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4월 15일 |
---|---|
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608g | 140*210*32mm |
ISBN13 | 9788934975113 |
ISBN10 | 8934975113 |
발행일 | 2022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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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608g | 140*210*32mm |
ISBN13 | 9788934975113 |
ISBN10 | 8934975113 |
스티븐 킹의 <잠자는 미녀들>은 여성들에게만 발생하는 치명적인 전염병 '오로라 병'을 다룬다. 그 소설을 읽으며, 세상이 보다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 되기 위해서는 전염병은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 발병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현직 변호사로 작가로 이중생활을 하는 크리스티나 스위니베어드의 데뷔작 <엔드 오브 맨>은 킹의 상상력 반대편에 서있다. 치명적인 질병 '남성대역병'(Great Male Plague)은 숙주인 여성을 통해 감염되며, 치사율이 90%다. 걸리면 열에 아홉은 사망이요, 운 좋게 면역체를 가진 남자는 10%에 불과하다.
<엔드 오브 맨>은 코로나 직전 발표되었다.
소설은 전염의 과정대로 진행된다.
"원인 모를 발병 - 대수롭지 않은 초기 대응 - 급격한 확산 - 공포와 혼란 - 백신 개발을 비롯한 대응책 마련 - 새로운 뉴노멀 적응 - 백신 개발로 위험도 저하 - 뉴노멀 시대, 일상으로의 복귀"
이미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소설 속 묘사된 많은 상황들을 실제 경험했다.
코로나가 극심하던 시기, 사람들은 부모의 죽음 앞에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원숭이로부터 발생한 감염, 백신 개발의 지난한 과정, 지독한 상실감과 외로움, 재택근무...
치사율이 그래도 높지 않고, 남녀노소 거의 차별이 없었던 코로나와 달리 남성만 공격해 생존율이 겨우 10%인 남성대역병은 훨씬 고약하다. 그러니 그 결과는 아비규환 생지옥으로 그려진다.
실제 상황이라면 <엔드 오브 맨>은 가장 강력한 전염병일 것이다. 이름이 무엇이든 팬데믹은 다시 온다.
소방관, 경찰, 밴드 뮤지션, 테러리스트, 연쇄 살인범, 국회의원... 여전히 남성비가 높은 직군이다. 전염병이 퍼지고 얼마 안 가서 이들의 90%가 사라진다고! 보고할 상사도, 명령을 내릴 상관도 없다.
성비가 완전히 깨어진 사회, 외로운 여성들은 파트너로 동성을 찾을 수밖에 없다.
결핍이 생겨야,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우친다.
스위니베어드는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대부분 여성 화자들을 등장시켜, 팬데믹 시기의 모자이크를 다각도로 그린다. 최초 0번 환자를 접하고 이것이 전염병임을 간파한 응급의 어맨더, 미국에서 협조를 위해 발생지 영국으로 파견 온 병리학자 엘리자베스, 백신 개발에 혈안인 캐나다 바이러스학자 리사,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인류학자 캐서린, 팬데믹 기간 동안 배에서 분리된 생활을 한 남성 토비, 자신의 농장을 안가로 남자 젊은이들에게 내줘야 하는 모번, 필리핀 출신으로 싱가포르 부잣집 유모로 일하는 로자미...
세계 각국에서 이들의 사연이 반복, 취합되면서 시대의 벽화가 완성되는 구성이다. 의도대로라면 입체적이요,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게 많은 시선의 분산으로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작법이다. 데뷔 작가가 시도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인상이었고, 조금 가지치기를 해서 핵심 인물 3~4명으로 압축하여 이들에게 집중하고 그다지 비중이 없는 인물들은 이들의 사연 속에 녹이는 방식이 어땠을까 싶다. 사실 후반부는 소설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 굳이 알고 싶지 않은 후일담이 지리멸렬하게 늘어지는 느낌이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등장인물 역시 팬데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캐서린과 어맨더는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영화 <코코>의 주제는 여기서도 반복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먼저 떠나도,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다면 그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어머니는 홀로 죽어갔고, 그도 그 무렵 혼자 죽었다. 옆집 사람과 블로그에 의해 그저 스치듯 기억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최후, 시어도어의 최후, 앤서니의 최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나에게 연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정직하게 답할 것이다. 기억하기 위해. 나를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 405쪽, 캐서린
인류에게는 늘 다양한 위험이 존재했고, 그다지 체감되진 않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크나큰 사고가 일어난다. 전쟁, 내전, 자연재해, 전염병...
그럼에도 우리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한 줄기 빛을 보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뛰어난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야 할 때도 있지만, 결국 기댈 건 서로의 따스한 온기와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성차별과, 기술을 통해 신처럼 행세하는 남성의 능력을 토대로 지어지니 이 도시가
와해하고 있다.(page.95)
=>여성소설이라는 명백하게 드러나는 남성종말의 시대상을 표현한 문장.
그녀의 충고는 (죽어가는) 아이들보다는 나를 위한 것이었다.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앤은 아이들 곁에 있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침착함을 유지하며 현재에 머물라고 충고했따. 그들이 사라진 미래를 떠올리지 마.
