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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리뷰 총점9.8 리뷰 30건 | 판매지수 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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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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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0g | 128*188*16mm
ISBN13 9791160405224
ISBN10 1160405220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내가 나인 것을 잊지 않고 사는 일

1장.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눈이 멀지도 모르는 건 내 탓이 아니야
아빠도 위로가 필요한 사람인 거야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일
어린이병원이라는 세계
벚나무의 성실함을 아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나를 약쟁이라 놀리는 언니
마음이 예뻐야 예쁜 글씨를 쓴다?
나는 대안형 혁신학교에 다닌다
머리 묶는 의식
배추 네 포기, 쪽파 여덟 쪽

2장. 무언가를 인내해본 경험이 있나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병이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병 때문에 인생 망했다고?
잠을 잃어버린 밤들
라면 수집
여름방학의 순간
절대 억울해하지 말자는 약속
어떤 감도 버려지지 않는다
치악산 대추의 온도
사실 누나 아픈 게 싫었어
작은 흠집마저 사랑할 각오
무언가를 인내해본 경험이 있나요
15분만 버텨봐야지,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
기억할 거야,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웃음

3장. 마음이 꽉 차면 바다로 간다

네 원래 얼굴로 졸업사진 찍게 해줄게
봄이 싫었던 내게 봄이 보여준 것들
금요일 밤의 황당한 꿈
우울 노트
마음이 꽉 차면 바다로 간다
눈이 하얗게 멀면 아름다울까
수학을 푸는 기분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나무 그루터기의 충실함
갈비뼈를 조이고 엉덩이를 닫고
길치라도 상관없어
열여덟 그 나이

4장. 모서리를 들여다보는 일

죽음
다음에 더 잘할 수밖에 없구나!
눈물만 할 수 있는 말
병 일대기
외로움은 사실일까 현실일까
그래서 이게 내 잘못이야?
민들레 씨앗이 서로 만난다면
새 옷을 입는 기분
모서리를 들여다보는 일
취미로 그림을 그려요
여기서 빗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지?
살아남듯이 학교에 다녔다
회복까지도 투병이었네
고통스럽고 뜨거운 글쓰기

에필로그. 아름드리나무 그림을 완성하는 참을성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병원의 하얀 바닥은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들반들하게 잘 닦여 있다. 그 바닥 속에는 현실 속 사람들이 발바닥을 맞대고 거꾸로 서 있다. 흐릿하고 얼룩덜룩한 그림자들을 보며 나는 병원에 오가는 사람들, 그들 각자의 사연과 무거운 한숨과 바쁜 발로부터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지 생각한다. 바닥 속에서 뒤집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그림자들은 지금 그 사람들을 괴롭히는 걱정에서 다 벗어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 p.31~32

아픔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같은 사람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와의 관계가 절대로 이전과 같지 않음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 아프면서 가끔 환자라는 위치가 참 편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전에 느꼈던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 들 때. 혼자가 아니어서 외롭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픈 것을 알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모두 아프다. 아픈 경험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 p.45

이 외출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다. 집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를, 이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나갔다가 돌아올 마음을 먹는 것. 힘든 순간이 지나가고 난 후를 즐길 수 있었던 것. 집에 왔을 때, 완벽하진 않아도 나름의 성공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픈 순간에도 살아가는 것이다. 점점 갈 수 있는 곳과 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는 것. 겁을 먹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 이 여름을 살아가고 있다. 힘겹더라도 온몸을 다해.
--- p.101

1년 간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고 가끔은 더 이상 헤어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난자당하는 듯했다. 병 때문에 놓친 것들은 선명하고 가까웠다. 돌고 돌아서, 무너진 마음을 몇 번이고 다시 쌓은 뒤에야 조금 솔직해질 수 있었다. 나는 아프기 싫다. 병에 걸리고 싶지 않다. 진단받기 전으로 돌아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해서 병을 막고 싶다. 악몽을 꾼 것처럼 말끔하게 잊어버리고 싶다. 나는 아픈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 p.104

