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스쿨은 학교에 소속돼 있지만, 학계보다는 언론계에 가깝다. 전통적인 대학원처럼 이론을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대신, 현장 취재를 하고 기사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저널리즘의 특성이다. 학교라는 경계에 머물러서는 제대로 된 취재를 할 수도 없고 업무 역량을 기를 수도 없다. 기자를 훈련시키는 기관은 학계라는 틀을 벗어나 편집국을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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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스쿨은 전문적인 역량을 기르는 ‘프로페셔널 스쿨’이다. 학생들을 뛰어난 프로페셔널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인 만큼, ‘초보라서’ ‘적당히’ 넘어가 주는 일은 없다. 프로로서 요구되는 눈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인지시키고, 끊임없이 다시 연습해서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가져오도록 요구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지킬 때까지’ 다시 해올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고품질 작품을 만들어 내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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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나 제작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취재나 제작 기술은 기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은 ‘저널리즘’이며, 뉴스 가치와 보도 기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기자가 된다거나 언론사에 입사하는 것을 넘어선 영역이다. 기자라면 무엇이 독자가 알아야 할 사안이며, 어째서 알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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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저널리즘 스쿨에서는 편집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광범위해지고 있다. 내러티브 글쓰기, 사진, 오디오,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세세하게 들어가면 코딩, 디자인, 데이터, 애니메이션 등 무수히 많다. 거의 매 학기 커리큘럼이 개편되고 새 강의가 개설된다. 어떤 배경을 가졌든 항상 낯설고 새로운 커리큘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었다. 모든 도구는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도구의 잠재력을 알고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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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스쿨에 입학한 순간, 모든 학생은 전략적인 ‘커리어 관리 네트워크’의 일부가 된다. 무언가를 실행하는 개인이나 조직에 있어서 그 네트워크를 두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천지 차이다. 저널리스트로서의 발전을 지원하고 역량을 관리하는 전략가의 도움을 받아보고, 그와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은 커다란 자산이다. 학생들은 커리어라는 큰 그림을 내다보며 보완할 역량과 염두에 둘 타임라인, 준비 사항을 종합적으로 내다볼 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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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은 새로운 기술을 가르칠 때, 역량이 다른 학생들로 팀을 구성하고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것을 동료로부터 배우도록 했다. 이를테면 멀티미디어 뉴스 제작을 처음 배울 때, 교수는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수강생들로 팀을 구성한 뒤 모르는 것을 서로 가르쳐주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도록 했다. 교수나 강사가 현장에 일일이 따라다닐 수 없는 만큼, 현장에 함께 나가는 동료들은 체크해야 할 것과 놓친 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두 번째 눈’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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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일자리가 불안정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자면 생태계가 역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기자들은 끊임없이 피칭을 하고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경쟁력을 키우고 발전하면서 더 나은 처우를 얻어낸다. 저널리즘 스쿨은 그런 정글의 세계에서 살아갈 맹수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성장시키는 곳과도 같다. 그 안의 맹수들은 사냥의 ABC를 배우면서 울타리 밖 세상을 탐험하고, 기회가 닿는 대로 먹잇감을 노린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냥을 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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