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인류의 영적 스승이자 종교 지도자였고, 평화 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틱낫한 스님이 지난 1월 자신이 사랑했던 세계와 인류에게 작별의 인사를 전하며 지구별에서의 삶을 마쳤다. 그가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이야기, 《틱낫한, 지구별을 여행을 마치며》는 그 어느 때보다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지구별에 대한 생명과 사랑의, 깨달음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늘날 인류는 기후 변화와 불평등의 심화, 2년 넘게 이어지는 펜데믹으로 인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교차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미래의 세대에게 잠시 빌려온 지구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빼앗으며 온갖 해악과 파괴를 일삼았고, 그것이 현재의 갈등과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과 갈등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지구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며 우리를 사랑한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지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만들 뿐이다. 명상과 마음다함의 자세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스스로 이 순간에 존재함을 느끼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를 들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이토록 아름답고 경이로운 지구의 일부임을 깨달으며 불안과 두려움,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지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세요.
우리가 지구의 일부임을 깨닫는다면 아직 우리에게 기회는 있습니다!”
경이로운 행성,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틱낫한의 마지막 이야기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깨달음과 명상을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이란 지구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을 눈을 뜨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로부터 소원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 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으며, 우리의 육체가 지구와 우주 만물로부터 주어진 경이로움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지구와 미래 세대에 위해를 끼치며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힘이 우리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이해와 연민, 유대의 씨앗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가꾸어나갈 때 비로소 우리가 처한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 주변 사물의 진정한 본질을 바라볼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지구가 곧 우리 자신이며, 우주 만물이며입니다.”
나를 위한 깨달음을 넘어 우리 모두와 세계를 위한 깨달음으로!
지구별을 위한 다섯 가지 마음 수련의 길
틱낫한 스님이 이 책을 통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개개인과 세계, 지구 전체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명상 또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먼저 나 자신의 고통이 줄어야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손을 내밀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자신부터 일깨워야만 다른 이들에게도 깨달음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렇듯 깨달음은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개인의 깨달음을 통해 집단적 변화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세상의 변화가 찾아온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나와 미래 세대와 지구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어울려 존재함의 근본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지구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다섯 가지 마음다함의 수련법을 제시한다.
이 다섯 가지 마음다함의 수련법은 마치 북극성처럼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줄 윤리적 잣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길을 따라갈 때 우리는 이미 자신은 물론이고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변화와 치유의 길에 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지구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순간 당신은 이미 부처입니다.”
지구별에 다시 희망의 씨앗을 심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 세대가 지금껏 지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고 너무 많은 피해를 입히며 살아왔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여전히 지구는 여전히 자신을 스스로 치유할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를 치유해주기도 한다. 또한 모든 이와 모든 것 만물을 지탱하고 포용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안에서 지구와 하나로 연결됨으로써 비로소 우리도 치유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이끌어줄 올바른 영적 윤리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할 때,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거라고 이 책은 경고한다.
이 책에서는 지금 이 순간 이 경이로운 행성 지구에 시시각각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모든 생명체가 위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정치적 해법이나 법률에 의지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남아 있지 않다. 평화와 자각 깨우침이 언제나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듯이, 지구를 위한 변화 또한 우리 자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행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를 치유해줄 지구의 아름다움에 눈뜨고 고통을 겪고 있는 지구의 상황을 깨달으며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수련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위한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다.
팃낫한 스님은 언제나 한 사람의 부처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해왔다.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나가고 상처받은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깨달음으로는 부족하고 집단적 깨달음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류와 함께하는 삶을 마치며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이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도전을 계속해나갈 것을 우리에게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