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미리보기 공유하기
중고도서

우리 시대 고전 읽기

: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위한 79권의 책 이야기

정승민 | 눌민 | 2020년 11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16,000
중고판매가
12,000 (25% 할인)
상태?
최상 새 상품같이 깨끗한 상품
YES포인트
  • 0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중고샵] 매장ON! 매장 배송 온라인 중고 서비스
[중고샵] 판매자 배송 중고 추천 인기샵 특별전
[중고샵] 매장ON! 대구물류편: 버뮤다대구지대
7월 전사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96g | 145*205*20mm
ISBN13 9791187750390
ISBN10 1187750395

중고도서 소개

최상 새 상품같이 깨끗한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인기 팟캐스트 & 유튜브[일당백]의 “정박”,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 새롭고 친근한 해설, 참신하고 날카로운 관점으로 우리 시대의 고전을 소개한다!
생생히 살아 있는 고전, 고전이 되고 싶은 신간, 읽고 싶은 욕망, 말하고 싶은 유혹, 그 은밀하고 매혹적인 세계로의 초대!


해마다 크고 작은 단체와 기관 들에서 “필독 고전 리스트”를 발표한다. 그런데 그 리스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인류의 고전이야말로 지식의 보고이자 지혜의 바다이며, 인생의 항로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때로는 이 고전이 대학 입시나 취직 시험에서 결정적인 열쇠로 작동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그 위대한 고전 리스트를 접할 때마다 경건해지고 엄숙해지다 못해 살짝 두려움까지 느낄 법하다.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전의 제목들을 볼 때마다 읽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인류가 생산해낸 위대한 지적 자산이 이렇게 그 후손의 마음을 짓누르고 자꾸만 도망치려는 마음을 들도록 하다니,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무지막지한 리스트에 짓눌려 접근하기 어려워했던 것이지 그 이야기 자체에 싫증을 내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정박”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승민은 오랫동안 독서 팟캐스트/유튜브 채널 [일당백]과 여러 신문과 잡지 지면을 통해 명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과 서평으로 이러한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독서, 참신한 해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주는 한편, 독창적 해석이 주는 쾌감을 선사해왔다. 이 책 『우리 시대 고전 읽기』는 그 결과물 중의 하나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머리에 5

1장. 문학: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1.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최고最古의 서양 고전 16
2. 조지 오웰 『동물농장』: 전체주의 야유한 풍자의 정석 21
3.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서양 문학의 대문자 26
4.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일본학의 효시, 일본문화론의 연원 31
5. 허먼 멜빌 『모비 딕』: 소설로 쓴 “고래학” 겸 “포경술” 36
6.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미국 소설의 독립선언 41
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인류의 교사, 지혜의 농부 46
8. 『춘향전』: 한민족의 바이블 51
9. 캐스 R. 선스타인 『스타워즈로 본 세상』: 이 영화에서 모든 것을 배웠다 56
10.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위험도 삶의 한 조각 59
11. 미셸 우엘벡 『복종』: 신은 죽었다? No, 신이 돌아왔다! 62
12.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맹신과 독선에 던져진 불벼락 65
13.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와 개인을 향한 오디세이 68
14.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가장 뜨거웠던 시간과 사랑에 작별을 고하다 71

2장. 역사: 오래된 미래, 오지 않는 과거
1. 사마천 『사기』: 무인도에 가져갈 단 한 권의 책 76
2. 데이비드 핼버스탬 『콜디스트 윈터』: 한국전쟁에 대한 최고의 탐사보도 81
3. 돈 오버도퍼, 로버트 칼린 『두 개의 한국』: 한반도 현대사에 관한 최고급 브리핑 86
4. 에드워드 W.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서양 중심주의에 쏘아 올린 조명탄 91
5. 이병주 『관부연락선』: 문학으로 기록한 한국 근현대사 96
6. 『조선왕조실록』: 한민족의 오래된 미래 101
7.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0세기 역사학의 바이블 106
8. 미야자키 이치사다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과거제도는 중앙집권과 문민통제의 기반 111
9. 오무라 오지로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패권의 이동은 화폐의 교체 114
10. 올리버 스톤, 피터 커즈닉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좋은 나라 만드는 주역은 보통 사람들 117
11. 사토 마사루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21세기 신新제국주의의 부활 120
12. 함석헌 『뜻으로 본 한국역사』: 20세기 한민족에 선사한 최고의 책 123
13. 시라이 사토시 『영속패전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독립과 진보가 가능 126
14. 사이토 다카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현재를 지배하는 과거 129