과거에 뭔가를 달리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곱씹지도 마.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고통으로 점철되고 부서진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는 진정제가 되어줘.(page.99)
=>죽음을 앞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 완화
치료 전문의 친구로부터의 조언.
그는 심지어 우리가 아직 십 대이고 그러한 지혜를 넘볼 자격이 없던 때에도 사랑이
한바탕 불꽃놀이나 단순한 선언 이상의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은 한결같고
확고한 안정감입니다. 사랑은 당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당신이 혼자
가 아님을 아는 것입니다.(page.113)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세요. ‘최적화’나 ‘효율’같은 단어는 쓰지 마시고요. 단순하게
가세요. 둘째, 일은 곧 목적의식을 뜻해요. 아무리 하기 싫어도, 그건 아침에 몸을
일으킬 이유가 되지요. 일은 사람들에게 미래를 제시해요. 당장 미래가 없는 것 같을
때도요. 셋째, 여러 가지 직업이 사라졌어요....사람을 일하게 하고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것은 공산주의도 아니고 나라를 배신하는 것도 아니에요.“(page.278~279)
=>남자들의 죽음으로 사회시스템의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여성 징집령을 고민하는
정치인에게 주인공 던이 하는 말
수감생활을 마친 재소자들을 석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교도소-면회도 없고 교도
관들은 방역복을 착용한다-에 있으면 안전한 반면, 출소는 곧 사형일 수 있다. 참으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 ‘대대적’으로.(page.291)
=>남성들에게만 전염되며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남성대역병에 의해 세상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나는 능력보다 다양성을 우선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내 원칙은 늘 단순했다. 최고의
여성 지원자가 일자리를 얻는다. 백발백중 그녀는 최고의 남성 지원자만큼 우수
하거나 더 낫다.....최고의 과학적 발견은 절박함에서 생겨나지 않는다. 논리적이고
침착한 외골수의 집요함이 췋씬 더 경주에서 유리하다......기적이 아니다. 노력과
헌신과 독창성의 결과다. 기적은 쉽다. 일하는 것이 어렵지.(pgae.295~297)
=>여성연구원을 우선 채용해왔던 바이러스학자 리사. 그녀는 마침내 남성대혁명을
고칠 백신을 발명했다.
생존, 결혼, 부모 되기라는 그토록 평범한 꿈. 하지만 지금은 귀하고 드문 꿈.
(page.349)
=>2022년 현실세계의 우리들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다.
“나쁜 일과 좋은 일은 공존하는 법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열심히 좋은 것을 찾아내야
해요.”(page.350)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들은 우리의 이야기가 발화되는 방식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여성들의 대부분 남겨진 사람들이다. 삶이 산산조각 난 채로 남겨진
사람들이다.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을 하고,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주일에 엿새를 일하며, 사별의 고통을 짊어진채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page.460~461)
=>2032년, 가까운 미래에 남성대역병을 겪고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가는 시기. 남성
중심의 사회와 서사가 사라진 이후 여성 주도하에 기록되는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감상>
남성의 종말에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다양한 여성들이 치사율이 90%에
달하는 남성만이 희생되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겪게되는 아픔, 본인들의 업무에서
바라보거나 스스로가 주도해가는 변화된 삶의 모습, 미처 깨닫지 못했던 여성들이
남성사회에 갖고있었던 시각들이 흥미롭다. 본문이 460여 페이지에 달하지만, 등장
인물들 각각의 시선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읽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빛나는 여성들의 서사
여성들의 서사가 빛나는 SF 명작이 탄생했다. 이 책을 덮은 순간 뇌리에 떠오른 것은, 야심있는 수많은 작가들의 질투를 불러올 만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한 번쯤 이런 멋진 이야기를 써보고 싶지 않을까.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든 작가라면.
남성들만 공격하는 대역병이 세계를 강타하고, 지구상의 수많은 남성들이 죽어 나간다. 최초의 발병부터 시작해서 원인을 구명하고, 면역을 체크하고, 백신을 발명하고, 새로운 행정으로 나라의 기강을 잡는 것은 모두 여성들이다. 여성들의 힘이 삶과 세상을 나아가게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슬픔과 절망에 빠지는 것도 여성들이다. 남편과 아들과 아버지를 잃고, 몸을 가누기 힘든 슬픔과 지옥같은 절망과 분투하며 싸워야 한다.
이 책이 출판된 시기가 공교롭게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현재라니, 작가의 말에도 남겼듯 놀랍기만 하다. 팬데믹의 소용돌이가 삶의 모습들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가. 그 소용돌이 한복판을 살아가는 지금의 독자들은 이것이 터무니없는 허황된 소재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긴박하고, 재미있고, 공감이 가고, 그밖에도 수많은 감정들이 소환된다. 경탄하며 읽은 독자로서 책을 통해 우러난 감정들을 따라 주인공들 이야기를 해보자.
