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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리뷰 총점9.9 리뷰 29건 | 판매지수 1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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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2g | 135*200*15mm
ISBN13 9791160808476
ISBN10 1160808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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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윤성희 소설가, 박연준 시인, 이다혜 작가, 오지은 음악가 추천!

일흔을 이른 나이로 여기며 치열히 살아간 한 여성의 기록
〈실버 취준생 분투기〉 작가 이순자의 유고 산문집 출간!


“그는 ‘가능성’과 ‘도전’이 젊은 사람에게만 속한 단어가 아님을,
세상엔 더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함을 증명했다.”
-시인 박연준의 추천사 중에서

나이 듦과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생의 마지막까지 희망하고, 사랑하고, 살아가기 위해 온몸으로 분투했던 이순자 작가. 연민과 사랑,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으며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를 담은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와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지난해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실버 취준생 분투기〉로 많은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을 시작해 황혼 이혼 후 62세에 취업전선에 나선 경험을 담았다. 작가는 청각장애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글을 통한 연결을 오래 갈망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수상 후 영면했다.

그의 노트북에 남긴 시와 산문, 소설에는 생의 마지막까지 삶에 분투하면서도 이해와 포용의 자세로 이웃을 보듬고,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목소리가 더 많은 이에게 가닿게 하고자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비롯한 작가의 글을 모아 유고 산문집을 출간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목차

서문

어머니의 유고집을 펴내며 4

1부 결핍이 사랑이 될 때
은행나무 그루터기에 깨꽃 피었네 14
고통, 그 인간적인 것 21
무늬만 천사 26
나는 경계인이다 31
1970년대 명동성당 젊은이들 41
빗나간 오지랖 48
첫사랑 55
칼잡이 새댁 62
부부, 그 이름의 다정함 66
이별을 위한 만남 73
우리 막둥이 삼촌 79
나의 삶 나의 문학 85

2부 내 인생에 가장 큰 선물
순분할매 바람 났네 90
길 떠난 효심(孝心) 103
마지막 구걸 107
탁란(托卵) 111
선물 116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122
배려에 대해서 128
공정한 사회 133
아직은 누군가의 든든한 벽이고 싶다 139

3부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실버 취준생 분투기 146


4부 보도블럭 사이에 핀 민들레꽃처럼
돌봄 200

나가는 글 제 꿈으로 놀러 오세요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240

추천사 247
윤성희 소설가, 이다혜 《씨네21》 기자, 박연준 시인, 오지은 음악가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실버 취준생 분투기」의 작가가 온몸으로 쓴 이야기
도서1팀 김유리 (asalighter@yes24.com)
2021년 한 신문사에서 주최한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작품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라는 제목의 산문이었다. ‘취직이 어려운 시대, 실버 취준생은 무엇일까?’ 단순히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가 글의 마지막엔 지하철에서 흐느껴 울었다. 시인 김수영이 그랬다. 시는 ‘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이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그 격언이 직관적으로 와닿는 글이었다. 온몸으로 직접 겪고 분투하여, 고통을 감내해가며 쓴 글. 종갓집 며느리로 살아오다 예순아홉의 나이에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황혼 이혼을 택한 그녀가 삶의 모순을 다 감내하며 써낸 글이었다.

한국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유복자로 태어난 이순자 작가는 설상가상으로 청각 장애도 있었다. 장애로 취업이 쉽지 않았고, 그 때문인지 배움도, 첫사랑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없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지만,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며느리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이북에서 이룬 집안은 항상 친척들로 분주했고, 며느리의 역할을 해내야 했던 그녀는 매일 상을 치우고 밥을 차려냈다. 그러면서도 봉사활동을 20여 년간 하면서 세상에 관한 애정을 잃지 않았다.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였던 그녀의 삶은 남편의 외도로 인한 이혼으로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절망과 고통이 찾아왔고, 세상 앞에서 어느 새 그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버렸다.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딸은 공부를 권했다. 그녀가 미루어오기만 했던, 그 좋아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라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괴로울 때, 자신을 꿈꾸게 해줄 ‘글’을 만나게 되었다.