3장. 근대: 하늘의 별이 사라진 시대의 자화상
1.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돈이 빚어낸 인간 욕망의 자화상 134
2. 알베르 카뮈 『이방인』: 실존주의 문학의 금자탑 139
3. 김은국 『순교자』: 한국계 최초의 노벨문학상 후보 144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신본주의에서 인본주의로의 전환 149
5. 프란츠 카프카 『변신』: 소외와 고독의 대명사 154
6.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로의 전환 159
7. 플로리안 일리스 『1913년 세기의 여름』: 혼돈과 혼란에서 만개하는 예술 164
8. 다니구치 지로, 세키가와 나쓰오: 『「도련님」의 시대』: 근대에 좌초된 개인들 167
9. 피천득 『인연』: 국민수필가가 보여준 한국인의 거울 170
10. 김병익 『한국 문단사 1908~1970』: 에피소드에 담긴 시대의 진실 173
11.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한없이 추락하는 사람들과 사람됨 176
12. 이병주 『그해 5월』: 5.16은 역사의 교통사고 179

4장. 유토피아: 꿈꾸는 듯 그리는 듯
1. 정약용 『목민심서』: 한민족 최고의 경세서 184
2. 장 자크 루소 『에밀』: 교육혁명의 지침서, 인간혁명의 예언서 189
3.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이상 사회를 향한 지적 설계도 194
4. 루쉰 『아Q정전』: 중국의 국민소설가, 민중의 지식인 199
5. 문성길 『넷플릭스하다』: 뉴미디어! 과연 혁명인가, 소외인가 204
6. 알랭 드 보통,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
『사피엔스의 미래』: 잿빛 문과와 장밋빛 이과의 미래 논쟁 207
7. 김대식, 김두식 『공부 논쟁』: 양극화 시대의 정의는 단순한 입시 211
8.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경제의 세계 세력도』: 그래도 아시아는 세계의 새 성장 동력 214
9. 김태환 『우화의 서사학』: 야만과 탐욕의 현장에 내던져진 약자의 생존 매뉴얼 217

5장. 과학: 인간의 또 다른 모습
1. 콘라트 로렌츠 『솔로몬 왕의 반지』: 동물행동학의 상대성이론 222
2.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인간과 과학이 한계를 넓혀가는 방법 227
3.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적을 알고 친구를 더 잘 알기 위한 문화상대주의 230
4. 요네하라 마리 『미식견문록』: 먹을거리에 대한 애정과 유머를 가지면 모두가 미식가 233
5. 다치바나 다카시 『죽음은 두렵지 않다』: 뇌과학이 알려주는 임사체험과 사후세계 236
6. 브린 바너드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병원균들의 생명력 239
7. 찰스 다윈 『종의 기원』: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 242
8.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 무한한 시간과 광활한 우주를 향한 끝없는 열망 245

6장. 인간: 위대한 패배자
1. 볼프 슈나이더 『위대한 패배자』: 실패만큼 성공적인 것이 없다 250
2. 도널드 P. 그레그 『역사의 파편들』: 인문학적 훈련이 만들어낸 일급 첩보원 253
3. 하비 콕스 『예수 하버드에 오다』: 예수에게서 배우는 윤리적 삶 256
4. 브루스 커밍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다 같이 죽자”에서 “다 함께 살자”로 259
5. 오인환 『고종 시대의 리더십』: 19세기에서 배우는 21세기 262
6. 박노해 『노동의 새벽』: 아직도 어두운 노동의 밤 265
7. 한비자 『한비자』: 부정부패 끝내는 최종병기는 법 268
8. 김구 『백범일지』: 민족해방과 독립혁명의 일대기 271
9. 박지원 『열하일기』: 한민족 최고의 기행문 276
10. 오노 히로유키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유머에 무너진 독재자 281