존경
어맨더가 등장할 때마다 ‘와, 저 멋진 주인공은 도대체…’하는 압도적 느낌이었다. 최초로 0번 환자를 진료한 의사 어맨더는 두 아들과 남편을 잃고도 냉철한 이성과 행동으로 세상을 위한 일을 계속해 나간다. 뷰트 섬으로 가서 발병의 원인을 규명해낸 끈기. 자신의 말을 무시하던 스코틀랜드 보건국. 결국 그 기관의 수장이 되어 활약하는 그녀는 모든 여성들의 롤모델이 될 만하다. 자신의 보고를 믿지 않고 묵살한 남자를 시원하게 해고해 버리는 장면과 상처 많은 캐서린을 다정하게 감싸고 위로하는(끝에는 캐서린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주는) 장면을 보라. 어떤 할리우드 영웅들보다 더 영웅적인 그녀에게 존경과 경탄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통쾌함
헬런의 이야기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녀의 남편은 남성 대역병이 시작되자 딸들과 아내에게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져 버리고, 몇 년이 흘러 본인에게 면역이 있다는 걸 알자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남편이자 가장 행세를 하려 한다. 그가 없는 동안 딸 셋을 혼자 힘으로 키우고 국가에서 재지정해준 ‘직업’에 성실히 종사하며 헬런은 스스로의 힘으로 가정을 지켜내고 삶을 개척해 간다.
“당신은 한번도 내가 쓸모 있는 인간이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적이 없어. 나는 요즘 일과를 마치고 퇴근할 때면 내 두 손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집에 와서 딸들을 볼 때면 여기가 바로 내 자리라고 느껴.”
통쾌함을 날리는 대사다.
헬런 편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술자의 목소리도 여운이 남는다.
“수가 줄었다고 그들이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건 아니다. 우리-여자든 남자든-는 모두 인간일 뿐이다. 단지 유전 법칙 혹은 운명의 장난으로 면역이 있다거나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일은 없다.”
시대나 나라를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삶의 주체성을 빼앗겨 왔던가. 철없는 남편 덕에 울고 상처받고 그림자같은 일생을 감내해온 것은 물론이고.
씁쓸함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리사 마이클 박사는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낸 위대한 과학자다. 하지만 철저하게 냉혹하고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지는데, 백신 판매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는 스스로 쌓게 된 부와 성취를 굳이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전세계인을 구했지만 전세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그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줄도 안다. 리사의 냉혹함에 씁쓸함을 느끼다가도 ‘맞아, 남자들도 야망과 과시욕에 사로잡혀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이들이 많은데, 왜 여자라고 그러면 안되지? 왜 여자들은 좀더 숭고해야만 한다는 편견이 있었지?’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부러움
미국에서 영국으로 날아온 당찬 아가씨, 엘리자베스에게 느끼는 감정이다. 스스로 인생의 돌파구를 찾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생존과 꿈과 열정과 사랑, 결혼까지 쟁취한 인물이다. 남성 대역병의 시대, 팬데믹의 공포가 세계를 휩쓴 시대에 엘리자베스는 모두가 부러워할 것들을 이루었다. 그렇다. 당찬 힘으로 낭만까지 손에 넣은 여주인공 한 명쯤은 우리 모두가 가슴 속에 품고 키울 수 있는 법이다.
놀라움
마리아 페레이라의 기사 속 주인공인 브라이어니 킨셀라는 대역병 이후의 세계 풍속도를 발빠르게 포착해 세계 최대의 데이팅앱인 ‘어댑트’를 창시한 CEO이다. 남성들의 수가 현저히 부족해진 세계에서, 여자들이 왜 남자들만 찾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작가의 상상력에 이마를 때리고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제발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이들이 이 대목을 읽고 커다란 깨달음을 얻기를.
(그밖의 영웅들에게 바치는) 찬양
조용하고 힘 있는 행정가 던 ? 그녀의 등장도 언제나 미소짓게 한다. 남자들보다 더 유능한 던이 승진 일로를 걸을 때마다 (흑인 여성이어서 더욱 그랬을까) 속에서 희열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당신은 이 책을 제대로 읽은 독자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바다를 2년째 표류하던 배에서 남편을 구해낸 영웅 프랜시스. 프랜시스의 끈기와 신념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사랑하는 남편 토비는 배 위에서 굶주려 죽고, 승객 중 소수의 생존자도 없었을 것이다. 프랜시스가 토비를 위해 벌인 위대한 일들은 다큐멘터리감이다. 여성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험난한 여정의 보고를 담은 저자이자 인류학자 캐서린 ? 어릴 때부터 부모 없이 자란 캐서린이 자기에게 전부였던 앤서니와 아들 시어도어를 잃었을 때, 그 상실감은 모든 독자들에게 전염되고 만다. 캐서린이 친구 피비를 질투하고 피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책을 읽어가며 조마조마하게 빌었던 것은 캐서린이 정신적으로, 무사하기를, 잘 버텨나가기를, 하는 바람 뿐이었다.
전 세계인을 위한 빛나는 여성들의 서사 ? 이 책은 인류와 코로나19라는 시의적절성 속에, 충격과 슬픔보다 희망과 위로를 준다는 점에서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보너스 하나 - 많은 나라의 인물들이 나오지만, 끝부분에 가서 대한민국 인물 한 명을 발견하게 되는 작은 기쁨도 맛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