이순자 작가는 사이버대학교의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해 글을 쓰고, 발표했다. 글은 글이었고, 그녀는 부지런히 「실버 취준생 분투기」 속의 생활도 맞닥뜨려야 했다. 공장, 청소 일, 요양보호사 등 황혼의 나이에 힘든 일을 하면서도 퇴근 해서는 글쓰기를 하루도 놓지 않았던 이순자 작가의 일화를 이번 산문집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1970 년대 명동성당, 시티즌 주식회사의 일화 등에서 그녀의 삶의 태도가 어디서 나왔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자기 자신보다 ‘오지랖’으로 타인에 관한 이해와 사랑이 앞섰던 그녀에게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딸로, 어머니로, 이웃으로 살아온 이순자 작가의 진솔한 문장들은 지금 내 자신의 자리를 다시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차마 알 수 없었고, 가려져 있었던 황혼의 무게와 노동, 그리고 항상 빛나던 그녀의 호기심까지. ‘삶의 답답한 경계를 허물 수 없어 오늘도 글을 쓴다’고 고백했던 이순자 작가는 문학상을 수상한 한 달 뒤, 고인이 되었다. 너무 늦게 만난 이 반짝이는 작가의 문장들과 성찰을 많은 독자들이 알아 봐주길 바란다. 저절로 폈지만, 고순 냄새를 풍기는 깨꽃 같은 글들을.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장례를 치른 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출판사와 언론사에서 연락이 쏟아졌습니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에 당선된 〈실버 취준생 분투기〉가 뒤늦게 SNS와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모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크고 작은 문학상을 타며 창작의 결실을 얻고, 시나리오 작업으로 더 큰 꿈을 꾸고 계시던 때에 돌아가셨습니다. 살아 계셨다면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향한 독자들의 관심에 가슴 벅차셨을 겁니다. 하지만 유가족으로서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대중의 주목이 두려웠습니다. 어머니의 삶을 담은 이야기가 자칫 조각조각 자극적으로 편집되고 왜곡될까 봐,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이용될까 봐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지요. 책 출간을 염원하셨지만, 당신 손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글이기에 ‘어머니가 이 글을 출판하기를 원하셨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어머니 글의 힘은 솔직함과 사랑에서 오는 듯합니다. 어머니는 결핍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가난했으나 사랑을 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마음에 누구보다 솔직했기에 눈치를 보거나 세상의 굴레에 갇히지 않았지요. 당신의 경험과 생각, 때로는 소박하지만 당신에게는 절실한 것조차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일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가장 소외된 자였으나, 단순함과 따스함으로 세상의 견고한 아성을 비틀고 그 위에서 자유로이 뛰놀았지요.
--- p.5~7 「어머니의 유고집을 펴내며」 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팔짱 끼고 새벽 산책을 나온 길. 평창강 줄기 따라 우뚝 솟은 삼각산 능선 위로 붉은 해, 불쑥 떴다. 가끔 팔랑팔랑 뛰어오는 내가 보인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안 와도 좋으니 아프디 말고 건강하게 잘 살그라. 니 119실려가구 가심이 얼매나 아프등이…….”
할머니가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남방 윗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석 장이었다. ‘맛난 거 사서 먹고, 아프지 말라’며 등 두드리는 할머니. 오래 묵은 지폐에서 할머니 냄새가 났다. 명절에 다녀간 자녀들이 준 용돈이리라. 은행나무 같은 두 분 팔짱 끼고 가운데 서서,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p.19~20 「은행나무 그루터기에 깨꽃 피었네」 중에서

주 4일을 병동에 갔다. 환우들은 하루하루 통증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는 쓸데없는 위로의 말보다 침묵하며 같이 아파해주는 것이 필요했다. 밝은 모습을 보이려 애썼고, 나의 심장병 투병기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을 표하고자 노력했다. 환우들은 이런 나를 좋아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발 마사지를 배웠다.
“아, 뭐야? 오늘은 마사지 없어요?”
불면의 밤을 보낸 환우들이 나를 보면 마사지하기 좋은 포즈를 취하고는 이렇게 물었고, 그럼 나는 “그럴 리가?”라고 맞대응하며 환우들과 편하게 지냈다. 마사지를 받은 환우는 곤히 잠들곤 했는데, 환우가 잠든 사이 보호자를 쉬게 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하루하루 통증과 사투를 벌이는 환우들을 보며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나를 버리려던 생각은 사치였다.
--- p.21~22 「고통, 그 인간적인 것」 중에서