7장. 정치: 냉정과 열정 사이
1.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근대 정치학의 출발점 286
2.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
『워터게이트: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국가권력에 맞선 저널리즘 분투기 291
3. 우치다 타츠루, 이시카와 야스히로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머리가 좋아지려면 마르크스를 읽으라고 296
4. 라종일 『장성택의 길』: 만남은 모든 평화의 시작 299
5. 후베르트 자이펠 『푸틴: 권력의 논리』: 밖에선 폭군, 안에선 성군 302
6. 히가시 다이사쿠 『적과의 대화』: 아무리 적이라도 대화가 필요해 305
7. 강상중 『고민하는 힘』: 삶의 존재증명은 고민하는 것 308
8. 위톈런 『대본영의 참모들』: 왜 일본군은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했나 311
9. 이헌모 『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정상 국가, 보통 국가를 꿈꾸는 일본의 셈법 314
10. 애나 파이필드 『마지막 계승자』: 북한의 생존 전략은 개방 없는 개혁 317
11. 데이비드 W. 모러 『빅콘 게임』: 속고 또 속고, 속이고 또 속이고 320
12. 강준만 『바벨탑 공화국』: 쿠오바디스 한국 사회 323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기서 보았다. 이미 지상에서 사라진 저자들의 사색과 감성이 지금 이곳에서 생생하게 살아 춤추고 있다는 것을. 당시에 느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고 무엇을 남기는지. 삶의 유한함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은 가족이나 사회뿐만 아니라 서책과 도서이기도 하다.
--- p.5

이 책의 목적은 실마리다. 고전, 그리고 고전이 되고 싶은 신간의 읽기로 이어지는 중개자가 되고 싶다. 일회적인 것은 아무것도 아니기에Einmal ist keinmal, 사람들은 생명과 젊음에 집착한다. 그러니 우리의 삶을 읽는 그 순간이라도 잊히지 않는 시간으로 만든다면, 그것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짧고 추하고 짐승 같은” 생生은 고전의 품격과 위엄을 획득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 p.7

오디세이아는 폭력과 야만을 이겨낸 인간에 대한 찬가다. 오디세우스는 승자지만 영웅은 아니다. 대결로 생사를 결정짓는 영웅의 방식과 달리 그는 꾀로 위기를 극복하는 인간의 길을 걷는다. 영웅은 불멸의 명성을 얻으려 하지만 오디세우스에게 이름은 별것 아니다. 괴물의 동굴에서 탈출하려고 자신의 이름을 우티스Outis, 즉 아무도 아닌 자nobody라고 속이지 않았는가.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삶이 저승의 부귀영화보다 낫다는 그의 믿음은 영웅 아킬레우스의 입을 통해 “망자의 왕이 되기보다는 이승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농부의 종살이를 하리라.”로 정당화된다.
--- p.19~20

“고전은 모두의 격찬을 받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은 본인에게는 무색하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 등은 한 세기를 훌쩍 넘겨도 흥미와 매력이 여전하다.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마크 트웨인의 “큰아이”는 누구일까. 미국 소설은 『톰 소여의 모험』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후대 작가 헤밍웨이의 단언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영국의 그늘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구사하면서 문학적 독립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 p.42

한데 근대 사회는 신체의 자유가 출발점이다.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개인의 탄생과 인간 해방의 첫걸음 아닌가. 『춘향전의 인문학』을 쓴 김현주 교수는 수청을 거부한 그녀의 결단이야말로 신분 질서에 대한 항거이자 에로스를 멸시하는 통념에 도전한 혁명이라고 규정한다.
--- p.53

『그리스인 조르바』는 희랍 비극의 적통을 잇는다. 인간의 지혜는 고난의 경로를 거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다는, 그래서 비극적 운명을 긍정하는 그리스 문학의 전통이 다시금 재현되는 것이다.
--- p.70