병은, 병이 가져온 고통은 내가 이루려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 아니다. 이 고통을 ‘이겨낸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 끝나면 내가 이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병마와 싸워 이기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병에 의한 고통과 싸우지 않고 그냥 아픈 순간은 아프도록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걸까. (…) 나는 병과 함께 살고 있다. ‘병에 걸렸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이 있음을 알아두고 싶은 것이다.
--- p.135~136

“금방 나을 수 있어, 넌 의지가 강하니까”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려앉았던 가슴. 나는 내가 나을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주 가끔 예상하지 못한 고통과 차별로 불편할 때를 제외하곤 병이 이제 내게 조금 특이한 무늬의 점과 같이 받아들여진다. 이게 나야, 하고. 사람들은 낫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듯이 “넌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반항하게 된다. 병이 꼭 나아야 하나? 병에 걸려도 내가 이렇게 빛나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제 병은 안 나아요, 나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요” 하고 말해서 당황으로 얼룩진 그들의 얼굴을 구경하고 싶은 못된 마음이 고개를 든다.
--- p.159

그러니까, 절망할 수도 있었다. 병으로 인한 변화뿐만 아니라 병 그 자체를 안타까워하며 슬퍼할 수도 있었다.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남 탓을 할 수도 있었다. 괴로움에 몸부림칠 수도 있었다. 내가 포기하고 잃는 것들이 아닌 것보다 많다고 믿어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울고, 속상해하고, 우울해할 때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과 생각할 수 있는 것들, 말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고. 내 탓이 아닌 것과 남의 탓이 아닌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겠다고 노력했다. 우선 그러기 위해서, 거의 매일 아침 침대 정리를 하고 거의 매일 밤 일기를 썼다. 나를 놓지 않기 위한 싸움이었다. 곧 꺼질 촛불처럼 위태롭지만 밤새 켜져 있는 촛불처럼 강한 의지였다. 그래서 나는 담담하고, 그래서 나는 살고 있다.
--- p.20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병 때문에 놓치지 않으려 한다, 나의 ‘오늘’을
아픈 나도 나, 아픈 날도 인생이니까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픈 순간에도 살아가는 것이다


투병기를 주제로 한 대부분의 책은 병과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하며 그 병을 극복하는 스토리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일종의 지침서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자신에 대한 하나의 특징으로서 병을 받아들이고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속의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용기를 넘어서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한 여고생의 단단한 모습이 강렬한 울림과 감동을 선물한다.
신채윤 작가가 학교에 오랫동안 결석한 이유를 물어 온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을 때, 툭 하고 돌아온 말은 “그럼 네 인생 망했네?”였다. 저자는 이를 용납하면 안 되겠다는 일념 하에 그의 정강이를 힘껏 발로 차버리고, 그의 말이 “망하지 않았고 포기할 이유도 없는 내 인생에 대한 큰 무례”였다고 받아친다. 병을 앓는 시간이 단지 병을 이겨내기 위한 인고의 시간만은 아니기에, 아픔을 견디는 것 외에 다른 의미들을 찾고 거기에 집중한다. 저자는 굳이 병과 싸워 ‘이기려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아픈 나도 나, 아픈 날도 인생이기 때문에.

“병이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기어이 살아 기꺼이 살아내겠소!”
아픈 나의 '투병기' 말고 '성장기'


신채윤 작가는 자신의 예민한 몸 때문에 언제나 누군가의 걱정과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거기에 위축되지 않고자 끊임없이 다짐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가족의 사랑, 친구들의 응원, 의사 선생님의 격려에 힘을 받아 쉼 없이 굳건해진다. 저자의 언니는 ‘채윤이 혈압이면 농구선수 하겠다’, ‘약쟁이!’ 하는 시답잖은 농담으로 저자가 절망에 짓눌리지 않도록 유쾌함을 준다. 또 병원의 담당 의사 선생님은 저자가 온갖 약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을 때 “내가 너, 원래 얼굴로 졸업사진 찍게 해줄게”라며 귀한 약속의 말을 전한다.
이런 따스한 마음들에 힘입은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의 소수자와 약자들에게 시선을 주고 마음을 쓴다. 어린이병원 대기실에 앉아 진료 순서를 기다리며,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과 그들을 챙기는 부모를 조용히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병원 바닥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라도 그저 모든 걱정에서 다 벗어났으면, 하는 덧없지만 간절한 바람을 곱씹는다.
이렇게 작가는 ‘병의 진행’이 아니라 ‘치료의 진행’에 집중하며, 병에 절망하거나 괴로움에 몸부림치지 않기로 ‘결정’한다. 때때로 속상하고 우울한 순간들이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되뇌인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꼬박꼬박 일기를 쓰며 자신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다. 이런 통찰과 다짐들이 켜켜이 쌓여 작가는 매일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이 평범한 소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지고 단단한 어른으로 살아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미리 읽은 독자들의 추천평★