우리는 한 주에 한 번 성당 입구에 있던 성모병원과 산업재해병원으로 자원봉사를 갔고, 한 달에 한 번은 성라자로마을로 울력 봉사를 다녔다. 산업재해병원에는 전신주 작업을 하다 감전되어 치료받는 한국전력 직원들이 많았다. 그중 한 분은 그 정도가 심각해 팔꿈치 위와 무릎 위를 절단했다. 20대의 나이로 그 지경이 되었으니 그분이 나쁜 생각을 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죽으려 해도 죽을 수가 없자 그분은 몸을 굴려 침대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자살을 방지하고자 의료진은 그분을 자주 침대에 묶어놓았다. 그분이 고통스러워하는 만큼, 그분을 돌보는 수녀님 또한 늘 마음 졸이며 걱정하셨다.
가브리엘라 자매와 병실을 방문한 어느 날이었다. 그분이 나를 불렀다.
“손톱 좀 깎아주실라우?”
나는 당황했다. 손발이 없는데 어찌 손톱을 깎을 수 있겠는가? 침착해야 했다. 가방에서 손톱깎이를 꺼냈다.
“손톱부터 깎아드릴까요, 발톱부터 깎아드릴까요?”
덜덜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고 다가가자 그분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 머리부터 깎아야겠네.”
--- p.42~43 「1970년대 명동성당 젊은이들」 중에서

고단한 세상살이에 누구의 삶이 시가 아니며, 누구의 삶이 수필이 아니며, 누구의 삶이 소설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생김이 다 다르듯 삶의 형태도 다 다르다. 각기 다른 삶을 엿보는 게 문학이 아닐까. 이제 쉰 중반에 들어서며 내 안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고 여기 이렇게 달려나가고 있다.
시 나와라, 뚝딱. 수필 나와라, 뚝딱. 소설 나와라, 뚝딱. 뚝딱, 뚝딱.
--- p.87 「나의 삶 나의 문학」 중에서

이제 내 나이 예순아홉. 내년이면 일흔이 된다. 늘그막에 먹고살려고 학력과 이력을 속인 내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결혼 후 시어른들을 모시고 남매를 낳아 기르는 동안 한 번도 나 자신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그 벌을 60대 초반에 톡톡히 치렀다. 종갓집 맏며느리로 온갖 일 다 겪으면서 그 고초가 나의 몫이라 여겼다. 명절이면 100명의 손님을 치렀고, 시동생 결혼식 음식도 시할머니 상을 당했을 때도 집에서 300명 손님을 혼자 치렀다. 심지어 시외삼촌 상을 당했을 때도 그 집 딸과 며느리는 방 안에 앉아 울기만 해 그 많은 손님 수발을 혼자 드느라 상이 나던 날 쓰러졌다. 그 시절에는 관혼상제를 다 집에서 했다. 하다못해 친척들 돌, 백일, 약혼식, 결혼식까지. 시댁은 물론 시할머니의 친정, 시어머니의 친정 일까지 불려 다녔다. 그곳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내 인생이었다. 그리고 그 일들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 「실버 취준생 분투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윤성희 소설가, 박연준 시인, 이다혜 작가, 오지은 음악가 추천!★

일흔을 이른 나이로 여기며 치열히 살아간 한 여성의 기록
〈실버 취준생 분투기〉 작가 이순자의 유고 산문집 출간!


“그는 ‘가능성’과 ‘도전’이 젊은 사람에게만 속한 단어가 아님을,
세상엔 더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함을 증명했다.”
―시인 박연준의 추천사 중에서

나이 듦과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생의 마지막까지 희망하고, 사랑하고, 살아가기 위해 온몸으로 분투했던 이순자 작가. 연민과 사랑,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으며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를 담은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와 유고 시집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지난해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실버 취준생 분투기〉로 많은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을 시작해 황혼 이혼 후 62세에 취업전선에 나선 경험을 담았다. 작가는 청각장애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글을 통한 연결을 오래 갈망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수상 후 영면했다. 그의 노트북에 남긴 시와 산문, 소설에는 생의 마지막까지 삶에 분투하면서도 이해와 포용의 자세로 이웃을 보듬고, 자기 존엄을 품위 있게 지켜낸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목소리가 더 많은 이에게 가닿게 하고자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비롯한 작가의 글을 모아 유고 산문집을 출간한다.