어른으로 가는 입사식initiation은 재일학자 강상중의 비유처럼 절벽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 건너기다. 범상한 삶 한가운데 죽음의 덫이 놓여 있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다. 두렵다고 마냥 미성년으로 머무를 수만은 없다. 만만하게 보다가는 막막한 인생으로 전락한다. 두려움과 어지러움이 뒤따라오는 청춘의 인간관계는 그래서 삼각형이다. “외로움, 괴로움, 그리움”은 세 개의 꼭짓점이다. 지금 여기에 없는 것들이다.
--- p.73

복잡하고 아리송한 역사도 “돈”을 기준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무관료 출신 작가 오무라 오지로는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원리가 돈이며, 돈이 곧 권력이라고 강조한다. 근대 세계의 기본 질서를 형성한 영국의 성공 비결이 해적질한 돈에 있었다는 것은 자본의 시원적 축적에서 벌어진 폭력성과 야만성을 웅변한다.
--- p.115

여전히 악인은 잘 살고 선인은 고단한 일상을 되풀이할 것이다. 허무와 좌절로 가득한 세계에서 인간은 신을 불러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먼저 인간은 살아가야 한다. 신 없이 혼자서라도 우선 버텨야 하는 것이 인간의 실존적 조건이다.
--- p.148

일찍이 꼬마 괴테는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리스본 대지진이 신의 섭리인지 묻는 어른들에게 “창조주가 아무리 큰 시련을 내리더라도 서로를 도우려는 인간의 협력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종교적 결정론에서 벗어나 어떤 운명도 하기 나름이라는, 인간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조숙한 예지에 허리를 굽히고 싶다.
--- p.153

그 운명의 해에 빈에는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와 스탈린도 잠시 같이 있었다. 생활고에 짓눌리던 트로츠키는 하루 종일 카페에서 체스를 두면서 빈의 “타짜”가 됐다고 한다. 스탈린은 하숙집의 보모를 유혹하려다 실패하고 동지인 부하린이 성공한다. 나중에 스탈린은 부하린을 스파이 혐의로 처형한다. 믿거나 말거나 질투의 씨앗이 이때 심어진 것은 아닐까.
--- p.166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첫 대목은 “애비는 종이었다.”로 시작하는 시 「자화상」의 첫 구절만큼 충격적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잃어버린 아버지의 위상은 “잘 살아보세.”를 외치는 1970년대에도 회복되지 못했다. 작가 조세희가 1976년에 발표한 소설은 연작으로 묶여 2년 뒤에 같은 제목으로 출간됐는데, 오늘날까지 300쇄를 돌파한 스테디셀러가 됐다.
--- p.177

대통령 직책뿐만 아니라 개인 박정희에게도 가장 비판적인 “인텔리”가 작가 이병주다. 박정희 장군의 술친구로서 교분을 나눴던 언론인 이병주는 5ㆍ16쿠데타로 불어온 반공 광풍의 희생자가 됐다. 감옥에서 풀려나 작가로 방향을 튼 그는 현대판 사관史官이 되기로 작정한다. 한나라 무제의 횡포로 수난을 입은 사마천처럼 작중 주인공 이름을 “이사마”로 정하고 1961년 5ㆍ16부터 1979년 10ㆍ26까지를 기록한 “실록”을 썼다. 바로 소설 『그해 5월』이다. 실제 작가가 작중 화자와 겹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사건이 허구가 아닌 논픽션으로 간주될 만큼 한국 현대사의 문학 버전을 방불하게 한다.
--- p.180

김우창 평론가의 주장을 빌리자면, 세계의 질서와 법칙을 따져 묻는 서양적 사유는 곧 한계에 부딪치지만 바로 그렇기에 그 사유는 무한히 갱신되고 반복되면서 점점 더 초월적 차원으로 나아간다. 비교가 되는 동양적 사고는 도덕적 실천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규범 자체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세계에 대한 반성적 사고가 곧바로 전체성으로 이어진다. 이런 사고방식에서는 초월적 경계를 향한 사고의 도약이 아니라 이른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단계적 목표치가 나타난다.
--- p.232