이 투병 일기가 책이라는 기록으로 남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하나에는 수많은 인내와 이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잘 살아보겠다는 열아홉 살 소녀의 맑고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_jina***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강한 마음을 지닌 걸 알게 된다. 내가 말하는 강한 마음은 어떤 위기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을 의미한다. _ming***

작가는 아픔을 과장하여 자신을 연민하지도 않고 반대로 축소하여 아무렇지 않게 낙관하지도 않는다.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_hyel***

‘타카야수동맥염’은 이름처럼 섬뜩하기도 했지만, 이 생경한 것이 이 소녀를 더 특별하게 할 수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병을 얻었지만 세상을 보는 더 큰 마음을 얻은 것이 애틋하고 기특했다. _arti***

자신을 어둠 안에 가두지 않고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걸음, 한걸음을 기록으로 남긴 글. _mind***

내가 원치 않았던 병 때문에 많은 환경 속에서 굴복해야 하는 날들과 현실이지만, 가라앉는 날들을 보내면서도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기 때문에” 해내고 싶은 것들이 있는 사람. _siny***

누구나 자기의 아픔을 가장 아파하면서 살아가기에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하는 것’ 뿐이라고, 그렇기에 일상의 웃음을 병이 망치게 하지 않겠다는 글이 어수선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_bast***

아이라고 말할 수도, 그렇다고 어른이라고 할 수도 없는 10대 후반의 나이에 ‘받아들이는 일’ 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참 놀랍다. _cham***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병에 대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작가에게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었다. _yony***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p****4 | 2022.12.0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저는 건강문제를 오래 전부터 겪어 왔었는데 “이렇게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구나”하면서 위로도 많이 받고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는 글쓴이로부터 많은 공감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생의 어린 작가분인데도 불구하고 사용하시는 어른스러운 단어와 때로는 나이에 맞는 순수한 표현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건강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오신 분;
리뷰제목
저는 건강문제를 오래 전부터 겪어 왔었는데
“이렇게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구나”하면서 위로도 많이 받고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는 글쓴이로부터 많은 공감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생의 어린 작가분인데도 불구하고 사용하시는 어른스러운 단어와 때로는 나이에 맞는 순수한 표현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건강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오신 분들, 이제 막 겪으시기 시작한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_ 신채윤 : 깊고 의연한 19세 소녀의 울림이 있는 에세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y | 2022.09.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세상을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다른 사람의 고통의 크기를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고 주제넘는 일이지만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슬픔, 고통, 실패를 세상이 무너지게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상대적이지만 반대로 "어떻게 저렇게 의;
리뷰제목

세상을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다른 사람의 고통의 크기를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고 주제넘는 일이지만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슬픔, 고통, 실패를 세상이 무너지게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상대적이지만 반대로 "어떻게 저렇게 의연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이 책을 읽다가 '원인불명의 병을 앓고 있는 19소녀'인 저자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자기소개

이 책의 제목인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는 저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멘트이다. 이 책 자체가 저자의 일기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한 권의 자기소개라는 생각이 든다. 19 소녀의 이야기가 이렇게 마음에 와닿을 줄 몰랐다. 이 책을 이야기하자면 저자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신채윤

 

2004년 출생. 노란색을 좋아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이나 카페처럼 따뜻한 곳에 앉거나 누워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2019년 9월,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제도 없고 언제 나을지도 알 수 없는 병, 타카야수 동맥염Takayasu's arteritis을 진단받았다.