고통 앞에서는 용기를 냈고,
이웃과 소외된 자들의 곁에 섰으며,
백지 앞에서는 가장 솔직했던 작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이순자 작가가 글로 옮긴 삶의 몇 국면이
내가 외할머니, 어머니의 삶을 통해 익히 알던 것과 닮아 있었다.”
―《씨네21》 기자 이다혜의 추천사 중에서

이순자 작가는 4대가 함께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으며, 20여 년 넘게 호스피스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 황혼 이혼 후 평생 하고 싶던 문학을 공부하고자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작가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에세이와 소설, 시를 향한 창작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된 유고 산문집에서 그는 어릴 적 가난했던 시절부터 봉사의 삶을 살기 시작한 청년 시절을 지나 황혼의 나이에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면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가 가난하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몰래 사준 신앙촌 카스텔라를 윗도리 앞섶에 숨기고 언니들이 하교할 때까지 기다리던 기억(〈무늬만 천사〉)부터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타인과 소통하기 어려웠던 장면들(〈나는 경계인이다〉), 1970년대 명동성당에서 운동권 학생들과 시위하던 날들과 성모병원과 산업재해병원으로 자원봉사를 갔던 추억(〈1970년대 명동성당 젊은이들〉), 당시 성수동에 있던 시티즌 주식회사에서 노조 설립에 앞장섰다가 형사에게 끌려갔던 일(〈빗나간 오지랖〉)까지……. 자신의 고통 앞에서는 물론 이웃과 소외된 이들 곁에서 가장 큰 용기를 냈던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유가족 기억 속의 저자는 “결핍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가난했으나 사랑을 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때론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함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작가 앞에서만큼은 “마음 깊이 감춰놓은 삶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그가 만난 가족과 이웃의 고통과 상처는 작가 마음속에 깊이 들어갔다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부모 없이 자란 삼촌의 너른 가슴, 열입곱에 시집와 남편을 잃고 ‘씨받이(대리모)’를 해야 했으나 생의 의지와 사랑을 잃지 않은 평창 할머니(〈순분할매 바람났네〉), 가슴으로 낳아 기른 아이들의 부모를 대신하는 언니의 삶(〈탁란〉), 젊은 시절 도움받은 기억으로 불구가 된 한 여성의 곁을 지키는 한 남자의 모습(〈돌봄〉)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가슴 깊이 담아둔 자신과 우리 이웃의 이야기, 사람과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 들은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방향키가 되어줄 것이다.


유고집 출간을 결정한 데에는 〈실버 취준생 분투기〉에 달린 수많은 댓글의 힘이 컸습니다. 독자들은 힘든 삶에도 어머니가 지켜낸 곧은 심성과 따뜻한 시선, 특유의 위트와 희망을 읽어내주셨습니다. 또한 어머니의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이웃에게 시선을 돌리며, ‘삶’과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을 수 있었다며 진심 어린 추모를 전해주셨습니다. 일흔의 나이에 작가로서 꾸는 꿈 또한 응원해주셨지요. 청각장애로 늘 타인과의 소통을 갈망하셨던 어머니께서 진정 원하던 대화가 이 한 편의 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사랑받지 못했기에 더 사랑할 줄 알았던, 가지지 못했기에 더 채워줄 줄 알았던 이 작은 이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외롭고 허기진 마음을 위로하리라 믿습니다. 저는 그 위로를 가장 먼저, 크게 받았습니다. 제가 받은 마음을 더해 어머니의 유고집을 조심스레 세상에 내놓습니다.
―서문 〈어머니의 유고집을 펴내며〉 중에서(6~8쪽)


누구를 이해한다는 일은 이다지도 어렵다. 이 벽은 나 혼자 노력한다고 허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 이 삶의 답답한 경계를 허물 수 없어 오늘도 글을 쓴다. 글은 나의 탈출구다. 나의 슬픔, 나의 한탄, 나의 목마름, 나의 안타까움. 하지 못한 많은 말을 글로 토해내며 글로나마 나를 위로한다.
―1부 〈나는 경계인이다〉 중에서(38~39쪽)