아테네와 로마 같은 국가들이나 영웅 나폴레옹도 한낱 미물에 무너졌다. 스파르타와 건곤일척을 겨루려던 아테네 해군은 역병으로 전의를 상실했고, 러시아 원정에 나선 보나파르트의 군대도 발진티푸스로 맥을 못 췄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을 읽다 보면 인류의 도살자는 전쟁이나 기근이 아니라 병균이라는 사실을 납득하게 된다.
--- p.240

참으로 『노동의 새벽』이 수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킨 공덕과 미덕이 무량하다. 그런데도 왜 노동자들이 나뭇잎처럼 추락하고 화로에 떨어진 눈송이처럼 사라지는 현실은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
--- p.267

『백범일지』는 일본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칼일 뿐만 아니라 김구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기다. 타인과 사회, 그리고 외세에 대한 비판이 항상 자아비판과 병행하기에 성취와 성공의 기록이 아니더라도 어두운 그늘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백범의 솔직한 “상놈 선언”은 커다란 신뢰감을 안겨준다. 더욱이 신분 사회의 하층에 가해지는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도 백범이 거둔 인격적 성취는 운명을 창조하는 인간의 전형이다. 18세 때 동학에 입도하면서 “아기 접주”로 불릴 만큼 장사였던 백범은 어머니의 사랑과 애국애족의 이상으로 자신을 통제하여 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를 써 내려갔다.
--- p.273~274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이다. 매년 국민 100명 중 한 명이 당하고 피해액도 8조 원가량이다. 사기꾼들은 “숨 쉬는 것만 빼고 모두 거짓”이라고 할 만큼 속이고 또 속여서 탈탈 털어간다. 패가망신의 사례를 넘칠 만큼 접했으면서도 사람들은 왜 판판이 넘어가는가. 탐욕 때문이다. 사기꾼들은 “먹잇감”의 욕망을 자극하기만 하면 “게임 오버”라고 자신한다. 『빅콘 게임』은 사기꾼 세계의 귀족이라 불리는 신용사기꾼들의 세계를 옆에서 들려주듯이 생생하게 재현한 범죄 보고서다. 워낙 현실감이 넘치다 보니 할리우드에서 탐을 내서 영화 《스팅》의 밑그림으로도 쓰였다.
--- p.32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독서, 참신한 해석으로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주다

해마다 크고 작은 단체와 기관 들에서 “필독 고전 리스트”를 발표한다. 그런데 그 리스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인류의 고전이야말로 지식의 보고이자 지혜의 바다이며, 인생의 항로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때로는 이 고전이 대학 입시나 취직 시험에서 결정적인 열쇠로 작동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그 위대한 고전 리스트를 접할 때마다 경건해지고 엄숙해지다 못해 살짝 두려움까지 느낄 법하다.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전의 제목들을 볼 때마다 읽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인류가 생산해낸 위대한 지적 자산이 이렇게 그 후손의 마음을 짓누르고 자꾸만 도망치려는 마음을 들도록 하다니,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무지막지한 리스트에 짓눌려 접근하기 어려워했던 것이지 그 이야기 자체에 싫증을 내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정박”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승민은 오랫동안 독서 팟캐스트/유튜브 채널 《일당백》과 여러 신문과 잡지 지면을 통해 명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과 서평으로 이러한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독서, 참신한 해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주는 한편, 독창적 해석이 주는 쾌감을 선사해왔다. 이 책 『우리 시대 고전 읽기』는 그 결과물 중의 하나이다.