책의 앞표지 안쪽 저자 소개 부분을 그대로 옮겼다. 평범한 여중생이었던 저자는 지금으로부터 3년쯤 전인 2019년, 중학교 3학년 때 타카야수 동맥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병은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 손에 꼽을 만큼의 환자가 있는 희귀 난치병이라고 한다.

 

아주 평범한 중학생이던 저자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판정을 받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의 제목은 저자가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말인데, 처음 만났을 때가 아니라 세 번째 자기소개를 할 때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오픈'하면서 하는 소개라고 한다.

 

세 번째 자기소개 때 나는 마스크를 벗고, 나의 다른 특징들을 소개하듯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웹툰을 즐겨 본다는 것을 말하듯이, 나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오픈'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음악은 시끄럽지 않은 걸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존경스러운 19세 소녀

한참 예민하고 민감할 중고 시절에 3년을 희귀병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면 보내면서 남긴 기록을 책으로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글에는 진정성이 가득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한껏 멋을 낸 글이나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담백하지만 참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저자의 필력도 엄청 좋아서 읽으면서 글 솜씨에 감탄이 가는 즐거운 글이다.

 

계속 숨을 쉬기 위해 일정 시간마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고래를 좋아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웅크리고 있어도 고래는 고래야. 아파도 나아갈 거야. 지금 바닥에 엎드려서, 가슴을 쥐고, 통증에 몸부림치고, 과호흡으로 숨이 엉망이 되어도 나는 나야.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이 책의 가장 멋있는 부분은 '저자'라고 생각된다.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삶에 대한 태도가 무척 담담하고 희망적이다. 억지로 끌어올리는 텐션이 아니라 내면부터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참 멋있는 작가다. 아직 채 20살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에게서 어떻게 저런 깊이가 나오는지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마음이 가는 부분마다 플래그를 붙였더니 나중에는 책에 빼곡하게 수십 장의 플래그가 붙어있었다.

 

치료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병'때문에 자신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적이 안 나오고, 시험을 잘 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순간에도 변명하지 않고 피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가짐은 웬만한 성인들도 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나이를 떠나서 굉장히 존경스러운 부분이었다.

 

난생처음으로 B와 C로 가득 찬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실패, 노력해도 불가능한 것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누군가는 안타까운 기색을 내비치며 "그건 네 성적이 아니야, 아팠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지..."라고 말했지만 나는 안다. 그것은 내 성적이다. '아픈 나'도 나였으므로. 어쩔 수 없었어도 내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도망칠 수 없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중에서

저자의 인생관, 마음가짐, 의지가 모두 존경스럽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있으면 저절로 힘이 생기는 책이다. 작은 일들에 일희일비하고 호들갑 떨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저자의 밝고 긍정적인 강인함 덕에 책이 분위기도 그렇게 무겁지 않다.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이는 어리지만 참 멋있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아주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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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그림을 좋아하고 병이있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나**마 | 2022.06.27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예전에 다큐멘터리가 희귀병에 걸린 환자들 이야기였어요.  차라리 암이면 좋겠다고. 치료법도 있고 약도 있고. 이런 희귀질환은  근야 평생을 달고 살아가야한다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듯 합니다.  너무나 어린 시절 병이 찾아왔고 그 병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쓰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억울함. 인간이기에 안생길수 없겠지요.&nb;
리뷰제목

예전에 다큐멘터리가 희귀병에 걸린 환자들 이야기였어요. 

차라리 암이면 좋겠다고. 치료법도 있고 약도 있고. 이런 희귀질환은 

근야 평생을 달고 살아가야한다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듯 합니다. 

너무나 어린 시절 병이 찾아왔고 그 병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쓰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억울함. 인간이기에 안생길수 없겠지요.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당신이 삶에 너무 지치지 않도록. 

힘내시길 가족분들도 힘내시길. 지치지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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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10.0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s****y | 2022.04.27
평점5점
연재 때부터 팬이었는데, 책으로 읽으니 또 새롭고 울림이 한층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w*****3 | 2022.04.25
구매 평점5점
눈물이 찔끔나서 마음이 너무 따뜻해져서 여러번 멈추고 여러번 코를 훌쩍였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p*****1 |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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