당시 나는 신부님의 부탁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구결핵요양원에 봉사를 가려다 집안의 반대로 주저앉은 상황이었다. 마냥 놀 수는 없어 언니의 의상실 일을 도왔지만, 양재 일은 나와 맞지 않았다. 1년쯤 지나자 숨이 막혔다. 그때만 해도 내 나이에 새 직장을 얻기가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시티즌 주식회사 이사실에 사무직으로 취직했다. 일본에서 유명한 시계업체인 시티즌은 우리나라에도 수입이 많이 되고 있었다. 내 초봉은 3만 원대였고, 공장 노동자 임금이 2만 원이 채 안 됐다. 노동자들은 그 적은 돈으로 둘이나 셋씩 짝을 지어 자취하고 시골집에 얼마간의 돈을 부치거나 동생이나 오빠 공부를 시켰다. 아침을 굶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으로 배를 채우는 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친구가 많았다.
―1부 〈빗나간 오지랖〉 중에서(49쪽)


"우리가 환갑을 넘기고도 취준생일 수 있음을,
생존만이 아니라 꿈을 위해 일할 수 있음을 작가의 글에서 새삼스럽게 배웠다"
―《씨네21》 기자 이다혜의 추천사 중에서

노인, 여성,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인으로서
자신이 선 그곳을 당당하게 응시한 〈실버 취준생 분투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생존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사람과 사회의 부당함을 직시하면서도 자기 존엄을 지켜왔다. 또한 사람을 향한 공감과 이해, 배려와 사랑의 태도를 놓지 않았다. 아현동 재래시장의 어느 한 가건물에서 외국인 노동자 여성들과 수건을 개고, 백화점과 마트의 청소일을 하며 자신과 동료들이 겪는 고난한 노동환경에 대해 누구보다 냉철하게 이야기한다.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돌볼 때는 환자와 보호자의 뒤틀어진 행태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그들이 겪은 삶의 고난과 사회적 제도의 한계를 함께 짚어냈다(〈실버 취준생 분투기〉).
예순아홉,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저자는 “기초생활이 해결되니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라며,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라는 문장으로 창작의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수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영면했다. 유고원고는 그가 살아오면서 가슴에 깊이 담아둔 자신과 우리 이웃의 이야기, 사람과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으로 가득했다. 그는 떠났지만, 경제적·사회적 약자로서,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인으로서 녹록지 않은 삶에서도 끊임없이 희망하고, 사랑하고, 살아가고자 분투했던 그의 시간이 글에 남아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책이라는 옷을 입고 세상에 나와 더 많은 이에게 가닿고자 한다.


일반적인 수화 교육만으론 청각장애인들과 소통하기 어렵다. 그들의 수화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육화와 사투리가 있다. 그걸 배우는 게 수화 배우기보다 어려웠다. 그들과 몇 년 함께 생활하기 전에는 그것을 배울 수가 없다고들 했다. 3년을 열심히 배우고 그들과 어울리고자 노력했으나 결과는 미미했다. 처음 수화를 배울 때는 제대로 배워 수화 통역을 할 계획이었지만, 애초에 내 청각 기능이 좋지 않아 이 또한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비장애인 사회에도 장애인 사회에도 편입되지 못하는 경계인이었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설 곳이 없는 나는 점점 지쳐갔다.(……) 이 삶의 답답한 경계를 허물 수 없어 오늘도 글을 쓴다. 글은 나의 탈출구다. 나의 슬픔, 나의 한탄, 나의 목마름, 나의 안타까움. 하지 못한 많은 말을 글로 토해내며 글로나마 나를 위로한다.
―1부 〈나는 경계인이다〉 중에서(36~39쪽)

