이에서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그 먼 곳이 러시아이다. 이 비할 데 없는 러시아, 바다 너머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저명한 친척이자 수난자이자 고집쟁이이자 미치광이이며, 결코 예견할 수 없는 영원히 위대하고 파멸적인 행동으로 미친 것 같은, 숭배해 마땅한 러시아! 오,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세상에 살면서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오, 삶 자체에, 존재 자체에 감사하다는 말을 얼마나 하고 싶어지는가, 삶과 존재에게 정면으로 이 말을 얼마나 하고 싶어지는가! 바로 이것이야말로 라라이다. 삶과 존재는 대화를 나눌 수 없지만, 라라는 이들의 대표자이고, 이들의 표현이며, 존재의 소리 없는 근원이 부여한 청각과 말의 선물이다.
--- p.265
두 영혼의 합일보다 그들을 더 결합시킨 것은 그들을 나머지 세계로부터 갈라놓는 심연이었다. 그들 두 사람은 현대인에게 보이는 치명적으로 전형적인 모든 것, 그러니까 틀에 박힌 감격, 남의 이목을 끄는 의기양양함과 죽음과 같은 무익성을 싫어했는데, 과학과 예술 분야의 수많은 노동자가 그 죽음과도 같은 무익성을 그렇게도 열심히 퍼뜨리고 다녀 천재성은 계속 대단히 드문 일로 남게 될 판이었다.
그들의 사랑은 위대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 감정의 특별함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사랑한다.
--- p.272
만일 영혼이 비슷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한 여자를 사랑했다면, 내게는 언쟁과 다툼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슬픈 형제애와 같은 감정이 일어날 것 같아. 물론, 나는 단 한순간도 내 숭배의 대상을 나누어 가질 수 없어. 하지만 질투심이라기보다는 그다지 연기를 내며 타지 않고 유혈이 낭자하지 않은 전혀 다른 고통스러운 감정을 품고 물러설 거야. 나와 비슷한 작업을 하는 사람 중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나를 굴복시킨 예술가와 경쟁한다면, 난 아마도 똑같은 감정을 겪게 되겠지. 아마 난 나를 이긴 그의 시도를 반복하려 들지 않을 거야.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빠졌네. 당신이 불평할 것도, 안타깝게 여길 것도 전혀 없다면, 나는 당신을 이렇게 강렬하게 사랑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 나는 올곧기만 한 사람, 전락해 보지 않은 사람, 발을 잘못 디딘 적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그들의 덕은 죽은 것이므로 가치가 크지 않아. 삶의 아름다움이 그들에게는 열리지 않은 거야.
--- p.279
사람들이 흔히들 거짓되게 표현하듯이, 그들은 피할 수 없어서 〈정열에 휩싸여〉 서로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주변의 모든 것이, 그러니까 그들 발밑의 흙이, 그들 머리 위의 하늘이, 구름이, 나무들이 그러기를 원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했다. 그들의 사랑은 그들 자신보다도 어쩌면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더 들었을지도 모른다. 거리의 낯선 이들, 산책길에 도열한 원경, 그들이 거주하고 만났던 방들이 그러했다. 아, 바로 이것, 바로 이것이 그들을 가깝게 만들고 하나로 묶어 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선물처럼 주어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에도 가장 고원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그들을 결코, 결코 버린 적이 없었다. 그것은 세계의 전체적인 거푸집에 느끼는 큰 기쁨, 그들 자신이 모든 정경에 연루되어 있다는 느낌, 모든 멋진 풍경과 전 우주에 그들이 속해 있다는 감정이었다.
--- p.463
누구를 위해 세상은 이다지도 넓고
이다지도 고통이 많고, 이다지도 권력이 있는가?
세계에는 이다지도 많은 영혼과 삶이 있는가?
이다지도 많은 마을, 강, 수풀이?
그러나 사흘이 지나가고,
깊은 공허 속으로 떠밀려 가리니
그 무시무시한 기간에
나는 부활하기까지 자라나리라.
--- p.55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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