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4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12쪽 | 262g | 117*189*14mm |
ISBN13 | 9791170400585 |
ISBN10 | 1170400582 |
출간일 | 2022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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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2쪽 | 262g | 117*189*14mm |
ISBN13 | 9791170400585 |
ISBN10 | 1170400582 |
“그런데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 어른들의 안데르센, 요른 릴 대표 소설 『북극 허풍담』 북극의 괴짜들이 ‘아랫것들’에게 전하는 혹독한 위트! 전화기는 꿈도 꿀 수 없고, 이웃집에 가려면 개 썰매를 몰고 며칠을 이동해야 하는 고립의 공간, 북극. 겨울이면 해가 뜨지 않는 긴 밤이 시작되고, 눈보라와 혹독한 추위를 일상처럼 겪어야 한다.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안온한 도시 생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영 생경한 공간이다. 그러나 『북극 허풍담』 시리즈는 북극이라는 공간을 선명하게 상상하도록 하고, 북극 사냥꾼들의 자유로운 일상을 꿈꾸도록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문학이 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일이리라. 경이로운 대자연과 홀가분한 생활을 찾아 북극에 온 사냥꾼들은 거친 기후와 고립감을 유쾌하게 격파하며 매일매일을 비범한 에피소드로 채워간다. 『북극 허풍담』 속 삶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냥꾼들 이야기는, 문명 세계에서 온갖 기계와 콘크리트 건물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상의 해독제이자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다. |
2022.06월의 세 번째
요른 릴 "북극 허풍담 1 " - 즐거운 장례식
새로운 유머와 풍자.
북극의 사냥 기지에서 사냥을 하고 겨울을 나는 그들만의 유머와 위트.
대자연의 질서 속에서 바라보는 아랫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한낱 아둥바둥의 그것으로 보일 뿐이다.
바람이 술술 들어오는 오두막이라도 향기로운 술과,허술하지만 따뜻한 음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삶.
문신이야기와 엠마, 수탉 알렉산드레 그리고 장례식의 이야기까지 정말 기상천외한 그들만의 이야기였다.
북극의 겨울은 절대 체험할 수 없는 상상만의 일상이기에 그 시기를 살아가는 사냥꾼들의 대화에 이렇게라도 참견을 해 본다.
시리즈로 여러 권이 발간 된 듯 한데 한 권씩 도장깨기 해 봐야겠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써온 역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여백을 메우는 일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을 거야. 수다를 떠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도 알게 될 테고, 배울 게 하나도 없다는 것도알게 되겠지. 그때는 북극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거야. 곤경에 처했을 때마다 늘 그렇게 해 왔거든. 왜냐고? 여기에 표본이 있어서야. 내가 장담하는데, 나하고 너, 낯짝, 그 밖의 다른 기지의 사냥꾼들은 모두 세계사의 훌륭한 표본이야.(p. 70)'
'서로 헐뜯고, 전쟁한 걸 죄다 기록해놓은 게 세계사니까. 염병할, 그런 짓거리로 정말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내가 내 모가지를 비틀 거야. 라스릴, 세계사란 온갖 전장에서 벌어진 살육을 애국심이나 명예 나부랭이로 포장해놓은 두꺼운 책이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몇 줄밖에 안 적혀 있어.( p. 71)'
'똑똑한 놈들과 멍청한 놈들이 한 통속이 되는 걸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거고. 물론 아랫마을도 아직 사냥꾼들은 있어. 하지만 놈들이 하는 사냥은 버러지 같은 짓거리야. 그 사냥의 성과도 세계사와 어울리지 않지. 반대로 우리는 역사의 중심에 서 있어. 몽둥이를 든 조상과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 우린 맞지도 않는 신발을 신고 굳은살이 박힌 발로 제자리걸음만 하는 저 아랫것들과는 다르거든.(p. 73)'
'북극에서는 늘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갖고 남의 의견을 배척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첫째,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흥미롭지 않은 생각은 없다. 둘째, 흥미로운 생각은 언제나 긴 대화를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대화는 토론으로 이어지고, 토론은 교훈을 남긴다. 이러한 이유로 사냥꾼들는 한센 중위의 계획을 단칼에 꺽지 않았다. 오히려 갑론을박을 펼치며 그가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도와주었다.(p. 105)'
#북극허풍담1 #즐거운장례식 #요른릴 #열림원 #철학자 #낭만주의자 #괴짜사냥꾼 #JørnRiel
<북극 허풍담 1> 어른들의 안데르센, 요른 릴 대표소설
개인적으로 보통 심각하고 스릴 있는 이야기를 주로 찾지만 가끔 웃음이 배어나는 재미있는 소설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은 ‘북극 허풍담’ 이라는 제목부터 어쩐지 위트가 느껴지고 표지의 이미지도 이미 웃을 준비를 하고 다가오라는 듯 유쾌한 모양을 하고 있다. 사실 해외의 작품들은 문화와 배경이 우리의 것과 조금 달라 유머 코드도 살짝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재밌게 보았다. 