하고 싶은 말이 가슴속에서 제멋대로 찧고 까부른다. 혼자 품기 아까운 삶의 이야기를 토해내고 싶은 열망으로 오늘도 머릿속은 바쁘다. 그것이 시로, 수필로, 소설로 녹아나기를 기대한다. 나의 문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온 수많은 경험은 젊음으로 살 수 없는 밑천이 되리니. 오늘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끌어내지 못하고 끙끙거릴지라도, 어느 날 문득 진한 가래 뱉어내듯 내 안에서 곰삭은 상처가 툭 튀어나오리라. 고단한 삶의 끄트머리에서 나를 치유하는 시원한 은단 향으로 피어나리라. 비록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지 못할지라도 그것은 분명 펄떡이는 내 삶이요, 행복이다. 그러니 나의 글은, 영원히 헤쳐나가야 할 내 인생 바다에 띄우는 마지막 돛단배가 되리라.
―1부 〈나의 삶 나의 문학〉 중에서(87~88쪽)

황혼이혼으로 나는 이 역할로부터 해제되었다. 남편의 퇴직금으로 지은 건물을 포기하면서까지 이혼을 택했던 이유는 오직 남편으로부터의 자유였다. 대학생 남매를 데리고 나온 나는 이미 내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쩌면 나를 찾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생 하고 싶던 문학 공부를 하려고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나의 늦은 공부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글쓰기보다 호구지책이 먼저였다. 그것이 취업 분투기가 나온 배경이다.
언젠가 나는 글쓰기 수업에서 아이러니가 어렵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의 삶이 아이러니다. 예순을 넘기고 취업 전선에 뛰어든 나의 직업 분투기는 치열했다.
―3부 〈실버 취준생 분투기〉 중에서(197~198쪽)

일흔을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이른이다. 이른(일흔) 전(前) 나의 분투기가 이른(일흔) 후(後) 내 삶의 초석이 되길 기원한다. 많은 경험이 글이 되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기초생활이 해결되었으니,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 사방 벽 길이가 다른 원룸에서 다리미판 위에 노트북을 펼쳐놓고 글을 쓴다. 하나, 둘 작품을 완성하는 기쁨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이른 결심을 축하받고 싶다.
―3부 〈실버 취준생 분투기〉 중에서(198쪽)


“어쩌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 책의 작가에게 그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고순 냄새 풍기고 가삐리면 어떻게 하냐고.”
―소설가 윤성희의 추천사 중애서

자기 존엄을 지키며 창작의 열의를 불태운 작가 이순자,
그가 세상에 남기는 처음이자 마지막 유고집!


윤성희 소설가, 박연준 시인, 이다혜 기자, 오지은 음악가는 이 책을 먼저 읽고 추천글을 통해 그 감동을 나눠주었다. “이렇게 고순 냄새 풍기고 가삐리면 어떻게 하냐”라며 세상에 없는 작가에게 인사를 건넨 윤성희 소설가는 “이 책을 읽고 매일 다른 할머니가 되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더불어 빈 그릇과도 같은 이 책에 담긴 “수십 명의 사람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기를 권한다. 박연준 시인은 “정직하고 성실한 문장”이 “젠체하는 법 없이 빛난다”라며, 이 책이 “‘가능성’과 ‘도전’이 젊은 사람에게만 속한 단어가 아님을, ‘세상엔 더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함을 증명했다”라고 전했다. SNS에서 이 글의 존재를 알린 이다혜 기자는 이순자 작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을 누구보다 애틋한 마음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그는 “당신이 이 책을 읽다 눈물짓는다면 그건 당신이 아는 또 다른 어떤 삶 때문인지도 모른다”라고 말하며 작가의 글이 가진 보편성의 힘을 강조한다. 오지은 음악가는 엄마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순자 작가의 인생,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사랑의 온도를 글로 느”꼈다고 전했다.


이 책은 빈 그릇이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음식이 담겼다가 비워졌다가를 반복한 그런 빈 그릇. 자세히 보면 귀퉁이에 살짝 금이 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빈 그릇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수십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와글와글 들어 있다. 그렇지만 빈 그릇은 원래 빈 그릇인 양 가만히 있다. 가만히 듣는다. 그러다 천진한 목소리로,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그랬군요, 그랬군요. 이 책을 읽다 그랬군요, 괜찮아요” 하고 토닥이는 목소리를 듣는 날이면, 나는 꿈속에서 먼 훗날의 나를 만날 것이다. 느릿느릿 걷고, 천천히 생각하는, 나이 든 나 자신을. 삶의 아름다움에 여전히 깜짝깜짝 놀라는 호기심 많은 할머니를.
―소설가 윤성희의 추천사 중에서.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는 순해지는 법을 잊어버린 수필가의 산문집이다. 나는 이순자 작가의 글을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읽으며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권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글 읽기를 권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책에 실린 산문 속 문장 “예순이 넘으면 순해져야 하는데, 나는 그 반대였다”를 읽고 알게 되었다.
―《씨네21》 기자 이다혜의 추천사 중에서.

