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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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40g | 128*188*16mm |
ISBN13 | 9791160405224 |
ISBN10 | 1160405220 |
발행일 | 2022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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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40g | 128*188*16mm |
ISBN13 | 9791160405224 |
ISBN10 | 1160405220 |
프롤로그. 내가 나인 것을 잊지 않고 사는 일 1장.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눈이 멀지도 모르는 건 내 탓이 아니야 아빠도 위로가 필요한 사람인 거야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일 어린이병원이라는 세계 벚나무의 성실함을 아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나를 약쟁이라 놀리는 언니 마음이 예뻐야 예쁜 글씨를 쓴다? 나는 대안형 혁신학교에 다닌다 머리 묶는 의식 배추 네 포기, 쪽파 여덟 쪽 2장. 무언가를 인내해본 경험이 있나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병이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병 때문에 인생 망했다고? 잠을 잃어버린 밤들 라면 수집 여름방학의 순간 절대 억울해하지 말자는 약속 어떤 감도 버려지지 않는다 치악산 대추의 온도 사실 누나 아픈 게 싫었어 작은 흠집마저 사랑할 각오 무언가를 인내해본 경험이 있나요 15분만 버텨봐야지,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 기억할 거야,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웃음 3장. 마음이 꽉 차면 바다로 간다 네 원래 얼굴로 졸업사진 찍게 해줄게 봄이 싫었던 내게 봄이 보여준 것들 금요일 밤의 황당한 꿈 우울 노트 마음이 꽉 차면 바다로 간다 눈이 하얗게 멀면 아름다울까 수학을 푸는 기분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나무 그루터기의 충실함 갈비뼈를 조이고 엉덩이를 닫고 길치라도 상관없어 열여덟 그 나이 4장. 모서리를 들여다보는 일 죽음 다음에 더 잘할 수밖에 없구나! 눈물만 할 수 있는 말 병 일대기 외로움은 사실일까 현실일까 그래서 이게 내 잘못이야? 민들레 씨앗이 서로 만난다면 새 옷을 입는 기분 모서리를 들여다보는 일 취미로 그림을 그려요 여기서 빗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지? 살아남듯이 학교에 다녔다 회복까지도 투병이었네 고통스럽고 뜨거운 글쓰기 에필로그. 아름드리나무 그림을 완성하는 참을성 |
세상을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다른 사람의 고통의 크기를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고 주제넘는 일이지만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슬픔, 고통, 실패를 세상이 무너지게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상대적이지만 반대로 "어떻게 저렇게 의연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이 책을 읽다가 '원인불명의 병을 앓고 있는 19소녀'인 저자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자기소개
이 책의 제목인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는 저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멘트이다. 이 책 자체가 저자의 일기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한 권의 자기소개라는 생각이 든다. 19 소녀의 이야기가 이렇게 마음에 와닿을 줄 몰랐다.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저자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신채윤
2004년 출생. 노란색을 좋아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이나 카페처럼 따뜻한 곳에 앉거나 누워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2019년 9월,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제도 없고 언제 나을지도 알 수 없는 병, 타카야수 동맥염Takayasu's arteritis을 진단받았다.
책의 앞표지 안쪽 저자 소개 부분을 그대로 옮겼다. 평범한 여중생이었던 저자는 지금으로부터 3년쯤 전인 2019년, 중학교 3학년 때 타카야수 동맥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병은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 손에 꼽을 만큼의 환자가 있는 희귀 난치병이라고 한다.
아주 평범한 중학생이던 저자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판정을 받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의 제목은 저자가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말인데, 처음 만났을 때가 아니라 세 번째 자기소개를 할 때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오픈'하면서 하는 소개라고 한다.
세 번째 자기소개 때 나는 마스크를 벗고, 나의 다른 특징들을 소개하듯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웹툰을 즐겨 본다는 것을 말하듯이, 나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오픈'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음악은 시끄럽지 않은 걸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존경스러운 19세 소녀
한참 예민하고 민감할 중고 시절에 3년을 희귀병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면 보내면서 남긴 기록을 책으로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글에는 진정성이 가득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한껏 멋을 낸 글이나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담백하지만 참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저자의 필력도 엄청 좋아서 읽으면서 글 솜씨에 감탄이 가는 즐거운 글이다.
계속 숨을 쉬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고래를 좋아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웅크리고 있어도 고래는 고래야. 아파도 나아갈 거야. 지금 바닥에 엎드려서, 가슴을 쥐고, 통증에 몸부림치고, 과호흡으로 숨이 엉망이 되어도 나는 나야.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이 책의 가장 멋있는 부분은 '저자'라고 생각된다.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삶에 대한 태도가 무척 담담하고 희망적이다. 억지로 끌어올리는 텐션이 아니라 내면부터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참 멋있는 작가다. 아직 채 20살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에게서 어떻게 저런 깊이가 나오는지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마음이 가는 부분마다 플래그를 붙였더니 나중에는 책에 빼곡하게 수십 장의 플래그가 붙어있었다.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병'때문에 자신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적이 안 나오고, 시험을 잘 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순간에도 변명하지 않고 피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가짐은 웬만한 성인들도 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나이를 떠나서 굉장히 존경스러운 부분이었다.
난생처음으로 B와 C로 가득 찬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실패, 노력해도 불가능한 것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누군가는 안타까운 기색을 내비치며 "그건 네 성적이 아니야, 아팠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지..."라고 말했지만 나는 안다. 그것은 내 성적이다.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어쩔 수 없었어도 내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도망칠 수 없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저자의 인생관, 마음가짐, 의지가 모두 존경스럽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있으면 저절로 힘이 생기는 책이다. 작은 일들에 일희일비하고 호들갑 떨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저자의 밝고 긍정적인 강인함 덕에 책이 분위기도 그렇게 무겁지 않다.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이는 어리지만 참 멋있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아주 인상적인 책이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가 희귀병에 걸린 환자들 이야기였어요.
차라리 암이면 좋겠다고. 치료법도 있고 약도 있고. 이런 희귀질환은
근야 평생을 달고 살아가야한다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듯 합니다.
너무나 어린 시절 병이 찾아왔고 그 병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쓰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억울함. 인간이기에 안생길수 없겠지요.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당신이 삶에 너무 지치지 않도록.
힘내시길 가족분들도 힘내시길. 지치지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