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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치 2

헨치 2

: 악당 기지로 출근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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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0g | 128*188*17mm
ISBN13 9791191560169
ISBN10 119156016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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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만 완전히 분리해 낼 수는 없었지만, 연습을 통해 적외선 스펙트럼에만 집중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열이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과 빛이 몸에 닿아 튕겨져 나가는 것은 너무 달랐다. 나는 색에 의존해 적외선을 구분한 게 아니었다. (…) 내 눈은 완전히 달랐다. 색채보다는 채도가 우선이었고 그 깊이와 밀도로 대상을 판단했다.
--- p.12

히어로가 눈으로 레이저 빔을 쏘는 바람에 사업장이 물리적으로 무너진 식당 주인, 정신적인 공격 때문에 눈이 멀게 된 메이크업 아티스트, 계속해서 타고, 으깨지고, 얼고, 녹는, 그야말로 울부짖는 육체의 고통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가며 마련한 건물을 히어로들이 아무 생각 없이 뚫고 지나가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돌무더기로 전락했다는 사연들, 끝없이 이어지는 정신적 피해의 증거들까지, 히어로들이 남긴 트라우마 덩어리가 점점 더 불어나고 있었다. 참혹하고 기괴했다.
--- p.63~64

치솟는 분노는 힘을 끌어내기 마련이다. 나는 지지 세력과 억제 능력을 잃어가는 슈퍼콜라이더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데이터들이, 레비아탄이 맞붙기에는 슈퍼콜라이더가 아직 너무 강하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슈퍼콜라이더가 지금처럼 전의로 똘똘 뭉쳐 있다면, 레비아탄이 패배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 p.84

하드론의 환자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노인이 된 히어로들이 머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낡아가는 본부에서 사랑스러운 조수들과 지내기에는 너무 늙거나, 아프거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히어로들을 위한 시설이었다. 젊었을 때보다 약해지긴 했지만, 하드론에 있는 환자들은 위협적인 존재였다. 심리 조작 능력이 있는 히어로가 치매에 걸렸다면, 주위 사람들은 물론이고 히어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
--- p.92

슈퍼콜라이더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기폭제 삼아, 내재된 힘을 모조리 긁어모아 공격했다. 한편 레비아탄은 내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기한 몸놀림을 보여주며 맞섰다. 그는 내가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몸을 기울여 공격을 피했는데, 반사 신경이 무서울 정도로 대단했다. 칼날로 만들어진 생명체처럼 보일 때도 있었고, 연기보다도 붙잡기 힘든 기체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나는 넋을 빼앗겼다.
--- p.109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히어로라고 치켜세우거나 빌런 딱지를 붙이는 제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제 생각에 완전히 동의하신 것 같은데요.”
--- p.205

슈퍼콜라이더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간이 어찌나 느리게 가던지,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을 다 내가 가진 느낌이었다. 그가 씩 웃었다. 그 작은 미소는 내가 이제껏 본 미소 중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이었다. 홍보용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기롭게 보이도록 연출된 미소가 아니었다. 근육에 힘이 제멋대로 들어가 얼굴이 망가져 버린 괴상한 미소였다.
--- p.223

각종 자료나 평가에서는 양자 역장을 만들거나 물질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그녀의 초능력이 공격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능력은 훨씬 더 악랄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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