이 책에는 도전하고, 부딪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이순자 선생의 ‘매일 새롭게 어려운’ 노년의 일상이 담겨 있다. 살면서 겪은 크고 작은 일들이 ‘고통’에서 “사랑의 원동력”으로 바뀌기까지의 시간, 약자를 향한 지극한 마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의 겸손한 노력, 배우는 즐거움, 돌보는 자의 정성이 담겨 있다.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글쓰기를 향한 이 다짐이 안타까운 건 정갈한 그의 글을 더는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삶이 정진과 노력이었다면 이 글은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일 것이다.
―시인 박연준의 추천사 중에서.

이순자 작가의 인생,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사랑의 온도를 글로 느끼다보면 나 같은 게 무슨 글을 쓰고 앉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순자 엄마, 정숙이 엄마, 엄마들이 만났던 인생의 파도에 비하면 나는 물장구를 치고 있는 정도인데요. 엄마. 내면에 그렇게 큰 우주를 가지고 어떻게 참고 살았어요. 엄마. 엄마.
―음악가 오지은의 추천사 중에서.

회원리뷰 (29건) 리뷰 총점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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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쪼*사 | 2022.06.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순자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내 타임라인에 들어왔던 #실버취준생분투기 덕분이었다. 시니어문학상 수상작이었는데 노년의 고단한 삶 그 이상의 것들이 글에 있었다.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단단한 모습과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작가님의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고 느낀 점도 많았다. 작가님이 보여주실 다른 글들을 아주 많이 기대했다.   그러던 중 작가님의 유고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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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내 타임라인에 들어왔던 #실버취준생분투기 덕분이었다. 시니어문학상 수상작이었는데 노년의 고단한 삶 그 이상의 것들이 글에 있었다.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단단한 모습과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작가님의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고 느낀 점도 많았다. 작가님이 보여주실 다른 글들을 아주 많이 기대했다.

 

그러던 중 작가님의 유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딱 한편의 글로만 알게 된 작가님이었지만 아쉬운 마음이 너무나 컸다. 작가님의 유고 산문집과 시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내내 기다렸다.

 

유고 산문집이라 서문을 작가님의 따님이 써주셨는데 그 서문부터도 너무 좋았다.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첫 산문을 읽으면 책 제목이 이렇게 지어진 이유를 알 수가 있다. 첫 단편을 읽으면서 나는 눈물이 핑 돌고 말았다. 이순자 작가님의 글은 내내 따뜻하고 단단하고 솔직하고 작가님의 깊이가 느껴졌다. 어떤 산문들은 사료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어떤 글에서는 마음이 너무 먹먹해졌다. 어떤 글에서는 작가님이 보여주는 따뜻한 마음과 사랑과 감사로 대하는 시선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이 책을 이 글을 나만 읽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중간중간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책 선물을 했다. 더 많은 친구들이 작가님의 글을 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글과 작가는 별개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글은 작가를 보여준다고도 한다. 이 산문집 한 권 읽었다고 해서 작가님의 예순의 삶을 내가 감히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산문집을 읽으면 작가님이 그려진다.

 

감히 올 상반기 내가 읽은 책들 중에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고 여운이 많이 남는 글이었다고 말 하고 싶다. 그리고 두고두고 생각이 날 때 마다 펼쳐서 읽고 싶은 책이 되었다.

 

87p. 고단한 세상살이에 누구의 삶이 시가 아니며, 누구의 삶이 수필이 아니며, 누구의 삶이 소설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생김이 다 다르듯 삶의 형태도 다 다르다. 각기 다른 삶을 엿보는 게 문학이 아닐까. 이제 쉰 중반에 들어서며 내 안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고 여기 이렇게 달려나가고 있다.