오래 전 읽었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다루고 있는 소재나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그 만큼 부담없이 재밌게 잘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북극 허풍담 시리즈는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책은 그 장편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어른들의 안데르센 이라 불리는 저자 요른 릴은 자신이 직접 겪은 체험과 사냥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실 애초에 출간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었는데 우연히 북극의 사냥꾼들에게 책을 파는 상인의 손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출간되고 놀라운 성공을 거두게 됐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보면 정말 세상에 나올 이야기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해야 할지. 그럼 과연 북극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이미지로 북극은 펭귄이나 흰 곰이 살고 있고, 하얀 눈, 차가운 얼음으로 뒤덮인 광활하고 휑한 곳이 연상 된다. 문명과의 단절은 당연하기에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물론 어렵고 이웃집에 한번 가려고 마음먹어도 개 썰매를 끌고 며칠을 이동해야 하는 공간이라니. 도무지 상상이 안가고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도 안 된다. 이런 의외의 공간에서 북극 사냥꾼들은 경이로운 대자연의 세상에서 꽤나 독특한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10편의 단편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간혹 옴니버스처럼 등장인물이 겹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소소한 나름의 재미요소라고 볼 수 있다. 빵빵 터지는 웃음보다는 유쾌한 재미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남극이라는 미지의 공간이 상상이 되고 진지한 상황임에도 웃음이 나는 취향저격의 웃음 코드가 느껴졌다. 살짝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보이긴 하는데 그래서 어른들의 안데르센이라는 별칭이 붙었나 싶었다. 소설이 주는 그 나름의 재미 포인트가 충분히 있으니 거부감 없이 접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제목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 책이다. 북극에다 허풍이라니. 게다가 부제로 딸려있는 것이 ‘즐거운’, ‘장례식’이다.
북극,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려 든다. 원래 추운 지역에 ‘이야기’가 넘친다. 왜? 추우니까. 추우니 사람들이 모인다. 밖은 춥고, 따뜻한 곳에 모인 사람들이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속된 말로 ‘노가리 까는 것’ 말고 따로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이야기가 무르익고, 그 이야기가 글이 되고 소설이 되면서 문학이 된다.
이 책은 딱 그런 특성을 담고 있는 책이다. 추운 지역에 살다 보니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넓지 않다. 갈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다. 그 제한성을 사람들은 상상력으로 채웠다. 상상력? 좋은 말로 상상력이지 속된 말로 하면 ‘허풍’이다.
허풍으로 무장한 북극의 이야기꾼들 안톤, 벨프레드, 매스 매슨, 비요르켄, 얄, 로이비크, 낮짝, 라스릴, 닐스 노인 등등. 인구 밀도가 낮은 곳이라 가장 가까이 있는 이웃이 4,50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기꺼이 개쓸매를 타고 달린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북극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자세히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압권은 당연히 ‘즐거운 장례식’편이다.
로스만에서 로이비크와 함께 살던 얄이 갑자기 죽어 치르는 장례식 이야기는 한편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속에는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친구의 죽음을 얼마나 아쉬워하는지가 농담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모르긴해도 감당할 수 없다보니 오히려 그렇게 해탈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사냥꾼 로이비크와 얄은 함께 살면서 교대로 주방일을 했는데, 하필이면 교대 날 하루 전날 얄이 죽고 말았다. 로이비크는 ‘내가 요리 담당일 때는 돼지처럼 처먹기만 하더니 요리 담당 하루 전에 죽는 반칙이 어디 있냐’며 죽은 얄을 힐난한다. 얄은 눈도 못 감고 죽어 차가운 마당에 널브러져 있는 상태였다. 로이비크는 낑낑거리며 얄을 실내로 끌고 들어가 의자에 앉혀 놓는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러고는 온갖 소리를 다 한다.
“8리터나 남은 화주를 혼자 먹을 수 있어 기쁘네 친구”
“혼자 몰래 먹기 위해 창고에 숨겨둔 돼지고기 통조림 세 개를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게 됐네 친구야
”이제 조준경이 달린 새 사냥총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어.“
얄의 장례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날이 밝자 로이비크는 얄을 개 쓸매에 태우고 꽁꽁 묶는다. 얄의 입에는 생전에 그가 좋아했던 담배 파이프를 물렸다. 얼핏 보면 살아 있는 사람 같다. 로이비크는 얄을 데리고 생전에 함께 어울려 사냥도 하고 술도 마셨던 친구들을 찾아간다.
죽은 얄을 쓸매에 태운 채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장례식 때 필요한 관과 술, 음식들을 약족받아 온 뒤 마침내 장례식이 열린다. 장례식은 긴 탁자 상석에 얄을 앉히고, 마치 얄이 살아 있는 것처럼 온갖 농담을 던지며 술을 마시는 것으로 진행된다. 그러다가 따뜻한 기온에 얄의 몸이 녹으면서 쓰러지려고 하면 사람들은 얼른 얄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한참 동한 앉혀 두었다. 그러다가 다시 꽁꽁 얼면 안으로 데려와 상석에 앉혀 놓고 술을 마셨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동안 장례식이 이어졌다.
이 책은 시종일관 허풍과 농담으로 버무러진 북극 이야기지만 그 속을 관통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우정과 사랑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