우리 시대 고전 읽기: “우리 시대 또한 고전을 읽자”인가, 또는 “우리는 우리 시대의 고전을 읽자”인가

이 책은 79권의 책을 문학, 역사, 근대, 유토피아, 과학, 인간, 정치 등 7개의 카테고리로 묶어 소개한다. 각 카테고리의 부제는 사뭇 의미심장하다. 1장 문학 편은 먼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이다. 2장 역사 편은 “오래된 미래, 오지 않는 과거”이고, 3장 근대 편은 “하늘의 별이 사라진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부제가 가리키는 것은 독서가 우리 시대의 우리 고민에서 멀어질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즉, 독서는 리스트의 책을 지워나가면서 무작정 읽는 것이 아니라 나와 세계와 시대가 고민하는 바를 의식하면서 읽는 행위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제목 “우리 시대 고전 읽기”는 “우리 시대 또한 인류의 고전을 접하고 읽고 나눠야 한다”의 의미가 담겨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는 우리 시대의 고전을 골라서 읽어야 한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시대의 고전 읽기는, 인류의 고전을 음미하는 동시에 우리 시대의 고민과 문제의식에 합당한 책들을 골라 의미를 부여하고 읽음으로써 낯설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행위인 것이다. 바로 이 점에 저자가 책들을 고른 기준과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목록을 살펴보면 “과연 이 책을 고전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책과 신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할 최근의 책들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고전, 그리고 고전이 되고 싶은 신간”이 뒤섞여 있다(7쪽 참조). 고전 리스트에 의지하지 않고 저자의 예민한 문제의식에 의존하여 스스로 고른 책들에서 독자는 우리 시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근대성에 대한 고민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능력과 한계, 합리성과 감수성의 대립과 조화, 산업화 이후의 사회, 공동체의 위기, 인간의 숙명과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문제의식을 키울 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사상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알고 싶다, 저것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일깨우면서 고전 독서의 세계로 유혹한다.

읽는 재미, 생각하는 재미, 찾는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책

이 책이 주는 재미는 어느 한 주의 주장에 매몰되어 있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서로 충돌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균형 있게 소개된다. 이를테면 톨스토이, 카잔차키스, 멜빌은 인간의 유한성을 고민하는 데에 비해 다윈, 마키아벨리, 에코, 트웨인, 호킹, 그리고『춘향전』의 저자는 근대성의 발현을 꿈꾸고, 카프카, 지로, 조세희, 루소, 카뮈 등은 이미 근대 이후의 소외를 질문한다. 사마천은 역사를 기술하려는 욕망을 실현하지만 핼버스탬, 오버도퍼, 칼린 등은 공식적인 역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숲』, 『이방인』, 『변신』, 『아Q정전』, 『백범일지』 등은 기존의 것에서 벗어난 좀더 새로운 해석으로 설명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재미는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아포리즘적인 문구를 발견하는 데에도 있다. 이를테면 “무엇보다 고전은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사람이 꿈꾸는 불멸이자 재생이다.”(5쪽), “삶의 의미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을 자각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49쪽), “시행착오에서 지식과 지혜를 얻게 된 인간은 호모사피엔스로 탄생한다.”(77쪽), “의문과 회의는 인간다운 인간을 만드는 정신의 원형질이다.”(77쪽), “허무와 좌절로 가득한 세계에서 인간은 신을 불러낼 수밖에 없다.”(148쪽), “더럽고, 추하고, 짧은 세상에서 보통 선의는 악惡의 포장지로 활용된다.”(219쪽)와 같은 저자의 문장을 만날 때나, “누구든 삶의 끝에 이르기 전에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사람으로 태어난 자신을 행복하다고 믿지 말라.”(30쪽),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70쪽), “운명…… 그 이름 아래서만이 사람은 죽을 수 있는 것이다.”(100쪽), “인간은 모두 죽음을 선고받았지만 잊은 채 살아가는 사형수다.”(141쪽), “고향에서 뻗어나온 가장 질긴 끈은 영혼, 아니 위胃에 닿아 있다.”(234쪽), “모든 창조는 만남의 결과물”(206쪽)과 같은 인용문을 만날 때에 깊은 사색으로 빠지게 된다.

이 책은 인류가 지금까지 써온 책들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재미를 소개하면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동시에 책들이 주는 공통된 메시지에 주목하며 우리 시대의 고민들을 발견한다. 더불어 이 책들을 읽고 그다음에 읽을 수 있는 책들에 대한 힌트를 주며 상상에 상상을 거듭해보길 청한다. 이 책을 나침반과 지도 삼아 고전, 그리고 고전에 도전하는 신간의 은밀하고 매혹적인 “멋진 신세계”를 탐험해봄직하다.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