 

시 나와라, 뚝딱. 수필 나와라, 뚝딱. 소설 나와라, 뚝딱. 뚝딱,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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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개꽃이 되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바****가 | 2022.06.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간 겪은 고통의 순도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것이다. 그 때 나는 깨달았다, 고통은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함께 가려면 우선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우리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이렇듯 사람은 고통을 통해 자신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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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겪은 고통의 순도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것이다. 그 때 나는 깨달았다, 고통은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함께 가려면 우선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우리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이렇듯 사람은 고통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성장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엄마들이 못하는 것이 '자기자신'을 돌보는 일이어서 화가 나고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이순자 작가님의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말이 얼마나 큰 다짐인지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 요즘 세대인 우리야, '나'를 찾기에 열심이지만, 나만 빼고 다른 가족들 챙기느라 일상을 내어주었던 우리네 엄마들 마음속에도 저 말들이 가득했으리라.


 

 

 

글을 참 맛깔나게 쓰셔서 마음 아픈 이야기도,힘들었던 이야기도, 소설의 한 챕터처럼 술술 읽어내려갔다. 그 상황에 함께 있는 것처럼 엄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에피소드들에 한참을 집중하며 읽었다. 

 

고통 앞에서는 용기를 냈고,

이웃과 소외된 자들의 곁에 섰으며,

백지 앞에서 가장 솔직했던 작가 이순자.

세상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이처럼 많이 태어나기를.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읽으면서 치열하게 자신을 사랑한 한 여성의 '독립'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나'를 찾고 '꿈'을 찾는 여정에 큰 축하를 보냈다.

『사방 벽 길이가 다른 원룸에서 다리미판 위에 노트북을 펼쳐놓고 글을 쓴다. 하나, 둘 작품을 완성하는 기쁨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이른 결심을 축하받고 싶다. 』 (본문 중에서)

큰 우주를 남겨놓고 떠난 작가님께 큰 축하를 보낸다. 이른(일흔) 나이에 꿈을 안고 정진하셨던 모습, 멋져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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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친구의 독후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말**백 | 2022.06.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예순을 향해가는 이즈음에 책을 받고 표지 제목부터 인상적이라 펼치기를 미루며 하룻밤을 넘겼다. 먼저 접한 눈물겨운 그녀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곧 내가 겪을 일인양 당황스럽고 아팠다. 어느 순간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러나 고단한 그녀의 일상에서 고순 냄새가 저절로 피어난 게 아님을 느끼며 책장 너머로 그 향기를 맡게 되었다. 힘찬 청춘의 시기를 지나 이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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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을 향해가는 이즈음에 책을 받고 표지 제목부터 인상적이라 펼치기를 미루며 하룻밤을 넘겼다.
먼저 접한 눈물겨운 그녀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는 곧 내가 겪을 일인양 당황스럽고 아팠다.
어느 순간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러나 고단한 그녀의 일상에서 고순 냄새가 저절로 피어난 게 아님을 느끼며 책장 너머로 그 향기를 맡게 되었다.
힘찬 청춘의 시기를 지나 이제 스스로 약해지고마는 나에게 그녀는 한평생의 삶으로 가르침을 주셨다.
아직도 철없음.. 매일 대책없이 어리광..
한때는 순수한 아줌마이기를 빌다 말았는데, 이제는 그녀처럼 순수한 할머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진다..
따님의 서문도 그녀를 닮아 아름다웠고, 그녀를 깨꽃이라 하신 강원도 할머니도 정겨웠다.
속좁은 노인네라 불리지 않고 Give & Give 로 감사하고 정결한 행복을 소망하는, 의미 있는 노년이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더불어, 오늘도 아프게 힘들게 세상에 발 딛는 외로운 이들이 좀더 용기를 낼 수 있기를, 세상을 향해 트림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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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4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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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사람은 선하고 강한사람은 악하다는 전제가 있으시네요. 공감하기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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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j*******9 | 2022.06.15
구매 평점5점
삶도 죽음까지도 치열함이 느껴지는 인생이었다. 안타깝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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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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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공간에서 읽으세요. 퐁퐁 쏟아지는 눈물을 누르기가 힘들테니까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플래티넘 려*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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